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다른 분석의 글에서와 같은 일반적인 분석의 방법을 취하지 않고 즉 형식이나 화음 또는 음형의 발전 같은 분석의 방법보다는 각 연습곡에 나타나는 개성적인 음형의 형태에 대해 분석하여 작곡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고민하는 피아노 또는 다른 악기 편성 분야에서의 음형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에 주안점을 잡았습니다
쇼팽의 피아노 연습곡은 모든 연습곡이 다 어렵고 또 아름다와 피아니스트에게 항상 도전거리가 되는 레파토리 입니다 대개 대가들의 많은 곡들 중에서도 적은 수의 곡에만 별명이 붙는 것이 통례인데 쇼팽의 연습곡들은 모든 곡이 개성적이고 아름답기 때문에 그의 연습곡 작품 10과 25 에 속한 24곡에는 각 곡마다 별명이 붙어 있습니다 먼저 작품 10의 12곡에 붙은 별명을 소개해 드립니다 물론 쇼팽 자신이 표제어로 붙인 것은 아닙니다
이 곡의 기본적인 음형은 오른손의 1번과 5번을 최대한 벌린 상태를 기본 단위로 하고 있고 그것이 상행 또는 하행으로 여덟 번 겹쳐짐으로써 하나의 프레이즈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중간 부분의 여섯 마디(41~46 마디)를 제외하고는 모두 4분 음표 여덟 개 씩이(그러니까 모두 두 마디 단위) 하나의 작은 프레이즈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음형을 반복하는 것이 없는 것이 특색입니다 자주 5번 손가락에서 비화성음 내지는 7 화음으로의 변화가 오는데 이것이 화음과 음형의 변화를 이끄는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습니다 (아래 악보의 파란점)
왼손은 주로 온 음표와 2분 음표로 각 마디의 음형을 통일성 있게 묶어 주거나 화성의 구분점이 되면서 오른손의 화음 진행을 보충해 주는 선율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연주 감상
2번 <발레리나>
왼손에서 거의 동일한 반주 형태(약간 변화되기도 함)를 끝까지 지속해 가며 오른손의 상성에서 3,4,5번 손가락을 이용한 반음계 움직임이 곡을 주도하고 오른손의 1,2 번 손가락에서 각 박마다 화음을 보충해 주는 형태입니다 8 마디에서와 같이 악구의 매듭을 위해 선율에서 부분적으로 3도 진행을 하기도 합니다(아래 악보의 파란 점)
연주 감상
3번 <이별의 곡>
다른 연습곡에 비해 매우 탄탄하고 조직적인 구조를 갖고 있으며 다른 연습곡이 동일한 음형의 반복과 그것의 관계에서 곡을 썼음에 비해 이 곡은 연습곡에서 떨어져 나온 마치 하나의 독립적인 피아노 소품처럼 느껴집니다 연습곡이라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중간 부분인 B에서의 분산 화음(주로 반감 7 화음이나 감 7 화음)에 의한 부분으로(아래 악보가 그중의 한 부분)
A와 A'의 조용한 부분에 대한 격정적인 중간 부분의 역할을 하는 부분입니다 다른 연습곡처럼 주요 모티브가 되는 한 음형을 반복 했다기 보다는 A와 B에 등장하는 음형을 연습곡을 만들기 위해서 소나타의 발전부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음형을 전개한 느낌입니다 물론 전개한 방법에서 리듬을 확대하거나 축소하거나 하는 등의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앞에 등장한 요소와 같거나 유사한 모티브를 반복하거나 다른 음도로 발전시킨 방법입니다 모티브를 소나타처럼 발전시킨 방법은 아니고 연습곡의 특징이 살아나도록 같은 음형을 부분적으로 반복한 특이한 성격의 곡으로 독립된 소품과 연습곡의 중간 지점에서 양쪽의 장점을 섭취한 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주 감상
4번 <추격>
연습곡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것처럼, 이 곡 전체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지배적인 음형은 없으나 이 곡에 나타나는 음형의 일반적인 특징은 한 손에 나타나는 16분 음표에 의한 음계(위 악보의 1마디), 분산 화음(3마디), 이 두 가지의 결합 형태(2마디)와 나머지 손에 의한 주로 8분 음표(때로는 4분 음표)에 의한 화음 반주의 결합 형태가 주를 이루며 이러한 특징들은 주로 16분 음표 네 개의 결합에 의해 이루어 집니다 이러한 음형의 형태는 초반에는 왼손과 오른손에 분리되어 따로 나타나지만 중반과 후반에는 양손에 16분 음표가 동시에 나타나기도 합니다(아래 악보의 예) 이곡은 그러므로 하나의 모티브적 음형에 의해 곡을 썼다기 보다 곡의 처음 부분에 등장한 모티브를 다양한 방법으로 결합하여 쓴 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주 감상
