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카페 프로필 이미지
서울시건축사등산동호회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산행.모임 후기 스크랩 수채화 같은 추읍산 산행길
이종호(노원) 추천 0 조회 24 11.04.21 14:42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수채화 같은 추읍산 산행길


  중앙선전철이 용문까지 개통되면서 수도권 명산을 찾는 등산객이 부쩍 늘고 있다. 양평 지나 용문가기 전에 원덕역이 있고 역 이름만큼이나 생소한 추읍산이 거기에 있다. 양평군 개군면 내리, 주읍리와 용문면 삼성리에 위치한 해발 583m산으로 옛날 유명한 지관이 명당자리를 찾아다니다 이 산 정상에 올라보니 용문산에 읍(揖)하고 있는 형상이라 추읍산(趨揖山)이라고 하였으며, 정상에 서 양평, 지평, 여주, 이천, 양주, 광주, 장호원의 칠읍이 보인다하여 칠읍산 이라고도 한다.


2011.4.16(토) 회기역에서 09:09에 출발하는 전철을 탔다.(일행들은 용산역에서) 주말 전철 안은 등산객들로 가득하다. 마치 등산전용열차 같다. 팔당(예봉산), 운길산역과 국수역(청계산)에서  많은 등산객이 빠져나가자 자리가 빈다. 양수리를 지나면서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과 주변의 수양버들 그리고 산과 들엔 잔잔하고 애잔한 봄이 내려앉아 연녹색으로 물들고 있다. 생명의 계절 사월이다.


10시12분 원덕역에 도착했다. 나도 그렇지만 다들 처음 와보는 곳이라고. 주로 원거리 산행을 해오다 근교산행 카페모임에 합류한 것이다. 역 앞에 등산안내판이 있어 원덕역~두래마을~볼태기~재실~산수유축제장~주읍리~정상~질마재~삼성리 까지 5시간 이상의 가장 긴 종주코스를 시도했다. 그러나 길을 잘 못 드는 바람에 변경되고 말았다.


개나리가 한창인 원덕마을에서부터 오른편에 남한강 지류인 흑천을 두고 포장된 뚝방길을 걷는 기분이 그만이다. 파란 하늘이 고스란히 담겨진 강물, 갈대밭과 모래톱이 보이고 건너편 산에는 진홍빛 진달래가 수를 놓은 듯 하다. 20여분 정도 걷다가 오른쪽으로 연결된 정겨운 다리 잠수교를 건널 때는 하늘과 물 그리고 산과 나무, 꽃들이 등산객들과 하나로 어우러져 봄의 교향악이 번지는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왼편 길로 가면 1,2코스다.

 

 

우리는 볼품없는 전원주택이 있는 두래마을 쪽으로 해서 곧장 올라갔다. 포장길을 따라 제법 가파른 길을 올라가니 갈림길 이정표(원덕역 1.9km지점)에 좌측 산림욕장(2.5km)으로 방향표지가 되어있었다. 그러나 선두에서 직진을 계속해 따라 올라가니 산속에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하고 집을 짓다만 건물 몇 채가 방치되어 있다.


거기서 숨을 고르고 등산로를 찾으니 희미하게나마 길이 있는 것 같았지만 등산로가 아니었다. 나뭇가지가 얼굴에 닿고 몸을 가로막기도 하는 이런 산행을 대비해서 모자 선글라스 장갑 스틱은 필수다. 군인들 산악훈련 하듯 전진했다. 삐삐선과 참호가 연결된 것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얼마 후 2중철조망으로 둘러쳐진 군 초소가 나타났다. 여기까지 와서 멈출 수 없어 철조망을 따라 가는데 아무래도 등산로와 연결될 것 같지 않아 후퇴를 해야 했다.


오던 길을 되돌아 중간에서 산허리를 뚫고 비스듬히 내려오는데 수북이 쌓인 낙엽에 미끄러지고 벼랑 끝에 서기도하는 등 위험한 상황을 맞기도 했지만 무사히 내려와 등산로 겸 임도(볼랫길)와 만날 수 있었다. 고생 끝에 낙이다. 리드미컬한 임도를 따라 한동안 편히 걷다보니 갈림길에 닿았다. 직진하면 주읍리 산수유마을인데 이미 알바를 하고 온 터라 계획을 변경하여 좌측 능선길로 해서 바로 정상을 오르기로 했다.


재실과 산림욕장의 3코스다. 묘지 2기가 있는 양지바른 곳을 지나자 이내 소나무숲길이다. 그 아래 진달래가 여기저기에서 눈에 띈다. 무심코 지나지만 마음에 물이 드는 꽃 짙고 붉게 흐드러진다. 산림욕장(바람의숲)에서 쉬며 간식을 먹었다. 살갑게 닿는 봄바람이 달고 향긋하다. 나무에 돋은 새잎에는 생기가 넘치고 고아하다.


나무계단을 오르자 정자가 있고 만남의숲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른쪽으로 다시 내려오니 책읽는숲인데 원덕역 4.9km, 정상 1.0km지점이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오르막의 시작이다. 가파른 상태로 200m를 올라가니 안부 왼편에 전망대가 있다. 용문시가지가 한눈에 바라보이고 원덕역이 손에 잡힐 듯 내려다보인다. 또한 양평 뒤쪽으로 한국의 마터호른이라고 일컫는 백운봉(940m)이 우뚝 솟아 있고 오른편 넘어 용문산 정상이 아스라이 보인다.


안부 갈림길에서 오른편 정상까지는 0.8km인데 그야말로 깔딱고개다. 작은 고추가 맵다고 작은 산이지만 정상부는 고추선 모습이다. 해발 1천미터급 산보다 더 힘든 것 같다. 12시55분에 정상에 올랐다. 해발583m 정상표지석과 포옹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낮은 산이지만 기운차고 장대하다. 파란하늘 아래 사방으로 탁 트인 전망이 장관이다. 


내려가고 싶지 않은 발걸음을 돌려 적당한 장소에서 점심 도시락을 먹고 하산 했다. 북사면 쪽이라 아직은 까칠한 나무사이로 붉은 진달래가 돋보인다. 급경사 길로 내려오니 약수터다. 정상0.9km, 중성 0.8km지점이다. 잠시 휴식 후 낙엽송이 쭉쭉 뻗은 삼림지대를 지나오는데 계곡엔 아직도 눈이 얼어있다.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겨울의 흔적이다.


산을 다 내려오니 양지바른 산기슭에 햇쑥이 쑥쑥 자라 있다. 얼마 후 물가에 당도, 배낭을 벗고 족욕을 하니 시원 그 자체다. 중앙선 교량 밑 징검다리를 건너 서향의 햇볕을 마주보고 뚝방길을 한참 걸어오면서 강물에 비춰진 산과 나무와 꽃들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모습에 다시금 감탄을 금치 못했다. 돌아오는 길목 원덕역 못미처 논밭에 지어진 비닐하우스 식당에 들어가(3:50P) 뒤풀이 시간을 가졌다. 산행도 좋지만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막걸리 한잔 나누는 것도 더없이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다.




 
다음검색
댓글
  • 11.04.22 02:51

    첫댓글 건축사보다는 수필가등 글쓰는것이 더 잘 어울릴듯'''잘읽고 좋은사진 잘보고 갑니다'''^^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