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힐이 많은 위치. 많은 것을 갖았지만 그래도 자신의 뜻을 전부 다 말로 뱉어내기엔 조금은 무거운 자리. 대표.
상혁이는 한참을 고민 끝에 잠시 짬을내 윤석을 만났고 담배2대를 태우며 진영이의 일을 넌지시 비추었다. 눈을 크게뜨는 근석은 조금 의외라는 말을 뱉어내고 상혁의 말에 끝까지 귀를 기울였다.
중산층이 많이 거주할것 같은 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지역. 서울과 경기 어느 중간. 검은색 승용차 2대가 빡빡한 골목을 진입하며 경적을 시끄럽게 울리고 있었다. 반대편 골목에서 검은비닐봉지를 흔들며 차를 향해 걸어오는 한 인영이 꽤 반반한 듯 생겨보였다.
검은색 두대의 차는 그를 바라보고 차를 멈추었고 그는 발걸음을 멈추며 멈칫. 그 차를 응시했다.
"씨발. 뭐냐. 이런 동네에 이렇게 큰 차를 들이밀면 어쩌자는거야. 이봐요! 지금 차 자랑해요! 비켜요."
그는 차 유리창을 향해 소리쳤고 두대의 움직임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참으로 희한하게 그는 그런 두대의 차를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은 듯 했다. 구겨진 남방사이로 삐져나온 흰색 면티가 언제 입었는지 꽤 오래된 것을 추측할 수 있어보이는 꼬질함. 그 꼬질함에 이질적인 손질된 머리와 명품 안경. 그리고 어울리지 않는 슬리퍼에 반바지. 그 모습은 누가봐도 참 우스운 듯 했다.
"제가.."
"잠깐만 구경좀하자. "
딱딱한 목소인 듯 하지만 비웃음이 섞여 있었고 그 비웃음 사이에 같이 함께 한 아우들은 꽤 경직되어 있는 것 같아 보였다. 히죽히죽 웃는 태환이의 얼굴은 꽤 재미나 보였다.
"정장 입히면 존나 멋질까?"
"예?"
태환의 말에 핸들을 잡고 있던 한참 아래 아우가 깜짝놀라 반문했고 태환은 그의 태도가 더 웃겨 손바닥으로 뒷통수를 후려치며 먼저 문을 밀어냈다.
"아..뭐야. 양쪽으로 다 막아버리고. 씨발..영화찍나."
"안녕하십니까. 이지석씨."
그는 검은색명품 안경테를 매만지며 놀라는 듯 했고 태환은 너무 깔끔한 수트가 그 분위기에 어색할만큼 그에게 이상하게 인사를 건내고 있었다.
"나 누군지 알아요?"
태환이 물었다.
"누군데요? 내가 그걸 알아야 해요?"
그가 그 말을 끝내기도 전에 태환은 저벅저벅 걸어가 4발자국 만에 그의 얼굴에 달려있는 명품 안경테가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지게 손을 움직였다.
퍽!
소리가 쎄게 내리꽂히자 아우들은 일사분란하게 주변을 감시라도 하는 듯 경호체제로 들어갔고 태환이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듯 그를 몰아치기 시작했다.
얇은 남방 하나를 두고 태환의 주먹세기를 방어하기란 너무나도 잔인한 처사였고 그는 속수무책으로 맞기 시작했다. 전직 국가대표 권투선수라도 된듯 태환은 자신의 셔츠를 풀어내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고 그의 얼굴이 부어오르기 시작하자 입맛을 다시며 태환은 그를 사이에 두고 빙빙 돌기 시작했다.
"지금 이지석씨는 왜 맞는지 정말 궁금할꺼에요. 근데 있잖아요. 아무 이유도 모르고 맞고 죽어야 더 억울할것 같아서 난 말을 안할까 해요. "
그리고 태환의 아우 하나가 몸을 돌려 그를 부축해 일으켰다. 그리고 태환은 피투성이가 된 그의 얼굴을 보며 미소지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적도 없는 것 처럼 사라져 줘야겠어요. 알아봤는데 뭐 뒤에 누군가가 찾아줄 사람도 없고 잘됐어. 아주좋은 케이스야."
