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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2013년 7월 27일(토)~28일(일) 1박2일 어디서: 야간비행의 고추밭 출연배우: 지기님, 일단뛰어님, 워니님 그리고 나 첫째 날의 Mission: 고추따기. 잡초제거 둘째 날의 Mission: 3GO를 위한 비밀 특수작전(작전명: school of janggi) ★ 3GO..(맛도 잡GO. 더위도 잡GO. 힐링도 잡GO)
농촌에서 태어나 논두렁 밭두렁! 개구리 소리! 개 짖는 소리! 모락모락 피어나는 굴뚝 연기! 맑고 깨끗한 소의 큰 눈망울! 고요한 바람과 벗하며 배우고 자란 곳! 농촌..!!
어른이 되면 농촌이 아닌 도회지에서 살아야겠다며 학창시절 때부터 마음 한 구석을 차지하며 이 나라 저 나라의 대도시를 다니며 꿈을 키워도 보았지만, 결국엔 아직도 그 자리! ㅋㅋ
지난 해 그다지 크진 않지만, 텃밭을 하나 구해 틈틈이 짬 시간을 이용해 농장을 가꾸어 보겠다는 생각이 올해는 겁도 없이 일을 크게 키우고야 말았다. 고추 1,000포기. 고구마. 콩. 호박까지... 작물도 작물이거니와 끊임없이 고개를 내미는 잡초들이 나의 발목을 잡는다.
그런 삶의 현장에 요즈음도 방학이면 대학생들의 농촌 봉사활동으로 성행하는 '농촌 일손 돕기' 일명 '농활'을 체험하러 사랑하는 벗들이 오신댄다. 모종을 늦게 심은 탓에 약속된 날짜까지 고추가 익지 않으면 어떡하나!하는 마음에 매일 내 집 너 집 할 것 없이 고추만 쳐다보게 된다.
날짜는 점점 다가오고 하늘이 도우시는지 고추는 조금씩 붉게 익어가는데 여느 해보다 길어지는 장마로 중부지방에선 쉴새 없이 비 피해 소식이 날아들고 남부지방은 불볕더위가 이어져 하루에도 수십 번 날씨정보를 확인하게 된다.
체험도 체험이지만, 여름휴가철이라 계획잡기가 여간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변수에 모두가 만족해 하는...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추억거리를 위해 머리를 뱅뱅 굴리고 돌려 이래저래 퍼즐을 맞춰본다. 뜻이 있으니 분명 길이 있을 것이다. 신이 주관하는 일이라면 모를까.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최선과 차선 그리고 최후의 보루까지 마음 깊숙이 숨겨 놓고 거침없이 벗들의 품 속으로 계획서를 날린다. 알록달록 몸빼바지와 함께...^^
뜀박질만 잘 하는 줄만 알았더니 아름다운 모습! 아름다운 웃음!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졌습니다. 나의 벗들은...ㅋㅋ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르게 "고추딸 때 함 도우러 갈께..!" 하며 툭툭 내뱉은 말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잠도 제대로 이루질 못했을텐데 새벽같이 일어나 울산에서 이곳 하양까지 한걸음에 달려와 준 저들의 고운 마음씨에 무엇으로 보답할까 하다가... 허접하지만, 부랴부랴 플랜카드 하나를 제작해 환영의 인사를 대신합니다.
