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十三章 자리 싸움
동방일의 명령이 떨어지자 임대년은 짧게 대답하며 몸을 돌리려 하였다.
"알겠습니다."
그 순간 계동평은 손짓으로 그를 제지하였다.
"잠깐!"
동방일은 계동평에게 또 무슨 꿍꿍이속이 있는지 몰라 다시 물었다.
"계노가, 또 어떤 분부가 남아 있으시오?"
계동평은 다시 고개를 쳐들어 동방일을 주시하며 그 오만한 언사로 지껄였다.
"동방형, 수석은 누구를 위하여 증설하려는 것이오?"
이 말을 들은 동방일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물론 당신의 자리를 만들려는 것이지요."
계동평은 갑자기 냉소를 하더니 퉁명스럽게 쏘아댔다.
"흥! 나는 또 저들을 위해 증설하려는 것으로 알았지…"
이 말에 동방일은 약간 미간을 찌푸렸으나 곧 감추어 버렸다.
"계노가, 웬만하면 본국의 처지를 위해 주시는 것이…"
계동평은 동방일의 말을 중단시키며 소리를 버럭 질렀다.
"흥! 나 계동평은 무지막지하기 때문에 강호의 예의도 모르며 남의 고충도 이해하지 못하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오직 하나, 즉 내가 한다는 일은 누구도 막지 못한다는 것이오. 으핫핫…"
동방일은 그의 이런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계속 참으며 반문했다.
"아! 원래 그랬었던 것을… 그렇다면 어떤 것을 하고 싶다는 말씀이오?"
그러자 계동평은 안색 한 번 변하지 않고 맹랑한 소리를 떠벌렸다.
"일파의 종사인지 하나님인지 하는 두 사람의 좌석을 내게 양보하라고 하시오."
이렇듯 저돌적인 발언에 동방일은 그만 대경실색을 하였으나 곧 고소를 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계노가는 고의로 서로 난처하게 만들려고 하시는구려?"
계동평은 답답하는 듯이 코웃음을 쳤다.
"흥! 내가 고의로 동방형을 난처하게 하고 있다고 해둡시다."
동방일은 분위기를 조성하느라고 다시 계동평을 향해 정중히 제의했다.
"계노가, 양보는 미덕이란 말도 있지 않소? 부디…"
계동평은 가소롭다는 듯이 연방 코웃음을 치며 대꾸했다.
"흥! 동방형은 과연 아는 것이 많군요. 정 그렇다면 동방형께서나 양보하시구려."
계동평의 계속되는 공세에 그만 감정이 격한 동방일은 자신도 모르게 언성을 높였다.
"흥! 난 이미 많은 양보를 하였는데 또 하란 말이오?"
하나 계동평은 계속 빈정거렸다.
"그럼 나에게는 양보한 것이 없는 것 같으니 어찌된 일이오."
이미 입장이 난처해진 동방일은 다시 부드럽게 계동평을 달래려 들었다.
"계노가 오늘은 본국의 개막일이오니 소제의 체면을 봐서라도 양보를 하여 주시구려. 오늘 같은 길일에 이토록 다툴 필요가 있겠습니까? 소제의 죄는 후에 사죄를 하겠소이다."
계동평은 담담하게 웃으며 노골적으로 빈정거렸다.
"동방형은 아무 죄가 없으니 사죄할 필요가 없소이다. 오로지 저 두 사람만이 양보를 한다면 일을 좋게 끝나게 되는 것이오."
동방일은 계동평의 단호한 태도에 씁쓸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계노가, 당신에게 저 두 사람의 양보 외에 다른 방법은 없소?"
그러나 계동평은 더욱 의기양양하여 힘차게 대답했다.
"그렇소. 난 한 번 말한 것은 기필코 지키는 사람이오."
드디어 동방일의 노기에 서서히 불이 붙기 시작했다. 그는 안색을 침통하게 변한 후 냉랭히 소리쳤다.
"이제 보니 계노가는 고의로 본국에 시비를 걸러 온 것이구려."
"그렇다면 어떻게 하겠소?"
동방일은 점점 황당하게 변모하는 그의 언행에 그만 어쩔 줄을 몰랐다.
"계노가, 흙으로 만든 사람도 약간의 사기는 있는 법이오. 거듭 말해 두지만 나 동방일도 그렇게 호인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시오."
동방일이 노기가 등등하여 소리치자 계동평은 냉소를 하며 묵묵히 대꾸했다.
"흥! 알고 보니 당신은 약간의 사기가 있는 인물이구려. 나 정말 흙으로 만든 사람보다도 못한 줄 알고 있었소이다."
