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천호에 4박5일 다녀왔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경천호에서 새로운 꾼님들을 만납니다.
현지에 사시는 꾼님도 만나고 경천호 단골 잉어나라 회원님들도 만납니다.
그분들 모두 잉어복이 터지는데 이번에도 저는 꽝입니다.
현지에서 처음 만난 잉어나라 석자님(잉어사랑 석자님과 다른 분)은 75~76짜리로 2마리를 낚으시고 다른 잉어나라 회원님은 87센치 대구리 낚으셨습니다.
저는 딸랑 60센치급 2마리와 발갱이 다수,
두분 사이에 가장 좋다고 판단되는 명당(?)에 앉았건만 저만 조과(80이하로 낚은 것은 조과로 치지 않음)가 없습니다.
그나마 집에 가지고가 찜이라도 해먹을 요량으로 망태기에 넣어놓은 60짜리도 수달이 와서 먹어치우고 갔습니다.
한 마리는 반정도 먹고 나머지 한 마리는 주동이를 뭉텅 짤라 먹었는데 풀어주니 유유히 사라지더군요. 당장은 물이 차서 살았지 아마도 죽을 것입니다.
▣ 87센치 돼지잉어의 자태, 꺼낼 수가 없어 자루에 든채 촬영.
경천호에 수달 경계령을 내립니다.
마을 어르신께 들으니 경천호에 5마리 정도의 수달이 서식한다고 합니다.
수련원 앞에 한쌍, 가든앞에 한 마리, 수문근처에 한 마리.... 등등 널리 분포하고 있다는데 수달이라는 놈이 어찌나 힘이 쎈지 대구리(8~11킬로 되는 잉어) 넥타이 해놓은 놈도 뭍으로 끌고 와서 먹어 치운다네요.
이번 조행은 화목난로와 새로이 구입한 전기톱을 실험하기 위한 조행입니다.
화목난로를 쓰면 나무 하는게 가장 큰 곤욕입니다.
물론 편하게 인터넷에서 나무를 주문해도 됩니다.
참나무 20킬로에 만원 정도 하더군요. 참나무를 사서 쓰면 목초액도 안생기고 좋긴한데 가득이나 좁은 차에 짐이 늘어납니다.
낚시짐도 줄여야 할판에 장작까지 싣고 다닌다면 화목난로를 쓰는 의미가 없습니다. 낚시터에 널린게 떠내려 온 무궁무진한 나무인데 이것을 활용해야지요.
장작을 할때 가장 힘든것은 통나무를 자르는 것입니다.
도끼질이야 뭐~ 껌이지만 톱질이 무척 힘이듭니다.
기계톱이 있어야 겠다는 생각에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기계톱에 대해 알아낸 사실은 기계톱에는 엔진톱과 전기톱 두종류가 있다는것,
검색해보니 엔진톱은 웬만한 노하후 관리로는 운용하기가 힘들답니다.
게다가 가격도 후덜덜,..
저렴한 중국제 엔진톱도 있지만 내구성 때문에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일제와 미제 메이커는 저렴한게 40~50만원 후딱 넘더군요.
엔진 관리하는 것도 힘들지만 엔진오일과 휘발유를 따로 들고 다닐려니 번거롭고 저 같은 초보에겐 무리다 싶더군요.
캠핑관련 카페에서는 엔진톱 보다는 전기톱을 추천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캠핑관련 카페는 전기 수도 들어오는 캠핑장을 기준으로 추천한거라 낚시꾼과는 거리감이 있더군요.
그래도 전기톱으로 구하기로 마음먹고 검색 해보았습니다.
옥션이나 지마켓, 쇼핑몰을 검색해보니 역시 전기톱도 중국산이 판 치더군요.
그런데 중국산은 내구성을 떠나서 문제가 무엇인고 하니 전기를 많이 잡아먹는 다는 것입니다.
휴대용으로 가지고 다니는 배터리나 차량용 배터리는 용량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산은 대부분 2000와트 정도 전기를 소모하는데 전기 적게 먹는 것도 기술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0와트면 에어컨 돌리는 정도의 전력량입니다.
