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얻는 즐거움은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다. 사람마다 각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테니 한두 가지로 한정하는 건 무리일 것이다. 그렇지만 여러 즐거움 가운데서도 으뜸으로 꼽을 만한 것이 바로 조망의 즐거움이다. 그런 면에서 부산의 산들은 조망의 즐거움을 극대화한다. 내륙의 산 정상에서 첩첩의 산들을 조망하는 것도 좋지만 평소 생활하는 공간을 내려다보는 즐거움은 각별하다. 이런 즐거움은 대도시의 산이라면 다 비슷하겠지만 부산의 산은 바다가 있어 더욱 특별해진다.
■부산진구~동래·금정 능선길서 삶터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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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표지석이 서 있는 불웅령을 지나면서 바라본 만덕 일대. 왼쪽 뒤에 삼각형 모양으로 솟은 봉우리는 고당봉이다. 답사로는 길게 휘어지는 오른쪽 능선을 따라 남문 방향으로 이어진다. |
부산의 등줄기를 이어 걸으면 익숙한 생활공간이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능선을 걷다 보면 같은 지점이라도 시시각각 다른 각도로 내려다보게 된다. 또 저만치 멀리 보이던 동네가 점차 가까워지는 것을 보는 것도 느낌이 색다르다. 세 번째 코스인 개금~산성고개 구간은 부산진구와 사상구 북구 동래구 금정구에 걸친 능선을 걷는다. 백양산과 금정산 주능선을 잇는 이번 구간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많은 이가 찾는다. 하지만 부산의 등줄기를 이어 걷는다는 의미를 부여해 새로운 느낌으로 답사에 나섰다. 특히 이번 구간 대부분은 능선 좌우로 조망이 시원하게 열린다.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길에 나무가 별로 없어 사방이 트이기 때문이다. 이는 걸으면서 햇볕을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 조망의 즐거움을 최대한 누리는 만큼 산행의 쾌적함은 조금 희생할 수밖에 없다.
이번 세 번째 구간은 도시철도 개금역을 출발해 개금3치안센터~개화초등학교~임도 삼거리~개금동 체육시설~갓봉~삼각봉 정상~유두봉~애진봉~백양산 정상~불웅령 표지석~만남의 광장~쇠미산습지 입구~쇠미산 산어귀전망대~만덕고개~샘터~전망대~제2망루~대륙봉을 거쳐 산성고개에서 마친다. 전체 산행거리는 17㎞ 정도로 순수 산행시간은 6시간 안팎, 휴식을 포함하면 7시간30분 안팎이 걸린다.
도시철도 개금역 2번 출구 앞을 출발해 개금과선교를 지나간다. 육교를 지나쳐 100m 정도 가서 건널목을 건넌다. 개금3치안센터 앞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200m 위 갈림길에서는 오른쪽 개화초등학교 방향으로 간다. 잠시 올라가 Y자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개화초등학교다. 정문 왼쪽 한국전력공사 고압전선로 출입구 철문 옆으로 올라간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산길 입구까지는 텃밭 사이를 이리저리 지나가는 길이라 다소 복잡하다. 드문드문 바위가 늘어선 길을 잠시 올라 텃밭 사이를 가다 보면 왼쪽 수도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답사로는 그 전에 오른쪽으로 보면 철망 담장 사이에 있는 샛문으로 가야 한다. 샛문을 지나 텃밭 사잇길로 내려서면 곧 왼쪽으로 꺾어 오른다. 잠시 뒤 '산불조심' 입간판 앞에서는 왼쪽으로 올라간다. 다시 10여m 위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가면 길은 곧 능선 방향으로 올라선다.
