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사무실을 들렀습니다.
이웃 가게들 여사장들하고 낄낄대다가 내가 들어서니 반색을 합니다.
'뭐 좋은 일있냐?'
'아니...상가 내에 또라이 흉보고 있었어...
또라이 짓을 하기에 하고 싶어하는 대로 냅뒀어
괜히 나서봐야 총맞잖아? 어차피 비용은 모두가 분빠이(일본말 붐빠이로 으찌나 한국사람들이 자주 쓰는지
국어사전에도 올라와 있는 말임!! 고로 외래어가 되겠음!!)하는데
또라이 앞에서 나서지는 못하고 뒤에서 흉보고 있는 중이야~~'
말 그대로 정신승리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그런 부분에서는 막내는 저와 극명한 차이를 드러냅니다.
저는 잘못된 부분을 발견하면 어떻게 해서라도 바로 잡으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뒷끝은 그닥 좋지 않죠.
어쩌면 막내의 처신이 사람좋다는 소리도 듣고 후환도 없으니 현명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른이 1.
모 카페에서 518 때 시민군이 여대생을 성폭행했다고 뻥치는 회원이 있었습니다.
이 회원은 정제되지 않은 논리처럼 표현도 막가파라서 일단은 모욕죄로 형사고소했습니다.
모욕죄는 반의사불벌죄라서 취하하면 없던 일이 됩니다. 결국 검사수사단계에서 취하해 줬습니다.
물론 518특별법에 의해서 허위사실유포죄로 걸면 호되게 당할 수 있지만 이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
일단 고소하면 끝장을 봐야 하기에 증거만 챙겨놓고 말았습니다.
취하해 주는 상황에서도 이 어른이.....정신 못차리고 허세를 부리더랍니다.
어른이 2.
어제 낮입니다.
나름 교통상황을 감안해서 차를 주차했다 싶었는데
내 차 때문에 다른 차가 빠지지 못해 차뻬주러 갔습니다.
해당 차주는 차를 당장 못빼서 너무너무너무너무 억울했나 봅니다.
잠시 잠깐 함께 걸어가는데 같은 소리를 반복하고 반복하고 또 반복합니다.
'여보시오!! 지금 차를 빼달라고 온거요?
아니면 당신 마음대로 당장 안되는 상황에 대한 억울했던 스트레스를 풀려고 온거요?'
많은 수의 남자(여성은 상대할 기회가 별로 없었으니 모르겠습니다만)는
장남이나 막내아들 증후군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음대로 안되면 떼를 쓰고 폭력을 쓰고 고집을 부립니다.
어른이3.
자신의 땅 아래 쪽에 있는 제 땅을 이용해서 통행하는 이가 있습니다.
제 땅을 팔테니까 사라고 했습니다.
거래가 서투른 저는 가격을 먼저 불렀습니다.
비싸답니다.
그래서 얼마에 사고 싶느냐고 했더니 말을 하지 않습니다.
저도 맹지를 가지고 있어서 같은 처지이지만
저는 시세의 3배~5배까지는 감수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제가 부른 가격은 최근에 그 주변 땅의 매매 실제가격 수준이었습니다.
여전히 그 사람은 자기가 얼마에 사고 싶은지 비밀로 하고 있습니다.
어른이4.
밭에서 대나무를 베고 있는데
나이는 참 지긋한 동네양반이 곁에 와서 이야기를 합니다.
입버릇인지 모르겠지만
모두가 남탓입니다.
남의 덕분도 아닙니다.
자기가 자신의 의지로 하는 것은 없어 보입니다.
무조건 남탓이고 주변 탓이고 환경 탓입니다.
에라이......
저는 스무살 때, 그 서럽도록 빛나고 그립고 다채롭고 아름답던 시절에
설흔이 되는 날 세상을 뜨리라는 엉뚱한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설흔이 되면 어느 여류시인의 말마따나 잔치는 끝날 것으로 알았었지요.
하지만 설흔이 두 번 되고도 남는 세월동안 징그럽고 찐득하게 살아 있습니다.
지금은 내 존재가 세상에 부담이 된다고 판단되는 날
순간 내 세상을 불꽃 속에 날려 버리려고 생각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리하기 위해서 화약류 관리기사를 취득할 준비도 하고 있었구요.
준비하다 알게된 사실인데 그런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 이도 있답니다.
역시나 사람은 안변합니다.
이십대 먹은 마음을 육십대 되어서 또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니....
아뇨....이번에도 마음 바꿔 먹어야 겠습니다.
남들이 똑남이 짓을 할 때에 입다물고 그 짓을 막지 못한 죄책감에 물들지 않고
막내처럼 현명하게 사는 방법을 익혀가며 진정한 어른이 되어 큰바위 얼굴이 되어
지인들의 사랑 속에 자연스레 세상을 뜰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여전히 문득 감상적이 되고 문득 감정적이 되는 저도 큰바위 얼굴과는 거리가 먼
어른이입니다.
새벽에 잠깨는 신체만 어른님입니다.
얼른 누워 새벽잠의 달콤함을 누려야 겠습니다.
그럼에도 행복하세여~~~~~
첫댓글 몇부분의 어른이에 대해 잘 읽었습니다
어른이 될려면 어른다워야해요
ㅎ그럼에도 행복하시길!!!!빅샤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