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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 해의 낙원 쿠바(Cuba)
쿠바 전도(全圖) / 쿠바 국기(國旗)
<쿠바 국기의 상징>
♦3개의 파란 줄: 독립당시 3군관 구 ♦흰 줄: 독립운동의 순수함 ♦빨강색: 독립을 위해 흘린 피
♦삼각형: 자유, 평등, 박애 ♦별: 독립을 상징
<1> 쿠바 개관(槪觀)
미국 플로리다 주 남단에서 남쪽으로 145km 떨어진 대서양상의 섬인 쿠바는 동서길이 약 1,250km의 기다란 섬으로, 섬의 3/4은 넓은 평야와 저지대이며 연평균기온은 26℃로 열대기후에 속한다. 면적은 우리나라 남한보다 조금 크고 인구는 약 1천만. 수도는 아바나(Habana)이고 인종은 물라토(백인+흑인) 51%, 백인 37% 및 기타 12%이다.
언어는 스페인어, 종교는 로마 가톨릭이 85%이며 1인당 국민소득은 미화 4,900 달러 정도로 경제사정이 좋지 않지만 공산주의를 포기하고 2015년 미국과 수교를 재개하며 자본주의 경제로 돌아서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2> 쿠바 독립전쟁
쿠바는 스페인 식민통치시기, 정치적 자치를 허용하지 않고 세금부담을 증대시키자 제1차 쿠바 독립전쟁(1868∼78/10년 전쟁)을 일으키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이어 제2차 독립전쟁이 1895년에 발발한다.
전쟁 중 1898년 아바나 항에 정박 중이던 미국상선 메인호(號) 선상에서 원인불명의 폭발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미국이 스페인에 선전포고를 하는데(미국-스페인 전쟁) 미국이 승리함으로써 스페인의 아메리카 대륙 식민통치 종식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3> 건국영웅 호세 마르티(José Martí)
쿠바의 건국 아버지로 추앙받는 독립투사 호세 마르티(José Martí)는 1853년 쿠바의 아바나에서 태어났으나 스페인 총독에 의하여 추방당하여 미국 뉴욕에서 12년간 망명생활을 한다.
호세 마르티는 42세 되던 1895년, 쿠바 제2차 독립전쟁에 뛰어들었다가 애석하게도 산티아고(Santiago -de-Cuba)의 「관타나모(Guantanamo)」전투에서 전사한다. 그는 시와 소설, 평론 등 70여 편의 저서를 발간하여 라틴문학의 중요 인물로 더 높은 평가받는데 그의 시(詩)관타나메라(Guantanamera/관타나모의 아가씨)는 쿠바의 민요가 되어 전 세계 사람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가 되었다.
<4>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의 등장
1902년 쿠바는 스페인 식민정치에서 벗어나 살디바르(Zaldívar) 민주정권이 들어서지만 미국의 꼭두각시 정권으로 전락하고 만다. 질서가 회복되고 많은 학교와 도로, 교량 등이 건설되지만 사실상 식민통치가 스페인에서 미국으로 바뀐 결과가 되고 말았다. 이에 맞서 오랫동안 망명생활과 대정부 게릴라전을 지속했던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는 혁명동지인 체 게바라(Che Guevara)와 힘을 합쳐 미국의 꼭두각시 정권인 살디바르(Batista y Zaldívar)의 장기 독재를 타도하고 1958년 정권을 장악한다.
카스트로는 곧 소련과 수교하고 자본주의의 폐지, 외국인소유기업의 국유화, 소련식 농공업 개혁 등을 실행하며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따르는 사회주의 국가임을 선포한다. 그리하여 곧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게 된다. 1961년, 미국의 지원을 받은 반(反) 카스트로 전쟁인 피그스(Pigs)만 침공이 미국의 실패로 돌아가자 카스트로는 기고만장하여 소련의 미사일기지를 쿠바에 세우도록 한다.
1962년, 격노한 미국 케네디(John F. Kennedy) 대통령의 소련 화물선 격침 위협으로 세계 3차 대전 발발 일촉즉발의 순간을 맞기도 하나 소련이 한 발 물러섬으로 위기를 넘긴다.
