디피랑은 바다가 아름다운 통영의 강구안 동쪽 남망산조각공원에 조성된 디지털 테마파크다. 빛의 아름다움에 스토리텔링을 더해 산책로를 따라 걸을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통영의 대표 여행지 동피랑과 서피랑은 2년마다 벽화를 바꾼다고 한다. 디피랑은 ‘과연 동피랑과 서피랑의 옛 벽화는 어디로 갔을까?’라는 호기심에서 시작된다. 지워진 벽화가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 곳, 디피랑이다.
돌기둥을 세워 조성한 ‘반짝이 숲’
2020년 10월 16일 문을 연 디피랑에는 1.5km 산책로에 15개 테마 공간이 있다. ‘이상한 발자국’부터 ‘잊혀진 문’까지 이어지는 도입부를 지나면 ‘반짝이 숲’ ‘오래된 동백나무’ ‘비밀공방’ 등을 거쳐 ‘디피랑’에 닿는다. 여기서 지워진 옛 벽화를 만나고 ‘숲속 출구’를 통해 아쉬운 작별을 한다. 단순한 야간 경관 관람이 아니라, 직접 이야기를 따라가는 여정이다.
밤이면 빛으로 물드는 통영시민문화회관
남망산조각공원 입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통영시민문화회관을 만난다. 통영시민문화회관 벽면에 화려한 영상을 입힌 첫 번째 공간 ‘생명의 벽’이다. 통영 자개 문양을 비롯해 다양한 영상이 여행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어 티켓을 판매하는 ‘디피랑 산장’이다. 이곳에서 라이트 볼도 판매하는데, 어린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테마 공간 곳곳에 있는 구멍에 라이트 볼을 넣으면 새로운 영상이 나온다.
통영 문화동 벅수가 지키고 선 ‘잊혀진 문’
‘이상한 발자국’ ‘캠프파이어’ ‘잊혀진 문’은 디피랑의 도입부로, 여행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길을 따라 야광 페인트로 형형색색 흔적을 남긴 ‘이상한 발자국’, 디피랑으로 가는 마지막 준비 공간인 ‘캠프파이어’를 지나 본격적으로 탐험을 떠나는 ‘잊혀진 문’에 다다른다. 어두컴컴한 숲에서 홀로그램을 통해 만난 디피랑의 수호신 피랑이가 문을 열어준다. 통영 문화동 벅수(국가민속문화재 7호)가 그 앞을 지키고 있다.
‘오래된 동백나무’ 구멍에 라이트 볼을 넣는 모습
디피랑에서 인기 있는 곳은 ‘반짝이 숲’ ‘오래된 동백나무’ ‘비밀공방’ 등이다. ‘반짝이 숲’은 광섬유와 레이저, 프리즘 볼라드를 이용해 환상적인 길을 연출한다. ‘오래된 동백나무’는 나무 위를 지나는 숲하늘길 길목에 있다. 거대한 동백나무 모형에 매핑 쇼가 펼쳐지고, 갈라진 나무 틈새로 라이트 볼을 넣으면 특별한 영상이 보인다. 거대한 동백나무가 화려하게 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비밀공방’의 실감 미디어 쇼
시원한 ‘신비폭포’를 지나면 디피랑 최고의 감동을 선사하는 ‘비밀공방’에 이른다. 배드민턴장으로 쓰이던 곳인데, 프로젝터 18대를 이용해 5면 매핑으로 에워싸인 듯한 실감 미디어 쇼가 펼쳐진다. 통영 나전칠기와 통영 출신 유명 작가의 작품을 재해석한 영상이 이어진다. 영상이 바뀔 때마다 감탄사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여행자들이 가장 오래 머무르는 공간이다.
관람객의 목소리가 산울림처럼 들리는 ‘메아리마을’
마이크 시스템을 통해 관람객의 목소리가 산울림처럼 들리게 한 ‘메아리마을’, 무빙 라이트 LED 바와 포그 머신을 이용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빛의 오케스트라’를 지나면 드디어 ‘디피랑’에 이른다. 절벽을 연상케 하는 벽체 구조물에 프로젝션 매핑을 통해 미디어 쇼가 펼쳐진다.
‘디피랑’ 벽체 구조물에 펼쳐지는 미디어 쇼
라이트 볼을 구멍에 넣으면 동피랑과 서피랑에서 지워진 벽화가 드러나, 움직이는 벽화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30분에 한 번씩 특별 영상이 이벤트처럼 나온다. 디피랑의 여운도 잠시, ‘숲속 출구’를 지나면 긴 여정이 끝난다. 헤어지는 공간 끝자락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린다. “안녕, 보고 싶을 거야.” 지금까지 여정이 떠오르며 짙은 아쉬움이 느껴지고, 디피랑 탐험은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
여행의 목적지, ‘디피랑’
디피랑 운영 시간은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월요일, 1월 1일, 명절 당일, 공휴일 다음 날 휴장), 입장료는 어른 1만 5000원, 청소년 1만 2000원, 어린이 1만원이다. 통영케이블카, 통영욕지섬모노레일, 통영어드벤처타워 당일 입장권을 소지하면 50% 할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