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장] 못난이식당

[노블지킴이]

부산에 도착해 제일 먼저 감천동을 가려했습니다

아시죠? '한국의 산토리니 감천동'

모르셔도 어쩔 수 없어요 사실 저도 그런 얘기 듣고 코평수가 좀 넓어지는 걸 느꼈거든요

할튼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시저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이게 또 어려운 것이 시저님이 부산에 놀러 내려가 계신 것도 아니고 요양차 내려가신건디 연락을 해얄지 막 망설여지고 글더라구요

물론 요새 글 올리시는 거 뵈니 부산은 놀러가신게 맞는게야..싶지만서도 말임다

쨌든, 그래도 도착했다고 연락도 안하면 혼날 듯 싶어 떠날 즘에나 연락드리고 잠깐 뵐까 했는데 그렇지가 않더라구요 사람 맘이란게

일단 모르는 곳에 도착하니 제가 아는 분이 계신다는 사실이 그래 반갑고 괜히 그 분 찾아 부산 온 것 같고 막 그런 기분이 들고 그러더군요

더군다나 제가 또 한없이 에이형에 가까운 오형 소심남인지라 도착하자마자 연락 안드렸다고 혼나고 그럼 어쩌나 싶기도 하고..;;;;

우좌지간 연락을 드렸더니 동의대병원앞으로 오라십니다

해서 감천동 바로 코 앞까정 갔다가 시저님을 뵈러 바로 방향을 틀었습죠

이런 저런 이유로 감천동을 함 봐줄까 싶었는디 역쉬나 이런 저런 이유로 굳이 봐 무에 쓰랴 싶어서 말입니다요

동의대병원쪽으로 가는 도중에 생각하니 병원앞에서 보자고 하신게 영 신경이 쓰입니다요

혹여나 진료중이신가 싶어 괜히 전화 드린건 아닌가 생각두 들구... 

좀 기다리고 있으려니 환자복 비슷한 차림으로 시저님이 나오시더라구요

입원하신건 줄 알았죠 뭐...

알고보니 지역유지들만 가능하다는 파자마 입고 동네 돌아댕기기 신공을 시전중이신거더만요

부산서는 전에 함 먹고 순대국을 끊어버릴라 했던 돼지국밥과 부산사는 분들이 왠만한 복지리보다 더 낫다고 하시는 대구탕을 꼭 먹어볼테야..하고 다짐을 했었습니다만

늘 그렇듯이 가는 날이 장날...돼지국밥집은 쉬는군요 대구탕집은 멀고..

해서 시저님이 자주 가시는 곳이라 짐작되는 초밥집서 점심을 같이 했습니다

역쉬 일식집이나 초밥집은 단골대우가 틀려요...

초밥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집 초밥 괜찮더군요

시저님 덕분에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요

이런 저런 얘기 도중 기장항 좌판서 회에 쇠주나 한 잔 하고 잘까한다 말씀드렸더니 차라리 이 집이 괜찮다고 말씀해주시네요

위와 같은 무장 복잡한 사연으로 찾아가 본 몬난이 식당입니다

여태까정 중 가장 길었죠?

시저님이 사주신 초밥 사진이 날라가 버려서 여서 한 방에 이런 저런 얘기할라고 얕은 수를 부렸다든지 그런거 아닙니다

저 그런 놈 아닌거 다들 잘 아시죠?

좌우당간... 못난인지 몬난인진 지금도 잘 몰겠네요

기장시장내에 있습니다 시장서 물보니 왠만함 다들 알고 알키주시네요

그죠?

여긴 또 못난이죠?

아...가격이 예상을 뛰어넘습니다

저야 남대문서 먹어본 지랄맞게 맛 없는 갈치조림 가격만 생각을 했으니...

그래도 통영서 돈 올라온지 얼마 안됐고 가오죽기 싫으니 되돌아 나갈 순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남자라면 역쉬 가오!!

이래 생각하니 스스로가 매우 대통 - 크게 화통하다 - 한 인간이 된 듯 느껴져 막 뿌듯하고 그랬어요

더군다나 돼지국밥값과 대구탕값이 그대로 남아있잖습니까?

근디 기장갈치도 나름 유명한 걸로 알고 있는데 왜 굳이 제주 생갈치만 고집하시는 걸까요?

역쉬 갈치는 제주인걸까요?

제주갈치와 기장갈치를 비교분석해본 적은 없지만서두 기장인들의 제주인들에 대한 갈치사대주의..가 알게 몰게 깊이 박혀있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아님 말구..

기본찬입니다

젓갈이 두 가지!!

젓 저러 젓젓 젓 젓 젓 저러 젓젓젓

애들 생김 구순기교육에 신경 많이 쓸테야요

김치도 꽤 괜찮습니다

이상한 콩나물만 빼면 반찬들 하나같이 다 맛나네요

얜 전어젓갈이랍니다

맛나요!!!

