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대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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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간의 로키 산맥 트레킹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사람들이 흔히 표현하는 대로 캐나다의 '대자연(great nature)'이다.
캐나다와 미국의 서부 지역에 걸쳐 4,500km의 산맥을 형성하고 있는 로키 산맥의 거대하고 웅장한 규모는 말할 것도 없고 캐나다 영토의 면적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면 동서 최대 거리가 5,514km, 남북 최대 거리가 4,634km에 이르며 10만km²인 우리나라 영토의 약 100배인 998만km²인 반면 인구는 3,800만명 정도로 우리나라 보다 더 작다.
이것은 50개 국가의 전 유럽을 합친 것(1,053만km²) 보다 조금 작으며 미국보다 넓어서 세계에서 소련 다음으로 넓은 국토다.
캐나다의 북부 지방과 로키 산맥에는 두께가 300m에 이르는 거대한 얼음덩어리인 만년설이 형성되어 있는데 그 하나의 크기가 서울시 전체 면적(605.24km²)보다 더 크다고 하면 어느 정도인지 상상이 가는가.
고지대의 만년설이 조금씩 녹은 물이 호수를 형성하고 그 호수로 부터의 낙하수가 거대한 폭포를 형성하며 다시 그 물은 흘러 내려 강으로 유입되고 또 바다처럼 광활한 호수를 만들어 거대 산봉우리의 그림자를 아우르며 아름답고 광활한 자연경관이 된다.
만년설 탐방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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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탐방 나흘째 오전에 보우 빙하 폭포(Bow Glacier Falls)를 다녀온 후 오후에 로키 트레킹의 하이라이트중 하나인 오지 탐험만을 위해 제작된 전 세계에서 23대 뿐이라는 특수 설상차를 타고 만년설 체험에 나선다고 해서 기대감을 키웠다.
엄청나게 큰 바퀴를 장착한 설상차를 잠시 탑승 한 후 어릴적 호숫가 스케이트 장 같은 얼음판 위에 도착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솔직히 조금 실망했다.
왜냐하면 설상차를 탄다고 해서 산마루 눈덮인 만년설 위를 차를 타고 달리면서 주위를 감상하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설상차는 우리 일행들을 그저 얼음위에 내려 놓았는데 얼음인지 눈밭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찬 바람 부는 곳에서 어릴 적 얼음을 지치기 위해 냇가나 호숫가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눈에 보이는 것만 생각한다면 그저 학교 운동장 몇 개 만한 얼음판 위에 데려다 준 것이었는데 북극 어디에선가 처럼 펄럭이는 캐나다 국기 뒤로 수백 미터 위쪽으로 계속 이어져 있는 산마루 뒤쪽의 풍경이 더 궁금했으며 한여름 삼복 더위에 눈덮인 얼음판 위에 왔다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수 십년전 냇가에서 얼음을 지치던 어린 시절을 소환하기에는 충분했다.
혼자 가까이 갔던 보우 빙하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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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오전에는 1953년 마릴린 먼로가 주연한 영화 "돌아 오지 않는 강(River of no return)" 을 촬영한 장소인 아름다운 보우 호수(Bow Lake)를 지나 한참을 가니 마침내 멀리 보우 빙하 폭포(Bow Glacier Falls)가 모습을 드러냈는데 조금이라도 더 빨리 그곳으로 가고 싶어서 발걸음을 재촉하다 보니 가이드를 포함해서 일행들이 모두 폭포까지 300~400m 쯤 남겨 둔 지점에서 사진만 찍고 더 이상 오지 않고 있어서 몇 번이고 뒤돌아 보면서도 발걸음은 계속 혼자 폭포 있는 쪽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가이드와 일행들이 왜 그러는지 이유를 알 수 없어서 불안한 마음도 있었고 또 한편으로 나혼자 뭔가 잘 못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여기까지 와서 폭포를 수백미터 앞에 두고 더이상 가까이 오지 않고 멀찌감치 사진만 촬영한 후 왔던 길을 돌아 간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필자가 생각했던 대로 폭포 바로 아래에 도착하니 수 백미터 밖에서 보던 것과는 판이한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필자 혼자 온 것을 보고 부탁도 하기전에 현지인 한 명이 먼저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했다.
일행들이 폭포에 접근하지 않고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갔던 것을 그때도 지금도 이해하기 어렵다.
