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수능분석] 전국단위 자사고 '양극화'... 전통강호 대원외고 '주춤'
<전국단위 자사고>
전국단위 자사고는 양극화가 뚜렷했다. 민사고가 82.2%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상산고(81.8) 현대청운고(78.3) 하나고(68.3) 포항제철고(45.1) 북일고(38.5) 광양제철고(31.2)순이었다. 자립형사립고 시절부터 전국단위로 선발해온 민사고 상산고 현대청운고가 전통강호의 수세를 유지했고, 신생 하나고가 돌풍을 일으켰다. 선발에서 직원자녀 쿼터가 대부분이었던 포철고와 광철고는 같은 전국 자사고군 안에선 힘을 펼치지 못했고, 기존 사립고에서 전국단위 자사고로 전환해 2013학년 대입에 1기생을 배출한 북일고는 기대엔 부응하지 못했다.
현재 전국단위 자사고는 10개교. 이번 수능분석에선 김천고 용인외고 인천하늘고가 빠졌다. 이들 학교의 전국단위 자사고 입학생 1기들의 실적은 2014학년에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천고는 2010학년 광역자사고 전환 후 2011학년 전국단위로 전환해 2013 수능을 치른 학생들은 광역자사고군으로 분류된다. 용인외고는 2010학년까지는 경기권외고로 묶여있다가 2011학년 전국단위로 전환한 자사고로 역시 2013 수능을 치른 학생은 외고군으로 분류된다. 인천하늘고는 2011년에 개교, 2014학년 수능이 첫 졸업생의 실적이 될 예정이다.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로 운영된 바 있는 자사고 원년멤버들의 활약이 예상대로 눈부시다. 1~3위인 민사고 상산고 현대청운고는 2002년부터 자립형사립고로 운영되다 2010학년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한 전통강호들이다. 정부지침에 의해 재단전입금 수준을 기존 학생납입금의 25%에서 20%로 낮추고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했다. 현재 자사고들은 모집규모에 따라 재단전입금에 차이가 있다. 전국단위는 20%, 광역단위는 5%, 도 단위는 3%(경기도만 5%)의 규모를 재단이 학교에 매년 전입해야 한다. 재단의 재정능력에 따라 모집규모가 달라지는 셈이고, 결국 실적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포철고와 광철고는 전국단위 자사고이긴 하지만 직원자녀의 쿼터가 많아 선발효과는 크지 않았다. 2013 수능을 치른 2010학년 신입생 선발 당시 포철고는 정원의 60%를 포스코 임직원 자녀(전국)에게, 나머지 40%는 대구 경북지역 학생들에게만 문을 열었다. 광양제철고 역시 일반전형은 포스코 임직원 자녀(전국)에게, 특별전형은 전남 거주 학생에게만 지원자격을 부여했다. 각 경쟁률은 1대 1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학교는 첫 졸업생을 낸 4위, 하나고다. 하나고는 수능실적에선 1위 민사고에 밀렸지만, 서울대 수시 합격자수에선 민사고를 앞질렀다. 수시 합격자는 민사고가 40명, 하나고는 44명이었다. 우선선발에서도 하나고 11명, 민사고 8명으로 격차가 있다. 하나고의 실적은 수능보다 수시에서 변별력을 갖는 논구술 및 전공적합성 대비 프로그램에 힘을 준 효과라 볼 수 있다. 하나고의 돌풍은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하나고는 설립 당시 서울 시내 유일한 자립형사립고로 출발해 서울지역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선발을 마친 이후 2010년에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한 케이스다. 1기생들이 입학을 치렀던 2010학년의 하나고 경쟁률은 7.4대 1을 기록하며 인기 고교인 민사고(5대 1) 대원외고(2.4대 1) 등을 크게 앞지른 바 있다.
