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가운 여름 해가 내리쬐는 연세대학교 캠퍼스에서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2개의 은메달을 대한민국 가슴에 안겨주었던 성시백 선수를 만났다. 부상으로 이번 시즌 대표선발전에 불참하여 아쉽게도 올 해에는 쇼트트랙 대표 팀에서 그를 만나볼 수는 없지만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그는 소속팀 훈련과 학업을 병행하며 자신의 미래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기념 릴레이 인터뷰」 빙판위의 꽃미남 스타 성시백 선수를 만나보자.
P r o f i l e
생년월일 : 1987년 2월 18일
신 체 : 178cm, 65kg
소속 팀 : 용인시청
경기고등학교
연세대학교 사회체육학과 / 연세대학교 대학원 재학중
2010 벤쿠버 올림픽 쇼트트랙 국가대표 (500m, 5,000m 계주 은메달)
2011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국가대표 (1,000m 동메달, 5,000m 계주 금메달)
빙판위의 꽃미남 성시백
Q. 현재 근황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부상으로 치료를 받으시면서 공부를 하신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어떤 공부를 하고 계신가요?
전공은 스포츠 심리학이고요. 지금은 석사과정으로 논문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스포츠 심리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는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겠지만 쇼트트랙 특성상 심리적인 부분이 경기력에 영향을 많이 끼칩니다. 그래서 연구를 해본다면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시작했고 개인적으로 선수활동을 하면서 연구를 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그렇다면 지금 공부를 하시는 것이 미래 진로 계획과도 연관이 있는 것인가요?
아무래도 그렇죠. 선수생활을 할 때까지는 운동과 공부를 병행할 것이고 선수를 은퇴를 하게 되면 계속 공부를 해야죠.
Q. 공부하는 것과 운동하는 것 어떤 것이 더 즐거운가요?
아직은 초기라서 그런지 두 가지 모두 재미있는 것 같아요. 사실 운동은 처음부터는 즐기지 못했었는데 언젠가부터 즐기기 시작했고 공부하는 것 역시 운동하는 것과는 달리 또 다른 즐거움이 있어서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Q. 아무래도 국가대표를 오래하셨기 때문에 운동에 좀 더 치중하셨으리라 생각이 되는데요. 공부하기에 어려운 점이 없으셨나요?
특별이 어렵다고 느낀 적은 아직은 없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선수생활을 했었지만 중학교 때까지는 잘 하지는 못했지만 공부도 열심히 했었거든요. 이 후에는 운동에 좀 더 중점을 뒀지만 운동과 공부를 병행했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지금은 아직 선수생활을 하고 있지만 비교적 빠르게 공부를 다시 시작한 것을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빙판위의 질주본능
Q. 쇼트트랙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쇼트트랙을 시작했어요. 어렸을 때 몸이 약한 편이어서 부모님의 권유로 수영도 해보고 야구도 해봤었는데 아무래도 몸이 약하다 보니깐 또래 친구들보다 잘 하지 못했었어요. 그런데 쇼트트랙은 제가 생각하기에도 잘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더 재미를 느낄 수 있었고 처음에는 여름방학 특강으로 개설된 취미 반에서 운동을 하다가 선생님의 권유로 선수 반에서 운동을 하게 되었어요. 그 때가 3학년이셨는데 선생님이 뭔가 특별한 것을 보셨다고는 생각을 안 하는데 “굉장한 재능이 있습니다. 훌륭한 선수가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을 하시면서 설득을 하셨었어요.(웃음)
Q. 그렇다면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현재까지 17년 동안 쇼트트랙을 타오셨는데요. ‘쇼트트랙하길 정말 잘 했다’라는 생각이 처음 들었을 때는 언제인가요?
쇼트트랙이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즐긴 것은 솔직히 대학교에 입학하고 난 후에요. 그 전에는 부모님의 권유와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운동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대학에 입학하고 난 후 ‘쇼트트랙이 나의 길이구나’라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 때부터 운동하는 것이 너무 즐겁게 느껴졌어요. 운동을 즐기기 시작하니깐 더 좋은 성과가 나오고 이로 인해 더 큰 즐거움을 느끼면서 운동을 했어요.
Q. 세계 최강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선발이 되나요?
일단 보통 한 시즌의 마지막 국제대회가 3월 말쯤에 끝나요. 그러면 약간의 휴식을 갖고 4월 말 쯤에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시합을 겸해서 대표팀 선발을 하게 됩니다. 대표팀은 이 대회의 순위대로 선발이 되고 만약 부상과 같은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차순위 선수가 대표팀으로 선발이 됩니다.
Q. 한국이 쇼트트랙 최강국이기 때문에 대표선발전의 경쟁이 대단할 것 같습니다. 국제 대회와 대표선발전 중 어느 대회가 더 어려운가요?
선발전이 더 어렵죠. 대표선발전은 정말 치열해요. 우습게 이야기 하면 정말 난리가 나요(웃음). 특히 올림픽이 있는 해의 선발전은 특히 경쟁이 더 치열해요.