열 몇시간 비행기를 타고 이역만리 그곳까지 가서 목표물을 수 백미터 남겨두고 가까이 와서 보지 않고 돌아간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온 것이 아니지 않은가. 그런 폭포 사진들은 인터넷에 수없이 많이 있다. 내가 여기 갔다 왔다고 자랑하고 그 증거를 남기기 위해 온 것도 주요 목적은 아닐 것이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ritish Columbia) 주에 위치한 요호 국립공원의 트윈 폭포(twin falls, 쌍둥이 폭포)에 갔을 때는 폭포 위쪽으로 올라가는 탐방로도 있다고 했는데 애당초 일정에 없어서 그랬겠지만 폭포만 감상하고 돌아서야 했다.
그런데 엄청난 수량(水量)을 24시간 사시사철 퍼붓는 폭포의 위쪽에는 거대한 호수가 형성되어 있다고 하니 언젠가는 다시 와서 가봐야 겠다는 다짐과 욕망이 솟구쳤다.
등반이 아닌 단체 트레킹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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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반이 아니라 짧은 시간 트레킹이다 보니 한계도 있었다. 볼드 힐(bald hills), 빅 비하이브(Big Beehive), 센티넬 패스(Sentinel pass)를 제외하고는 정상까지 가지 않았다. 그리고 그 중에는 정상까지 갈 수도 없고 그럴 필요가 없는 경우도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원점 산행이라도 다른 루트로 해서 돌아오면 더 나았을 수 있었을텐데 등산 때 갔던 길로 그대로 하산 할 수 밖에 없는 불가피한 경우도 없지 않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코스도 있었을텐데 대부분 등산과 하산을 꼭 같은 코스로만 해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같은 코스로 하산 할때도 따분하지는 않았는데 그것은 웅장한 자연 경관을 감상하기에 바빴기 때문이다.
다음 기회에 개인적으로 오면 수목 한계선 이상의 고도로 등반할 수 있음은 물론 원하는 곳으로 능력 만큼 산행 할 수 있다고 현지의 지인이 말해줬다.
파이프, 펜스, 데크 계단등 인공 구조물 하나 없었던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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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국립공원의 정확한 법규는 잘 모르겠지만 필자가 현지인에게 문의한 결과로는 우리나라처럼 법정, 비법정 탐방로가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어서 비법정 탐방로 이용 시 적발되면 과태료 부과 같은 일은 없다고 했다.
즉 스스로 위험을 감수하고 자신의 책임하에 산행을 하라는 의미였다. 그래서인지 보우 빙하 호수를 갈 때는 추락하면 대형 사고가 날 수 있는 위험한 구간도 일부 있었지만 우리나라처럼 펜스를 쳐 놓거나 데크 계단 같은 것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다만 미끄러지기 쉬운 위험한 곳에는 부분적으로 계단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작 같은 목재를 드물게 받쳐 둔 것이 전부였다.
규격화 된 이정표를 제외하고 파이프나 여타 철구조물 같은 목재 이외의 그 어떠한 보조 설치물도 볼 수 없었고 장작 크기의 목재를 받쳐 둔 곳도 보우 빙하 폭포로 가는 길에 극히 일부 구간에서만 있었다.
만에 하나 있을지도 모르는 안전사고로 부터 등산객을 보호한다는 명분하에 인공적인 구조물을 설치하기 보다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동서양 사고 방식의 차이가 느껴졌다. 동양에서는 사망 시 임종을 집에서 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고 밖에서 사망 할때는 객사라고 하여 피해야 될 일로 금기시 한 반면 서양에서는 위험과 실패를 무릅쓰더라도 개척하고 도전하며 탐험하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
애당초 마지막 날로 계획되어 있던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 위치한 요호 국립공원의 타카카우 폭포(Takakkaw Falls)와 트윈 폭포(Twin Falls)를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 가는 날과 바꾸어서 세쨋날 갔는데 마지막 날 흐린 날씨로 인한 안개 때문에 시야가 좋지 않아 결과적으로 잘한 일인지 의문이었다.