■백양산 전후로는 탁 트인 길 따가운 햇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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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진봉에서 백양산으로 올라가는 길. 뒤로 보이는 것은 부산진구의 아파트들이다. |
초반엔 길이 묵어 풀이 무성하지만 송전탑을 지나 낙동정맥 능선에 올라서면 뚜렷해진다. 아담한 바위 사이로 급하게 고도를 높이면 곧 세 번째 송전탑을 지난다. 2~3분 가서 옛 예비군훈련장이 나오면 직진한다. 5분가량 가면 오른쪽 반도보라아파트와 현대아파트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여기부터는 백양산나들숲길 구간이라 길이 넓고 편안하다. 20m 가면 삼거리다. 왼쪽으로 간다. 곧 쉼터에서 두 길은 만난다. 쉼터에서 조금 더 가면 이정표가 선 임도에 내려선다. 왼쪽 개림초등학교 방향으로 6~7분 가면 오른쪽 위에 '개금동 체육시설'이 보인다. 운동기구와 벤치, 그늘집이 있다. 2시 방향 침목 계단을 오르면 능선 사거리다. 정면 멀리 백양산이 우람하게 서 있다. 답사로는 왼쪽 봉우리로 올라선 뒤 긴 능선을 달려가야 한다. 직진하는 내리막은 애진봉·선암사 방향이다.
가파른 오르막을 가다 보면 비로소 등 뒤로 조망이 열린다. 두 번째 구간에서 지나온 구덕산과 엄광산을 비롯해 승학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왼쪽으로는 서면과 황령산, 장산이 시원하다. 다만 그늘이 없어 햇볕이 따갑다. 15분가량 올라가면 능선에 서고 오른쪽이 갓봉(387m) 정상이다. 서쪽으로 사상과 낙동강, 강서, 김해평야가 드넓게 펼쳐진다. 정면으로 내려가 만나는 사거리에서 직진한다. 20m 뒤 삼거리에서는 왼쪽 오르막이다. 2~3분 가면 이정표 삼거리다. 왼쪽은 탑골약수터(0.7㎞) 방향이다. 답사로는 오른쪽 삼각봉·백양산 방향이다. 곧 삼각봉 전망 쉼터다. 전망대와 곧이어 오르는 삼각봉(454m) 정상에는 데크가 설치돼 있다.계단으로 내려선다. 곧 이정표가 선 안부 사거리다. 왼쪽은 신라대·사상도서관, 오른쪽은 선암사 방향이다. 답사로는 직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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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 주능선 위의 대륙봉에서 바라본 파리봉 낙조. |
여기서부터는 갈림길이 나오더라도 가장 넓은 길을 따르면 길을 벗어날 염려 없이 능선을 따라갈 수 있다. 따가운 햇볕을 받으며 돌탑이 선 봉우리를 지난 뒤 15분 정도 더 올라가면 사방이 탁 트인 유두봉(589m)이다. 정면에 애진봉과 백양산이 보이고 멀리 상계봉과 고당봉도 시야에 들어온다. 잠시 내려가면 운수사와 선암사 갈림길을 지나 애진봉(愛鎭峰)이다. 거대한 정상석과 유래비가 서 있다. 헬기장을 지나 임도 대신 왼쪽의 계단 길을 오른다. 그늘이라고는 한 점 찾아보기 어려운 길이다. 10여 분 올라가면 백양산(白陽山·642m) 정상이다. 정면 아래로 성지곡수원지와 아시아드주경기장이 뚜렷하고 왼쪽 능선은 만덕고개를 지나 고당봉까지 이어진다. 답사로는 2시 방향이다. 오르락내리락 20여 분 가면 지형도 상의 불웅령(佛熊嶺·616m)에 오른다. 여기도 조망이 360도 시원하다. 정상에서 왼쪽으로 가면 주지봉으로 이어진다. 답사로는 오른쪽이다.
■익숙한 길·익숙한 풍경 새로운 발견
완만한 길을 잠시 가면 산불감시초소를 지난다. 이후로는 급경사 내리막이다. 10여 분 내려가면 데크 계단 길이 나오고 이후로 흙길과 계단이 번갈아 나온다. 계단이 끝나면 곧 완만해지고 만남의 광장(불태령)이다. 답사로는 초소 옆 돌담을 따라가다 직진 오르막이다. 6~7분 뒤 만나는 삼거리에서 오른쪽 어린이대공원 방향으로 계단을 내려간다. 사거리에서는 직진해 다시 계단을 오른다. 잠시 펑퍼짐한 길을 가면 사거리다. 정면 오르막 왼쪽의 '남문' 방향 너른 길로 간다. 곧 사직운동장 갈림길을 지나 직진한다. '쇠미산습지 입구' 사거리에서 직진해 10분가량 가면 Y자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간다. 왼쪽 길은 우회해 만덕고개로 바로 간다. 5분이면 '산어귀 전망대'다.
