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 종주

[추읍산인(鄒邑山人이운용)]

16인의 장정들이 성삼재 마당에 내려 장엄한 지리 종주산행

준비를 한다

불빛 반짝이는 성삼재 아래 동네는 허연 수건을 두른듯

구름을 이고 있고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은 한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세시가 조금 넘어 출발하려 했으나 출입구에서 네시에야

입장을 시킨다기에 차로 돌아와 대기하며 오늘 낼 일정의

산행 꿈에 잠시 젖는다.

드디어 장엄하고 꿈에 부풀어 설레이는 지리 종주의 시작,

성삼재에서 출발하여 노고단으로 오르는 길은 파헤쳐져

시멘트길로 만들고 있었다.

쓰잘데 없는 곳에 우리의 돈이 솔솔 새나가고 있는 중이다.

노고단까지 걸린 시간은 한시간 배낭도 무겁고 대피소에서

잠시 쉬었다 올라 시간이 지체 되었다.

아침은 임걸령에서 하기로 하고 부지런히 걷는다.

그리 힘들지 않게 완만한 능선,얼마전 성삼재에서 피아골로

내려가는 산행에서 회원들에게 누가 될까하여 빽했던 일이

작은 후회가 밀려오며 산행을 즐긴다.

봉우리와 산사면을 타고 임걸령에 도착 샘터아래에서

꿀맛 같은 아침 식사를 한다

짐을 줄이려 라면 한개를 재빨리 꺼냈으나 한발 늦고

후식으로 커피까지 한잔,

여섯시오십육분 단체사진 한장 남기고 한걸음 두걸음

전진한다.

일곱시삼십분 드디어 노루목에 도착, 노루 궁딩이,배꼽은 언제 지났는지? 

뒤를 돌아보니 산허리를 감싸고 도는 운해가 환상적이라

모두 떠날줄 모르고 조금 오르자 앞이 탁트인 삼도봉이

우릴 기다린다.

저멀리 영신봉인지? 하얀 구름 목도리를 감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이리저리 둘러봐도 너무 좋아 신선이 사는곳에 놀러온

생각이 들고,화개재(8:22)에서 첫 비박팀을 만난다.

좌우로 탁트인 전망대에서 나무 바닥을 등에 대고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이불삼아

하룻밤을 보냈을것을 생각하니 부러움이 넘치고도 남았다.

그들을 뒤로하고 언덕을 할딱거리며 치고 오른다

토끼없는 토끼봉을 지나(9:00)끙끙거리며 계단을

오르 내리는데 힘을 쏟는다.

무거운 배낭으로 힘들지만 월출산처럼 가파르지 않아

그래도 수월한 편이다.

어느 정도 힘을 뺐을까 보수중인 연하천 대피소 지붕이 보이고 공사 자재로 가득한 마당 옆에서 식사를 한다.

물도 마시고 채우고 다른 사람들은 무심코 지나쳤을 묘 한기가 주인을 잃은듯 쓸쓸히 자리를 잡고 있어 인생무상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삼각고지 일명 미사일 나무가 서있는곳에서 또 한번

숨을 고르고(11:50)산양이 된양 산사면을 거슬러 오르자 형제봉,이곳에서 또 쉬고 쉬엄 쉬엄 2~30분 마다  쉬는 여유있는

산행이지만 실은 힘든 산행이다.

벽소령에서(1:20~1;45)한숨 돌리고 능선과 골짜기마다 형형색색 옷으로 갈아입는 모습을 바라보고 가슴에 담는다.

이영호부대장과 지훈씨등 몇사람이 세석산장에서 비박할곳을 정하기 위해 일찍 출발하고 우린 천천히 그 뒤를 밟는다.

앞으로도 3~4시간은 가야하고

선비샘에서 마른 사슴처럼 목도 축이고 통을 채운다(2:50~3:5).