쿠바는 그 이후 미국의 고립화 작전으로 경제적 큰 타격을 입지만 라틴 아메리카의 유일한 혁명국가라는데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1. 수도(首都) 아바나(Habana)
“배를 타고 아바나를 떠날 때 나의 마음 슬퍼 눈물이 흘렀네~~”
쿠바 유일의 대도시 아바나(Habana/인구 약 210만 명)의 첫 인상은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많아 중세 유럽도시를 연상시키는데 예상과는 달리 화려한 복장의 관광객들이 넘쳐나서 활기차고 매력적인 도시로 보인다.
쿠바 아바나시의 북쪽에 위치한 아바나 항구는 신시가지격인 혁명광장(Revolution Plaza)과 구도심격인 국회의사당 건물이 있는 중앙공원(Centro Parque)이 주요 관광지인데, 크고 작은 수많은 공원들과 미술관 박물관들이 널려있다. 또 아름다운 해안인 말레꼰(Malecon), 아바나만의 건너편 언덕위에 우뚝 솟아있는 모로 요새공원(Parque Historico Militar Morro) 등이 관광객의 눈길을 끈다.
<1> 혁명 광장과 혁명 기념탑
아바나 북쪽 신시가지에 있는 혁명광장의 혁명 기념탑은 그 높이가 109m나 된다는데 그 앞에는 쿠바의 건국영웅 호세 마르티(Jose Marti)의 좌상이 광장을 굽어보고 있다.
혁명광장 한쪽 내무부성 건물 벽면에는 카스트로(Castro)의 혁명동지였던 체게바라(Che Guevara)의 캐리커처가 있고 그 아래에는 너무나 유명한 케게바라의 좌우명 '승리할 때까지 영원히' 라는 글귀가 겨져 있다. 또 그 옆 건물에는 쿠바의 혁명동지였던 시엔푸에고스(Camilo Cienfuegos)의 캐리커처도 그려져 있어 말 그대로 혁명광장은 온통 쿠바혁명의 숨결이 곳곳에 배어있다.
체게바라 캐리커처 / 시엔푸에고스 캐리커처 / 호세 마르티 좌상 / 혁명 기념탑
관광객들이 바글거리는 혁명광장 한쪽에는 형형색색의 오래된 택시들이 관광객을 맞고 있다.
1950년대 미국에서 생산되었던 낡은 세단들이 예쁘게 단장을 하고 깃발을 휘날리며 거리를 달리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2> 아바나 구도심(舊都心:Old Habana)
올드 아바나에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국회의사당(Capitolio)건물, 아바나 대극장, 아바나 성모승천 대성당(Catedral Our Lady of the Assumption), 헤밍웨이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집필했다는 분홍색건물인 암보스 문도스 호텔(Hotel Ambos Mundos) 등이 눈에 띤다.
국회의사당 건물 / 산토도밍고 성당 / 아바나 대극장
그 밖에도 중세를 연상시키는 낡고 오래된 건물들이 많은데 여기저기 공사가 한창으로 언제 공사가 마무리 되려는지...
구도심 공원 / 구도심 동상 / 암보스 문도스 호텔
아바나 구시가지에서 만(灣/Habana Fort)을 건너 작은 섬의 언덕위에 우뚝 솟아있는 모로 요새공원은 스페인 식민시절(16C 말~17C 초) 카리브 해를 횡행하던 해적들을 감시할 목적으로 세웠다는데 지금은 배로 건너지 않고 지하터널이 뚫려 버스로 건넌다.
<3> 엘 모로 요새
아바나 구시가지에서 만(灣/Habana Fort)을 건너 작은 섬의 언덕위에 우뚝 솟아있는 모로 요새공원은 스페인 식민시절(16C 말~17C 초) 카리브 해를 횡행하던 해적들을 감시할 목적으로 세웠다는데 지금은 배로 건너지 않고 지하터널이 뚫려 버스로 건넌다. 아바나의 아름다운 해변 말레꼰(Malecón)에서 건너다보이는 모로 요새는 그림처럼 아름답고, 또 모로 요새에서 건너다보이는 아바나 시가지 모습 또한 동화 속 모습같이 아름답다.
요새 옆 절벽 위에 있는 등대는 1844년에 세웠다는데 매우 인상적이다.
