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명의 회원들이 활동하는 담방클럽
벚꽃이 분분이 날리던 4월 10일, 인천시 남동구 만수 3지구 근린공원에 있는 담방 테니스 코트를 방문했다. 월례대회가 한창 진행 중인 하드 코트 다섯 면을 꽉 채운 동호인들은 생기발랄한 모습으로 뛰고 있었다. 담방클럽은 회원 130명.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회원들이 남 녀 20명이 넘는다. 원래는 4개 클럽이 이 코트에서 함께 운동하고 있었으나 각 클럽 회장님들의 노력으로 2005년 단일 클럽인 지금의 담방클럽으로 재탄생 되었다.
담방클럽은 코로나 이전 남동구 관내에서 주최하는 단체전 대회에서 금배와 은배 모두 거의 우승을 차지할 정도다. 객관적으로 실력이 더 우수한 다른 클럽들을 이길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단결력. 회원들끼리 서로 마음이 맞아 화합이 잘 된 덕분이라고 한다.
또 연령대가 20대부터 78세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나이 차이가 많지만 세대차이에서 오는 이질감은 별로 없다. 어른은 어른답게 젊은이는 젊은이다운 모습으로 서로 공경하고 반듯한 예의를 갖추기 때문이다. 늘 코트 관리를 잘 해 민원의 소지가 없어 구청에서도 감사하게 생각하는 클럽이라니 얼마나 철저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짐작이 간다.
이 클럽에 가입하려면 남동구 주민이거나 남동구에 경제적 소재지 즉, 직장 또는 사업장이 있는 사람이면 가능하다. 다만 2개월의 숙려기간 동안 회원들과 함께 운동하며 보낸 후 회칙 상 임원회의에서 전원 찬성을 얻어야만 정식 회원자격을 얻을 수 있다.
회비는 월 2만원. 코트는 무료로 사용하고 전기료는 구청과 절반씩 부담한다. 그외 운영비는 행사 때마다 넉넉하게 찬조해 주는 회원들 덕분에 잘 이끌어 가고 있다. 각각 서로에 대한 배려심이 많아 회원들 간의 갈등이 적다. 또 회비로 볼을 박스로 다량 구매해 저렴하게 회원들에게 판다. 다만 매월 회원 1인당 두 번만 살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한 가지 특별한 것은 경기 운영방식이다. 매 달 열리는 자체 대회에 실력별로 나누어 KDK로 경기를 하는데 자신의 그레이드는 본인 스스로 정하도록 한다. 과다한 하향 지원이 아니면 대부분 임원진에서 그대로 수용하기 때문에 큰 불만이 없다. 평일에 모여서 하는 경기도 마찬가지다. 실력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는 긴장감이 사라지기 때문에 적당한 조율을 하고 대기 순서에 맞춘다. 누가 뭐라 하기 이전에 스스로 잘 하기 때문에 크게 인간적인 갈등이 없는 클럽이라서 누구나 자부심을 갖고 자랑할 만한 클럽이라고 소개한다.
인원이 많아도 다툼이나 사소한 분쟁이 없는 담방클럽. 회원들이 함께 모여 운동하면 행복하다는데 그 행복한 느낌들이 무한대로 확장되어 더욱 단단한 화합을 창조해 나가는 클럽이다.
임원단
; 고문단- 변종건, 장병렬,최병걸,윤명의
회장- 손명락,
부회장 -권상국,노영우,김진섭,박주익,박희자
총무이사- 김선희,이호규
경기이사- 이애숙,이경동
손명락 담방클럽 회장과 김동현 남동구 협회 회장의 아름다운 인연
올해 담방클럽의 8번째(12년) 회장을 맡고 있는 손명락 회장과 7년째 남동구테니스 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동현 회장은 매우 인연이 깊다. 두 분 다 담방클럽 회원이자 테니스 발전을 위해 남동구테니스 협회에서 혼신의 힘을 다 바쳐 노력 봉사했다. 그리고 서로에게 멘토이자 멘티가 되는 관계다. 두 분은 멘토링을 통해 잠재력을 키우고 가슴에 북극성을 띄우게 했다.
삶의 연륜이 더 깊은 손 회장은 김 회장에게 사회 선배로 멘토 역할을 하고 테니스 구력이 더 많은 김 회장은 손 회장에게 테니스 고수로 게임의 리더역할을 해 왔다. 라켓 잡은 지 10년이 되던 53세에 손 회장은 김 회장과 짝을 이뤄 전국대회 신인부에서 우승했다. 손 회장은 이 우승을 21년 테니스 인생의 불가사의 중의 하나라고 말한다.
손 회장은 마흔 셋에 라켓을 잡았다. 가벼운 뇌졸증으로 쓰러져 퇴원한 후 꼭 운동을 해야만 할 상황이어서 처음엔 수영을 시작했다. 그런데 오전에 수영장에 가면 대부분 여성들이 많아 수줍어 다닐 수가 없었다. 우연히 테니스장을 알게 되어 그때부터 지금까지 홀릭이 되었다. 손명락 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적어본다.