이 얼마나 가증스런 말이냐! 그러나 동방일은 주인의 예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시종 참을 수밖에 없었다.
"좋소. 그럼 마음대로 해보시오."
이때 이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무위진인과 여장교는 분위기가 이상하게 변해가자 분연이 일어서며 소리쳤다.
"동방형, 우리가 좌석을 양보하면 그만이니 시비를 관두시오."
그러나 동방일은 손을 들어 그들을 제지하였다.
"두 장문인은 어서 앉으시오. 내가 설사 피를 토하며 죽은 한이 있더라도 실례는 범치 않게 해 주시오."
무위진인과 여장교는 실로 진퇴양난이었다. 그들은 잠시 서로의 얼굴만 주시하고 있다가 그냥 엉거주춤 다시 앉고 말았던 것이다.
동방일의 의기어린 말에 무위진인과 여장교가 다시 자리에 앉자 계동평은 다시 조롱을 하기 시작했다.
"그럴 때만은 정말 사내대장부 같은 냄새가 나는군!"
그러나 동방일은 미간을 찌푸린 채 그의 말을 듣고 있었다.
"계노가, 거듭 말하지만 어디 마음대로 해보시오."
동방일의 모습을 오만하게 바라보던 그는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나는 아직까지 이름 없는 사람에게 손을 써 본 역사가 없소. 그러니 당신과는 더 할 말이 없구려."
계동평은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장년인에게 명령을 내렸다.
"도아야, 네가 먼저 이 동방 부국주의 절초를 배워 보거라."
계동평의 말이 떨어지자 여태껏 잠자코 있던 하복 장년인은 느닷없이 동방일의 앞으로 다가서며 그의 가슴팍을 향해 일 장을 갈겨대는 것이었다.
화복 장년인의 이 같은 모습은 정말 그 사부에 그 제자다운 행동이었다.
그가 동방일의 가슴팍을 향하여 쪼개낸 일 초 이 식은 각각 양대 문파의 절초였는데 바로 청성파의 백금장법 중의 절묘한 초식이었고 다른 초식은 소림파의 백보신권이었다.
화복 장년인은 비록 삼십 전후의 약관이었지만 두 문파의 절초를 교묘하게 화합하여 일 초 이 식을 공격하니 이 흉맹한 수법에 전청에 앉아 있던 강호의 고수들은 모두 숙연해지고 말았다.
수석에 앉아서 바라보던 무위진인과 여장교도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가증스런 화복 장년인의 장력을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하나 그의 적수는 너무도 고명한 동방일이 아닌가!
"흥! 한 톨의 쌀알만한 진주도 광채는 발하는 법이지."
냉소를 하고 동방일은 몸을 꼿꼿이 세우며 우장을 번개처럼 휘둘렀다.
동방일은 단지 순간적으로 우장을 번쩍했을 뿐인 데도 화복 장년인은 무형의 진기에 얽매어 버린 듯 꿈쩍을 할 수가 없었다.
동방일의 일 초는 매우 단순한 것 같았지만 전청에 앉아 있는 강호인들은 물론, 일파 종사인 무위진인과 여장교 역시 도대체 그가 어떤 초식을 사용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더우기 여태껏 기고만장하던 계동평도 짐작하지 못하였던지 미간을 잔뜩 찡그리며 묵묵히 동방일의 초식을 주시하고 있었다.
하나 백장청만은 알고 있는 듯이 영롱한 눈빛을 발하며 주시하였다. 그러나 이상하게 번쩍이던 그의 광채는 그야말로 순간이었기 때문에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 순간 쌍방이 각각 일 초씩을 교환하고 나자, 대청은 찬물을 끼얹은 듯이 조용해졌다.
이렇게 팽팽히 긴장된 분위기가 지속되자 대청에 앉아 있는 일반 강호인들은 곧 질식할 것 같았다.
얼마 후 서서히 미간을 편 계동평은 음침한 냉소를 하며,
"흥! 좋은 수법이로군. 그 정도라면 노부가 출수를 한다 해도 아깝지는 않겠어."
하더니 전신의 골절을 늘이는 듯 우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우장을 서서히 들어 올렸다.
계동평이 자신을 상대하려 들자 동방일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침중한 소리로 그를 제지하였다.
"잠깐!"
계동평은 동방일이 싸움을 그만 두려는 듯이 그를 제지하자 다시 조롱하기 시작했다.
"왜? 겁이 나는가?"
동방일은 그가 이렇듯 자신을 빈정거리는 데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냉담한 표정을 지은 채 한 마디 한 마디 힘을 주어 말하였다.
"계노가, 제자를 보면 그 스승을 알 수 있는 법, 그대의 수법도 변변치 못할 것이니 나는 결코 그대와 상대하고 싶지 않다는 말이오."
