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 저녁 일찌감치 밀턴의 아내 '모라이마'가 일하러 간, 밀터의 차로도 거의 1시간 반 이상이 걸리는 '하이포인트'에 있는 대형 가구 전시장에 갔다. 밀턴의 형, 제임스는 제임스의 차로 혼자, 나와 밀턴은 밀턴의 차로. 제임스 혼자 심심하고 힘들어서 죽을 뻔 했단다. ㅎㅎ
내가 영어가 잘 안되는대도 불구하고 우리는 항상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다. 특히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차안에서의 대화가 특별하다.
특히 어제는 2시간 가까이 걸리는 길이였기에, 다양하고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우리는 이미 거의 한국적 개념의 친구처럼 격없는 사이가 되어, 장난도 치고, 남자들끼리만 나누는 과거의 여자얘기도 서슴없이 나누었다.
그리고, 드디어 그간 궁금했는데도 항상 질문하길 잊어버렸던, 중요한 것을 물어봤다.
그것은 "밀턴은 과연 누구에게서 살사를 배웠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코보브라더스에겐 스승이 없다.
코보브라더스가 처음 살사를 추기 시작한 것은 그들이 6년전 뉴저지에서 이곳 노스캐롤라이나로 이사하고 난 이후였다. 참, 아이러니하다. 온투를 배우기 너무나도 좋은 뉴저지에서는 배울 생각도 없다가 이 먼 시골 노스캐롤라이나에 와서야 살사를 추기 시작하다니~
배울 맘은 좀 있었으나 뉴저지에 살 당시에는 너무 바빠서 배울 시간이 없었단다.
하여간, 코보브라더스가 처음 살사를 추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들에게 정해진 특정한 스승이 없었다.
더구나 밀턴은 6년 전까지는 춤추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건 나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
밀턴이 처음 살사를 접하게 된 것은 뉴욕 맨하탄에 미드타운에 위치한, 세계 최고의 살사클럽 COPACABANA에서였다.
그곳에서 밀턴은 고용되어 춤추는 코파카바나 댄서들의 춤에 호감을 갖게 되었고, 살사를 출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노스캐롤라이나에 와보니, 당시 노스캐롤라이나에는 살사를 가르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코보브라더스가 살사를 배우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단 3개의 비디오테이프를 사서 제임스와 밀턴이 서로 역할을 바꿔가며 독학을 하는 것이었다.
에디또레스, 조시 네글리아,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그저 소셜을 찍은 것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1년 반을 독학으로 살사를 배웠다고 한다.
물론, 이후에는 에디토레스 클래스도 3번 정도 들었으나, 무엇보다 소셜에서 잘 추는 사람들을 보고 눈으로 익히고 그들의 춤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체득해 나갔다고 한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비디오테이프 3개를 보고 독학으로 세계적인 살사댄서가 되다니~
그렇다. 진정 위대한 댄서들은 일정 수준이 되면, 누구의 스타일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안에서 춤을 더 깊이 배운다.
그러나 밀턴은 겸손하게 말했다. 자기 형제들에게 정해진 스승은 없었지만, 결국 모든 댄서들이 자기 스승이었다고! 모든 유명한 댄서들의 춤에서 배우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추구했다고.
물론, 춤을 더 깊이 배워보고는 싶었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다고 한다. 가르칠 시간도 부족할테니 말이다.
하여간 그들에겐 더이상 스승은 필요없다고 말하면서, 여전히 나에게 장난을 쳤다.
(밀턴은 정말 장난꾸러기다. 난 그를 개구장이 작은 고릴라라고 부르기도 했다.)