“테니스가 많은 것을 가르쳐 줬다. 사람이 되게 했다. 학교 대신 검정고시로만 공부했던 터라 사회성이 부족했다. 그리고 공부라면 자신이 있었고 뭐든 작심하고 덤비면 다 되는 줄 알았는데 테니스는 그렇지 않았다. 잘하려고 힘을 주면 더 안 되었다. 순간순간 테니스 게임이 인생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욕심을 내면 더 안 되었다. 담방클럽 회원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 늘 그 고마움을 잊지 않는다.”
라켓 잡은 지 5년 만에 담방클럽 회장을 맡은 손 회장은 회원들의 테니스 발전을 위해서라면 물심양면 온 정성을 다 쏟으며 이타적인 삶을 살았다. 그후 2014년 남동구 테니스 협회 회장이 되었다. 그 뿐 아니다. 사비를 털어 ‘남동배’라는 생활체육 전국대회를 10년간 주최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중단하게 된 이유는 코트 부족이다. 매 번 주변에 있는 송도나 연수구 그리고 열우물 등의 코트를 빌려야 하는 그 상황에 지쳐 대회를 그만두게 되었다.
“다시 전국 대회를 유치하고 싶다. 베테랑 대회도 하고 싶고 20년 동안 테니스 하면서 같이 게임을 했던 전국의 고수들 불러 테니스 잔치를 열고 싶은데 코트여건이 아직도 안 되고 있다. 현재 남동구에는 15개 클럽에 동호인 수가 800명 정도 되는데 코트 23면 모두가 구청에서 관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트를 새롭게 신설확장을 하고 관리 또한 협회에서 해야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데 그 점이 문제다.”
손 회장은 테니스 전도사다. 라켓을 잡으면 달콤한 흥분에 사로잡혀 차고 넘치는 행복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20년 긴 세월 아내를 설득해 기어이 라켓을 잡게 했다. 아내와 함께 꿈꾸고 있는 버킷 리스트 중의 하나는 나이 70넘어 실내코트를 만드는 것. 최근 모 그룹 회장이 만든 실내코트에서 운동을 해 본 후 남동구에 개인 실내코트 하나를 완성해 지인들과 함께 운동하면 좋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물론 아내의 적극적인 도움 없이는 이루어 질 수 없고 아내 또한 테니스를 함께 하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은 결코 아닐 것이라는 희망이다.
손 회장은 남동구 테니스 연합회장(협회장의 전신)을 2년 간 역임했다. 또 연합회 회장을 했던 고문님들과 자문위원 몇 명이 협찬해 남동구 테니스인들을 위한 ‘고문배’를 신설했다. 테니스가 좋아 동호인들을 위하는 일이라면 온 정성을 다 쏟았다. 그리고 연합 회장직을 내려놓으면서 김동현 회장을 후임 연합회장으로 추대했다. 사무국장을 오래해서 남동구의 테니스 현황에 눈이 밝고 순수하게 테니스에 열정이 있는 김 회장이 최고의 적임자라고 생각해서다. 김 회장은 연합회와 협회가 합쳐지면서 지금까지 7년 째 협회장을 역임하는 중이다.
김동현 협회장은 “손 회장님은 테니스를 늦게 시작했지만 정말 남동구와 담방클럽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노력한 분이다. 몸을 안 아끼고 자발적으로 봉사를 하다보면 항상 칭찬만 받는 것은 아니었음에도 주인의식을 가지고 늘 배려하고 챙기다 보니 100명의 회원이 넘는 큰 클럽임에도 마찰 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며 “코로나 중에도 새벽부터 나와 마스크를 쓰고 운동을 하고 있는지를 체크하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어 많은 것을 배우고 존경심이 절로 나게 하는 분이다”라고 전했다.
손 회장과 김 협회장은 남동구 테니스 인들의 숙원 사업인 테니스장 확충을 힘을 쏟고 있다. 코트 10면이 더 완성이 된다면 전국대회를 다시 유치할 수 있다고 한다. 아시아 경기장 부지 남동 체육3호 광장 쪽에 현재는 자금부족으로 축구장을 먼저 개장했고 차차 체육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인데 지자체 선거가 끝나면 구청측과 협의해 추진할 계획을 전한다.
테니스가 좋아 테니스장에 묻히고 싶다는 손명락 담방클럽 회장님과 동호인들이 운동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김동현 남동구 테니스 협회장님. 두 분의 인연은 맹자에 나오는 ‘삼년지애’라는 한자성어처럼 큰일을 도모하는데 밑거름이 되고 있다. 코트 10면을 신설하는데 그 많은 시간과 열정을 들여 준비하고 있는 만큼 반드시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희망을 적는다.
글 사진 송선순 사진 유길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