다시 생각해도 아쉬운 부분은 빅 비하이브(Big Beehive)에 올랐을 때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와 미러 레이크(Mirror Lake), 아그네스 레이크(Agnus Lake)등 세 개의 호수를 감상했는데 날씨가 좋았다면 훨씬 더 나은 경치를 제대로 볼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휴일날 레이크 루이스를 찾는 인파가 많아서 복잡한 것을 피하기 위해 가이드가 그렇게 조정한 것을 결과만 가지고 책망할 일은 아니었다.
아쉬움 남겼던 여행사들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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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폭포를 보고 돌아 오면서 주차 해둔 버스 주위에 왔을때 가이드가 (트윈폭포를) 빨리 갔다와서 시간이 되니 타카카우 폭포에 가자고 했을 때는 반드시 해야 될 일을 선택사항처럼 말하는 것 같아서 의아했다.
왜냐하면 걸어서 10여분 내외면 갈 수 있는 거리의 일정표에 나와 있는 주요 목표지인 폭포를 가까이 가서 감상을 안하고 아침에 지나가는 차 안에서 대충 봤으니 그냥 지날칠 수도 있다는 사고방식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사한 일은 또 있었다. 볼드 힐(bald hills)에 가던 날 오전에 꽤 오랜 시간 힌턴에서 차를 타고 나왔어야 했는데 한참 오다 보니 샌드위치, 햄버그등 점심을 차에 싣는 것을 여행사측에서 잊었기에 다시 돌아갔다 와야 했으므로 왕복 1시간쯤 추가로 시간을 보냈어야 했는데 그것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볼드 힐(bald hills)에 올랐을 때 머린 호수(Maligne Lake)는 볼 수 있었지만 메디슨 호수(Medicine Lake)는 없었기에 아마도 일행중 누군가가 일정표 상에 있는 메디슨 호수는 왜 안가느냐는 말을 했는 것 같았다.
가이드는 지도를 보여 주면서 메디슨 레이크를 거치지 않고는 이곳에 올 수 없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좀 황당한 이야기였다.
가이드의 인성이 좋아보이는 것과 업무 처리를 제대로 하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다. 보우 빙하 폭포에 갔을때도 그가 폭포 인근까지 가지 않으려고 했다면 사람들에게 각자 원하는 대로 어떻게 하라는 이야기를 했으면 필자가 느낀 혼란스러움은 없었을 것이다.
어느 목적지를 갈려고 했었는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일정대로 둘러 볼 시간이 여의치 않았다면 간단한 상황 설명을 하고 건너 뛸 수 밖에 없었다고 양해를 구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차를 세우고 10분이라도 그곳을 보여주면 될텐데 그런 과정이 전혀 없이 휙 지나치고는 그곳을 들렀다고 강변하다니 누가 수긍하겠는가.
밴프와 자스퍼, 아이스 필드, 힌턴 지역을 오가면서 산행을 해야 했기에 등산을 위해서는 들머리까지 매일 아침 1~2시간쯤 차로 이동해야 했고 그 시간 일행중 다수는 차안에서 졸면서 쉬는 경우도 많았는데 그런 상황에서 차창 밖으로 봤으니 가 본 것이다고 우긴다면 말이 되겠는가.
문제 제기를 하거나 따지고 항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수긍하거나 동의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뜻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것을 여행사측에서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의사를 표출하는 것과 사리 분별이나 판단하는 것은 또다른 영역이다. 솔직하게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면 모두 수긍하고 동의 할 일을 자꾸 변명으로 둘러 될려고 하면 더 궁색해 보일 뿐이고 오히려 오해만 더 커질 수 있다.
그런데 가장 황당했던 일은 일주일간의 로키 산맥 트레킹을 마치고 캘거리에서 밴쿠버로 돌아 온 날 반나절 시내 관광을 마치고 호텔에 도착했을때 발생했다.
하루 반 동안 밴쿠버에서 관광을 하는 일정이 있었는데 이때는 로키 트레킹때와는 다른 여행사에서 주관했다.
밴쿠버에서 첫날 반나절 일정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 왔는데 그 호텔은 계약당시 부터 공지된 호텔이 아니고 다른 호텔이어서 이미 6개월전에 계약된 호텔에서 개인적인 약속이 있었던 필자로서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계약서에 사전 예고 없이 동급의 다른 호텔로 변경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기에 사전에 알려 주지 않을 수 있다 하더라도 사후에라도 그들은 왜 통보 해주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밴쿠버에서 마지막날인 둘쨋날 '크릴 세우 오메가 3 설명회'도 없던 일정을 원래 있었다고 가이드가 억지를 부리기 보다는 잠시 설명회에 참석할테니 양해해 달라고 하는 것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다.
