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세 번째로 분해합니다.
조립한 후에 시동이 걸리면 얼마나 뿌듯하겠습니까?
하지만 엔진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습니다.
자존심에 상처가 났습니다.
플러그가 안터지는가 싶어 플러그 분리해 보니 불꽃이 튀긴 흔적이 있습니다.
테스트해 보니 불꽃 잘터집니다.
연료계통에 문제가 있나 싶어 기화기 클리너로 테스트해보려 자동차용품점을 들렀습니다.
실없는 농담을 즐기는 은퇴한 자동차기술자가
실없는 질문을 하길래 사연을 이야기했더니
출장비를 준비하라더니 제 차를 뒤따라 왔습니다.
조립한 차량에 점검모니터를 연결해 보더니 별다른 이상은 없다면서
실린더 내압이 부족하답니다.
실린더 내압을 올리는 방법이라면서 실린더에 직접 오일을 붓고 시동을 걸어보니
시동이 걸릴 듯하다가 이내 시들합니다.
출장비를 내미는 저에게 은퇴기술자는 명함에 상무지구에 있는 1급자동차공업사 번호를 적어줍니다.
'제 후배인데요. 엔진보는데는 귀신입니다. 분해하지 않고도 엔진상태를 볼줄 아는 친구에요.
비용도 그리 많이 받지 않을 거에요'
어제 아침 일찍 보험사 렉카서비스를 신청해서 견인차 운전수에게 목적지를 은퇴기술자가 알려준
1급공업사로 알려주고 동네 카센터에 들러 이차저차 사연을 이야기했습니다.
고객의 차를 손보던 동네 카센터 사장님의 눈이 커다래 지더니...
'죽쒀서 개주려고 그래요? (강아지야.....미안하다~~ 이런 표현을 사용해서)
엔진분해조립을 할 줄 아시는 분이 뭐하려고 1급공업사에 손을 내밀어요?
아무리 은퇴기술자의 후배라지만 공업사에 입고되면 일단 엔진파트로 넘어갈 터이고
엔진파트에서 견적 빼면 그건 공업사 사장이라도 할인해 주는 금액에 한도가 있을 거 잖아요?'
듣고보니 딴은 맞는 말입니다.
은퇴기술자가 작업하는 내내 실없는 농담을 쉬지 않아 문자 그대로 농담따먹기 대꾸만 해줬을 뿐
심각하게 받아들인 이야기가 하나없었지만...
문득 떠오르는 은퇴기술자의 농담하나가 있습니다.
'이런 것은요. 마지막 해결은 쩐이에요.
우리 동네 농사짓는 알바로 외국인아이들을 쓰지만 농사를 조또 못짓는 아이들도 일당이 8만원이에요.
이거 고치려면 알바하세요'
이 양반이 한 입으로는 후배가 사장이니까 수리비용을 적게 받을 것이라고 뺀찌를 지르고
다른 농담으로는 쩐으로 상황을 마무리하라고 흘린 겁니다.
팔랑귀인 저는 동네카센터 사장님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출동중인 견인차 운전수에게 전화를 걸어
견인취소를 요청하고 즉각 차량분해에 들어갔습니다.
오늘은 완전 분해 후에 카센터 사장님이 권하는 엔진 전문수리점에 물건을 인계할 예정입니다.
결국 제 손으로 완전 수리는 해내지 못했지만 그나마 자존심의 상처는 덜합니다.
제가 2차에 걸친 분해조립부분은 완벽하게 해냈다고 은퇴기술자가 인정을 해줬거든요.
그 한 마디가 아니었다면 저......무지 상처받았을 겁니다.
제 개인카페에서 퍼나르는 글이니 댓글은 패쓰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