일정표에는 국민의례, 선국선열에 대한 묵념, 환영사까지 있었는데... 그것 다~ 하고 나면 "고추는 언제 따노..?" 할까봐 생략하고 기념촬영만 합니다. ^^
뭘~ 보여 줄까..! 보여 주고 싶은 것은 많은데, 딱히 보여 줄게 없습니다. ㅋㅋ 논두렁 밭두렁에서 맛도 잡고. 더위도 잡고. 힐링도 잡을 계획으로 3GO를 기대해 보지만...^^
그래도.. '야간비행'의 땀과 열정이 있는 소박한 이곳에서 맑은 자연. 맑은 인정. 맑은 땀내음을 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돌아갈 땐 내 고향을 떠나는 아쉬움이 저들의 가슴 속에 들게되는 아름다운 여운이 있기를 치켜세운 엄지 손가락에 나의 바램을 담아 봅니다. '미원씨..!' 지기님의 오랜 벗입니다. 지난 해 지기님과 제가 속한 장거리 산악회 총회겸 지부모임이 있었던 '계룡산'에서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거침없는 활달한 성격. 때묻지 않은 밝은 미소와 화통함을 가졌습니다. 미원씨 앞에서는 눈 똑바로 뜨고 운전도 보행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불호령이 떨어집니다. ㅋㅋ '지기님' 저에겐 지기님보단 '별★님'이 더욱 친숙한 이름입니다. 2년 전 장거리 G산악회 11월 정기산행에서 비슬태극의 소개로 처음 만났습니다. 산행 시작 얼마 지나지 않아 줄곧 비가 내렸습니다. 비 내리는 어두운 밤에도.. 뿌연 안개 낀 비슬에서도.. 반짝반짝 빛나는 여전사가 있었음에 알고 보니 그가 바로 '별★님'이었습니다. ㅋㅋ
'지기님'과는 우연치고는 신기한 인연들이 있습니다. '백두대간과 마라톤'이 바로 그것입니다. 서로 다른 산악회에서 서로가 알지 못할 때 대간길에 첫 발을 내디딛었던 곳이 지리산이 아닌 '추풍령 고갯마루'라는 사실이 같습니다.
'마라톤' 역시 마찬가집니다. 마라톤과의 첫 인연이 '2001경주동아마라톤 하프'였다는 사실이 같습니다. '지기님'은 그 때 이후로 줄곧 마라톤과 인연을 같이 했다는군요. 저는 그 때 이후로 "땡~"이었습니다만, 이렇게 또... 죽을 자리인 줄도 모르고 같은 집에서 런닝화를 신게 되었습니다. ㅎㅎ
그 외에도 '지기님'과는 다양한 인연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정조이산어록 '言不要設到十分(말은 다 하려고 하지 말라!)'이 떠올라 입에다 오버 로크(Overlock)를 칩니다. "천기누설'을 하면 안 되니까...^^ 못하는 게 없는 '지기님'입니다. 뜀박질. 산행. 글. 그림. 노래. 요리, 담력. 고집. 근성. 초삐 기타등등 어느 것 하나 제가 이길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ㅋㅋ 이래서 카페지기는 아무나 하는게 아닌가 봅니다. ^^
"오~이! 지기님!" 알록달록한 몸빼바지며 빨간 장화가 참.. 잘~어울립니다요.! 잘~익은 빠알간 고추따고 즐거워 하는 '미원씨' 사실... 농사일이라는게 다 그렇습니다만, 고추따기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서기도 앉기도 자세가 좀 어정쩡 하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이른 시간이지만 연일 무더운 날씨가 기승을 부리기에 비록 기대 반 설레임 반으로 농활을 시작하였지만, 어느 것 하나 적응이 안 되는 생소한 것이기에 조금 하다말고 "에이 참~ 더 이상 못하겠다. 나! 이거 안 해!" 하고 내팽개치면 어쩌나 하고 내심 걱정이었으나 처음 해 보는 솜씨치고는 Good이었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미원씨!" ^^
어린아이와 같은 맑은 마음을 가지신 '일단뛰어' 형님! 이 더븐 날씨에 울트라 100은 어찌 하시려는지... "일단 저질러 놓고 뛰면서 생각하자! 아우야~!" 하시는 형님!
비와 진눈깨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지난 4월 어느 날 밤! 영남실크100 배네고개에서 비 맞은 생쥐모양 오돌오돌 떠는 수줍은 모습으로 우리는 처음 만났습니다.
어떤 이는 함께한 세월의 나이테로 인연의 깊이를 이야기 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오랜 세월을 같이 있어도 기억 속에 없는 이가 있고 잠깐 만나도 심장 속에 남는 이가 있습니다. 저는 늘상 그런 인연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훈련소 조교도 아닌 것이 일 안하고 폼만 잡고 뭐~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기님'이 분명 속으로 이랬을 겁니다. "지뿔도 폼도 안나구만...일 하는데 걸거친다. 비끼라 비끼..ㅋㅋ" 저는 저 자세로 잠시도 하지 못할 일을 '지기님'은 쪼그리고 앉아 묵묵히 잘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누가 뭐라해도 영락없는 여인네의 모습입니다. ^^ 복숭아가 탐스럽게 익어갑니다. 우리네 마음도 세월이 익어갈 수록 더욱 성숙해지길 바래 봅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요즈음 농촌의 인심도 시대에 따라 많이 바뀐 듯 합니다. 때에 따라 피고 지는 꽃잎도 과일도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건만, 우리네 마음만 '조변석개'로 바뀌나 봅니다. ^^;; 오전은 고추따고... 땀도 흘리고 해서 점심 먹기 전에 좀 씻어야 했기에 사우나에 가기로 계획했는데.. 뜀박질 하는 사람들 아니랄까봐 '지기님'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냅니다.