가이드는 대형 버스를 운전하며 운전과 가이드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한다고 자랑스러워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두가지 역할을 동시에 하는데서 오는 불안감이 있었다.
차량 운행을 할때는 운전에만 집중하는 것이 잡다한 이야기를 늘어 놓으며 동시에 운전까지 하는 것 보다 더 고객을 위한 바른 태도일 것이다.
해외 관련 업무가 많아서 외국인과 접촉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필자도 한국사람이지만 솔직히 우리들은 좀 더 솔직하고 투명하게 일처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다.
호텔 변경 관련 사후 통보도 없어서 혼란스럽게 한 것에 대해 여행사에서는 담당자간에 인수인계가 안되어서 그렇다고 변명했지만 그들 회사 내부의 업무 인수인계 문제를 고객이 대신 해줄 수는 없지 않겠는가.
수 십년 여행사에서 일 했다고 말하기 이전에, 미국 유수의 대학 출신이라고 내세우기 이전에 보다 더 프로패셔널하게 일처리를 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자화자찬만 늘어 놓은 자서전이 반향없는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수 있듯이 여행후기나 기행문도 철저히 팩트(fact)에 근거하여 과시나 자랑 위주가 아닌 만족스러웠던 점과 그렇지 못했던 점도 있는 그대로 기록할 때 비로소 그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포털 사이트에 산행 후기를 올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사진을, 특히 얼굴이 크게 드러나는 사진을 포스팅 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대부분 아는 회원들이 있는 카페나 밴드라면 그럴 수 있겠지만 포털 사이트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생면부지의 낯선 얼굴에 무슨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자신을 과시하고 자랑하고 싶다는 소아병적인 마음이 아니라면 풍경 사진만으로 충분할 것이다.
귀국하는 길에 밴쿠버에서의 하루 반, 짧은 관광을 마치고 룸메이트 형님이 "관광은 내 체질과 안맞는다" 라고 했을 때 필자도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이런 저런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았다 해도 대부분 부차적인 것들이었고 대과(大過)없이 긴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어서 기뻤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야외 테이블에 일행이 모두 둘러 앉아서 인근 마트에서 구매해 온 와인과 맥주를 마시며 정다운 시간을 가진 것도 의미 있었다.
오래 간직하고 싶었던 산과 호수, 그리고 폭포에 대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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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 보건데 로키 트레킹의 하이라이트는 둘쨋날 모레인 레이크(Moraine Lake)를 거쳐 센티넬 패스(Sentinel Pass)에 올랐을 때와 마지막 날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와 미러 레이크(Mirror Lake), 그리고 아그네스 레이크(Agnus Lake)를 차례로 거치면서 빅 비하이브(Big Beehive)에 올라 환상적인 아름다운 호수들을 차례대로, 또 동시에 내려다 봤을 때다.
그리고 보우 빙하 폭포(Bow Glacier Falls), 트윈 폭포(Twin Falls), 타카카우 폭포(Takakkaw Falls), 아싸바스카 폭포(Athabasca Falls)등 국내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초대형 폭포들을 마주 했을 때도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다.
특히 타카카우 폭포에 갔을 때는 포말이 200~300m 밖에 까지 휘날려서 안개비처럼 옷을 적시게 했고 폭포수의 굉음과 웅장함에 묻혀 온갖 스트레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대형 제방이 무너진 것처럼, 홍수가 난 것처럼 하늘에서 물폭탄이 떨어졌다. 그것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 속이 뻥 뚫리고 가슴이 후련해졌다. 이 순간을 위해서 먼길을 마다 않고 이곳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행들이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었을때도 필자는 어떻게 하면 더 가까이에서 현장 체험의 느낌을 더 많이, 보다 더 생생하게 간직하고 돌아 갈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것은 필자로 하여금 폭포에 갈 때마다 물에 손을 넣어 보고 얼굴을 씻기도 하고 손수건을 물에 적셔 목에 걸치기도 하는 등 가능한 스킨쉽을 많이 하고져 했으며 폭포수를 마셔보고 한참을 쳐다 보게 만들었다.
