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북구의회 의장, 민주당 구의원과 북구 제출 추경안 중 25억원 삭감 같은 당 단체장 추경 대거 삭감 이례적…의장 선출 관련 의회내 갈등 기인
국민의힘 소속 기초단체장이 제출한 추경안을 같은 당 소속 기초의회 의장이 민주당 기초의원들과 함께 대거 삭감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국민의힘 울산 북구의회 김정희 의장이 민주당 소속 구의원 4명의 수정안을 받아들여 지난 4일 집행부가 제출한 제1회 추경안에서 25억원을 삭감했다. 여당 소속 구의회 의장이 야당 구의원들의 요구를 수용, 추경안 수십억원을 잘라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북구의회 내 여야 의원들이 빚고 있는 갈등이 초래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북구의회는 현재 국민의힘 4명, 더불어민주당 4명, 진보당 1명 등 총 9명의 구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김 의장은 지난해 10월 진보당 소속 강진희 전 의장이 사퇴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를 받아 의장에 선출됐다. 당시 국민의힘 소속 구 의원들은 김 의장의 의장 출마를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김 의장은 당내 반대에도 불구하고 출마,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로 북구의회 의원 9표 가운데 5표를 획득했다.
이번 파란은 국민의힘 소속 김정희 의장이 추경안 수정 표결에서 민주당 측에 서면서 시작됐다. 지난달 20일 개회된 북구의회 제211회 임시회는 행정자치위원회와 복지건설위원회가 21일부터 28일까지 집행부가 제출한 제1회 추경안에 대한 예비심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두 상임위 모두 집행부가 제출한 추경안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추경안 원안이 부결됐었다. 이에 앞서 북구는 올해 첫 추경으로 당초 예산보다 339억4천97만원 늘어난 5천125억1천390만원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어 3일 이어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다시 추경안이 심의됐고 결국 집행부가 제출한 9건의 사업에서 총 6천765만9천원을 삭감하는 것으로 수정 가결돼 다음날 본회의에 상정됐다.
하지만 이날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상태 의원이 불필요한 예산 삭감과 잘못된 행정 관행 반복 예방, 선심성 행사성 예산 삭감 등을 이유로 다시 총 25억여원을 삭감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내놓았다. 주요 삭감 내역은 호계역 공원 부지 매입비 20억원, 매곡 배드민턴장 철거비 중 1억6천500만원, 의장ㆍ부의장실 카페트 교체 공사 및 의원실 사무가구 구입비 전액 5천590여만원 등이다.
앞서 예결특위 가결과 달리 4일 2차 본회의에 재수정안이 발의되면서 이 안에 찬성하는 민주당 의원 측과 반대하는 국민의힘 및 진보당 의원 측의 질의와 토론이 거듭됐고 결국 수정안은 표결에 부쳐졌다.
국민의힘 박정환, 조문경, 손옥선 의원과 진보당 강진희 의원이 삭감에 강하게 반발했지만 표결에서 김정희 의장과 민주당 이선경, 박재완, 김상태, 임채오 의원 4명 등 총 5명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25억원 삭감안이 가결됐다.
한편 북구의회는 이날 2차 본회의에서 김정희 의장이 대표 발의한 `원자력안전 교부세 신설 촉구 건의안`과 임채오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일본의 일방적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결의안`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