동방일의 노련한 말솜씨에 그만 호되게 당한 계동평은 너무도 격분하여 어쩔 줄을 몰랐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동방일은 태연자약하게 몸을 돌려 백장청과 눈짓을 교환하고 있었다.
백장청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자, 계동평은 역시 강호의 늙은 구렁이라 급히 울분을 억누르며 냉정을 되찾았다.
"동방 늙은이야! 너의 양심은 매우 날카롭구나. 하지만 네가 원하는 대로 되지는 않을 거다."
동방일은 마치 심중에 사전 계획이 다 짜여 있다는 듯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응수했다.
"계노가, 너무 그렇게 속단하지 마시오. 그대가 그토록 싸우고 싶다니, 내 그대에게 놀랄 만한 인물을 소개해 주겠소."
동방일은 계동평의 대답도 듣기 전에 백장청을 바라보며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백 노제, 몸을 좀 풀어 보겠소?"
백장청은 동방일의 부름을 받자 넌지시 딴청을 부렸다.
"저는 싸움을 하고 싶지만 계노인이 응해 주실지…"
동방일은 백장청의 말에 빙긋이 웃으며 장단을 맞췄다.
"그것은 걱정할 필요가 없소. 계노아의 말처럼 마음대로 매사가 되지는 않으니까."
동방일과 백장청이 자신을 사이에 놓고 왈가왈부하자 계동평은 백장청의 아래위를 날카롭게 훑어보며 음험한 냉소를 하였다.
"동방 늙은아! 그대가 겁이 난다면 고이 물러날 일이지 젖비린내 나는 어린아이를 대신 끼어 들이다니, 아무래도 너무 지나친 것 같군…"
동방일은 이 말을 듣자 미간을 찌푸리며 단호하게 소리쳤다.
"늙은이야! 자고로 영웅은 소년이란 것을 너는 벌써 잊은 모양이로구나."
동방일의 말에 계동평은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소년 영웅이라! 그것 정말 허울 좋은 이름이로구나. 좋아! 기왕에 그렇다니 내가 원대로 수고를 끼쳐야겠군."
계동평은 고개를 돌려 백장청을 향하여 소리를 버럭 질렀다.
"요 비린내 나는 녀석아! 어서 이리 나오너라!"
그러자 백장청은 무표정한 얼굴로 천천히 삼 보를 걸어 나왔다.
이리하여 계동평과 백장청은 주석과 수석과의 통로에서 마주서게 된 것이었다.
한 사람은 영준하고 나약한 소년이요, 다른 한 사람은 철탑 같은 늙은이이니, 너무도 현격한 차이에 관전하는 군호들은 모두 손에 땀을 쥐며 백장청의 위기에 마음을 죄고 있었다.
이 순간 동방일은 화복 장년인의 혈도를 풀어 주며 냉랭히 소리쳤다.
"젊은이, 한쪽에 가서 조용히 서 있게."
장년인을 보내고 동방일은 계속하여 계동평을 향해 넌지시 제의를 하는 것이었다.
"계노아, 우리 한번 내기를 하는 것이 어떨까?"
이렇듯 기세등등한 동방일의 말투에 약간 의심이 생긴 계동평은 형형한 눈초리로 백장청을 다시 보더니 서서히 입을 열었다.
"어디 말해 보지."
동방일은 계동평이 서서히 올가미에 걸려들자 조용히 말문을 열었다. 마치 심사숙고를 한 것처럼…
"만약 내 백 노제가 패하면 난 이 사해표국의 부총국주를 자네에게 양보하겠네."
그러자 계동평은 웃으며 말했다.
"나는 자네의 지위에 탐을 내는 것이 아니네. 그러니 오직 저 두 사람에게 수석을 양보하라고만 하면 만족할 수 있지."
멋모르고 설치는 계동평의 말에 동방일은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꾹 참으며 할 말을 하였다.
"만약 자네가 패한다면?"
동방일의 말이 떨어지자 계동평은 손뼉을 탁 치며 웃음을 터뜨렸다.
"뭐 내가 패한다고? 으하하하하… 동방일, 내 말을 잘 듣게. 만약 내가 네놈에게 패한다면 나는 이놈을 종신토록 내 주인으로 섬기겠네."
이 말에 백장청은 너무 어이가 없어 검미를 치켜올리며 동방일을 바라보았다. 너무도 터무니없는 내기였기 때문인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자네에게는 너무 공평하지 못할 텐데…"
"공평하고 안하고는 문제가 아냐. 나는 원래부터 수석을 원했으니 그것만 이루어진다면 어떤 것보다 나는 만족할 수 있다는 소리지."