만년설이 녹아서 형성된 호수가 얼마나 커길래 저토록 많은 물이 폭포수가 되어 밤낮으로 낙하해도 마르지 않는지 호기심을 떨치기 어려웠다.
겨울이 되면 폭포수는 또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지도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수십개의 집채 같은 얼음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은 아닐까.
이번 로키 산맥 트레킹에서 또 하나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모레인, 루이스, 보우 빙하등의 유명 호수였다.
캐나다에서 가장 많이 유통된다는 20달러 구 지폐의 배경 사진이었을 정도로 아름답고 유명한 모레인 레이크(Moraine Lake).
이전에는 이름이 "작은 고기들의 호수(Lake of little fish)" 였으나 캐나다 탐험가 토마스 외드가 1882년 이 호수를 발견한 날이 성 루이스의 축일이었기에 잉글랜드 여왕의 넷째딸 루이스(Louise Caroline Alberta)의 이름에서 따와서 지금의 명칭으로 되었다는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
마릴린 먼로가 주연한 영화, "돌아 오지 않는 강(River of no return)"의 촬영지로 유명한 보우 빙하 호수(Bow Glacier Lake)등 수많은 호수들과 강, 그리고 태평양과 대서양을 접하고 있기에 캐나다는 세계에서 물 자원이 가장 풍부한 나라중 하나다.
산맥의 곳곳에 산재한 호수들은 산과 폭포와 더불어 거대 자연의 오묘함과 찬란함, 그리고 신비로움에 있어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마천루처럼 치솟은 삼각형의 봉우리들이 거울처럼 투명한 호숫물에 투영된 풍경은 아무리 출중한 화가라도 흉내낼 수 없다고 장담할 수 있었다.
밴프에서 볼 수 있는 봉우리들이 모두 웅장하고 거대하여 멋있지 않은 곳이 없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것은 모레인 레이크를 지나 센티넬 패스(Sentinel Pass)에 올랐을 때 호수 건너편에 휘황 찬란하게 우뚝 솟은 텐 피크(Ten Peaks, 10개의 봉우리)와 파라다이스 계곡 풍경이었다.
멀리서 거인처럼 내려다 보고 있는 10개의 봉우리와 암석과 돌 만으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기묘묘한 경관을 연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 센티넬 패스에서의 조망은 넋을 잃게 만들었다.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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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억년 우주의 역사에서 한 인간이 지구별이라는 작은 행성에서 머물다 가는 시간은 존재 그 자체를 부정해도 될 만큼 찰나에 불과한 것이리라.
그것은 1년 365일 쉴세 없이 쏟아지는 물폭탄이 매 순간 만들어 내는 포말중에 보일까 말까한 거품 하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풀리지 않는 의문과 수수께끼로 가득찬 대자연 앞에서 한 인간의 존재는 너무나 무력하고 초라하여 있으나 마나한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한 인간의 사멸은 그 자신에게는 전 우주의 종말과 같을 지 몰라도 우주적 관점에서 볼때 그의 죽음은 광활한 허공에 아무렇게나 떠돌던 먼지 하나가 소멸하거나 해변가 백사장의 모래 하나가 물에 휩쓸려 간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리라.
일주일 간의 로키 산맥 트레킹을 정리하면서 뒤돌아 볼때 산행 그 자체가 긴장감 속에 쓰릴 넘치고 솔솔한 재미가 있었다기 보다는 시종일관 장엄하고 웅장한 대자연의 위용에 감탄하고 압도당한 트레킹이었다.
다시 기회가 있다면 서둘러 둘러보고 사진 찍고 돌아오는 트레킹이 아니라 사람들이 잘 안가는 곳으로 등반도 하고 싶고 오래 머물고 싶은 곳에서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대자연을 만끽하는 여유를 갖고 싶다.
먼발치에서 바라만 봤던 로키 산맥을 20여년의 세월을 건너뛴 후 우연한 기회에 마주 할 수 있었듯이 언제라고 기약할 수는 없지만 로키 산맥을 다시 만날 날이 올 수도 있다고 내 무의식은 벌써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정신세계의 95%를 차지한다는 무의식속에서 말이다.
원거리에서 본 트윈 폭포(Twin Falls)
쌍둥이 폭포(Twin Falls).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의 요호 국립공원에 있다.