적당히 삭은 놈을 어떤 양념으로 무쳐놨는지 거슬리지 않게 달큰한 것이 맛납니다

아 침 고여요...정말 맛났어요

다시마와 호박잎?으로 의심되는 - 저거 뭐라 하셨는데 호박잎이 아니라...머위? - 놈에 밥 한 젓가락 올리고 젓갈 듬뿍 담아 싸먹는 것이지요

아...진짜 맛 났어요..-ㅠ-

두 접신가를 비우고 나왔네요

얜 멸치젓입니다

건더기는 없고 액젓만 양념해서 저래 주시더라구요

얘도 참 맛납니다

상추에 정구지 좀 올리고 멸치젓 듬뿍 머금은 야채를 올려 싸먹었습니다

맛나요 맛나요 맛나요...-ㅠ-

자세히 보니 멸치젓이 아니라 전어젓 같기도 하지만 그런 건 이미 중요치 않습니다

여까정 먹고 도저히 안될 것 같아 삐루를 일 병 시킵니다

저래 짭게 먹고 짭다고 밥을 먹자니 배부를 것 같아서요

삐루도 나름 술인지라 그 놈 배는 따로 있을테니 짭은 놈 먹고 짜진 입은 밥이 아니라 삐루로 헹궈주기로 했습니다

인자 나왔네요 갈치조림

아줌니한테 뭘 먹어야 졸지 물보니 다 맛나다길래 에이 몰라요 알아서 주세요 했더니 구이말고 저 놈을 주시네요

부산만 그런건가요?

조림에 박을 잘 이용하시더라구요

적당히 칼칼하고 적당히 달큰했습니다

설탕의 달큰함이 아니라....에...야채나 생선이 달게 느꺼지는 뭐..그런거 있잖습니까 왜

속살이 허연 것이 영 보기 흡족합니다

말이 좀 이상하죠?

에..저래 살이 뽀얗고 맨들맨들 한 것이 이 갈치 생전에 여자 여럿 울렸을 듯 합니다

뭐 그렇습니다

죄송한거죠 뭐 막...

두툼합니다

담백하고 고소합니다

근데 왜 기름진 맛도 느껴지고 막 그럴까요???

한 도막이 눈 깜빡할 새에 다 없어집니다

잘 먹고 있는데 아줌니가 갑자기 서울서 왔냐고 물어보십니다

참 기쁩니다

저 막 입학했을 땐 선배들이 지방사냐 서울사냐 물어도 안 보고 자취하냐 하숙하냐고 물보고 그랬거든요 씨뱅이들..여기 들오는 냥반들은 없겠죠?

뭐 있더라도 89들이 전 자기네랑 겉보기등급이 같응게 맞먹어도 된다고 그랬어요 뭐..

허긴 선배랑 이번에 안동갔을 땐 밥집 쥔 아줌니가 선배한테 제가 외국인이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세상에

애가 인자 슬슬 유럽귀족 자제분 마냥 얼굴에 귀티가 좔좔 흐른단 얘기겠죠?

할튼...서울서 온 사람들한텐 원체 조림을 안 주고 구이를 주신답니다 서울의 국물 거의 없는 조림에 익숙해서 이 집 스탈 조림은 이상하다 그런다나...

아줌니 그건 서울인심이 그만큼이나 빡빡해서 그러거라고 말해주세요...라고 할라다 그냥 맛나다고 웃기만 했더니 구이를 저래 한 조각 주시네요

흑...ㅠ,.ㅜ   기장 만세~~~ 못난이 만세~~~ 시저님 만세~~~(응?)

조림에 들어간 놈들보단 꼬리쪽에 가까워서였는지 좀 덜 통통합니다만 그래도 남대문 갈치들 보단 대략 3.48배 정도 더 두껍군요

맛나요 맛나...

참고로 전 꼬리 가깐 쪽보단 대구리 가깐 쪽을 더 좋아합니다요

내장 바로 밑에서부터 말입니다 내장 있는 쪽은 꼭 바람들간 무로 담은 총각김치를 먹는 기분이라...

그러니 혹여라도 저랑 같이 갈치를 자시게 될 기회가 있다면 알아서 양보를....

그렇지 않으심 다 큰 어른들이 서로 두꺼운 쪽을 먹겠다고 싸우겠단 겁니까????

시저님이 갈치전문이라 하시길래 그런갑다 하고 갔습니다만

아주 만족스럽군요

물론 가격은 밉습니다

그래도 근동에 갈 일이 있으면 또 찾아갈 듯 싶네요

맛나고 친절하고...

쥔 아줌니가 저한테 뿐만 아니라 다른 테이블에도 이런저런 시시콜콜 샤방샤방 알콩달콩한 배려들을 해주십니다

음식 맛나고 쥔님 친절하시니 기분좋은 식사가 될 수 밖에 없더군요

설에 와서부텀 오늘 아침까정도 아무리 늦어도 공구시 전후에 눈이 떠지는 불상사가 있었습니다

언능 체내시계를 다시 맞춰놔얄 것 같아요

시차적응 안되서 큰 일입니다

[yOu&Me진2]

죠아갈치완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