제가 운동하고 있는 대구대학교 휘트니센타에 가자고...ㅋㅋ 뜀박질도 하고.. 땀도 빼고.. 샤워도 하고.. 그야말로 1석 3조입니다.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밑져야 본전'이니 한 번 두들겨 보기로 합니다.
그래도 제가 인간관계는 그리 나쁘지 않은 듯 합니다. ㅋㅋ O~~K..!! ^^ 저마다 10km씩 달리기로 합니다. ^^ '일단뛰어' 형님! 골 흔들려요 '지기님!' ㅋㅋ '지기님'과 '미원씨' 여름방학에다 토요일이어서 휘트니센타가 한적하니 운동하기에 딱 안성맞춤입니다. 형님의 저 자세는.. 대체 뭔~가요? 밝은 달밤의 외로운 한 마리의 늑대인가..? 물 한모금 머금은 한 마리의 달구새끼인가..? ㅎㅎ 사람들은 저에게 오지랖이 넓다며 '오지랖 대마왕'이라고들 합니다. ㅋㅋ '대마왕..?' 일본 애니메이션 제목에선 들어봤지만, 도통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내가 움직여야 그 즐거움이 내 것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오늘 흘리는 이 땀방울이 내일의 희망이 될지는 알 수 없으나, 내가 즐거우면 상대도 즐겁고, 상대가 즐거우면 나도 즐거우니 그냥.. 좋으니까! 그냥.. 즐거우니까! 그렇게 그렇게.. 살으렵니다. ^^ 고추도 따고.. 운동도 하고.. 개운하게 샤워도 하고.. 이제는 즐거운 식사를 하기 위해 학교 내 'BH동산'으로 왔습니다. 메뉴는 '닭백숙에 닭죽'입니다.
원래 교내에서는 불을 피울 수 없는 취사금지 구역입니다. 여름휴가기간이다 뭐다해서 마땅한 장소 찾기가 어려워 어쩔 수 없이 경비 아저씨게 양해를 구하기로 합니다. 우째 오늘은 온통 막무가내로 들이대기 식입니다. ㅋㅋ
사실.. 이곳은 며칠 전에 와서 미리 양해를 구해 두었습니다. 이건 학교 관계직원이 보면 큰 일입니다. ㅋㅋ 땀 흘리고 나서 먹는 닭백숙은 그야말로 보신입니다. 아마도 건강한 여름나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어깨 넘어로 배운 것이 있어 그런대로 닭백숙이 모양새를 갖춰가는 듯 합니다. 사실.. 제 자랑인 듯 합니다만, 고기는 좀 삶는 편입니다. ㅋㅋ 돼지고기도 닭고기도..
지나가는 소리로 나중에 "장사할까!" 했더니 '지기님' 왈! "안 돼!" 왜냐고 물었더니... "넘들 다~ 퍼 주고 이내 망한다."고 합니다. ^^ 아예 대~놓고 악담을 하시는 겁 없는 '지기님'이십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 닭죽을 끓이기 위해 밤을 꼬박 새었습니다. 다들 맛있어 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이 죽이 다음 날 아침 호텔 뷔페를 밀어내었다는...ㅋㅋ
역시나 달림이의 질주 본능은 말릴 수가 없습니다. '일단뛰어' 형님 왈! "기름진 음식을 먹었으니 배 꺼자야 한다"며 또 달리잡니다.
달린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 손님접대는 확실하게..ㅋㅋ
저의 훈련코스 '금호강변'으로 안내 합니다. 저의 집 아파트 앞 강변에서 금호까지 낙동강 유역인 금호강변을 따라 편도 6.5Km 배가 불러 땀을 한 바가지나 흘리고 도착한 금호교회 앞! 회수차를 대기시켜 놓고 미리 와 기다리고 있던 '지기님과 미원씨'가 얼마나 반갑던지... 구세주가 따로 없습니다. 오늘의 구세주는 바로 '지기님과 미원씨' ㅋㅋ
'형님과 전' '지기님'의 차에 회수되어 땀내음 풀풀 풍기면서 하양으로 실려 옵니다. ㅋㅋ 그리곤 동네 마트로 장 보러(일명.. 쇼핑) 갑니다. 그래도 우리 동네에선 나름 큰 편입니다. 수박 한 디와 '지기님'이 울산에서 공수해 온 특별 메뉴 '갈매기살'을 구워 먹기 위해 불판을 사서 예약된 '팔공산유스호스텔'로 GO~go~!합니다.