역시 산에서는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것이 물이란것을

또다시 느끼는 순간 순간,천왕봉도 보이고 여기저기 눈과 

마음이 즐거워지는 망바위(4:00),

칠선봉을 지나 영신봉을 지나 발걸음이 천근만근이다.

이젠 땅만 보고 걷는다.

땅장사도 아닌데 땅구경이 웬 말인가?

세석에 거의 다 왔다는 생각이 사람을 더 힘들고 지치게 하니 이런것이 사람의 마음이란 것인가?

물도 떨어지고 간식도 없고 배낭엔 덜 필요한 무거운 카메라에 망원렌즈에다가 카메라 후레쉬까지 허 ~ 참 이렇게

나에게 고통을 줄줄이야.

그리하여 어린아이 쵸코파이 뺏어 먹는 나쁜 어른이 되었다.

얼마나 달콤한 맛이든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쵸코파이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열두배로 갚긴 했지만,,ㄲㄲ

세석산장 뒤로도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데 그 길을 따라

내려가니 우리 일행중 먼저간 부대장 등이 자리를 잡고

반가이 맞는다.

산장 여기저기 많은 사람들이 음식준비에 비박준비하느라

어수선하고 산장내 취침 인원 점검하는 안내방송도 시끄럽기만 하고 우리 일행은 16명중 4명만 배정이 되었는데 어느 산악회는 50명이 예약이 되었다는 소식이 날아든다.

이 깊은 산중에도 이런 비리가..

50세 이상은 들어오라는 방송,50이 얼마 남진 않았지만

해당되도 안 들어간다

얼마나 힘들게 걸어 왔는지 술과 고기,밥도 눈에 들어 오지

않고 오직 누워 자는게 바램이었다.

나와 종명형은 밥 몇 숟가락 입에 떠 넣고선 침낭속으로

기어 들어가 꿈속으로 달려간다.

일행들은 술한잔으로 피로를 달래보려 하지만 우린 그마저

달려들 기운이 없어서..

바닥에서 찬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와  한기가 느껴진다

옆에서 같이 있던 분들은 더워서 혼났다는데 나는 바닥에서

한기와 올라와 추워서 혼이 났다.

누군가 내 매트리스를 집어 갔기에.. 그양반은 덜 추웠겠지.

방개울님이 보글보글 끓여주는 누룸밥으로 간단히 추위를

녹이고 헤드 렌턴을 키고 세석을 나선다.

경사면을 오르니 촛대봉이 나오고 여기도 천왕봉 못지않은

일출 명소,바람이 시원스레 불어 온다.

천왕봉을 향하여 앞으로 앞으로 오르락 내리락 반복하고

무슨 변덕인지 뒷동산 같이 평탄한 길도 나타난다.

먼저 출발한 지훈씨가 물을 가지고 중도에 마중을 나왔다.

얼마나 반가운지 물이..물을 한모금 마시고서야 지훈씨에

대한 고마움이 몇갑절로 느껴져 아주아주 얼마나 고마운지,

나이가 젊고 기운이 넘친다해서

그런 행동이 나오는것은 아닐진데 참으로 아름답고 훌륭한 사람이다.

넓은 마당 연하봉을 지나 그렇게 가까이 보이던 장터목 산장이 나타난다(5:30).

이제는 고생끝 장터목 산장 한쪽에 배낭을 모아두고 천왕봉을 향하여 걷는다.

저멀리 먼동이 터오는데 마음은 조급해지고 부지런히 걷는다.

오늘은 날씨가 좋고 좋은 일이 생길것 같아 발걸음도

가볍고 상쾌하다.

전망대도 지나고 살아 천년 죽어 천년 고사목 밭을 지나가며

긴시간 멀리 돌아 온 산행길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통천문을 지나 천왕봉이 보이는데 봉우리엔 일찍 온 사람들이 빼곡하게 서있다.