5번<흑건>
오른손이 검은 건반 만을 연주하기 때문에 흑건이라는 별명이 붙여졌습니다 전체적인 음형의 형태는 8분 음표를 셋잇단 음표로 나누는 오른손의 검은 건반만의 분산 화음 연주와 그것 때문에 초래 될 수 있는 조성감 상실을 보충해 주는 왼손의 화음 반주로 되어 있습니다 다섯 개의 검은 건반을 차례로 연주했을 때 자연스럽게 생겨지는 음계는 G 플랫 장조의 음계인데 쇼팽도 이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오른손을 5 음계로만 연주할 때 조성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쇼팽은 조성감을 주기 위해서 왼손에 반음계를 세심하게 추가하여 G 플랫 장조의 조성을 유지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악보의 왼손이 그 예입니다
검은 건반 다섯 개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될 수 있는 두 번째의 조성은 D 플랫 장조입니다 쇼팽은 이것을 놓치지 않고 중간 부분에서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는 부분에서 원조의 딸림조인 D 플랫 장조를 잠간 등장시켜 구조를 맞추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아래 악보의 1~4 마디 부분 5 마디는 G플랫의 A'로 돌아간 부분)
그리고 다섯 개의 건반을 어떻게 사용하여 화음을 만들어 갈 것인가가 관건이 되는데 쇼팽은 다섯 개 중에서 화음을 구성하는 데에 필요한 것 만을 뽑아내서 화음을 만들고 있으며 그것이 또한 전체 분산 화음의 모양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만들고 있는 놀라운 세심함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는 또 필요할 경우에 한 음 만을 반복(아래 악보 첫 마디)하거나
구조의 변화를 위해서 분산 화음의 유형까지도 약간 바꾸는 놀라운 구성력과 사고력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아래의 악보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 마디에서 하향의 분산화음 형태로 되어진 부분이 그 예입니다 그러한 한정된 상황 가운데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었다는 것이 정말 놀랍습니다
연주 감상
6번<고독>
이 곡은 연습곡이라고 하기에는 기교적으로 비교적 쉬운 곡이며 곡의 분위기 자체도 마치 그의 전주곡들을 매우 닮아 있습니다 곡 전체를 지배하는 음형도 비교적 단순하며 내성에서 주로 2도와 3도(간혹 그 이상의 음정이 등장) 사이를 움직이는 16분 음표에 의한 보조 선율이 사용되고 상성에서는 이 보조 선율을 타고 움직이는 주 선율이 조용히 움직입니다 물론 여기에 전체 구조를 대위법적으로 묶어주는 최저음의 진행이 첨가 됩니다
연주 감상
7번<마법사>
이 곡은 첫 마디의 오른손에 나오는 3도와 6도의 반복적인 음형이 지배적입니다 물론 이 음정은 부분적으로 다른 음정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그것은 같은 음정의 반복으로 인한 단순함에 변화를 주기 위해 사용된 것으로 주된 음정은 3도와 그 전위 음정인 6도입니다 오른손은 처음 등장한 음형이 지속되는 반면 왼손은 처음에 등장한 단일 성부적인 진행이 2성부, 화음, 대위적 진행, 분산화음적 진행의 음형, 저속음 등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비교적 많은 변화를 겪습니다 아래 악보에서 왼손에 여러가지 음형의 형태가 변화되어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연주 감상
8번<햇빛>