체크인을 한 후 간단하게 여장을 풀고 뛴다고 배를 꺼잤으니 또.. 배를 채우러 자리세 내지 않는 시원한 곳을 찾아 팔공산을 뒤집니다.ㅎ 이번엔 '지기님표 갈매기살 구이' 계곡으로 갈까 하다 숙소에서 가까운 넓직한 대형 주차장 한 복판에서 자리를 잡습니다. 불 피운다고 누가 딴지 거는 사람도 없고 그야말로 자리세 없는 우리들만의 공간에서 깊어가는 여름 밤의 팔공산에서 갈매기살 구이로 만찬을 즐깁니다. "텐트 치까..?" "텐트 치까..?" "텐트 치까..?"
갈매기살을 굽는 '지기님'의 손놀림이 그야말로 달인이 따로 없습니다. 저런 건 또 언제 배웠는지.. 연기에 취하고.. 살살 녹는 고기맛에 취하고.. 밤 공기에 취해 그렇게 팔공산의 여름 밤은 깊어만 갑니다.
★----- 다음 날 새벽 4시! ----★ 팔공산의 이른 새벽엔 장마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습니다. 날씨가 맑았으면 갓바위에 올라 멋진 일출을 감상하려 했었는데 비가 내려 일출은 어려워졌기에 못내 아쉬웠는지 '뛰어'형님이 우중주라도 하자며 자다말고 또.. 뛰잡니다. 10km만.. 비 맞고서..^^;; 이거야 원~!
어느새.. 고추따기 농활이 아니라 마라톤 훈련 벙개로 둔갑하는 순간입니다. ㅋㅋ "예전에는 이런 비는 아무 것도 아니다"며 옆에서 한 술 더 뜨는 '지기님' ^^;; 할 수 없이 마지못해 따라 나서고야 맙니다. 해발 500여m에 위치한 '팔공산유스호스텔' 내리막을 향해 신나게 뛰어 내려 갑니다. 경사도가 좀 있는 편이어서 내려갈 때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술술 내려 갑니다만, 뛰어 올라올 것을 생각하니 마냥 즐거워만 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내리막 구간을 꽤나 긴 거리를 뛰어 내려갑니다. '뛰어' 형님이 '지기님'께 시간을 체크해 보더니 "2km는 족히 넘겠다." 하십니다. 그 때까지 제 머리 속엔... 풀어야 할 미션 하나가 고스란히 숙제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것은... 체크아웃 시간이 12시이니 그 이후의 스케줄이 풀리지 않는 고민거리였습니다.
그래서... 일정표에 체크아웃 이후의 스케쥴에 '이동(비밀)'이라고 적어 놓았습니다. 그 속에는... 저 만의 엉큼한 비밀이 숨겨져 있었습니다.ㅋㅋ 그것은 바로.. 포항으로 비행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 같이 맛나게 대게 먹으며 맛도 잡Go! 더위도 잡Go!! 힐링도 잡Go!!! 해서 고추따기 농활 프로그램을 깔끔하게 마무리 하는 것이 최대의 3Go 특수작전! (작전명: school of janggi) 였던 것입니다. 처음부터 포항행 일정을 공개했더라면 "택도 없는 소리!"라며 거절당할게 불 보듯 뻔한 이치였기에 저만의 미션으로 남겨 두었던 것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했던가요. 그 고민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뛰어' 형님의 입에서 흘러 나오고 있었습니다.ㅋㅋ 비록 위나라 유비의 책사 제갈량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나름 한 꾀하는 '야간비행'이 그 희망의 빛을 놓칠수야 없지요. ㅎㅎ
"2키로요..?" "형님도 참~! 택도 안 됩니다. 2키로는 무슨..? 한~1키로 좀 안 될낍니다." 했더니 형님이 미끼를 덥썩 물었습니다. ^^ "뱅이 야는..참! 완전 초짜네! 거리감각이 우에 이리도 없노..!"ㅋㅋ "내기 하까요..?" "하자! 좀따 나올 때 차로 재 보자!" ^^
2.5km 오르막을 쉼 없이 뛰어 올라오는데 체력을 모두 소진했습니다. 지난 밤! 자는 둥 마는 둥 하고 새벽에 일어나 비 맞으며 난이도가 꽤 있는 10km 거리를 뛰었으면 충분했을 법도 한데 유스호스텔로 돌아오자마자 내친김에 또... 갓바위로 가잡니다. "앗뿔싸!" 초짜배기 야간비행이 '뛰어형님과 지기님'께 제대로 걸린 듯 합니다. "아이쿠 야간비행 살리라~!!"
