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독전>에 나타난 ‘이드-에고’의 대립과 ‘수퍼에고’
1. <독전> 줄거리
영화 <독전>은 실체가 알려지지 않은 마약업자 이선생과 이선생을 잡는 것에 집착하는 형사 원호(조진웅)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마약업자 이선생은 얼굴과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조직 우두머리로, 뒤에서 은밀히 지시하기 때문에 아무도 그 실체를 알 수 없다. 일명 ‘이선생’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이선생의 부하들인 마약업자들은 비밀리에 모이게 되는데, 이 때 공장이 폭발하여 모두 죽고 락(류준열)과 그의 개만이 살아남는다. 그래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락은 자신의 어머니를 죽게 만들고 개를 다치게 한 이선생을 잡는 것에 협조하기로 한다. 이때부터 형사 원호는 락과 함께 치밀한 작전을 짜며 이선생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수사를 계속하던 중, 자신이 이선생이라고 주장하는 브라이언이 등장하게 된다. 하지만 원호는 그가 이선생이 아님을 직감했다. 결국 브라이언은 이선생이 되고싶어 그를 사칭하던 9번째 사람이었음이 밝혀진다. 사실 진짜 이선생은 락이었으며, 락은 처음 공장 폭발의 범인이었던 브라이언에게 화가 나 그를 납치해 죽인다. 결국 경찰은 브라이언을 이선생으로 몰아 언론에 발표하고 사건을 마무리하지만, 원호는 사표를 내고 계속 진짜 이선생을 쫓는다.
2. 프로이트 심리학적 해석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그저 마약조직의 우두머리 이선생을 찾는 평범한 범죄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실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영화가 흥행한 것도 조금 의문이었다.) 그런데 종교 심리학 수업을 들으며 프로이트 심리학의 관점에서 이 영화를 되돌아보니, 문득 영화의 내용이 ‘에고의 이드 찾기’를 상징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프로이트 심리학에 입각하여 해석해본다면, 형사 원호는 ‘에고’, 이선생은 ‘이드’를 대변하는 것이다. 이드는 본능이자 욕망, 살고자 하는 원초적 에너지를 상징하며, 어떻게 움직일지 예상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선생’이라는 캐릭터와 일맥상통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에고는 무의식의 영역에 있는 이드를 찾아내 통제하고 자신의 영향 아래 두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선생을 쫓는데 집착하는 ‘원호’라는 캐릭터와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수퍼에고는 이드의 본능적인 쾌락 추구를 자제시키며, 무의식의 영역에서 의식의 영역으로 나오려는 이드를 잠재운다. 영화에서 이러한 수퍼에고에 대응될 수 있는 인물은 브라이언의 아버지라고 생각한다. 브라이언의 아버지는 마약 네트워크를 조직하여 부를 쌓다가, 어린 나이의 이선생을 전면에 내세우는 대신, 이선생이라는 하나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영화의 설정이다. 따라서 그(브라이언의 아버지)는 이드, 즉 불법이자 원초적 욕망이 그 에너지를 유지하게 하면서도, 합법의 세계에서 전면적으로 드러나지 않게 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정교한 해석을 도출하진 못하였고 대략적으로 이 정도 구상해보았습니다..!!
특히 수퍼에고에 관한 부분은 생각이 명료하게 정리되지 않아 영화를 다시 보며 분석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등장인물의 행위나 상황 등을 프로이트적으로 해석한 것이 아니라, 영화 전체의 구조와 줄거리를 프로이트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았는데.. 이러한 방향성이 괜찮을지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
첫댓글 예전에 무심코 지나갔던 텍스트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아주 좋습니다. 일단 영화의 여러 인물들이 실제로 개인의 의식과 무의식의 표출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도 좋구요. 그 점에서 전체 구조와 줄거리를
정신분석학에 입각해 살피는 것도 문제 없습니다. 제안해 준 방식으로 조금 더 다듬으면 영화의 정신분석학적 해석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에 어려움이 없어 보입니다. 다만 현재로선 '종교심리학적' 차원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제시한 맥락 속에서 발견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니..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요컨대 정신분석학적 해석은 지금도 충분히 타당하지만, 종교적 차원의 제시는 부족하다는 겁니다. 즐거운 페이퍼 작업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