요새 입구 / 엘 모로 등대 / 요새 위
엘 모로 요새 / 아바나항의 관광크루즈 / 말레꼰 해변 / 아름다운 물빛
2. 산티아고-데-쿠바(Santiago-de Cuba)의 풍광
산티아고는 쿠바 제2의 도시인데 인구는 50만 정도이다. 쿠바는 가로로 길게 누운 형태의 섬인데 약간 서쪽으로 치우친 수도 아바나는 동쪽 끝 부분의 산티아고(Santiago-de-Cuba)까지 거리가 870km, 버스로 14시간 30분이나 걸리며 차비도 51꾹(cuc/약 6만 3천원)이나 된다.
버스는 중국제 우통(宇通) 신형으로 시설이 좋은 차인데 도로가 워낙 열악하다보니 거북이 걸음이다. 거리를 활보하는 버스는 대부분 중국제로 중국정부가 쿠바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1> 산티아고(Santiago) 가는 길
아바나에서 산티아고로 달리면서 차창으로 보이는 쿠바의 시골풍경은 황무지의 연속으로 이따금 끝없이 넓은 사탕수수 밭이나 목장이 보이고 말과 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모습이 무척 평화롭다. 또 작은 마을을 지날 때면 무성한 야자나무 아래로 소나 말이 끄는 달구지를 타고 다니는 모습도 자주 보여 매우 목가적(牧歌的)이다.
이 황무지를 골프장으로 개발하면 미국이나 유럽의 부자들이 많이 올 텐데...
위도(緯度)에 비하여 섬나라라 날씨도 쾌적하고 열대 식물이 우거져 경치도 기가 막힌데 부질없는 생각이겠지만 정말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한참을 달리다 갑자기 차가 도로변에 정차를 하기에 내다보았더니 남자 몇몇이 도로 옆의 나무 밑으로 달려가더니 바지 지퍼를 내리는 모양이다. 휴게소가 없으니 아무데나 간이 화장실이다.
<2> 역사의 도시 산티아고
산티아고는 제2차 쿠바독립전쟁(미국-스페인 전쟁:1898)이 치열하게 벌어졌던 곳이기도 하고 카스트로가 이끄는 혁명군이 1959년 정부군과 맞서 싸워 결정적인 승리를 거둔 곳이기도 하다.
또 카스트로 형제(피델, 라울)의 고향일 뿐더러 건국영웅 호세 마르티가 전사한 곳 등 쿠바에서는 역사적 의미가 큰 곳이다. 동쪽으로 약 60km 지점에는 악명 높은 미군 포로수용소 관타나모(Guanta namo)도 있다.
산티아고는 전설적인 쿠바의 보컬그룹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이 활동하던 무대이기도 한데 동명의 영화를 이곳에서 찍어 관광객들의 관심을 끄는 낭만의 장소이기도 하다. 또, 산티아고의 남쪽 60m 높이의 해안절벽 위에는 스페인 식민시대에 구축한 모로요새(Castillo del Morro)도 관광명소로 꼽힌다.
<3> 산티아고 국립묘지(Cementerio Santa Ifigenia)
산티아고에는 엄청난 규모의 국립묘지(Cementerio Santa Ifigenia)가 있는데 카스트로를 비롯한 국가 유공자들을 기리는 현충탑이 있다.
국립묘지 추모탑 / 카스트로 추모비 / 엄숙한 세레머니
이곳에서는 시간마다 경비병들이 엄숙한 세레머니를 하고 세레머니(Ceremony)가 끝나면 기다리던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차례로 카스트로의 추모 조형물 앞에 꽃을 헌화하고 묵념을 올린다. 카스트로(Fidel Castro)는 2016년 11월 90세를 일기로 사망하는데 화장하고 그 일부를 이곳에 묻고 아름다운 추모비를 세워놓았는데 사람들의 헌화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카스트로는 건강이 악화되자 혁명동지이자 친동생인 라울(Raul Castro)에게 2008년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2011년에는 공산당 제1서기까지 물려주고 정치 일선에서 공식적으로 은퇴했다. 초강경파였던 형 피델(Fidel)에 비하여 다소 온건파인 동생 라울(Raul)이 단절되었던 미국과의 관계를 회복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그 밖에도 거리에는 자그마한 공원과 아름다운 성당들, 전쟁과 혁명박물관들이 수없이 많다.