이 연습곡은 1번 연습곡과 닮아 보이는 구조를 갖고 있지만 1번이 오른손을 넓게 펼친 음형의 연속으로 되어 있고 그것을 거의 시종일관 지속해 가는 반면 이 곡은 손가락을 크게 벌리지 않으며 순차적인 진행이 음형에 추가 되어 있고 이 음형이 곡을 통해서 매우 다양한 형태로 변화 되어가고 있다는 면에서 다릅니다 또한 이 연습곡을 특징 짓는 중요한 것으로 왼손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연습곡에서는 오른손에 중요한 음형이 나올 경우 왼손은 보조적인 선율을 만들고 있는데 이 곡에서는 왼손에 나타나는 선율이 매우 강한 선율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고 오히려 오른손은 왼손을 위한 반주처럼 생각 되어진다는 점입니다 또한 왼손은 많은 부분에서 오른손의 빠른 음형을 같이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 특색입니다 아래는 오른손과 왼손이 같이 움직이는 부분의 악보 입니다
연주 감상
9번<밤 여행>
이 곡 역시 연습곡이라고 하기보다는 그의 전주곡적 스타일에 많이 닮아 있으며 기교적으로도 비교적 수월합니다 왼손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펼쳐진 넓은 음형의 반복이 음형의 특징을 이루며 오른손은 그 반주 음형을 타고 음정 없이(후반에는 음량을 증가하기 위해 옥타브로 등장) 단선율이 등장합니다 아래의 악보가 그 예입니다
연주 감상
10번<제비>
중간 부분에서 몇 마디가 처음으로 돌아가기 위해 음형을 약간 바꾼 부분을 제외하고는 시종일관 오른손과 왼손이 같은 리듬을 타고 8분 음표의 묶음(셋잇단 음표로 볼 수도 있음)을 같이 연주합니다 왼손은 8분의 12 박자를 일반적인 방법으로 분할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오른손은 헤미올라의 기법을 활용하여 왼손의 둘(점 4분 음표 둘)에 해당하는 음가를 셋(8분 음표 둘씩으로 묶음)으로 나누어 시종일관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특색입니다 양손에서 반복되는 분산 화음에 의해 악보 상으로 잘 식별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최상성에는 꾸준히 순차적(드물게 도약이 나오기도 함)으로 선율이 진행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위 악보의 파란 점)
연주 감상
11번<평온함>
마지막 몇 마디를 제외하고 시종일관 아르페지오를 연주하고 있는 특이한 연습곡입니다 물론 단순하게 아르페지오를 반복한다면 지루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최상성에는 선율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이 선율은 거의가 다 최상성에 오지만 최상성에서 같은 음을 지속하는 동안은 내성으로 선율이 숨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래의 악보에서 2, 4, 6, 7, 8 마디에서 최상성의 소프라노가 한 음을 반복하고 있는 동안 선율적 움직임이 두번째로 높은 성부로 옮겨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의 악보에서 나란히 붙어있는 두 개의 파란 점이 그 지점을 말해 줍니다 이 경우에는 특이하게도 최저 성부에 B 플랫의 저속음이 지속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2에서 9마디까지 지속되어 10마디에서 해결)
연주 감상
12번 <혁명>
이 곡은 왼손에 많은 기교가 집중된 곡입니다 왼손은 부분적으로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지만 계획 되어진 음형을 BASS OSTINATO처럼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있으며 오른손은 가끔 프레이즈를 정리하는 부분 등에서 왼손과 같은 음계를 연주하기도 하지만 반복되는 왼손의 짧은 악구를 타고 격정적인 선율을 노래합니다 왼손에 나타나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BASS OSTINATO라고 볼 수 있는 모습은 10 마디(위의 파란 점)에 처음 등장하는데 이 모습은 첫 마디에서 부터 연속되는 급강하 하는 프레이즈가 정리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이 BASS OSTINATO 는 한 가지 유형으로만 나오는 것이 아니고 화성이 바뀔 때 마다 약간씩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며 길이에서도 2 박, 4 박, 8 박, 16 박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때로는 한 박으로 등장하는 부분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