비율 면에선 민사고에 뒤졌지만, 실제 인원수에선 상산고가 민사고를 크게 앞선다. 학년당 정원은 민사고가 165명, 상산고가 360명이다. 상산고는 ‘수학의 정석’ 저자인 홍성대 이사장이 설립한 학교답게 이과계열에 특화된 학교로 민사고와 함께 자사고 가운데 꾸준히 좋은 대입실적을 내왔다. 2013 의치한(의대 치대 한의대) 실적에서는 전국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의대 136명, 치대 12명, 한의대 37명 등 중복합격자를 포함한 의치한 합격자 수가 200명에 육박했다. 톱10에 든 휘문고(69) 현대청운고(65) 해운대고(57) 대구경신고(52) 한일고(50) 정화여고(37) 중산고(35) 단대부고 안양외고(이상 34) 대비 엄청난 합격생을 내며 상산고 신화를 만드는가 싶었지만, 정작 홍성대 이사장은 “순수과학이 아닌 의대에만 치중한 입시결과”라며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2013학년에 전국단위 자사고 1기를 배출한 북일고의 실적은 다소 저조하다. 30명의 국제과 학생을 선발하며 재단인 한화그룹이 의욕을 세워 출발한 자사고 체제 초반 어수선했던 학교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전환 이후 신임 강익수 교장을 스카우트한 북일고는 현재 지역 대학들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자사고 2기가 배출되는 2014학년엔 실적상승의 기대를 거는 상황이다.
<자율학교>
선발에 경쟁력을 갖는 학교군으로 자율학교가 손꼽힌다. 웬만한 시골학교는 모두 자율학교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우후죽순인 게 사실이지만, 외부인재를 끌어들여 지역경쟁력을 높이는 자율학교의 선두주자로 충남의 한일고와 공주사대부고가 꼽힌다. 자율학교는 일반적으로 일반고에 포함하는 학교 유형이지만 전국단위 선발이라는 점에서 따로 분류한다.
자율학교군에선 역시 한일고(75.2)가 1위다. 수시 준비 체계가 잘 잡혀있어 서울대 실적이 특히 좋다. 지난해 21명의 서울대 합격자 중 15명이 수시로 합격했다. 한일고는 전국적으로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은 학교다. 1·2등급 비율은 기대보다 낮지만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학생들 성적이 우수하다. 지난해 학업성취도평가를 바탕으로 한 국수영 ‘척도점수’에서 학교별 척도점수 1위 역시 한일고(780.9점)였다.
공주사대부고는 한일고와 함께 충남의 양대 축으로 불리는 만큼 63.8%의 실적을 나타냈다. 공주사대부고 역시 수시에도 강한 학교다. 올해 서울대 입시에서 17명의 합격자를 냈는데 그 중 13명이 수시합격자다.
시골학교의 대명사격인 거창고의 실적도 좋다. 49.2%가 2013 수능 언수외 1~2등급을 받아 자율학교 3위다.
<국제고>
현재 7개교로 늘어난 국제고 가운데 2013 수능을 치른 학교는 4개교. 동탄과 고양은 2014학년이 원년이고 세종은 올해 입학생을 받았기 때문이다.
국제고 부문에선 인천국제고(79.1)가 선두였다. 부산국제고(71.3) 서울국제고(70.6), 청심국제고(64.6) 순이었다. 지난해 수능 2등급이상 비율 순위는 인천(79.3%) 부산(68.3%) 청심(56.5%) 서울(52.4%) 순이었다. 올해 서울 청심이 자리를 바뀌었을 뿐이다.
국제고는 광역으로 묶인 외고에 비해 국제고가 없는 지역에서는 전국적으로 지원가능하다는 점에서 준전국단위로 분류된다. 결국 광역에서만 선발하는 외고에 비해 선발효과면에서 경쟁력이 클 수밖에 없다. 다만 해외대학 진학에 주력하는 청심을 제외하고 모두 공립이라는 한계를 지닌다. 기숙학교이면서 공립인 국제고들은 실적면에서 취약한 공통점을 지난다. 특히 2013 서울대 실적을 보면 4개교 모두 60% 이상의 수능 2등급이상 학생들을 보유하고도 서울 10명, 부산 인천 각 9명, 청심 8명을 보내는 데 그쳤다. 청심이 해외대학에 주력하는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3개 공립 국제고의 서울대 실적은 수능에 주력할 뿐 수시체제에 전혀 대비하지 않았다는 반증인 셈이다. 2013학년 청심국제고의 해외 대학 진학률은 43.3%(42명/전체 97명 중)로 국내 고교 중 가장 높았다.