오중기 부대장하고 바람이 없는곳에 자리잡고 태양이 떠오르길 기다린다(6:30)

멀리 붉은 태양이 대지를 힘차게 밀고 올라오는 순간 호흡이

멈춰지고 무어라 말할수 없는 감동이 밀려 온다.

3대에 걸쳐 덕을 베풀어야 볼수 있다는 천왕봉 일출,

우리 할아버지,아버지는 베풀며 덕을 쌓고 사셨지만 

난 덕을 쌓은게 없는데 이중에 그 누군가 덕을 곱절로

베푼분이 있나 싶어 그분덕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 많은 인파를 헤치고 천왕봉 표석앞에 자리하여

기념사진 한장 남긴다.

내려오다가 천안에서 온 친구(마메든샘물사장)를 만나기도 하고 세상이 이렇게 좁은걸..

천왕봉을 뒤로 하고 저 멀리 산너울을 타고 넘어 오는 운해에 넋이 빠진다.

낙지가 고무다라 타고 넘어 오듯 슬금슬금 기어 넘는 

하얀 운해,

우리가 산행 들머리로 잡았던 성삼재와 노고단도 보이고

타고 넘은 수많은 봉우리가 우뚝 우뚝 뽐내고 서있다.

일행중 한명이 무릎이 좋지않아 고생을 한다.

나도 시원찮은데 내 무릎 보호대를 벗어주고..마음은 편한 길,

그래도 천왕봉까지 모두가 올라 일출을 보았으니

천만다행이라.

살아서 천년이 무색하게 일찌기 죽은 고사목이 여기저기

허옇게 뼈대만 남아 서있고 장터목으로 되돌아와

총무와 대장등이 준비해준 아침?을 서둘러 먹고 하산 시작,

날씨가 좋아 겉옷을 배낭에 걸고 계곡을 따라 내려 선다.

일행중 저 앞산에서 곰소리가 들린다 하는데 내귀는 막혀있고

내려갈수록 시원한 계곡물 소리와 작은 폭포를 보며

감흥에 젖는다.

단풍나무가 많지 않아 아름다운 색은 볼수 없었지만

샛노란 떡갈나무의 변신을 보며

그나마 위안을 삼고 앞에 선 이유로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

몇몇이 바위에 걸터앉아 물에 발을 담그고 내기를 하는데

내가 꼴찌,맥주를 사기로 하고 내려 오는데 일행이 웬일인지

쳐지고 내려올 기미가 없다.

천안에서 출발하며 차안에서 먹은 쐬주와 족발로 대체하시소..

재우씨하고 관리소까지 내려오니 젊은 친구들이

우리가 종주팀인줄 알고서

부러움과 존경의 눈으로 박수를 보내 어깨를 으쓱거리게 하고

동네 아주머니가 파는 마눌이 좋아하는 감 한보따리를

사서 챙긴다.

버스에 당도하니 지훈씨와 최연이가 차안에서 피곤에 젖어

고단한 잠을 이루고 시원한 막걸리 한잔하려 식당을 찾아

자리 잡는데 후미가 바로 도착하여

온 식구가 모여 도토리묵,나물안주에 닭도리탕에 동동주로

거하게 하산주를 마시고 즐거운 뒤풀이로 끝을 맺는다.

금토일 3일간 힘들고 어려웁지만 안전사고 없이 서로

이끌어주고 협력해가며 지리 종주를 끝냄을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며 특히 여성회원 3인과

묵묵히 꿋꿋하게 함께 해준 총무님 아들 조최연에게

박수를 보낸다.

우리 천안7080 산악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는 바이다.

2006.10.28 추읍산인

[윤종애]

넘 부럽네요 지리산을 구경하고 온 느낌이네요^*^~~ 고생 하셨네요!

[추읍산인(鄒邑山人이운용)]

울 재무님이 주신 박카스 마시고 힘냈읍니다 감사해요..