<4> 산티아고 1일 관광
산티아고에서 두 번째 날, 택시를 대절하여 관광을 하였는데 기사가 무척 친절하다. 1일 대절요금 30꾹(약 3만 7천원) 달라는 것을 20꾹(2만 5천 원 정도) 하자고 했더니 선선히 응낙한다. 맘씨 좋은 기사는 골고루 데리고 다니며 관광을 시켜 주는데 유명 관광지나 박물관, 미술관 앞에서는 10여 분씩 내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준다.
산티아고의 엘 모로 요새에 가서는 사진을 찍으려면 돈을 따로 받으니 카메라를 숨겨 들어가서 몰래 찍으라고 눈을 꿈쩍인다. 안내판을 보니 입장료가 5꾹(6,000원)인데 카메라를 가져가면 또 5꾹을 내야한다. 당연히 카메라를 옷 속에 숨겨 들어가 서너 장의 사진을 몰래 찍었다. ㅋㅋ
산티아고 엘 모로 요새 / 요새 내부 / 카스트로 유해 환영(박물관 사진)
쿠바를 갈 때부터 꼭 만나고 싶었던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의 여성 보컬 오마라 포르투온도(Omara Portuondo), 또 보컬 중 꼼파이 세군도(Compay Segundo)의 이름을 땄다는 세군도 호텔을 찾았으나 택시기사 조차 모른다고 한다. 택시기사 이야기로 포르투온도(89세)는 아바나에 산다고 하는데 지금은 해외공연 중이라고....
산티아고 대성당 / 저녁엔 삼바의 향연 / 공원마다 노인악단
3. 아름다운 도시 트리니다드(Trinidad)
<1> 세계 문화유산 트리니다드(Trinidad)
198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트리니다드(Trinidad)는 쿠바 중부 남쪽 해안에 위치한 자그마한 도시로 인구는 7만 5천 정도이다. 1500년 대 초, 설탕무역의 중심지로 부상하였다는데 근래에는 담배 가공업(Cuba Cigar)이 주요 산업이라고 한다. 산티아고 관광을 마치고 트리니다드로 오는데 꼬박 12시간 30분이 걸린다. 차비는 35꾹(약 4만 3천 원)
카스트로는 공산주의자였지만 가톨릭 성당들을 잘 보호하여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성당들이 많은데 이곳 트리니다드에도 수많은 성당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고색창연한 도시의 골목길은 납작한 돌멩이를 깔아 오랜 세월의 흔적인 듯 달아서 반질반질 윤이 난다. 정말 동화 속 마을처럼 정겹다.
<2> 비야 빅토리아(Villa Bictoria)
산티아고에서 트리니다드 행 버스를 기다리던 중 정류장 앞 그늘에서 커피를 파는 아낙이 있어 한 잔 마시는데 옆에 앉았던 남편인 듯 젊은이가 나더러 어디를 가느냐고 서툰 영어로 묻는다.
모처럼 영어라 반가워서 트리니다드로 간다니까 하얀 할머니 사진이 있는 명함을 주며 여기서 자라고 한다.
보통 1박에 30꾹인데 전화를 하더니 25꾹에 해 준다고 하며 사진의 할머니가 자기 어머니란다.
트리니다드에 도착해서 아무리 두리번거려도 다른 관광객들은 팻말을 보고 만나서 가는데 내 이름 팻말을 들고 나온다던 할머니가 보이지 않는다. 다른 아줌마들이 몇 명이나 들러붙어 자기 호텔로 가자고 조른다.
모두 30꾹을 부르며 가자고 하기에 그냥 따라갈까 하다가 명함을 보여주며 여기는 25꾹에 해준댔다 했더니 서로 덤벼들어 드려다 본다. 그러더니 한 40대의 여인이 반가운 얼굴로 자기가 데려다 줄 테니 따라오라고 한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 여인은 할머니의 딸이었다.
그 호르헤(Jorge) 할머니네 비야(Villa Bictoria)에서 2박을 했는데 시설도 괜찮았고 중앙광장인 마요르 광장(Plaza Mayor)에서 세 블록 떨어진 곳으로 슬리퍼를 끌고 저녁마다 광장에 나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행인 것은 할머니가 서투나마 영어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고 내 방은 2층으로, 문을 열면 작은 휴식공간이 있고 창 앞에는 새빨간 꽃송이를 매단 엄청나게 큰 나무가 있어 꽃잎이 내 방으로까지 날아든다. 호르헤 할머니께 물어보았더니 꽃나무 이름이 보까무일리아 라는데 인터넷으로 뒤져도 나오지 않는다.
