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입문 - 투수편(다섯 번째 이야기)

[엄정도(25)]

야구는 투수놀음... 그 다섯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이제 대략적인 투구폼들은 살펴보았다고 생각됩니다.

이 번 장에서는 각종 구종들과 그립, 그에 따른 특성들을 나열할려구 합니다.

야구공을 잡는 그립은 선수마다 조금씩 다르니 그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1. 구종과 구질의 차이점

참 애매모호한 말입니다. 전문가들 또한 이 의미를 구분해서 말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의미를 알고 맞는 단어를 쓰는 게 좋겠죠. 구종<球種>의 사전적의미는 야구에서 투수가 던지는 구질의 종류입니다. 구질<球質 >의 사전적 의미는 야구에서 선수가 던지거나 친 공의 성질을 의미합니다. 정확한 의미에서 투수가 던지는 공의 종류는 구종이 맞는 표현이며 구질은 공의 무브먼트가 좋습니다, 볼 끝이 참 매섭습니다 등 공의 성질을 의미하는 게 맞는 표현일 듯 합니다. 이 글을 읽으셨다면 앞으로 저희는 확실히 알 수 있겠죠^^

 

2. 투수의 각종 구종들

2-1. 패스트 볼 (fast ball) - 빠르기에 중점

흔히들 패스트볼을 지칭하길 직구라고들 부릅니다. 말그대로 해석하면 반듯이 오는 공이죠. 하지만 이건 일본의 야구 문화에서 정착된 말입니다. 정확한 표현은 패스트볼 즉 빠른볼이란 뜻이죠. 그 어떤 공도 이론상 반듯이 올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패스트볼의 구종 역시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그 구종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라이징 패스트볼 (rising fastball) : 패스트볼이 떠오른다. 물리학적 이론상 불가능한 구종 중 하나입니다. 사실상 처음부터 아래에서 위로 던지는 언더핸드 투구법이 아닌 이상 오버핸드나 사이드암의 투구법으로 공이 떠오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타자들이 느끼기에 마치 공이 떠오르는 것처럼 보인다고들 합니다. 이론상으로 불가능하지만 그만큼 공이 빠르며 공의 회전이 극대화되면 타자들이 인식하기에 공이 떠오르는 것처럼 위협적인 구질이 된다는 뜻입니다. 또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들 또한 존재하겠죠 ㅎㅎ. 라이징 패스트볼의 대표 주나는 머니머니해도 박찬호 선수가 아닐까 합니다. LA다저스 시절 전성기를 구가하던 박찬호 선수의 라이징 패스트볼. 정말 후덜덜했었죠. 하지만 최근 박찬호 선수가 밝히길 사람들이 말한 라이징 패스트볼의 대부분은 제구가 되지 않아서 일어난 현상들이였다고 합니다. 모든 걸 떠나서 전성기 시절의 박찬호 선수의 공의 위력만큼은 인정해야할 듯 합니다.

 

포심 패스트볼 (four-seam fastball) : 패스트볼하면 바로 이 포심 패스트볼이죠. 포심 패스트볼은 네 개의 심 즉 일정한 간격의 네 개의 실밥의 저항에 의해 던져지는 빠른 볼입니다. 포심 패스트볼은 일정한 저항을 받기 때문에 가장 변화가 적고 빠르며, 흔히들 말하는 직구에 가장 근접하는 구종일 거라 생각되어집니다. 제 개인적 사견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위력적인 투수는 류현진 선수가 아닐까 합니다. 과거 돌부처 오승환 선수의 공은 정말 쩔었었죠.

 

투심 패스트볼 (two-seam fastball) : 말 그대로 두 개의 심 즉 포심과 달리 일정하지 않은 두 개의 실밥의 저항에 의해 변화되는 빠른 볼을 의미합니다. 투심 패스트볼은 저항이 일정치 않아 공의 변화가 일어나며 던지는 사람들도 변화를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우완 투수를 기준으로 보통 오른쪽으로 휘며 좌완은 그와 반대이겠죠. 투심하면 가장 떠오르는 사람이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임창용 선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가 던지는 뱀직구를 보고 있자면 저두 한 번쯤 저렇게 던져보고 싶다는 생각에 빠지게 만듭니다.

