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반(HMA1951174)은...
16세기 프랑스 "샹송(Chanson)"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프리카세(Fricassée)"의 사전적인 의미는...
닭고기나 토끼고기의 일부분으로 만들어진 스튜,
메들리식으로 조합된 샹송형식, 두 가지 뜻이 있는데.
두 경우 모두 "선집(Morceau Choisis)"이라는 속뜻이 있습니다.
요리라면 먹고 싶은 고기의 조각들을 접시에 담아내는 것이고,
음악이라면 개인적 취향의 노래들을 발췌한 모음집이 되는 겁니다.
즉 음반 타이틀, "프리카세 빠리지엥(Fricassée Parisienne)"은.
표면적으로는 "골라먹는 파리식 고기스튜"라고 입맛을 자극하면서,
실제로는 "파리풍의 샹송 모음집"에 자연스레 연결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샹송 모음집"
당시에 새로운 선집 형식의 출판물로 확산되었던 샹송집과,
부유층 음악애호가들이 즐겨 들었던 샹송 콜렉션 을 토대로,
1550년경 "샹송 모음집(Collection of Chanson)"의 느낌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바로 이 음반의 컨셉이라 합니다.
비세(Dominique Visse)가 이끄는...
"앙상블끌레망자느깽(Ensemble Clément Janequin)"은.
이 "파리풍 샹송"의 분위기를 제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자느깽을 필두로 코스틀레(Guillaume Costeley),
끄레끼용(Thomas Crecquillon), 세르통(Pierre Certon),
세르미시(Claude de Sermisy), 파세로(Pierre Passereau),
...등 당대 프랑스 작가들의 인기곡들을 발췌하고 있습니다.
"앙상블끌레망자느깽"의 세속성악곡에는.
늘 그렇듯, 기악 반주와 연주를 포함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드보브(Claude Debôves)가 류트를 연주합니다.
반주는 물론, 솔로 몇곡이 추가되어 아카펠라 곡 전체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으며, 이 앙상블만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드보브 이후, 90년 중반부터 본인이 좋아하는 류트니스트,
벨록(Eric Bellocq) 형님이 류트를 맡아 참여하고 있습니다.
2000년 초, 문뎅이(Harmonia Mundi) 레이블을 알게 해 준...
몇몇 아티스트 중 하나인 "앙상블끌레망자느깽"의 매력이라면.
프랑스 특유의 익살스러움과 품격을 겸비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여타 르네상스 앙상블의 장점들을 골고루 가진 것 또한,
이 앙상블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음반 몇 가지 더 소개해 보면
프랑스 작가, 라블레 시대의 축제(Une Fête Chez Rabelais / HMC901453)
새의 노래(Le Chant des Oyseaulx / HMC901099)
"깐시옹"과 "엔살라다"(Canciones y Ensaladas / HMC901627)
"새의 노래"는 "앙상블끌레망자느깽"이 부르는 "자느깽"의 샹송으로,
앙상블 이름을 제공해준 작곡가이니, 더 의미가 있는 음반입니다.
스페인 황금시대의 노래와 기악곡을 연주한 "깐시옹"과 "엔살라다"는.
당시 스페인을 대표하는 "발현악기(비우엘라, 르네상스기타)"와.
"비올(Viol)"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소중한 녹음이기도 합니다.
그럼 세르미시의 샹송 "Tant que vivray"를.
올려 드리며 좋은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Tant que vivray" - Claudin de Sermisy
Ensemble Clément Janequin - dir. Dominique Vis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