보까 무일리아 / 초등학교 수업 관람 / 거리의 꽃마차
아침 일찍 마요르 광장으로 가는데 길옆 좁은 골목 속에 학교 팻말이 보이고 초등학생 아이들이 들어가는 모습이 보여 따라 들어갔다. 막 수업이 시작되는 모습이어서 창문으로 드려다보며 기웃거렸더니 문 앞에 있던 젊은 아가씨 선생님인 듯 교실에 들어가 사진을 찍어도 된다고 한다.
내 직업도 왕년에 초등교사.... 호기심을 못이겨 사진을 몇 방 찍고 돌아서는데 요 아가씨 작은 바구니를 앞에 들이밀며 생글생글.... 5꾹(6000원)을 넣어주었다. ㅎ
<3> 트리니다드 성 삼위일체 성당
광장 옆에는 하얀색의 아름다운 성당이 있는데 ‘트리니다드 대성당(Catedral de la Trinidad)’ 혹은 ‘성 삼위일체 성당(Church of the Holy Trinity)’으로 부른다고 한다. 반가운 마음에 성당으로 들어가 여행의 안전을 기원하며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리고 헌금 10꾹(12달러)...
성 삼위일체 성당 / 광장 옆 계단 / 관광객을 기다리는 꽃마차
성당 바로 앞이 대 광장인 마요르 광장(Plaza Mayor)으로 관광객을 부르는 꽃마차가 길거리를 누비고, 골목마다 기념품 가게들이 복작거린다. 광장 바로 옆에는 제법 널찍하고 경사가 완만한 계단이 30~40 계단 있는데 그 위쪽은 술과 음료를 파는 카페가 있다. 카페 앞에는 악단이 항상 흥겨운 라틴음악을 연주하고 있어 이곳은 언제나 관광객들이 바글거린다.
<4> 종탑 박물관
숙소에서 한 블록 거리에는 아름다운 종탑 박물관(Museo Torre Manaca Iznaga)이 있다.
1층은 박물관으로 꾸몄는데 쿠바혁명 박물관으로 당시의 사진과 사용하던 물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각종 총기류들, 옷가지, 밥그릇, 수첩 등을 전시하고 있고 안쪽 뜰에는 카스트로가 타던 지프(Jeep)도 전시해 놓았다.
거리의 기념품 노점상 / 종탑에서 내려다 본 트리니다드 / 우뚝 솟은 종탑박물관
높은 종탑은 나선형 계단으로 빙글빙글 돌면서 올라가는데 10여 개의 오래된 종들이 사면의 창 앞에 매달려 있다. 종탑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아름답고 소박한 빨간 기와지붕들로 덮인 고색창연한 시가지와 군데군데 푸른 열대 나무들이 들어서 있는 공원들이 평화롭게 펼쳐져 있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남미 여러 나라들의 성당은 모두 종탑들이 있는 것이 특징인데 스페인의 영향으로 삐죽 솟은 첩탑(尖塔) 위쪽은 모두 몇 개씩 종을 설치한 방으로 꾸며져 있다.
골목길을 지나는데 아름다운 합창소리가 들린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성당 건물인데 뒤쪽의 자그마한 홀에서 성당 성가대인듯....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쿠바 비에나비스타 소셜클럽(Buena Vista Social Club)의 대표곡인 찬찬(Chan chan)을 합창으로 부르고 있다. 원래 쿠바 재즈음악으로 독창으로 부르는 곡인데 합창으로 부르는데도 정말 멋지게 들린다.
Chan chan을 노래하는 성가대 / 성당 내부
4. 선사(先史) 유적지 비냘레스(Viñales)
쿠바섬 서쪽 끝부분의 산간마을인 비냘레스(Viñales)는 아바나에서 버스로 3시간 30분(184km) 거리에 있는 국립공원으로 흡사 우리나라 설악산과 같은 곳인데 바위암벽에 선사시대 그림이 남아있는 유적지이다.