태환은 그 말을 뱉어내면서도 서너대 더 후려갈겼고 그의 이빨이 후두둑 눈이 오듯 아스팔트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냥 끝까지 내가 왜 갑자기 이렇게 당하고 죽어야 하는지 너무 궁금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억울하지. 어떤 사람은 있잖아. 너 같은 개새끼를 만나서 인생을 조지는 경우가 있잖아. 그러니까 넌 나 같은 미친놈을 만나서 영문도 모르고 이유도 모르게 죽도록 맞고 바저 넓은 바다에 뿌려져서 붕어밥이나 되야 그때 깨닫겠지. 아니 깨닫기나 하려나. 후훗.."
태환은 시선에서 그를 떼어놓지 않았고 살갛이 너덜너덜할때까지 죽도록 때리고 또 때렸다. 태환의 셔츠 사이에 땀이 베어날 정도로 말이다.
"형님! 이제 그만.."
"왜? 아직 멀었어."
"장소를 옮기시죠."
'후훗.. 왜. 아직은 좀 더 해도 되. 아 그럼 마디를 끊을까? "
태환은 아우가 건내주는 수건을 받아들고 손에 묻은 피를 닦아냈고 그 뒤로 그의 손가락 사이사이 제 손을 꼭 껴넜고 깍지를 꼈다. 그리고 천천히 꺽여지는 그 각도가 예사롭지 않자 어떤 아우들은 눈을 질끈 감기도 했다.
우드드득.
"아아아아아아악!!!!!!!!!!!"
"아프지. 뼈를 부러트리고 살갛을 찢어야 아프지 넌. 병신새끼. "
태환은 계속 웃으며 그의 얼굴을 더 짙눌러 터트리고 있었다. 아주 너덜너덜 할 때까지 말이다.
"네. 형님. 이동하는 중입니다."
"응. 지하에 가져다 해결해서 처리해."
"알겠습니다.
태환은 명진과 통화를 끝냈고 트렁크에 실어진 이지석은 멀쩡한 사람이 끊어내도 절대로 살 수 없을 만큼 온몸이 둘둘둘 싸여 있었다.
그리고 태환은 중얼거렸다.
"부두에 연락해서 공터 하나 만들고 작업해서 뿌려. 형님이 그러라시니까"
"네. "
태환은 창문을 열고 입술에 담배필터를 하나 물었다. 콧노래로 흥얼거리며 노래를 부르는 듯 했다. 그리고 태환은 아우들에게 입을 열었다.
"난 있잖냐 어떤 인간들이 제일 싫은 줄 아냐? 이유없이. 약하고 아픈사람들 괴롭히고 못살게 구는 병신새끼들이 제일 토쏠려. 갈기 갈기 찢겨서 바다에 뿌려져야지. 안그냐? 그런 개새끼들은 사랑받을 자격도 없는거야. 동물보다 못한 개새끼들.."
태환의 차가워진 모습 때문에 아우들은 전부 입을 다물었고 한참 차 안은 조용해졌다. 그리고 태한은 이야기를 더 이어갔다.
"얘들아."
"예."
"이지석이 누구냐?"
"예?"
"너희 이지석이라는 사람아냐?"
태환은 다시 필터 하나를 입에 물었다. 그리고 핸들을 붙잡은 아우가 입을 열었다.
"모릅니다."
"그렇지? 이지석이 누구야? 하하하. 개새끼. 그런 씹새끼가 누군지 모르지 우리는.. 그렇지? 후훗.. 세상에 살았던 흔적도 없었던 것처럼 깨끗하게 처리해. 우리는 이지석이 누군지 모르는 거니까. 알았지?"
아우들은 짧게 대답하고 모두가 조용해 졌다. 아주 차갑게 말이다.
명진이는 전화기를 들고 통화버튼을 눌렀고 입을 열었다.
"응. 처리했다. 근데 진영이도 아는거냐?"
"굳이 말할필요 있나. 잘 처리했음 됐어."
"태환이야 뭐. 말할 거 있나."
"그래. 수고했어. 정리해."
"그래.
첫댓글 아이고 조용히 한명 등장하자마자 사라졌네요
아주조용히 깨끗하게 사라지네요.
그러게 왜 약한사람 괴롭히냐고 써글놈.역시 상혁이는 무서운 놈이야.멋지긴하네요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