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지해변으로 들어설 수 있는 바라지해변 입구에는 마을주민 공동어장이란 안내판이 마중 나온다. 밀물 때문에 늘 포기하곤 했던 바라지 해변을 지난번 통과했었는데 이번에도 다행하게도 열려있다.
바라지 해변에는 장봉도에서 많이 보았던 주름바위며 기기묘묘한 바위들의 전시장이다. 썰물이 시작될 때면 구물에 걸린 물고기도 만날 수 있는 해변이다. 겨울에 통과하면 자연산 굴을 마음껏 따 먹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어느새 밀물이 코앞까지 밀려오고 있다. 어장에는 이미 물이 차올랐다. 서둘러야 한다.
건너편에 볼음도가 반갑다. 볼음도는 강화도에서 서쪽으로 37㎞, 황해도의 연백군과 5.5㎞ 떨어진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 서도면에서 가장 큰 섬으로, 북쪽 해안선은 38선의 남방한계선을 이룬다.
조선 인조 때 명나라로 가던 임경업 장군이 풍랑을 만나 이곳에 체류하던 중 보름달을 보았다 하여 만월도라고 하다가, 이후 보름달의 발음을 따서 볼음도라고 하였다고한다. 북쪽에 봉화산(83m), 서쪽에 요옥산(103m)이 있다.
바라지 해변을 뒤로 제방길에 올라서니 정겨운 대빈창 마을이 보인다. 주문도에는 봉구산 남사면 진촌과 북쪽 해안의 느리 그리고 대빈창 마을이 있다.
이제 느리 해변으로 이어지는 둑방길이다. 모내기를 준비하는 트랙터가 분주하게 오가고 있디. 주문도의 최고봉인 봉구산이 우뚝하다. 느리 선착장으로 이어지는 해변길이 물이 차오르고 있다.
12코스 서도 주문도길의 시점이자 종점이 느리 선착장에 도착한다. 강화여권에 또 한 코스에 스탬프를 찍는다.
주문도는 봉구산 자락의 진촌과 대빈창, 느리 등 세 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느리마을은 주문도리에서 으뜸 되는 마을로 산부리가 길게 뻗어나간 느러진 곳에 있어 느리라 부른다고 한다. 느리마을은 서도면 면사무소가 자리하고 있다.
바다 건너편에는 아차도의 아름다운 마을풍경이 반갑다. 아차도는 해변가 언덕이라 하여 언덕아(阿)자와 이 섬을 표시한다는 뜻인 이차(此)자를 써서 아차라 한자로 쓰고 있으며, 조선시대 숙종 때는 소도라 하였다고 한다. 아차도를 처음 걷기 위해 섬에 들어갔을 때 주민의 말로는 27가구 기껏해야 41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했다.
으뜸 섬 이란 뜻의 주문도가 있고 그보다 작은 섬이란 뜻으로 아차도라 칭하였다고 전하며 모도인 주문도와 붙어 있다가 육지에서 천년 바다에서 천년을 묵은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하는 도중에 임신한 여자를 보고 아차 하는 순간에 바다로 떨어져 그대로 하나의 섬이 되었다는 전설을 지닌 섬 이라고 한다.
해당화 피고 지는 주문도에서 하루 밤을 쉬어 가곤 했던 상경민박집, 주인이 바뀌면서 대박민박집이 되어있다. 상경민박은 몇 년 동안 강화나들길을 걸으며 하룻밤을 보내던 민박집이다.
길동무들이 바리바리 준비해온 각종 먹거리로 만찬을 즐기던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방이 추워서 투정도 많이 부리고 밤새 이야기꽃을 피우던 곳이다. 꼭두새벽에 일어나 아침밥을 먹고 도시락을 준비해 선착장으로 향하던 그때가 그립다.
꽃동네를 통과한다. 사실 꽃동네라고는 하지만 꽃동네라고 내세울만한 꽃은 볼 수가 없다. 바다가에 나홀로나무가 반갑다. 배너미고개를 오른다.
배너미고개는 느리에서 진촌을 왕래하는 고개로 산허리를 넘어가는 높은 고개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곧이어 주문지를 만나게 된다. 주문지는 물 반 고기 반이라고 한다. 파란 수면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