<외고>
전통 강호 대원외고가 주춤했다. 외고의 1·2등급 비율 순위는 용인외고(90.1)가 1위를 차지했다. 대원외고(88.3)보다 1.8포인트 높은 비율을 가지고 있다. 작은 수치이지만 여기에는 의미가 있다. 해외대학 진학률에서도 용인외고가 대원외고를 앞질렀기 때문이다. 올 입시에서 경기 침체 영향 등으로 해외 대학 진학률이 모든 고교에서 낮아진 반면, 용인외고는 지난해 21.8%에서 22.5%까지 진학률이 도리어 올랐다. 대원외고의 올해 해외대 진학률은 20.6%다. 용인외고의 2013학년 졸업생은 356명이었고, 대원외고는 428명이었다. 용인외고의 성적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2014학년 졸업생부터는 자사고 체제로 입학한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올해 입증된 자사고의 선발효과로 미루어 짐작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다. 게다가 용인외고의 2013학년 경쟁률은 3.16대 1로 전체 자사고 중 제일 높았다.
한영외고는 3위, 81.2%로 자리는 꾸준히 지키고 있다. 한영외고와 0.1포인트 차이로 아깝게 4위를 한 곳은 바로 김해외고. 김해외고는 수능성적은 4위로 지방 외고 중 가장 좋았지만 서울대 입시에서 아쉬운 실적을 냈다. 수시체제 대비에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산외고와 비교해보면 잘 드러난다. 부산외고는 수능 1·2등급 비율에서 68.3%로 18위로 낮은 순위를 차지했지만 올해 서울대 입시에서 수시 8명을 합격시키는 등 모두 11명의 합격자를 냈다. 반면 김해외고는 4명의 정시 합격자와 3명의 수시 합격자를 냈다.
청주외고(10.0)와 충주중산고(7.1)는 턱없이 낮은 실적을 냈다. 청주외고는 2009학년 신입생 미달 사태를 겪었다가 2010학년 소규모 학급으로 체제를 개편했다. 미달을 겪었던 바로 이듬해 출신이므로 성적이 다소 낮았지만 추후 이보다는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충주중산고는 중산외고였다가 2011학년 신입생부터 일반계고로 전환됐다. 교육부가 외고 개편안을 추진한 이후 외고가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은 중산외고가 처음이다.
문제는 외고의 서울대 실적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능실적은 크게 나빠 보이지 않지만 올해 서울대 실적에서는 외고의 퇴조는 완연했다. 외고의 서울대 실적 하락은 인문계열만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자사고 대비 불리할 수밖에 없음에 우선 기인한다. 인문계열이 최상위권인 서울대이지만 자연계열은 의치한임을 감안하면 서울대 실적은 의치한의 선호도가 높지 않은 자연계열이 많은 학교가 좋을 수밖에 없다.
자원의 측면으로도 외고의 약세를 짐작할 수 있다. 2013 대입을 치른 외고는 과도기 인원들이다. 2010학년 처음으로 외고입시가 광역으로 묶여 실시되었고 2011학년 자기주도학습전형이 실시되었다. 올해 입시에서 참여한 외고의 재수생들이 전국단위로 선발했던 막강한 자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상위권 외고들은 상당수 정시실적이 좋았을 가능성이 높다.
정보의 불균형이 영향을 미친 지점도 있다. 지방과 공립일수록 정보에 취약한 지점들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여전히 지방이면서 공립인 외고들은 서울대 입시가 완벽하게 수시체제로 돌아선 자체를 도외시한 채 수능 체제로 학교를 이끌었다는 얘기다.
<광역단위 자사고>
광역단위 자사고의 실적은 전국단위 자사고와 확연히 비교되는 상황이다.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전국단위 자사고와 달리, 광역단위 자사고 가운데 일부는 비싼 학비, 추첨 전형의 한계, 지역을 고려하지 않은 과다 지정 등 여러 논란에 휩싸여 있다. 특히 서울 지역 자사고는 내신 상위 50%에 드는 학생들의 지원을 받아 추첨으로 최종 선발하면서, 떨어질 것을 염려한 학생들이 지원을 꺼렸다. 이는 실적에서 드러났다. 서울 지역 광역 자사고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학교는 중동고인데 37.7%밖에 미치지 못했다. 이어 세화고(35.1)가 순위를 유지하고 있고, 나머지 학교는 10~20%대다.