해발 135m인 이곳은 선사시대 유적으로 1999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는데 1960년 카스트로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동굴 속의 그림을 바위절벽에 확대 모사해서 조각하고 채색을 했다니 웃긴다. 그 밖에도 인디오 동굴거주 유적, 시가(Cigar)공장과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한 곳이다.
선사유적 암벽화 / 비냘레스 성당
버스는 흡사 대관령 같이 꼬불꼬불한 고갯길을 한참동안이나 올라가는데 갑자기 숲 사이로 제법 넓은 분지가 나타나고 자그마한 마을이 나타나는데 이곳이 비냘레스 관광마을이다.
마을의 가운데 버스 정류장 옆에는 하얀 색의 비냘레스 성당(Iglesia del Sagrando Corazon de Jesus)이 들어서 있는데 종탑이 우뚝 솟은, 어디를 가나 비슷한 모습의 스페인식 성당건물이다. 성당을 중심으로 제법 넓은 도로가 있고 그 양쪽은 온통 식당과 기념품 가게들로 들어차 있는데 생각보다 관광객들이 많고 레스토랑들도 제법 고급스럽다.
한적하고 목가적인 쿠바의 시골 풍경
이곳 중심부를 벗어나면 한적한 시골 마을이라는 인상으로 주변은 높다기보다는 둥글둥글하고 귀여운 산들이 온통 에워싸고 있다.
◐ 총알택시
관광버스는 아바나로부터 차비가 12꾹(15,000원 정도)인데 도착해서 넋을 놓고 구경하고 멋진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맘껏 게으름을 피우다가 알아보니 5시도 안됐는데 돌아오는 버스가 끊겨버리고 말았다. 택시를 물어보았더니 아바나로 돌아가는데 100꾹(12만원)이란다. 꽥~!!
기절초풍.... 이리저리 기웃거리는데 택시 합승을 한다고 호객을 하기에 물어 보았더니 1인당 15꾹(18,000원) 이라기에 덥석 올라탔다. 낡아빠진 고물 택시에 5명을 채우고야 출발하는데... 그야말로 총알택시이다. 부르르 몸서리를 치며 총알처럼 달리다가 갑자기 속도를 늦추기에 웬일인가 했더니 잠시 후 경찰이 과속단속을 하고 있는 곳을 지난다. 기사 녀석은 귀신처럼 경찰이 있는 곳을 아는 모양이다. 아바나에 와서는 승객 개개인마다 집 앞에 데려다 주는데 도심에서 조금 먼 내 호텔(Villa)까지 군말 없이 태워다 준다.
◐ 헷깔리기 쉬운 쿠바의 화폐
쿠바는 내국인들이 쓰는 화폐와 외국인(관광객)들이 쓰는 화폐가 달라서 조금 어리둥절할 때가 있고, 좀 고약한 사람들을 만나면 사기를 당하기가 쉬워서 잠시 소개해 본다.
외국인(관광객)들이 사용하도록 발행된 화폐가 ‘꾹(CUC/쎄우쎄)’이고 내국인(쿠바 본토인)들이 쓰는 화폐가 ‘꿉(CUP/쎄우뻬)’인데 1꾹(CUC)이 25꿉(CUP)이다.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거스름돈을 받을 때 주의해야 한다. 1꾹(CUC)이 우리 돈 1,230원 정도이니 거의 미국 돈 1달러와 맞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 여행 Episode ☺
<1> 노르웨이(Norway) 늙은 영감
아바나의 모로 요새공원(Parque Historico Militar Morro/혹은 El Morro) 관광을 위해서는 구도심 중앙공원(Parque Centro)으로 가서 T3 투어버스를 타야한다. 아바나 시내에는 투어버스가 T1, T2, T3가 있는데 모두 혁명광장은 거치지만 관광하는 코스가 달라서 잘 보고 타야한다. 내가 5일간 머물었던 숙소(Villa Reina)에서 중앙공원까지는 제법 먼 거리다. 첫날 시내구경을 하면서 택시를 타고 왔을 때 택시비가 20꾹(24,000원)이나 되었는데 나중 알고 봤더니 집 앞에서 택시 합승을 하면 0.8꾹(천원)이면 갈 수 있었다. 아바나에서는 특히 택시비로 바가지를 쓰는 경우가 많다.