그래도 함께 하는 발걸음이라면 어디라도 갑니다. 예전부터 갓바위를 한 번쯤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비도 내리고 허기도 지고 체력이 급격히 떨어짐을 느낍니다.
조금만 더 가면 아침 먹을 수 있는 공양하는 데가 있기에 그 곳만을 희망으로 여기고 올랐습니다만, 공사 중이라 공양을 당분간 쉰다는 안내문을 보고 덥썩 주저 앉고야 맙니다. 순간 산에서 이래서 가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지기님'의 자판기 콜라 한 캔으로 급한 불을 끄고 갓바위에 오릅니다.
'지기님'과 '뛰어형님'이 비 맞으며 부처님께 정성스레 108배를 올리는 동안 저는 이리 저리 음식 동냥하러 다닙니다.ㅋㅋ 건진거라곤 사과 한 조각!과 박하사탕 6개 그 중에 4개는 제 입 속으로 홀라당~~! ㅎㅎ 그 박하사탕 4개가 허기에 지고 탈진과 함께 찾아오는 저혈당으로 부터 저를 건져 줍니다. 그야말로 부처님의 공덕입니다. ^^
하산 후 어제 닭죽이 예정된 뷔페를 밀어내고 아침으로 대신합니다. 얼마나 허기가 졌던지 그야말로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체크아웃을 하고 주차장에서 헤어짐의 시간 앞에서 꺼져가는 희망의 불씨를 건져 봅니다. "형님! 아까 내기" 하며 눈치를 주었더니... 두 말없이 제 차에 오릅니다.^^
그리하야.. '뛰어' 형님을 제 차에 납치하는데 성공! 이제 '지기님'의 차는 영락없이 코를 끼운 셈이 되었습니다. ㅋㅋ 그야말로 어르렁거리는 사자를 힘 안들이고 우리 안으로 넣은 셈이지요. 실제로 재어보니 내리막 구간의 거리는 2.5km 당연히 제가 졌지요. ^^
'형님과 전' 차 안에서 밀담과 밀담을 주고 받으며 포항으로 내달립니다. 뒤따르는 '지기님'의 차가 어찌나 잘 따라오는지...^^
결국엔 포항으로 비행하는데는 성공했지만, 대게를 먹는데는 실패했습니다. '불꽃축제'기간이라 그런지 값도 비싸고 양도 적고 할 수 없이 대게는 다음이라는 시간 속에 저축해 두기로 하고 포항물회로 아쉬움을 달랩니다. 포항물회와 함께 1박2일간의 농활 프로그램을 마무리하고 아쉽지만, 이제 서로 헤어져야 할 시간입니다. 벗들은 울산으로.. 저는 하양으로.. 아쉬움과 추억을 안고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제게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습니다. 이른새벽부터 벗들이 힘들게 딴 고추를 깨끗이 씻어 건조기에 말리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이 건조기에서 최소 25시간을 건조시켜야 빛깔이 좋은 건초가 탄생하게 됩니다. 올해 김장고추는 이 고추들이 우리들의 입맛을 책임져 줄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농사일이라는게 그저 되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ㅋㅋ 그래도 요즈음은 예전과 달리 농촌에도 기계화가 되어 훨씬 수월하게 농사를 짓는 편이지만, 아직까지 손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무슨 일이든지 뒷마무리가 만만찮습니다. 그래도 기쁨으로 감당합니다. 깨끗하게 씻고 닦아 원래 있던 그 자리로...^^ 우리는 각박한 현실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며 하루하루를 긴장과 스트레스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살아 갑니다. 그렇기에 요즈음 사람들은 농촌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시골이라는 말에 도시에서 느끼지 못하는 시골만이 가지고 있는 따뜻함. 훈훈한 분위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더 끌리게 하는 것은 아닌지...! 하고 생각해 봅니다.