이야기가 점점 매듭을 지어가자 동방일은 급히 다짐을 받으려고 화제를 얼른 돌려 버렸다.
"알았소. 사내대장부의 일언은 중천금이니 슬슬 시작해 보도록 하시는 것이…"
그러자 계동평은 갑자기 의심이 솟았는지 딴 소리를 하였다.
"잠깐! 노부는 우선 이놈의 신분을 좀 알아야겠는걸?"
동방일은 고개를 끄덕이며 급히 대답해 주었다.
"이 노제는 성이 백이고 이름는 장청이라고 하오."
계동평은 이 말을 듣자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 사람아! 노부가 알고 싶어 하는 것은 그의 내력이야, 내력…"
동방일은 그의 의중을 물론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한번 딴청을 부려 보았던 것인데 그가 이렇게 화를 내자 실소를 하며 말하였다.
"아! 이거 실례했소이다. 이 백 소제로 말할 것 같으면 이미 본국의 총독찰(總督察)에 내정된 바 있으나, 그가 아직 결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와 상의하고 있는 중이오."
계동평이 다시 물었다.
"그의 사부는?"
이 오만한 계동평이 이렇듯 신중을 기하고 있는 데는 그에게 그만한 까닭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신의 별호가 청면랑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이 소년의 태도가 너무도 태연자약하였고, 또 동방일의 자신만만한 말투가 약간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창피를 무릅쓰고 그의 내력을 묻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동방일의 태도는 여전히 여유만만할 뿐이었다.
"알았소. 백 노제의 사부는 대명을 천허아생이라고…"
이때 계동평이 갑자기 파안대소를 하며 불쑥 뚱딴지같은 소리를 지껄였다.
"으하하하… 천허아생이라니 뭐니 다 귀찮으니 어서 나에게 덤벼라. 노부가 오늘은 파격적으로 너에게 삼 초를 양보해 주겠다."
그가 다시 이렇듯이 오만해진 것은 천허아생이라는 소리를 한 번도 듣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가 조금만 세심한 인물이었다면 이렇듯 성급하게 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소리를 들은 백장청은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으핫핫핫… 감사하오. 소인은 감히 어르신네의 명령을 어길 수가 없구려. 그럼 실례하겠소."
백장청은 천천히 삼 초를 공격하였다.
백장청이 쏟아낸 이 삼 초는 비록 간단하고 평범한 것이었지만 내면에는 신기한 묘용과 수많은 변초가 은밀히 포함되어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백장청 역시 총명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속전속결을 하지 않으려고 내력을 전혀 주입하지 않은 허초를 내둘렀던 것이다.
백장청의 본의를 간파한 계동평은 예리한 눈빛을 발하며 입을 열었다.
"과연 괜찮군! 오늘도 헛걸음을 치지 않은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매우 기쁜데…"
계동평은 동방일을 향해 의기롭게 소리쳤다.
"동방노인! 자네는 사람을 시켜 좌석을 넓혀야겠군…"
청면랑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백장청이 끼어들었다.
"그럴 필요 없소."
청면랑은 너무도 의외라는 듯이 눈을 껌벅이며 급히 반문했다.
"아니, 그럼 너는 대청 밖에서 싸우고 싶단 말이냐?"
백장청은 고개를 저은 후 총명한 눈빛을 발하며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그게 아닙니다. 계노인은 일대 기인이시니 물론 납수미우개자(納須彌宇芥子)라는 말의 도리를 알겠지요?"
백장청의 느닷없는 질문에 접한 계동평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알고 있다."
그러자 백장청은 다시 말문을 열었다.
"그 원리에 의하면 진정한 무림의 고수들은 일촌의 땅에서도 마음대로 몸을 돌리며 행동할 수 있다는데 어떻소? 우리가 있는 이 자리는 그 일촌에 비하면 너무 넓다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이 말을 들은 계동평은 입맛이 쓴지 쏘아붙였다.
"흥! 그러고 보니 네놈은 아는 것이 꽤 많구나. 어서 공격이나 하거라."
그러자 백장청도 슬슬 위세를 부리기 시작했다.
"방금 소인이 삼 초를 공격했었으니 이번에는 계노인께서 선공하여야 되지 않을까요?"
계동평은 백장청의 조리 있는 말에 그만 웃음을 짓고 말았다.
"으핫핫핫… 어린 녀석이 퍽 예리하구나. 아무래도 노부는 오늘 적수를 만나 혼이 나게 되겠구나."
계동평은 정색을 하며 폭갈을 하였다.
"이놈 조심하거라."
계동평의 장과 권이 동시에 공격해 오자 백장청은 눈이 부시는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