멀리서 본 타카카우 폭포
요호 국립공원에 소재한 타카카우 폭포(Takakkaw Falls).
폭포와는 떨어진 위치에 있는 사람을 가까이 둔 상태에서 사진 촬영을 한 것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사람 대비 폭포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보우 빙하 폭포(Bow Glacier Falls)
마릴린 먼로의 "돌아오지 않는 강(River of No Return)" 영화 촬영지인 보우 강.
보우 호수(Bow Lake).
1953년 마릴린 먼로가 주연한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River of No Return)" 을 촬영한 보우 강과 연결되어 있다.
물 색깔이 매혹적이다.
캐나다에서 가장 많이 유통된다는 20달러 구 지폐의 배경 사진이었을 정도로 아름답고 유명한 모레인 레이크(Moraine Lake).
이번 로키 트레킹에서 등산한 가장 고도가 높은 곳이었던 해발 2,611m의 센티넬 패스(Sentinel Pass)에서 바라 본 파라다이스 계곡.
밀치면 금방 무너질 것 같은 송곳 같은 암벽들이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모레인 레이크(Moraine Lake)와 미네스티마 레이크(Minnestimma Lake)에서 시선을 들면 세상을 압도하듯이 텐 피크(Ten Peaks, 10개의 봉우리)가 우뚝 서 있는 경관이 아름답고 장엄하여 어릴적 읽었던 동화를 연상시킨다.
미네스티마 레이크(Minnestimma Lake) 옆에 모인 일행들이 심취한 듯 텐 피크(Ten Peaks)를 바라보고 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요호 국립공원의 트원 폭포 가는 길에서 마주한 라핑 폭포(Laughing Falls)
탐방 여섯째날 캐슬 마운틴(Castle Mountain)을 오르기 전에 찾았던 아싸바스카 폭포(Athabasca Falls)
길이 2.4km, 폭 1.2km에 최대 수심이 우리나라 서해와 유사한 70~90m에 이르는 루이스 호수(Lake Louise)는 높지 않은 고도에 위치한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해발 1,732m에 있다.
'큰 벌집'이란 뜻을 가진 2,270m 고도의 '빅 비하이브(Big Beehive)' 정상에서 루이스 호수와 미러 호수를 동시에 내려다 볼 수 있었는데 생각할수록 안개 때문에 불투명한 조망이 마음에 걸린다.
안개가 걷힌 맑은 날 이었다면 훨씬 더 뛰어난 경관을 감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못내 아쉽다.
루이스 호수(Lake Louise)에서 빅 비하이브(Big Beehive)로 오르는 중에 마주친 고도 2,025m에 위치한 작은 호수 미러 레이크(Mirror Lake).
뒤쪽에 빅 비하이브가 보인다.
캐나다 초대 수상 부인의 이름을 따와서 명명했다는 해발 2,134m에 위치한 아그네스 호수(Agnus Lake).
하이웨이등 캐나다의 도심을 벗어난 교외지역을 달리던 차가 갑자기 멈춰서면 대부분 곰, 산양, 사슴등의 야생동물들이 도로에 나와 있기 때문인데 이번 여행에서도 곰과 새끼를 데리고 나온 산양 가족 때문에 두 세차례 그런 경우가 있었다.
토끼 크기의 대형 설치류인 마멋.
볼드 힐(Bald Hills)과 빅 비하이브(Big Beehive)에 오를 때등 두 번 볼수 있었다.
밴프를 떠나기전 마지막 날 저녁에 웅장한 로키 산맥을 배경으로 무지개가 떴다. 밤 9시가 지나도 한 낮처럼 밝았다.
로키 산맥의 만년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 어느날, 두께가 300m인 얼음덩어리 하나의 크기가 서울시 면적(605.24km²)보다 더 크다는 로키 산맥의 만년설 위에서 필자가 포즈를 취했다.
만년설은 수 십년간 녹지 않고 적재된 눈이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된 것이다.
멀리 산마루 쪽에는 만년설의 형상과 경관이 어떠할지 무척 궁금했다.
보우 빙하 폭포(Bow Glacier Falls)
타카카우 폭포(Takakkaw Falls)
트윈 폭포(Twin Falls)
라핑 폭포(Laughing Falls)
센티넬 고개(Sentinel Pass) 및 파라다이스(Paradise) 계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