Q. 그렇다면 보통 국가대표 팀의 연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보통 10월부터 대회가 있지 때문에 4월에 대표 팀으로 선발되면 선수촌에 입촌해서 여름에는 주로 지상훈련을 해요. 지상훈련을 하는 이유는 본격적으로 겨울에 대회가 시작되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고 부상을 방지할 수 있도록 체력훈련을 위주로 해요. 이 후 대회가 시작되면 대회가 시작되고 다시 새로운 대표팀을 선발하고 이런 사이클이 반복이 되죠.
Q. 최근 대회를 살펴보면 미국, 중국과 같은 후발주자들의 도전이 거센데요. 쇼트트랙 세계최강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정말 신기하게도 우리나라의 얇은 선수층에서도 훌륭한 선수들이 계속 배출이 되고 있어요. 김기훈 선배님께서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신 이후로 한국이 최강자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데 이를 위해 대표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훈련도 많이 하고 남모르는 운동도 많이 하고 있어요. 쉽게 이야기 하자면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기술, 전술이 있어요. 쇼트트랙 흐름이 매 년 바뀌거든요? 경기하는 방식, 시합 코스, 전술 등 그런 변화를 선도하는 것이 우리나라에요.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독창적인 것들을 지속적으로 유지 또 발전시켜나간다면 정상의 위치를 쉽게 내주지는 않겠죠.
성시백이 바라보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Q. 드디어 평창이 3번의 도전 끝에 올림픽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동계 스포츠인으로서 소감이 어떤 가요?
솔직하게 처음에는 ‘아 좀 일찍 되지.’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처음에 평창이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에 도전했었거든요. 그 때 개최했었다면 제가 국내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았을 까요? 왜냐하면 지금이 최고 전성기거든요. 신체적인 면과 경험적인 면을 종합해서요. 어떻게 보면 소치올림픽도 나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선수로써는 처음에는 약간 아쉬웠어요(웃음).
그러나 평창이 개최지로 선정되었을 때 우리나라가 동계올림픽을 개최한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러웠어요. 외국친구들이랑 이야기를 해보았을 때 부정적인 의견이 많이 있었거든요. 위에서 제가 선수로써는 약간 아쉬움이 있다고 했지만 2018년 평창 올림픽에 선수로써 참가하는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겠지만 어떤 모습, 어떤 형태로든 참가해서 성공적인 유치를 위해 도움을 주고 싶어요.
Q. 이번 유치과정에서도 올림픽 출신 스타들이 혁혁한 공을 세웠는데요.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일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나요?
아직 거기까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올림픽을 위해서 일을 하게 된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이번 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문대성 선수위원을 보고 ‘정말 멋있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문대성 위원이 IOC위원들을 만나 설득하고 평창을 홍보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선수위원에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생겼고요. 그래서 요즘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웃음).
Q. 올림픽이 열리는 지역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제가 벤쿠버에 올림픽이 열리기 전에도 몇 번 가봤는데요. 여행으로도 갔었고 대회도 갔었는데 올림픽 기간에는 그 전과는 많이 틀렸던 것 같아요. 올림픽 기간에는 도시전체가 올림픽을 위한 축제의 장이 되어서 모든 시민이 응원하고, 후원하는 그런 분위기였어요. 그래서 제가 2018년에 비록 선수가 아니더라도 그 축제의 자리에 꼭 참여하고 싶다고 말씀드린 거예요.
Q. 그렇다면 2018 동계올림픽이 열릴 때 성시백은 어떤 모습일까요?
구체적인 계획과 어떤 모습일지 말씀드리는 것은 시기상조일 것 같아요. 저에게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선생님이 계시는데 그 분이 “올 해 운동에 조금 소홀하더라도 공부를 좀 더 빨리 시작한 것이 잘 한 것이다”라고 말씀을 하시면서 “너가 지금부터 준비를 하면 2018년에 무슨 일을 해도 하지 않겠니?”라며 새롭게 출발할 것을 조언해주셨어요. 그래서 아직은 명확한 모습이 그려지지는 않지만 2018년에는 평창을 위해서 무언가로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Q. 평창의 올림픽 개최로 기대되는 어떤 부분에서 기대가 되나요?
우선 올림픽을 치룰 정도의 경기장이라면 지금 국내의 있는 어떤 경기장보다 좋겠죠. 그런 경기장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쁘고요. 국내에서 개최되다 보니 국민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여주실 것이고 이를 위해 동계스포츠의 저변이 확대되었으면 하는 기대가 있네요.
Q. 끝으로 국민들께 그리고 팬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제가 언제까지 선수생활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선수생활을 마치는 그 날까지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제는 강원도민 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서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그로인한 국가의 발전을 위해 애써야 할 때라고 생각이 됩니다. 모든 국민이 하나가 되어 성공적으로 인류화합의 장인 올림픽을 잘 개최했으면 좋겠네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마음은 일반 국민이나 올림픽 메달리스트나 다르지 않았다. 선수로써 국내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하는 그를 보면서 쇼트트랙에 대한 그의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문대성 IOC 선수위원의 활동을 보며 많은 도전과 자극을 받았다는 성시백 선수. 쇼트트랙에 대한 열정과 국가에 보답하려는 자세.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뛰어 넘어 대한민국 스포츠를 이끌어 가는 인재로 성장해 갈 그의 모습을 응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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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성시백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