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란?
왜 산에 오르는가
100년전쯤 등산가 조지말로리는 어떤 사람의 질문에
“산이 그곳에 있으니까”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등산의 이유에 대한 가장 함축성 있는
명언으로 알려지게 된다.
맑은 공기를 원 없이 마시고 싶은 사람
육체적 건강을 위해서 오르는 사람
정신적 피로회복과 힐링을 위해 걷는 사람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싶어서 찾는 사람
그냥 하루해를 몰래 혼자서 가지고 싶은 사람
사람마다 다양한 목적으로 또는 그냥 아무런 이유없이 쉽게
오를수 있는 산이 지척에 수없이 두고 사는 우리는 행복하다.
대학입학과 동시에 직접 찾아간 산악부에서 시작된 본격적인 등산은
암벽이란 또다른 분야에 쉽게 빠져들었다
잡념많은 그 때 바위에 붙으면 몰입의 상태에 들어가는게 좋아
한참을 그렇게 빠져들었다. 아직도 그러고 있지만
일년에 한두번 찾는 설여사의 품에 안겨 자일을 몸에 두르면
온몸이 성감대인양 짜릿한 쾌감이 밀려온다
가슴에 새겨진 한편의 시를 위한길, 별을 따는소년들,
우정의4인길, 솜다리길
올해도 나를 기다린다. 지여사가 질투할지 모르겠다.
8월 군입대를 앞두고 5월 석가탄신일날
통도사에서 표충사까지 혼자 산행을 떠났다
비로암 근처의 희미한 산길을 오르다 절벽을 돌아돌아 어렵게
능선에 올라 아무도 없는 산길을 뚜벅뚜벅 걸었다
처음부터의 알바와 무거운 배낭, 희미한 등로로 능동산을
오르던 중에 긴 햇살의 꼬리부분까지 자취를 감추고
고사리분교쯤에서 만나야 될 어둠을 맞이하게 된다.
천황산과 재약산을 올라야하는데 체력적 한계와 어둠으로
지금의 샘물산장 근처의 인적없는 목장, 귀신이 나올 것 같은
폐가의 방에 텐트를 치고 밥 해먹고 소주 한병 먹고
두려움과 공포를 안고 잤다
이 경험으로 그 후 자주 홀산행을 하게된다.
누구의 간섭없이 발길 닿는 곳까지 그렇게 걷고 또 걸었다.
때로는 속세의 상념에 부딪히기도 하고 인내의 한계를 쳐다보기도
하고 먼 하늘과 희미한 공제선을 바라보기도 했다
석골사 환종주 준비하면서 알게된 J3
지리산 3대종주(화대종주, 왕복종주, 태극종주)로 탄생된 클럽으로
오로지 무박 즉 한방에 끝낸다.
익스크림산행의 최강으로서 등산의 천외천을 경험했다.
산행보다는 익스트림 스포츠에 가깝다는 생각도 했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항상 후미 그룹에서 겨우 따라가지만
솔로산행의 묘미도 함께 느낄수 있어 좋다.
각자도생의 길, 서로 신경쓰기도 싫고 신경쓰이기도 싫다
그냥 가고 그냥 먹고 그냥 온다
법정스님 말씀처럼
목적과 이유가 있어 사는게 아니라 그냥 사는 겁니다
살다보니까 목적도 생기고 이유도 생기는 것이지
테니스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면서
내가 대학 다닐 때 산악부를 들지않고 어프로치(테니스동아리)에
들어갔으면 하는 후회를 잠시 한적이 있다
산은 배우지 않아도, 일찍 다니지 않아도 언제든지 갈수 있는데
테니스등 다른 운동은 기본부터 잘 배워야하고 또 한번 배워놓으면
죽을 때까지 실력이 크게 줄지않고 기본은 할수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산에 갔기에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고통을 이겨내고 주위 상황을 판단하고
동료를 배려하는 정신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덤으로 지금은 결코 경험할수 없는 많은 산속의 생활을 몸과
마음에 축척하여 간직하고 있다
젊은 시절부터 과도한 음주와 내성적인 성격으로 인한 스트레스등을
이겨낼수 있는 체력과 정신을 산으로부터 받지 않았을까
아직 살아있는 것도 아마 산이 지켜주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효마클
2003년쯤인가 어쩌다 들어간 마라톤 세계
등산보다 짧은 시간에 원하는 운동량을 달성할수 있기에
보완적 기능으로 그리고 많은 좋은 사람들이 있기에
같이 달리고 또 산에도 가고 했다
내가 추구하는 산은 아니지만 또다른 산행으로 즐겁게
함께하는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
죽을때까지 산을 오를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먼산을 바라본다.
아무래도 나는 산으로 가야겠다.
첫댓글 박만교님. 참 멋진 산사나이로소이다. 부럽습니다. 만교씨 글 너무 좋아요.
햇볕도 따뜻한게 심심하지예ㅎㅎ
내도 설악산에 가고싶어지넹^^
시란 책상에서 그냥 써 지는 것이 아니듯이 인생을 살면서 다양한 취미활동으로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하는 만교님! 멋집니다.
박사장! 산행한번 합시다.혼자만 재미보지말고 ㅋ
뭘 그리 어렵게 쓰노.
한마뒤로
압축해서
"나에겐 산이란 ""연인""하면 될꺼로"
"아무래도 나는 산으로 가야겠다."
그러네........산, 산, 산.
춤 출 수 있는 삶...취하지 마시고...
어릴땐 산사람 좋던데 요즘은 별루 배려심은 좋으나 재미없고 미인들은 산에 안 오던데..
결혼 전 동료 유부남쌤들이, 일요과부 된다고 산꾼과 낚시꾼과는 절대로 결혼하지 마라고 충고하곤 했었는데... ㅎㅎ
J3도 하시고, 명숙씨와도 놀아주시고, 뒷동산이나 다니는 우리도 가끔 그 좋은 산으로 이끄소서~
언택트 시대에, 카페서 박문사님 글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롱런을 위해 아껴쓰야할 나이라 조심하는데, 아직 팔팔하거 보니 신체나이가 내보다 어린가봐.
예나 지금이나 외형을보면, 몸매는 더 좋아졌나? 계곡에서 펜티만 입고 물장구 칠때, 하얀 속살이
선 하네 ㅎ
이제 중생들을 위해 큰 산에서 하산하여 나지막한 산으로 이끌어 주시오~
박사장, 힘 닿는데까지 해보소... 아직도 짜릿한 쾌감과 함께 몰입할 수 있다니 그저 부럽네...
나에게도 그런기 하나 있으면 사는기 더 재미질낀데...ㅎ 나도 암벽에 함 붙어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