[강가딘 (이영호)]

수고 하셨습니다. 기회가 오면 다시 한번 종주 하시지요..

[추읍산인(鄒邑山人이운용)]

고생 많으셨고 화대종주 함 해 봅시다.

[스마일(김지훈)]

그말의 감동이 예쁘게 물들어있는 아름다운 산행기 잘읽었습니다.글을 너무 잘쓰세요.즐거운 하루되십시요.

[추읍산인(鄒邑山人이운용)]

고마운 지훈씨 ! 감사하고 나이값 할려고 늘 애쓰고 있으니 이쁘게 봐주오..

[행복한걸(김경연)]

박~~~~~~~~~수 짝!!!짝!!!짝!!! 대단하세요^^

[추읍산인(鄒邑山人이운용)]

우리 여걸 3인방 축하하고 좋은 추억을 함께 만들어 고맙게 생각하네..

[반장님(이병근)]

부회장님 후기를 읽고나니 여름에 아들과 함께 지리산에서 격었던 일들이 떠오르네요 .새벽 4시에 천왕봉을 오르면서 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며 반기던 그순간 .천왕봉에서 장엄한 일출.다시보고 싶네요....종주하신 울님덜 다시한번 축하드림니다~~~

[추읍산인(鄒邑山人이운용)]

기회가 있을테니 담에 같이 가십시다..

[초지일관(김창덕)]

다시한번 종주 산행이 주마등 처럼 스쳐갑니다~!! 좋은글 감시드립니다*^^*

[추읍산인(鄒邑山人이운용)]

수고 많이 했고 몸관리 잘해서 더 많은 역할 부탁하네..

[두바리(윤상)]

숱한 마음속의 난관과 배낭의 무게로 인한 다리와 어깨의 고통속에 이루신 지리산 종주!!!!!잠자리마져 없어진 메트리스를 찾지도 않고 밤 새 고생하셨을것을 생각하니.... 아무것도 아닌 초코파이를 드시고 천군만마를 얻은것 같은 마음이 되는 상황....속에서 장엄한 일출에 매료되며 그간 힘든것을 다 잊게 되는 산행기^^* 꿈만 같으네요! """""""""""""경 ---축""""""""" 7080종주팀 전원 완주!!!!!

[추읍산인(鄒邑山人이운용)]

걱정해주신 염려 덕분에 무사히 잘 마쳤읍니다 담에 같이 해보시지요..

[화이브중기(오중기)]

글로 읽어도 생생하게 기억이 스처가네요. 무거운 배낭메고 다니느시라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앞으로 몇번의 기회가 있을지 모르지만 기회가 있으면 같이 또 갔으면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추읍산인(鄒邑山人이운용)]

오 부대장도 고생 많이 했고 뱃살은 얼매나 줄었는지 궁금하네??

[가람(홍형식)]

고생들 하셨습니다 글 을 읽는것만으로도 제가 지리산을 같다온것 같네요 글 너무잘쓰시네요 그리고 대단하세요 종주 축하드립니다

[추읍산인(鄒邑山人이운용)]

감사합니다 너무 좋았구요 담에 같이 해보시지요..

[해바라기(정재우)]

글을 읽다보니 다시한번 그때의 감동이 되살아 나네요 , 다음에 이런 기회가 또 오겠죠 덕분에 감 잘 먹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추읍산인(鄒邑山人이운용)]

우리 후배님도 수고하셨고 후배님들이 있어 늘 든든하다오,,또 봅시다.

[더존]

종주! 이는 듣기만 해도 가슴이 셀레는 말 입니다!...ㅎㅎ수고들 하셨네요!!!좋은 추억 만드신거 추카 드리고,추읍산인님 글 쓰시느라 재미 있으셨지요?ㅎㅎ 담에 뵈면 제 종주 얘기도 함께 나누지요...(지리산,영남알프스)태극종주....

[추읍산인(鄒邑山人이운용)]

고맙습니다 많은 정보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