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의 자신감과 즐거움 - 양성일

[jusung]

달구벌의 자신감과 즐거움

양성일 울산장애인농구협회 전무이사

2013년 05월 15일 (수) 17: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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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구벌에서 제7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가 4일 간 일정으로 열였다. 올해도 울산장애선수들은 눈부신 활약으로 종합 2위의 쾌거를 이루어 냈다.
　
장애청소년체육대회는 우리사회가 관심을 두고 키워 주어야 하는 분야이다. 장애를 안고 있는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체력과 끼를 한 껏 발휘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 주어 그들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자는 취지의 전국대회이다.
　
올해 대회에 구기종목단체로는 유일하게 참여한 울산장애인농구단(굿모닝농구단)의 사연이다. 타 종목은 선수 발굴이 어려워 참가 자체가 어려웠지만 관심의 씨앗을 뿌린 탓인지 다행히 농구는 어렵게 팀을 꾸린 것이다. 3급 친구 3명, 2급 친구 6명으로 구성하였다. 처음에는 패스조차 어려워하던 친구들이 차츰 적응하기 시작하여 전국대회를 대비하여 담금질을 해왔다. 
　
우리 친구들은 3월 1일 부터 5월 6일까지 9주 동안 훈련을 받고 출전한 드림팀(?)이다. 2011년 첫 참여 후로 3번 째다. 우리가 처녀 출전을 할 때는 모두가 1급 친구들이라 공을 다룰 줄도 몰랐고, 우군과 상대팀의 골대도 구분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올해는 그래도 지난경험을 토대로 나름 우수 학생들을 발굴하여 주 1회 체계적 연습을 시작한 것이다. 지도 코치도 장애를 안고 있는 아마추어였지만 우리는 주어진 시간 내내 땀 흘린 뒤 출전을 기다렸다.
　
이번 농구의 빅 이벤트는 울산-서울의 4강 경기였다. 경기가 시작되면서 모 시민단체 어머니회원들이 '울산광역시선수단 화이팅'이란 현수막을 무려 7개나 내걸면서 울산팀을 응원하기 시작하였다. 상원고체육관은 일순간 울산을 응원하는 함성으로 울려 펴졌다. 약자에 대한 배려와 응원으로 장애인체전의 본보기를 보여준 진풍경이었다. 서울은 매년 우승을 차지하는 최강팀이다. 준결승에서 만난 울산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했다.
　
경기는 1쿼트 8분 간 4쿼트 방식이다. 1쿼트부터 빠른 서울팀에 점수를 내 주던 친구들은 강한 응원에 힘입어 따라 붙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 친구들이 골을 넣을 때 마다 관중들은 박수로 화답하였다. 주전 5명 골고루 골을 넣으면서 즐거워하기 시작하였다. 선수들은 생애 처음으로 프로 심판의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규정에 적응하면서 경기에 임했다.
　
상대는 골을 쉽게 넣었고, 우리는 어렵게 득점을 높여 갔다. 상대의 빠른 속공에는 속공으로 대응하였고, 철저한 수비로 점수 허용을 줄여가며 경기를 이어 갔다. 경기분위기는 서울의 맨투맨 작전에 말린 것이다. 우리 코치는 맨투맨 전략을 준비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있었다. 맨투맨에 힘겨워 한 주전 2명이 5반 칙 퇴장을 당하면서 역전되어 분패하고 만 것이다.
　
시교육청 과장님을 비롯한 교육청관계자들, 시체육회관계자들, 특수학급 교사들, 울산장애인농구협회임원과 코치 등 모두가 숨죽여 경기를 관전하였다. 최선을 다하며 전신이 땀으로 범벅이 된 우리 친구들에게 심판도, 어머니응원단도, 상원고학생들도, 상대팀도 모두 몰입되었다. 준결승이 아니라 결승전을 방불케 한 경기였다. 시합에 지고도 관중들은 우리 친구들에게 수고했다며 기립박수를 보내 주었다.
　
5월의 대구는 33도를 기록하는 한여름 날씨를 기록하고 있었다. 제7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 참가한 전 선수들은 메달과는 관계없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음을 만끽하였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이것이 이번 대회의 목적이 아니겠는가? 최선을 다했지만 지고도 아쉬움이 없고, 이기고도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스포츠 정신을 우리 친구들은 배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