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치유적 관점의 신체이미지
자신의 신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종종 자동적인 부정적 사고와 정서 그리고 행동들로 구성되며, 자신과 타인의 신체 정보를 도식적이고 자동적으로 처리하는 왜곡된 정보처리 과정을 낳는다. 부정적인 신체 존중감을 가진 여성들의 경향은 타인의 신체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에 주의를 많이 기울이는 반면, 자기 신체에서는 부정적인 측면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인다(김완석, 조옥경, 양희연, 2011). 나아가 자신의 모습을 자신이 싫어하듯 남들도 마찬가지로 내 모습을 싫어할 거라고 추측하여,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의식과 부적절감을 느끼게 되고, 대인과의 관계에서 자꾸 달아나려고 한다. 그럴수록 삶에 유익한 것들도 놓치는(Cash, 2019)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부정적 신체이미지는 마치 거울에 비친 이미지를 나로 착각하는 것과 같이 자신과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모두 이미지 기반의 정보에 의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는 자신의 전체상을 수용하지 못하고, 자신에 대한 작은 이미지에 맞춰 자신의 공간을 축소시켜 나가게 한다. 즉 대부분의 시간을 어린 시절에 형성된 자기 이미지에 자신을 축소시켜 끼워 맞추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려하지 않고, 타인의 시선을 기준으로 자신을 위축시키며 과소평가로 이어진다(Kaparo, 2013). 그 결과 외모에 관한 내면의 목소리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 나머지 그게 진실이라고 믿음으로써(Cash, 2019) 자신을 괴롭힌다.
부정적 신체이미지는 인터넷과 미디어 속에서 등장하는 획일화된 미의 기준에 의해 더욱 영향을 받는다. 인터넷과 미디어의 홍수는 개인의 개성을 무시한 채 남성에게는 가슴 근육과 식스팩을, 여성에게는 V라인의 턱선과 풍만한 유방과 날씬한 각선미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팔자주름, 눈 밑 지방, 탈모 등 한때 자연스러운 신체적 변화로 여겨지던 것들도 이제 치료해야 할 질병처럼 간주되고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몸은 자연스럽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각종 시선과 평가가 들러 붙고 그에 따라 수선하고 가공해야 하는 치열한 전쟁터가 되었다(최철웅, 2012).
문제는 외모를 바꾼다고 해서 신체 불만족이 해소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성형수술로 새로운 몸을 갖게 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새로운 자아 정체성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성형수술 경험자들은 수술 전에 비하여 외모가 개선되었다는 점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술 후 자신의 얼굴이 완벽하게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술 결과에 만족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한 경험자들의 답은 수술 후에도 여전히 자신의 외모에 불만을 갖는 경우 추가적인 성형수술로 다시 한 번 외모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을 고민하게 된다고 하였다(임소연, 2017).
Cash(2019)는 성형수술은 다만 자신과의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할 뿐이며, 수술에만 의존하거나 반복적으로 수술을 받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더 심각한 다른 원인이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외모에 불만이 많다면 외모를 변화시킬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외모에 대한 태도를 변화시킬 것을 권하였다.
Cash(2019)는 외모가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에 대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스스로 자기 외모를 판단하고 생각하는 자동적이고 습관적인 패턴에서 작동하며, 이 악순환을 깨는 마음가짐을 가질 때 부정적인 신체이미지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하였다. Stewart(2004)는 "부정적인 신체이미지는 수용과 연민을 바탕으로 몸, 마음, 정신의 전일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 마음챙김이 기초가 되어야 하며, 신체이미지 치료는 인지, 지각, 행동, 감정 등으로 다방면으로의 접근이 신체이미지 치료에 대한 새로운 방향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다양한 시스템의 내적 연결성으로 인해 몸과 호흡과 마음을 통해 작업함으로써 우리의 전반적인 조건에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 이는 우리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 내면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자원을 두드리는 기술이다(Kraftsow, 2011).
사람은 각자 자기 몸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며, 긍정적인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불행한 신체-자아 관계에 긍정적인 경험이 필요하다. 우리 몸에는 수백만 개의 고도로 전문화된 세포가 있다. 그 덕분에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느끼고 만끽할 수 있다. 더 이상 외모를 평가하는 데만 매달리는 현실에서 몸이 선사하는 풍요로운 감각에 대한 고마움을 가져야 한다(Cash, 2019). 자각의 힘에 반응하며 살아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몸이야말로 변화를 창조하는 학습의 핵심적인 요소이다. 마음 챙김의 체화를 통해 지금까지 자신이라고 믿어왔던 한계 그리고 현실의 탄탄한 기반이라고 믿어왔던 제약을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현실을 발견하고 창조할 수 있다(Kaparo, 2013). 즉 부정적 신체이미지에 대한 심신치유학적 접근은 몸, 마음의 통합을 지향한 몸과 마음의 새로운 관계 맺기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마음챙김요가가 여성의 신체이미지와 신체자각에 미치는 영향/ 박민숙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심신통합치유학과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