아바나 항구에서 가까운 중앙공원은 구도심(Old City)로, 제법 크고 녹지가 잘 조성되어 있는데 주변은 온통 고색창연한 식민시대 건물들이 들어차 있어 관광객들로 바글거린다.
모로 요새공원을 향하는 투어버스 2층에 앉아 시내투어를 하던 중 옆자리에 앉았던 백인 늙은이가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묻는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올해 72세의 노르웨이 영감으로, 아들 가족과 함께 관광 중이라고 한다.
내가 한국에서 왔고 올해 만 71세라고 했더니 반가워하며 자기 딸이 15년쯤 전, 한국에서 열린 잼버리대회(Jamboree:스카우트 야영)에 참가했었다고 한다. 딸이 한국은 매우 아름다운 나라였다고 했다며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한다. 나도 노르웨이를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했더니 우리 나이에 가보기에는 한국이나 노르웨이나 너무나 멀고 먼 나라라고 하며 서로 손을 잡고 웃었다. 영감은 쿠바가 두 번째라며 저 건물은 헤밍웨이가 소설을 쓰며 묵었던 호텔인데 너무 낡아서 재작년에 새로 개축했다는 둥, 저 낡은 건물들은 모두 스페인 식민지시절 건물이라는 둥.... 공원에서 조금 벗어난 조금 허름한 호텔을 가리키며 1박에 40꾹(5만 원)이면 잘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외곽의 비야(Villa:여관급)를 30꾹(3만 8천원)에 묵고 있는데 미리 알았으면 여기로 올 껄 비쌀까봐 미리 겁먹었다. 제기럴...
<2> 바가지 상혼(商魂)
모로 요새공원은 해안절벽 위에 튼튼하게 지은 높은 담벼락과 깊은 해자, 그리고 수십 개의 크고 작은 대포들이 만을 내려다보며 거치되어 있어 과연 난공불락(難攻不落)의 요새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새에서 걸어 5분 거리에 있는, 깎아지른 절벽 끝에 우뚝 서 있는 등대는 1844년에 세웠다는데 매우 인상적이다.
요새 뒤쪽은 바위절벽인데 낚시꾼들이 낚시를 드리우고 있고, 끝없이 펼쳐진 푸른 카리브 해에는 관광 유람선과 자그마한 낚싯배들이 유유히 떠 있는 환상적인 풍경이다.
바위 절벽 밑 그늘에 신발을 벗어놓고 앉아서 넋을 잃고 바라보노라니 가지가지 상념들로 가득 찬다. 혼자 다니는 여행은 어쩌면 외롭기도 하지만 나름 낭만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 어슬렁거리고 다니느라 덥고 목도 말라 두리번거리는데 길 옆에 즉석에서 망고 속을 파내어 우유를 넣고 갈아주는 손수레 포장마차가 보인다. 망고 우유주스라... 2천 원 정도일꺼라 짐작하고 시켰는데 4꾹(5천 원)을 받아먹는다. 쿠바 물가를 생각하면 엄청난 바가지다. 제기럴....
<3> 아름다운 숙소 비야 레이나(Villa Reina)
쿠바(Cuba)로 오면서 미리 숙소예약을 하지 않고 왔던 터라 공항에서 택시기사한테 저렴한 호텔을 소개해 달랬더니 데려다 준 숙소가 비야 레이나(Villa Reina)였다. 밤 10시가 넘었던 터라 그냥 짐을 풀고 샤워를 하자마자 잠에 골아 떨어졌다. 1박에 30꾹(약 35달러)
중남미 쪽의 숙소는 대체로 호스딸(Hostal), 까사(Casa), 비야(Villa), 호텔(Hotel)로 나누어진다.
호스딸은 도미토리로 큰 방 하나에 침대를 여러 개 놓고 한 방에 서로 모르는 사람들(남녀)이 어울려 자는데 공동으로 사용하는 샤워실이 딸린 화장실, 세탁실(세탁기에 빨래를 넣고 동전을 넣고)과 공용휴게실이 있는데 휴게실이 곧 빨래 건조장이다. 보통 1박에 15,000원 정도.
까사(Casa:집이라는 뜻)와 비야(Villa:별장이라는 뜻)는 가격대가 비슷하고 우리나라 고급 여관정도인데 샤워실이 딸린 독방으로 에어컨, 냉장고 등이 구비되어있고 보통 25,000원에서 40,000원 정도이다.