해서 1000와트 정도의 용량을 갖는 전기톱을 알아보았습니다.
찾아보니 있더군요.
대만산 AGP전기톱, 소비전력 960와트입니다.
대신 톱날이 10인치(보통 엔진톱이나 전기톱은 16인치 이상)라 매우 작았습니다.
인터넷에 평가해놓은 글을 읽어보니 험로 주행하시는 분들이 산길에 쓰러진 통나무정도는 충분히 자른다기에 이놈으로 질렀습니다. 예비톱날과 함께요.
다음으로는 인버터입니다.
1000W 이상 만들 수 있는 인버터를 검색해 보니 가격이 어마어마 합니다.
며칠 인터넷 중고시장을 잠복해 봐도 중고도 비싸더군요.
1000와트급 전기톱이라도 1000와트 짜리 인버터를 사면 안됩니다.
전열기나 모터가 들어가는 전기제품은 기동 전력이라고 해서 가동하는 순간 정격전류의 1.5~2배 정도가 필요합니다.
자동차도 시동걸때 기름을 많이 먹듯, 전기제품도 마찬가지인데 이때문에 인버터는 순간전력을 위해 두배정도의 용량을 사용해야 합니다.
결론은 2000와트급 인버터를 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AGP 10인치 전기톱과 PACO 2000w인버터, 인버터 크기가 가로 60센치에 무게가 10킬로가 넘습니다.
올 겨울 출조를 위해 여름내내 여러 제품을 비교하면선 인터넷을 뒤졌는데 중국 PACO라는 회사의 2000와트 인버터(평상시 2000와트 최대 4000와트)로 결론 내렸습니다.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제품 중에 가장 싸구려입니다. 사진을 보니 싸구려이지만 싼티는 안나더군요.
인버터 좋기는 국산 팅클발전소 제품이 좋지만 가격이 두배(PACO는 이십만원 초반 팅클은 사십만원 후반)가까이 차이가 나다보니 이 제품을 선택한 것입니다.
물건을 수령한 후 바로 경천댐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목에 여주 강천리와 충주호를 둘러보았는데 여주는 4대강 사업에 몸살을 앓고 있더군요.
지난해 잉어태공에서 납회를 했던 삼합은 어마어마한 준설토를 쌓아놓는 야적장으로 변했습니다.
대를 드리우던 낚시터 자갈밭은 거대한 골재산으로 변해있더군요(씁쓸).
충주호는 만수위에 가까운 수위로 낚시할 곳이 없습니다.
단양IC에서 경천댐으로 넘어가는 소선암 골짜기 입구까지 물이 들어와 있는데 평소에 계곡으로 사람들이 물놀이 하던 곳이 제법 깊은 수심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낚시 흔적으로 보아서는 새로운 붕어낚시터가 생긴듯합니다.
아무튼 여주와 충주호를 구경하면서 가느라 해가진 후 경천호에 도착하였습니다.
이곳 경천호에 터주대감이라는 육사장이라는 분도 안보이고 낚시꾼이 없더군요.
용지수상레져 매표소 뒤에 부지런히 텐트를 치고 화목난로를 설치하였습니다.
물가에 어지러히 널려있는 통나무들을 주워다 쌓아놓고 전기톱과 인터버를 가동시켜보았습니다. 인버터가 중국산이라 걱정하였는데 다행이 아무 문제없이 전기톱이 작동하더군요.
나무를 토막낸 후 도끼로 뽀개놓으니 든든합니다.
밤에 영상 3도까지 내려갑니다. 저녁 뉴스에도 다음날부터 추워진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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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밤에는 아무 입질 없어 화목난로에 따듯하게 잠들었습니다.
다음날 낚시꾼 두분이 각각 다른 시간에 들어오셨습니다.
두분다 잉어나라 회원이라고 하시는데 저는 모르는 분입니다.
한분은 화장실 앞에 자리를 잡고 다른 한분은 하류쪽 네발전차님이 자리 잡으셨던 그곳에 자리 잡았습니다.