 

기타 패스트볼 : 패스트볼은 크게 포심과 투심으로 나누어집니다. 하지만 투수들은 더 나은 발전을 위해서 다양한 구종들을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구종들을 다 정의하긴 너무 힘이 들겠죠. 그리하여 대체적으로 몇 가지 패스트볼들을 더 정의하였습니다. 이 구종들 또한 투수마다 다르게 던지므로 그 정의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에서 분류하듯 흔히 말하는 직구와 변화구, 하지만 변화하지 않는 공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통상 분류하기를 직구와 변화구(이해를 쉽게하기 위하여 직구란 표현을 쓰겠습니다.) 구속의 차이로 나누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되어집니다. 어떤 사람들은 투구 메카니즘을 따지기도 하고, 회전수, 회전방향 이런 것들로 분류하기도 합니다만 제 생각은 빠르기로 나누는 것이 가장 현명하지 않을까 합니다. 보통 MLB에서 포심패스트볼을 기준으로 몇km 이하의 차이는 패스트볼로 간주하고 그 이상의 차이는 브레이킹볼이나 체인지업으로 분류한다고 들었습니다(정확한 정보는 아님). 아래 나열한 패스트볼 또한 변화구처럼 변화하나 그 구질이 대체적으로 빠른 것들입니다. 그리하여 그 그립이나 구종에 얽매이지 않고 대략적인 간략한 설명만 적도록 하겠습니다.

 

H 투심 (Horizontal two-seam fastball) : 직역하면 횡적인 투심 패스트볼입니다. 위에서 말한 투심 패스트볼과 가장 흡사한 형태입니다. 투심이란 흔히 H투심을 말하지 않나 싶습니다.

V 투심 (Vertical two-seam fastball) : 직역하면 종적인 투심 패스트볼입니다.

싱킹 패스트볼 (Sinking fastball) : 직역하면 가라앉는 패스트볼입니다. 위에 말한 V투심을 싱킹 패스트볼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또한 흔히들 싱커를 싱킹 패스트볼로 알고 있는데 구속 차이로 싱킹 패스트볼이란 구종을 하나 더 세밀하게 나누어 말하고들 합니다.

커팅 패스트볼, 커터 (Cutting fastball, Cutter) : 직역하면 자르는 패스트볼입니다.그만큼 예리한 변화로 타자의 배트를 두동강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패스트볼을 던지며 실밥의 작은 변화를 주어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작게 변화시키는 패스트볼입니다. 횡으로 휘는 아주 작은 빠른 슬라이더라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스프릿 핑거 패스트볼, 스플린터(Split-Finger fastball) : 직역하면 손가락에 끼어 던지는 패스트볼입니다. 흔히들 SF볼이라고 말하는 이 볼은 종으로 떨어지는 작은 포크볼이라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 위의 패스트볼 계열들은 포심과 투심을 기본으로 조금씩 변화를 준 경우들이 대부분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포심 그립에서 어떤 사람들은 투심 계열에서 변화를 주곤하죠. 온라인 상에 돌아다니는 투수의 그립들이나 프로 야구 선수들을 그립들을 살펴보면 매우 많은 다양성을 알 수 있습니다. 그 그립들을 따라하면 많은 도움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답은 없는 듯 합니다. 패스트볼을 뿌리는 기본 손가락인 검지와 중지를 바탕으로 손가락 힘의 변화를 조금씩 준다거나 아님 잡는 그립의 각이나 실밥을 변화를 주어서 자기에 맞는 자기만의 구종을 만드는 것도 야구를 알아가는 좋은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무심코 잘못 잡았다고 생각되어 던진 볼이 자기에 맞는 구종일지도 모릅니다.

 

2-2. 브레이킹 볼 (breaking ball) - 회전의 변화에 중점

흔히들 브레이킹 볼을 지칭하길 변화구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공의 회전을 브레이킹 시켜 공의 변화를 뚜렷하게 만드는 공을 말합니다. 패스트볼과 브레이킹 볼의 차이는 구속의 차이에 변화하는 각의 차이를 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패스트볼과의 속도 차이를 보이며 또한 그 변화하는 각 역시 큰 것이겠죠. 이러한 변화구의 구종 역시 다양하게 개발되었습니다. 패스트볼 계열인 포심과 투심의 그립은 어느 정도 정형화되어 있으나 브레이킹볼의 그립은 똑같은 구종이라도 잡는 사람마다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하여 대략적인 구종의 특징과 그립에 대해서만 나열하도록 하겠습니다.