호텔은 위치와 등급에 따라 천차만별로 50,000원 정도로 시작하여 엄청난 호화호텔까지....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내 방은 건물 뒤쪽 정원에 지은 별채로, 커다란 더블 침대에 널찍한 공간은 물론 샤워시설, 에어컨, 냉장고.... 너무나 조용하고 마음에 든다.
정원에서 식사 / 아름다운 정원의 꽃 / 안주인 삘라르(Pilar)
특히 문을 열면 열대 꽃들이 활짝 핀 정원과 주물로 만든 예쁜 탁자와 의자가 있어 나는 아침을 식당에서 먹지 않고 항상 정원으로 가지고 오라고하여 먹었다. 아침식사는 특별히 베이컨과 계란 플라이를 넣은 샌드위치 2개, 따뜻한 우유(혹은 과일주스)를 주문했는데 5꾹(6천원)을 받고 식빵과 버터(혹은 꿀)는 항상 푸짐히 곁들여 나오며 커피는 언제든지 꽁짜로 준다. 향기가 진한 원산지 쿠바산 커피가 내 입맛에 잘 딱 맞는다. 안주인인 삘라르(Pilar)가 식탁보를 깔고, 식사를 내오고, 치우고....
2월 초, 한국에서 추위가 기승을 부려 오들거리던 나에게 가지가지 꽃들이 만발한 아름다운 정원은 마치 천국처럼 느껴진다. 정원에 핀 꽃들 사이로 벌새(Humming Bird)가 날아다니기에 물어보았더니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벌새가 산다고 한다. 카메라를 들고 몇 번이나 촬영을 시도했지만 벌처럼 붕~~ 재빠르게 날아가 버리는 바람에 사진을 찍는데 실패했다.
◐ 넬슨(Nelson)과 삘라르(Pilar)
40대의 느글느글하게 생긴 주인 녀석인 넬슨(Nelson)이나 부인인 삘라르(Pilar)까지 숙박업을 한다는 작자들이 영어를 거의 못하고 나 또한 스페인어를 못하니 대체로 난감이다. 친해진 후 손짓 발짓으로 의사소통 하는 것도 재미있었는데 넬슨 녀석은 웃통도 훌떡 벗어버리고 안하무인격이다. 동양인 냄새가 풍겨서 물어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할아버지가 중국인으로 성이 웡(Wong/王)이란다.
부인은 혼혈로 물라토(Mulato/흑인+백인)인지 잠보(Zambo/흑인+인디오)인지 검고 큰 눈동자가 매력적이다. 30대 후반인 삘라르는 담배를 피는데 남편이 담배 피는 걸 싫어한다며 남편이 외출을 하면 수시로 뒤뜰 정원인 내 방 앞에 와서 나와 맞담배질... ㅎ
베이컨(바콩), 소금(쏠트/살), 우유(밀크/레치), 커피(까페), 공원(파크/빠르케), 설탕(슈가/아수까르), 꿀(허니/미엘), 물(워터/아구아)... 스페인어를 거의 못하는 나로서는 도대체 의사소통이 안 되는데 다행이 이 집에 장기투숙하고 있는 백인 늙은이가 스페인어 영어 모두 능통하여 많은 도움을 받았다. 영국인이라는 점잔은 늙은이는 고급영어를 정확하게 구사하는데 제기럴... 허연 늙은이가 나보다 나이가 세 살이나 작다고 나보고 형님이란다.
◐ 환상의 라틴 음악
정원 바로 옆에서 오후 쯤 타악기 소리와 트럼펫을 비롯한 몇몇 악기들이 흥겨운 라틴음악을 연주하는 소리가 들린다. 넬슨에게 물었더니 저녁에 카페에서 연주하는 악단인데 연습을 하는 중이라고 한다. 가보고 싶다고 했더니 따라오라며 안내를 한다.
쿠바는 가는 곳마다 언제나 음악의 향연
좁은 방안에 드럼, 기타, 색소폰, 트럼펫....
자그마한 악단 멤버들이 모여앉아 라틴탱고(Latin Tango), 쿠바재즈(Cuban Jazz), 살사(Salsa)등 멋진 화음을 들려준다. 이런 횡재가 있나.... 쿠바는 가는 곳 마다 라틴음악의 향연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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