여름을 더욱 더 실감나게 하는 곳! 뙤약볕 아래서 하는 고추따기 농활!
몸을 쓰는 정직한 작업을 가지고 있기에 삶의 아름다움이 거짓 없는 땀을 통해 얻어질 수 있음을 느끼며, 그 만큼 머리 속에도 정직한 지식이 들어 있기를 바래 봅니다.
일하는 기쁨! 땀 흘리는 기쁨이 그저...바라만 보는 밀레의 아름다운 그림만이 아니라 그 속에 담져진 노동의 의미! 현실의 고단함에서 얻어지는 저들의 밝고 환한 미소에서 저는... 우리의 삶이... 또 우리의 인연이... 그리고 우리의 인생이... 희망과 믿음이라는 든든한 울타리에 기대어 구비구비 고속도로와 산길을 돌아오면서 된장. 고추장에 맛이 들어가듯 우리의 인연도.. 사랑도.. 언제까지나 변함없이 익어가길 기도해 봅니다.
더운 날씨에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중간에 찍은 사진이 없어 허접한 글이지만, 글로 대신하였으니 널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래저래 미루고 미루다 보니 이제서야 올리네요. 이 또한 이해 해 주시길...^^ 오래도록 추억 속에 남는 농촌체험 '농활'이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야간비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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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우! 대단(계획), 감탄(음식), 힐링(농촌체험), 인연(산과 달리기), 부럽(내마음), 열정(일단뛰어), 우정(미원씨), 최고의 휴가(나도좀 껴줘요)
제발 좀 와줘요...ㅎ
제발 좀 와 주세요...^^
마~ 그라지 말고 우리 함 불러 주시시지요!
열 일 제쳐두고 달려 갈 모양이니...ㅋㅋ
그래요? 큰 각오하셔야 할텐데... 아파트옥상에 화분텃밭과 주말농장 2평있는데~~ 년내 한번 뵙시다. 아님 10월 온천대축제때 한번 잡아봅시다. 오랫만에 온양에서 말톤대회도 하는데~~ 아마도 10월 19일 하기로~~
꾼님~ 내년에 꼭 벙개 때려주셔요...^^
왜요? 금년엔 스케쥴이 꽉 찼어요? 전에 약속하고 못지켜서... 맘에 걸렸는데~~
1박2일 리얼합니다...대학교수님?...농사도 지으시고...부럽습니다...
'교수' 아닙니다.
제 머리 속에 든기 있어야 넘들을 가르쳐 주죠..! ㅎ
걍~! 학교 한 쪽 귀퉁이에서 밥만 축내는 불쌍한 영혼이랍니다. ㅋㅋ
농사요..?
아~ 힘듭니다요.
그리 부러워할끼 못돼요.
보기와는 다르게 무척 힘들다는...
비록 돈을 주고 사 먹지만, 그래도 우리가 매 끼니 때마다 감사하는 마음만은 가져 주시길 바라네요. ^^
음.....저러고 나서 피오줌 싼겨![?](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 몸좀 잘좀 다스리소![!](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별](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25.gif)
양![!](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꾼님 말대로 우리도 좀 낑가 주징![!](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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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맞이 하시느라 고생 하셨네요. 야간비행님
저때만 해도 심신 양호했어...
그담날부터 쉬지않고 이어지는 운전, 술, 불면이 문제였지...ㅎ
기회되면... 아니 기회 만들어 한 번 모여봅시다!
서로 인사도 나눌겸...
그나저나 숙녀분한테 좀 그시기 합니다요.^^
잠 안 자는 거..
그거 아무나 하는기 아닙니다요.
함부로 따라 하다간 큰 일 나요.
아프로는 절대로 따라 하지 마세요. ^^
"지뿔도 폼도 안 나구만...일 하는데 걸거친다. 비끼라 비끼..ㅋㅋ"
우째 사람 맘 읽는 독심술까지...ㅋㅋ
한편의 농활드라마를 보는듯 합니다.
후다닭 지나간 시간들을 이렇게 글속에 가둬 두니
그날의 눈으로 귀로, 코로, 즐겼던 모든것들이 새록새록 기억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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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마술사... 뱅오라방~
미원이 말마따나 그날은 학씰히... 농활체험이 아니라 야간비행체험이었어...ㅋㅋㅋ
그러는 사람은..