여기서 계단을 내려가면 생태통로를 통해 만덕고개 위를 지난다. 곧 나오는 삼거리에서는 왼쪽 '금정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사거리에서는 직진한다. 다시 5분가량 가면 나오는 삼거리에서는 '금정산' 방향 직진이다. 잠시 뒤 샘터를 지나면 계단길이다. 올라서서 전망대에서 숨을 고른 뒤 다시 출발해 10여 분이면 삼거리다. 오른쪽은 케이블카 방향이고 답사로는 왼쪽이다. 5분 정도 가서 사거리에서 직진하면 이어 콘크리트 길 삼거리다. 오른쪽 동문·제2망루 방향 길로 가면 산성 성곽 위에 올라선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곧 제2망루다. 왼쪽 아래로 성곽 따라 내려가다가 콘크리트 길에 닿기 전 오른쪽으로 꺾어 성곽 옆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걷는다. 여기서부터 산성고개까지는 내처 성곽을 따라간다. 15분 정도면 대륙봉(평평바위)이고 10여 분 내려가면 산성고개에 도착한다.
◆ 떠나기 전에
- 봉우리에 붙은 '불웅령' 이름 바로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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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웅령과 불태령 둘 다 표기된 정상석. |
부산 등줄기 이어 걷기의 세 번째 구간에도 여러 개의 높고 낮은 봉우리를 지난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백양산이다. 이외에도 개금에서 올라가면 처음 만나는 갓봉부터 삼각봉, 유두봉 등 낯익은 이름도 있고 낯선 이름도 있다. 그런데 그중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봉우리가 있다. 바로 불웅령(佛熊嶺)이다. 돌무더기가 탑처럼 쌓인 정상 에 선 정상석에는 불웅령이란 이름 외에 '불태령'이란 이름이 덧붙여져 있다. 정상석 옆의 이정표에도 불웅령 옆에 불태령이 괄호 안에 적혀 있다.
불웅령이란 이름이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것은 고개에 붙어야 할 '령'이란 이름이 봉우리에 붙어 있기 때문이다. 또 불웅령과 불태령은 '웅'과 '태' 두 글자의 한자 모양이 비슷한 데서 붙은 제각각의 이름이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불웅령에서 내려가 만남의 광장에 가면 북구청과 북구 낙동문화원이 세운 안내판에서 이름의 내력을 알 수 있다. 안내판에 따르면 원래 이름은 불태령(佛態嶺) 또는 부태고개로, 위치도 정상석이 서 있는 봉우리가 아니라 만덕과 초읍을 연결하는 만남의 광장이 바로 그곳이다. 성지곡에서 올라오면 만덕사의 부처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으로 전해진다고 적었다. 이처럼 뚜렷한 유래가 있는데도 엉뚱한 곳에 엉뚱한 이름이 붙어있는 것이다. 2만5000분의 1 지형도를 봐도 봉우리에 불웅령이란 이름이 붙어 있다. 잘못된 지명을 언제까지 그대로 둘 것인가.
◆ 교통편
- 개금역 2번 출구 올라오면 바로 출발
이번 코스는 도시철도 개금역에 내려 2번 출구로 올라가면 바로 출발할 수 있다. 도착지인 산성고개에서는 도시철도 온천장역에서 동문과 남문을 거쳐 산성 안 금성동을 오가는 203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배차 간격은 보통 20분이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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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휴대폰으로 올리기 힘드네요.
시간되시면 함께 하면 행복할겁니다.
콜~~~~~~
3명 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