 

커브 (curve) : 브레이킹 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구종이 커브가 아닐까합니다. 커브 변하는 방향과 속도 등의 차이가 있으나 흔히들 말하는 커브란 종으로 크게 떨어지는 브레이킹 볼을 말합니다. 그 각의 변화가 심한 투수의 볼을 가리켜 폭포수 커브라고들 합니다. 저역시 폭포수 커브를 던져보고 싶습니다. 패스트볼과 다르게 브레이킹 볼은 물리학적으로 신체적 무리를 더 가할 수 있으나 커브는 브레이킹 볼 중 상대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공이라고들 합니다. 자라나는 유망주나 사회인 야구를 즐기시는 분들에겐 꼭 필요한 구종이겠죠. 커브하면 최근엔 김지토란 별명을 얻은 두산 베어스의 김상현 선수가 생각납니다. 다른 걸 떠나 커브는 최상급 선수 중 한 명이겠죠. 커브의 흔히 말하는 종류로 구속이 굉장이 빠른 파워커브(power curve), 그와 반대로 구속이 느린 슬로우 커브(slow curve), 검지를 세워 던져 역회전성을 주는 너클 커브(knuckle curve), 커브와 슬라이더를 혼합한 슬러브(slurve) 등이 있습니다. 브레이킹 볼의 한 구종인 커브 역시 구속의 차이와 변화의 각에 따라 이처럼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슬라이더 (slider) : 커브와 함께 브레이킹 볼의 양대산맥이 아닐까 생각한다. 커브와 마찬가지로 방향과 속도 등의 차이는 있으나 보통 슬라이더는 횡으로 변하는 브레이킹 볼을 지칭한다. 보편적으로 커브보다는 빠르고 그 각은 작으며 패스트볼보다는 느리고 그 변화가 심한 중간 정도의 볼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물리학적으로 커브보다 슬라이더가 더 무리를 줄 수 있지만 현대 투수들에게 슬라이더는 없어서는 안될 구종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슬라이더하면 생각나는 사람은 기아타이거즈의 윤석민 선수입니다. 그의 슬라이더는 정말 명품 구종 중 하나이죠. 또한 조라이더란 별명을 얻었던 넥센 히어로즈의 조용준 선수의 명품 슬라이더를 다시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슬라이더 역시 다양한 종류로 구속이 굉장이 빠른 파워슬라이더(power slider, 고속슬라이더), 횡으로 휘는 H슬라이더(Horizontal slider), 종으로 휘는 V 슬라이더(Vertical slider), 회전이 역회전으로 휘는 백도어 슬라이더(backdoor slider ,ex:김병현의 마구 프리즈비 슬라이더)등이 있습니다. 슬라이더 역시 구속과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명명하고 있습니다.

 

싱커 (sinker) : 커브와 슬라이더가 기본 정회전을 바탕으로 한다면 싱커는 역회전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구질입니다. 그만큼 어깨나 팔에 무리가 갈 확률 또한 높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드암이나 언더핸드형 투수들에게 싱커란 굉장히 위력적인 구종 중 하나입니다. 2009년 기아타이거즈의 유동훈 선수의 싱커가 타자들에겐 무시무시했었죠. 롯데자이언츠 홍성흔 선수가 말하길 왔다하고 치면 다 땅볼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 정도로 싱커는 치명적인 무기 중 하나이죠. 지금은 부상 중인 SK 와이번스 정대현 선수의 명품 싱커도 다시 한 번 보고 싶네요. 싱커 역시 분류한다면 많은 구종들이 탄생하겠죠. 구속과 변화의 각으로 한다면요. 하지만 다행히 싱커는 다른 구종들에 비해서 분류를 해놓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못찾는 것일수도 ^^. 흔히들 싱킹 패스트볼이 싱커의 일종이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은 만약 구속과 변화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면 구속으로 나누고 싶습니다. 그래야 좀 더 분류하기 편하니까요. 이 선택은 개개인 스스로에게 맡기는 게 젤 좋을 듯 합니다. 여러분들도 여러분만의 분류를^^