▣ 봄,여름에는 낚시꾼 텐트로 꽉차는 주차장이 너무나 한적했음.
▣ 87센치 물돼지 잉어가 나온 화장실 앞 포인트, 물골은 바로 앞인데 의외로 멀리(70미터)던져 평평한 곳에 떨어진 채비에 입질이 왔다.
▣ 봄,여름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끄는 방갈로 포인트, 이번 조행에는 아무도 없어 의외였다.
오후 4시 무렵 제가 60정도 되는 잉어를 잡았습니다.
그날밤 발갱이가 짜증날 정도로 달려들었는데 대부분 손바닥만한 1년생 잉어들이었습니다.
둘째날 하류에 자리잡은 분(아이디:석자)이 30분 간격으로 75센치와 78센치 잉어를 걸었습니다.
경천호 잉어는 빵이 좋습니다.
물돼지(향어) 모양 둥글둥글한 체형에 무게가 엄청 나가는게 특징인데 생긴 것은 못생겼습니다.
셋째날 화장실 앞에 앉은 분이 87센치급 대형 잉어를 걸었습니다.
빵이 좋아 무게가 10킬로 가까이 나가는 대물입니다. 그리고 발갱이 다수,...
저는 그동안 60센치급 한 마리 추가(손바닥 만한 놈은 잡은 즉시 방생)로 조과가 미미했는데 제가 앉은 좌우로 대물들이 나오고 나니 이게 무슨 징크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87센치 돼지 잉어를 낚은 주인공
▣ 65센치급 잉어의 용틀임(넥타이)
문경에 사신다는 분이 허름한 릴을 가지고 1박 낚시를 오셨는데 수달을 조심하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이곳에 수달이 사는 곳을 꼼꼼하게 어디어디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그말을 들은 그날, 설마 망태기에 넣은 놈도 물어갈까 하고 방심하고 있었는데,
아침까지 멀쩡히 물속에 잘있던 망태기(볍씨 담는 자루)가 점심 무렵 확인해 보니 물가에 나와 있었습니다.
잉어 두 마리면 제법 묵직한 무게인데 그 망태기를 끌고 와서 잉어를 먹어버린 것입니다.
잉어나라 석자님과 동작감지기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적외선 동작감지기 모듈을 구입하여 렌턴이나 경보기 벨에 연결하여 수달의 접근로에 설치, 수달을 놀래켜 쫒자는 논의를 하였습니다.
가득이나 낚시짐 많아 죽겠는데 동작감지기라는 짐이 또 하나 늘어나겠군요.
▣ 화목난로의 운치는 바로 저 연통에서 나오는 하얀 연기 아닐까 합니다.
▣ 이번에 새로산 리오그란데,... 구멍을 뚫을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 과감하게 구멍을 뚫었습니다. 좀 아깝다는 생각이...
▣ 보일러용으로 3킬로 가스통 2개를 준비했으나 화목난로에서 난방과 취사를 해결하는 바람에 거의 사용안함.
▣ 저기 굴러다니는 군밤은 화목난로에서 구운밤입니다. 철수 무렵 찍은 사진이라 어수선합니다.
4박5일의 출조를 마치고 철수 하였습니다.
화목난로는 다좋은데 화력 조절이 안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불구멍으로 어느 정도 조절은 할 수 있지만 화력이 엄청 쎌때는 쉽게 열기가 사그러지지 않습니다.
요즘처럼 영상 2~3도를 유지하는 밤에는 난로에 불을 지피고 3~4시간만 있으면 완전 찜질방이되는데 팬티만 입고 자도 너무 더워서 깹니다.
잠들기전 두꺼운 통나무를 물에 적셔 넣으면 더디타고 열기도 덜합니다.
어름 얼기전 경천호에 다시 한번 가볼 계획입니다.
이상 올해도 꽝조황을 면치 못한 조행기였습니다.
첫댓글 고생하셨습니다.
올해는 눈구경만 합니다.
내년에는 1m급 노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