중동고와 세화고를 제외하고 1위부터 7위까지는 지방의 광역 자사고가 점유했다. 특히 1위를 차지한 해운대고(58.2)는 원래 자립형사립고로 명성 높았다. 재단재정 문제로 2010학년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하면서 전국단위가 아닌 광역단위로 전환했다. 2010학년 당시 중학교 2·3학년 내신 성적으로 2배수를 선발한 뒤 추첨하는 방식으로 신입생을 선발했지만 명성을 보고 지원한 학생들이 많아 좋은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2위를 차지한 안산동산고(47.6)는 비평준화지역의 명성의 덕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외고 국제고에 비하면 비율은 크게 낮았지만 2013 서울대실적은 30명(최종 31명)으로 탁월했다. 안산동산고는 다양한 동아리활동과 연구논문제도 등 일찌감치 수시에 강한 시스템을 구축한 학교로 이름이 높다. 서울 지역 학교를 비롯해 5위를 차지한 동래여고(31.2)에 이어 송원고(30.8) 계성고(27.7) 모두 2단계에서는 추첨으로 학생들을 선발해 실적이 다소 낮은 것으로 보여진다.
<일반고>
일반고는 비평준화지역과 교육특구에서 실적이 두드러졌다. 상위 몇 학교는 광역단위 자사고나 자공고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비평준화로 지역 내 선발권을 가진 경기 광명의 진성고(49.6), 용인의 수지고(46.4)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진성고와 수지고를 제외하고는 모두 30%대의 실적을 보여준다. 3, 4위는 강남의 휘문고(36.6)와 숙명여고(36.1)에게 돌아갔다. 강남을 대표하는 두 학교는 지난해 전혀 다른 실적을 냈다. 수능 실적은 비슷하지만 서울대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두 학교 모두 교육특구에 위치해 재수생이 많고 정시에 강한 공통점이 있지만 휘문고는 수리논술 시스템으로 수시에서도 강세를 드러내며 31명(최종 33명)을 합격시킨 반면 숙명여고는 강한 수능실력에도 불구하고 정시에만 집중하면서 15명의 실적을 내는 데 머물렀다.
5위인 대구의 포산고(35.5)와 13위인 점촌고(32.6)는 2013학년부터 자율형공립고로 운영돼 3년 뒤에는 더 높은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6위인 안동고는 2012학년부터 자율형공립고로 지정됐다. 7, 8위를 차지한 경신고(34.6)와 은광여고(34.0)는 각각 교육 특구인 대구 수성, 서울 강남의 명문고다. 9위를 차지한 부산장안고(33.6)와 20위를 차지한 장안제일고(30.2)는 2009학년에 지정된 부산의 과학중점학교다. 과학에 재능이 있지만 특목고 입학에 실패한 상위권 학생들이 많이 진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서울대실적도 나쁘지 않다. 이밖에 창평고(33.4) 한국교원대부설고(32.8) 점촌고(32.6) 병점고(32.4) 경주고(31.9) 복자여고(31.4) 춘천고(31.1) 능주고(30.9) 등은 모두 비평준화 지역의 명문고다. 평준화 지역임에도 11위를 차지한 분당의 낙생고(33.4)는 대다수 학생이 방과후에도 학교에 남아 공부한다고 알려져 있다. 야간자율학습 참여율은 80%에 달한다.
<자공고>
이번 분석에서 가장 낮은 실적을 보인 분류가 자공고다. 자공고의 경우 평준화 지역에서는 선지원 후추첨 방식이며 비평준화 지역에서는 학교 자율적으로 선발하되, 필기고사는 볼 수 없다. 몇 지역을 제외하고 모두 평준화 체제라 추첨으로 선발하는 학교가 많다. 1위를 차지한 청원고(44.7)와 와부고(29.2)는 대표적인 비평준화 지역의 고교다. 광주 상일여고(17.6)을 비롯해 나머지 학교는 1·2등급 비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 (표) 2013 수능 언수외 1·2등급 톱100 |
▲ (표) 학교유형별 2013 수능 언수외 1·2등급 (자사고, 자율학교) |
▲ (표) 학교유형별 2013 수능 언수외 1·2등급 (외고, 국제고) |
▲ (표) 학교유형별 2013 수능 언수외 1·2등급 (일반고, 자공고) |
출처 / GES 교육 입시 컨설팅
http://blog.naver.com/gesedu1?Redirect=Log&logNo=1201927078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