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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약,다이어트 스크랩 허임의 ‘침구경험방’
향봉 추천 0 조회 86 12.09.18 23:4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허임의  ‘침구경험방’

  
30여년의 시차를 두고 나온 ‘동의보감’ 침구편과 ‘침구경험방’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두 책의 구성방식을 잠깐 살펴보자. ‘동의보감’에서는 책 맨 뒤에 침구편을 별도로 두었는데 여기서는 침구이론과 경혈을 중심으로 논하고, 질병별 침구치료에 대한 내용은 각 편에 분산 기록하는 이중 구성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는 약물과 침구를 병행하여 종합적으로 치료하기에 편리한 점이 있다.  분량상 ‘동의보감’ 전체에서 침구관련 내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많지 않다. 이런 사실은 ‘동의보감’이 종합의서를 지향하고는 있지만,  다분히 약물을 위주로 쓰면서 침뜸치료는 보조로 사용하는 입장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

이에 비해 침뜸만 전적으로 논한 ‘침구경험방’은 실제 침구치료에 써먹을 수 있는 간결성을 바탕으로 한 실용적 침구서를 지향한다.  그리하여 침구이론의 요약 및 질병별 침뜸치료에 대한 임상경험을 최대한 살리면서 서술하려고 노력한다. 이는 침구임상가 허임으로서는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거의 동시대에 연이어 나온 두 책은 각기 침구이론과 임상에 나름의 체계를 가지면서도 상호 보완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즉 각자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는 마치 궁합이 잘 맞는 한 쌍의 부부와 같은 침구문헌인 셈이다. 뒷날 청대에 이 두 책을 중심으로 ‘침구집성’이라는 책이 나오게 되는 것도 이런 보완적 가치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침구경험방’은 우리나라 의서로 해외에서 간행된 몇 안 되는 책 중에 하나다.
대략 17세기 말∼18세기 초엽 조선에 유학 왔던 일본 오사카 출신의 의사 산천순암(山川淳菴)은 당시 조선의 의가들이 침구를 중시하는 것과, 그들이 한결같이 허임의 침구방을 이용하고 있는 것을 목격한다.
그는 조선의 침구학이 당시 중국에까지 그 명성을 떨쳤다고 하면서 조선침구학을 높이 평가한다.

후일에 그는 ‘침구경험방’을 가지고 일본으로 돌아가며, 이를 바탕으로향보(享保) 10년(1725) 일본판 ‘침구경험방’이 간행된다. ‘침구경험방’은 후일 안영(安永) 7년(1778)에도 간행됐다. 참고로 ‘동의보감’이 일본에서 1724년, 1799년 두 차례 간행된 것과 비교할 때 흥미로운 일이다.

중국에서도 최근 한국, 중국, 일본의 학술가치가 높은 전통의학 서적을 발간하는 가운데, ‘침구경험방’을 침구선본의서로 선정하여 간행하였다. 아울러 개요를 통해 “조선에서 편찬한 침구전문서의 효시로…
전 책의 내용이 간명하고, 조리가 분명하며, 독특한 특색을 갖추고 있어서 침구임상에 실용성이 있는 참고서다”라는 평가를 싣고 있다.

  
▶침구경험방 본문해설

머리는 차게, 배는 따뜻하게

‘침구경험방’의 서문은 여러 가지 면에서 허임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기록이다.
이를 통해 그가 의학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시각과 자세를 몇 가지 살펴보자.

1. 먼저 병을 잘 살피고(先察病)나서 치료하라.
허임은 질병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선행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그러면 병은 어떻게 생기나?
그는 ‘내경’의 “사기(邪氣)가 모이는 곳엔 정기(正氣)가 반드시 허약하다”라는 구절을 질병의 발생 기전으로 본다. 그는 이 구절을 부연하여 질병의 원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즉 “사람의 병은 다 먹고 마시는 것에 절도를 잃거나, 술과 성생활을 과도히 하여,
허약함을 타고 풍한서습(風寒暑濕)의 사기가 경락에 녹아들어와 영위가 행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침구치법은 어떻게 보았을까? 그는 치법관은 “침구로 허약한 것은 보태고 실한 것은 덜어(補虛瀉實), 그 기혈을 조절해주는 것(調其氣血)”이라는‘동인경’의 언급을 인용한다. 이는 침구치료의 대원칙이기도 하다. 아울러 몇가지 빈발 병증에 대한 감별진단을 직접 예시하며 병기 및 병태에 대한 설명을 보충한다.

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오색의 관찰을 통해 한열을 진단〉
푸른색이 많으면 통증이 있고, 검은색이 많으면 풍비(風痺)다. 흰색이 많으면 한증이고, 황적색이면 열증이다.

〈한과 열의 병태〉
한→ 한이 많으면 근이 땅기고 뼛골이 아프다.
배는 더워서 생기는 통증이 없다(腹無熱痛).
열→ 열이 많으면 근이 늘어지고 뼛골이 마른다.
머리는 차서 생기는 통증이 없다(頭無冷痛).
〈풍과 농과 담의 병태〉
풍(風)→ 통증이 잘 옮겨다니고 자주 변한다.
농(膿)→ 통증이 한 곳에 있고, 살갗이 벌겋고 열이 있다.
담(痰)→ 혹은 피부 바깥으로 붓기도 하고 가렵지도 아프지도 않다.

2. 임기응변 할 줄 아는 의사가 되라.
허임은 “의자(醫者)는 의야(意也)”라는 구절을 인용한다.
물론 이 구절은 의사가 지녀야 할 일반적인 덕목의 하나로 의가들이 즐겨 쓴 말이다. 허준도 ‘동의보감’에 이를 인용한다. 이 구절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되는데, 하나는 의사가 잘 헤아려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임기응변의 의미로 때에 따라 알맞은 치료를 하라는 의미다.

허임은 “의자(醫者)는 의임기응변(宜臨機應變)”이라고 후자의 뜻으로 풀고 있다.
그는 의사에게는 무엇보다 인체와 질병의 역동성에 대한 인식이 중요함을 여러 차례 강조한다. 그는 꽉 막혀서 변화를 모르는 의사라면 질병을 낫게 하기를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함께 병에 대해 얘기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가 몇 차례 쓰고 있는 “생각을 움직여 바꾼다(運意轉換)”는 말도 이런 의미의 연장선에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3. 침구기법을 손에 완전히 익혀라.
허임은 당대 제일의 침구임상가답게 마음으로 체득하고 손이 거기에 응해야 한다(得之於心, 應之於手)고 말한다. 마음과 손이 서로 응하는 경지를 요구한 것이다. 아울러 자와 컴퍼스는 줄 수 있을지라도
사람의 재주는 줄 수 없다(能與人規矩, 不能與人巧)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침뜸의 기술은 부단한 노력에 의해 연마해야 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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