 

스크류볼 (screw ball) : 현대에선 이 구종을 던지는 투수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인체학적으로 무리를 줄 확률이 높은 구종 중 하나였다. 스크류볼은 마치 슬라이더를 역으로 던지는 것과 같다고 한다. 이 공을 던진다면 굉장히 위력적이지만 투수에게도 치명적일 수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양날의 검 같은 구종이다.

 

2-3. 체인지업 (change up) - 속도의 변화에 중점

통상적으로 말하길 체인지업을 한 구종의 일종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허나 본연의 뜻은 체인지업이란 한 구종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투수가 투구 속도의 변화를 주거나 모션의 변화 등을 주어 타자를 현혹하기 위한 투구의 한 형태를 일컫는 말입니다. 하지만 저역시 체인지업을 한 구종으로 말하며 그것이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종주국인 미국에서의 분류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며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맞게 변화된 것이니까요! 또한 위에서 말한 체인지업의 개념으로 분류한다면 지금 현재의 구종의 분류을 분류하는 방법이 너무 애매모호해 질 거 같습니다.

 

서클 체인지업 (circle change up) : 대표적인 체인지업 구종 중 하나입니다. 손 모양이 OK 같다고하여 OK 체인지업이라고 불리우지요. 현재 가장 많이 쓰는 체인지업 계열이며,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들에게 특히 위력적이라고 합니다. 속도의 변화를 최대한으로 살려 타이밍을 뺏는 투구법이죠. 대표적인 선수로는 기아타이거즈 윤석민 선수와 한화 이글스 류현진 선수가 생각납니다.

 

변형 체인지업 : 통상적으로 체인지업이 아닌 투수마다 조금씩 변화를 주어 던지는 체인지업을 일컫는 말입니다. 하지만 어떠한 그립을 잡는 법 등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위에서 말한 것처럼 체인지업은 패스트볼이나 브레이킹볼에 어떠한 변화를 주어 던지는 공들도 체인지업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자신에 맞는 그립을 사용해 던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 아닐까 생각되어집니다. 자신만의 체인지업을 만들어보는 것도 야구를 하는 재미가 아닐까 생각되어집니다. 체인지업 역시 다양한 구종이 존재하며 대략적으로 세손가락체인지업(three finger change up), 손끝체인지업(fingertip change-up), 팜볼(palm ball) 등이 있습니다.

 

포크볼 (fork ball) : 검지와 중지 사이를 마치 포크 처럼 공을 깊게 찍어서 던진다고 하여 포크볼이라고 합니다. 포크볼을 잘던지는 투수들을 보고 있으면 타자들이 원바운드가 되는 공들에 왤케 속절없이 당하냐는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포크볼 역시 던지는 그립과 변화가 다양합니다. 포크볼을 던지긴 위해서는 빠른 볼과 함께 엄청난 손의 악력을 필요로 하겠죠. 대표적인 선수로는 롯데자이언츠의 조정훈 선수가 생각납니다.

 

※ 아래는 미국에서 분류한 투구의 구종들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Fastballs: Four-seam / Two-seam / Cutter / Spliter / Sinker / Shuuto
Breaking balls: Curveball / Knuckle curve / Knuckle slider / Slider / Slurve / Screwball
Changups: Changeup / Palmball / Circle changeup / Forkball / Fosh / Gyroball
Others: Knuckleball / Eephus pitch / Spitball
패스트볼: 포심 / 투심 / 커터 / 스플리터 / 싱커 / 슈트
브레이킹 볼: 커브볼 / 너클 커브 / 너클 슬라이더 / 슬라이더 / 슬러브 / 스크류볼
체인지업: 체인지업/ 팜볼 / 써클 체인지업 / 포크볼 / 포쉬 / 자이로볼
기타: 너클볼 / 이퓨스 구종 / 스핏볼

[출처] 야구 입문 - 투수편(다섯 번째 이야기)|작성자 하수러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