제 속에 들어왔다 나갔는지 "어~!" 하니 "아~!" 하시더만.. ㅋㅋ
"다~! 연극이었제..?" 하시는 말에 순간 얼마나 뜨끔했는지...^^
하여튼 꿈보다 해몽이 좋습니다요.
모두가 즐거운 시간. 아름다운 시간이었다니 저도 좋습니다요.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아야 하는데 휴가의 끝자락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아
마음을 짠~하게 하지만, '인생만사 새옹지마'라 했으니 좋은 교훈으로 삼으시고,
이제 무리하지 마시고 뭐든 즐기면서 내일을 열어 가세요.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지난 추억들이 아프로 다가오는 수 많은 고난과 역경에서
이길 수 있는 자그마한 힘이 되길 바라네요. ^^
더운 날씨에 고생 많았습니다.^^
큰행사를 취뤘네요...모습 보기 좋습니다.
큰 행사랄 것은 없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네요.
머지 않은 장래에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기대합니다.
주루에서든 산에서든 또 다른 장소에서든 열정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 함께 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
반칙 입니다 회원에게 공지한뒤 전국으로 사람모아 같이했어야죠
ㅎㅎ
아직 내공이 부족해 그기까지 미처 생각이 미치지 못했네요.
분명 그럴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합니다.
다음 번에는 꼭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날씨가 무척 더워졌습니다.
건강관리 잘 하시고 날마다 활기찬 나날들 보내세요~! ^^
죄송하고 고맙습니다.
1박 2일 진짜.... 시간을 알차게 보내셨네요~~~~
이젠 우리 아프로도 이렇게ㅋ 본받을게 많네요....그전엔... 전날은 술에 취해..분위기에 취해...담날은 그냥.....헛되게?
멋지십니다^^
'성숙'이라는 짧은 단어 속에는 수 많은 과정들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삶이 배움의 연속이 듯
행복 또한 우연히 오는 것도 그저 되는 것도 아닌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24시간의 시간 속에
어떤 씨앗을 심어갈지는 오로지 자신의 선택이기에 요행보다는 진실된 땀방울로 채워지기를 바램은
누구나 웃음의 에너지가 깃든 행복한 삶을 꿈꾸기 때문이겠지요.
분명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음에는 틀림없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아쉬움도 많은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기회엔 다양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프로 요~Run 체험 쪼와~..
왜?
느낌 아니까! ㅋ.
곳 재출똥
이글거리는 요즈음의 날씨처럼 불타오르는 형님의 뜨거운 그 열정 앞에
이 아우는 새가슴이 되었습니다요. ㅎㅎ
아프로 열어가야 할 문들이 많지만, 우리에겐 '진실된 땀방울'이라는 만능키가 있으니
어떤 문이든 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날씨가 많이 더버요.
무리하지 마시고 차근차근 걸음을 옮겨 봅시다! ^^
하~~~~그으 ~~~~~~ 참~~~~~~~ 같이 모다서 같이 해야하는거인디...............하아~~~~~참~~~~~~그~~~~~~머시기~~~~~쫌 ~~~~부럽넹......................ㅋ
하~~~~그으 ~~~~~~~참~~~~~~ 못됐네 그 놈의 야간비행말이야...............하아~~~~~참~~~~~~그~~~~~~머시기~~~~쫌~~~~~메~~롱......................ㅎ
비밀스런 불뻡 벙개로 인하야 아프로의 단합을 한방에 허물어뜨린 겁도엄는 야간비행님을 고소????고발???? 암튼 그거 합니다......ㅋㅋ 연판장 돌려서.....................ㅎ
사랑하는 회원님들께 석고대죄하며 아뢰옵니다.^^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심기가 무척이나 불편하실텐데..
우매한 자가 천지도 모르고 깝죽대다가 여러 많은 회원님들께 깊은 상처를 드리고야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한 가닥의 희망을 맞잡고 하해와 같은 용서를 구하오니 한 번만 딱~! 눈 감아 주시면 아니되올런지요...? ㅎㅎ
↑↑↑↑ 크흐~~~~~뱅님~~~~~~저희는 요딴 종이가 필요엄는 단체랍니다요................ㅋ
더운 날 시원~한 팥빙수 한 그릇 하시고 즐겁게 파이팅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