나자레노도(밀턴에겐 나싸레노의 발음이 왠지 어색한 모양이다. 뉴욕에 있는 에디또레스나 다른 댄서들은 내 이름 철자를 보고 바로 나싸레노라고 스페인어식으로 불렀는데) 한국에 돌아가면, 나중엔 누가 물어보면,...... '밀턴 코보? 코보브라더스? 그게 누구야? 난 몰라! 난 나싸레노 코보야! 이럴 거라는 것이다. 푸하하하~
그래서 난 도리어 한 술 더 떠주었다. 아니야 난 나싸레노 코보 또레스 마티네즈야! ㅎㅎㅎ
모라이마의 공연은 가구전시장에서 열리는 이벤트의 메인 엔터테인먼트로 벌어진 삼바공연이었다. 모라이마는 이날 삼바공연을 하고, 다음날부터는 가구전시장 나레이터 도우미 일까지 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날 공연에서 모라이마는 단연 돋보였다.
그녀는 정말 아름답고 훌륭한 프로댄서다!!!
그러나, 이벤트 PD의 형편없는 진행과 별볼일 없는 악기 연주자들, 그리고 당일만 함께 팀을 이루어 공연했던 나머지 두명의 아마추어 댄서들로 인해 모라이마는 불만스럽게 공연장을 떠나야 했다.
하여간, 공연이 끝난 뒤, 모라이마를 포함한 아름다운 삼바댄서들과 멋진 기념촬영도 잊지 않았다.(사진 참조)
공연 이후 우리는 그녀의 매니저 집에서 밤 늦게까지 밀턴부부의 새로운 집 디자인을 고르는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새벽에야 집으로 돌아왔는데, 집에 오는 길이 너무 멀고 피곤하여, 밀턴과 운전을 교대하기도 하였다.
오늘은 코보브라더스와의 마지막 날, 낮에는 우리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거의 작은 마을 수준인 대형 쇼핑몰에 갔다.
그곳에서 싸지만 멋진 썬글라스를 샀고, 스테파니의 사랑스러운 딸, '마리엘라'를 위해 반즈앤노블에서 어린이용 그림책을 두권 사서, 메세지를 책 안쪽 첫장에 적어 스테파니에게 선물했다.
귀여운 마리엘라가 날 잊지 않게 해달라고! 거기엔 이렇게 적었다.
"예쁘게 자라고 행복하거라..... 살사를 추고! 니가 그리울꺼야~"
우리는 매주 수요일 그들이 여는 워크샵을 위해, 밀턴 집에서 약간 떨어진 댄스스튜디오로 갔다. 그곳은 춤을 너무나 사랑하여 자기 집을 지을 때, 가정집과 별도로 2층의 큰 댄스스튜디오를 만든 사람의 것이었다.
2층이 마련된 대형 스튜디오는 너무나 아늑하면서도 거의 우리나라의 '턴'바에 가까울 정도로 넓었다.
제임스로부터 간단히 마지막 개인레슨을 받고, 이어진 그들의 단체레슨,.....그들의 열정적인 수업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았다. 뉴욕에서는 수업 중엔 절대 카메라를 꺼내지 못한다.
그러나 역시 이곳은 인심 좋은 노스캐롤라이나였다. ^^
그들의 수업의 열기에 더하여져서인지 댄스스튜디오는 활기를 더해갔고, 너무나 좋은 에너지가, 우리말로 정말 좋은 기가 내 몸을 휘감고 도는 것을 느꼈다.
그들의 수업은 뉴욕의 일반 다른 클래스에 비해, 너무나 상세하고 자상할 정도로 섬세한 수업이었다. 아~ 이곳에서 이렇게 좋은 기를 받으며, 세심하게 배울 수 있는 저들이 부러웠다.
이제 코보브라더스와의 시간은 끝났다. 그들과 비록 1주일 밖에 함께 하지 못했지만, 난 그들로부터 너무나 좋은 기를 받았다.
노스태롤라이나에서의 1주일은 말그대로 산중수련이었다. ㅎㅎ
뉴욕에서 억눌렸던 기가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 아름다운 노스캐롤라이나의 풍경, 좋은 공기, 다정한 사람들,......언젠가 꼭 다시 오리라 맘 먹었다.
아~ 벌써 보고싶다.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예쁘고 귀여운 너무 너무 너무 사랑스러운 마리엘라!!(결혼해서 빨리 예쁜 딸이나 날껄! 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