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차
눈을 뜬 시간이 8시경.
아이들을 깨우고 아침 식사를 위해 1층으로 내려간다. 아이들은 호텔식 아침식사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하지만 투숙객이
많지 않은 상태의 조식이 과연 어떨까? 아이들과는 달리 나는 별 기대감이 없다. 아니나 다를까 식빵 2조각에 쨈,
햄, 소시지, 계란 프라이 그리고 닭죽. 애들은 실망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그래도 먹어라. 먼 길 가야 하니까.’
짐을 싸서 체크 아웃을 하고는 단단히 마음을 먹는다. 결코 만만한
거리가 아닌 것을….
올 때 나의 예상도로를 벗어나 시간을 지체한 경험으로(좌측 통행에
익숙하지 않아 인터체인지 부근에서 방향 감각을 상실한다) 지도를 다시 한번 검색해 보았다. 핸드폰을 지도로 맞춰놓고 핸드폰 거치대에 단단히 고정 시키고는 출발한다. 일단
우정의 다리 국경 통과 폐쇄 시간을 정확히 모른다. 오전 10시에
출발하니 오후 10시쯤 도착하리라. 그러면 어차피 오늘 국경
통과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콘켄에서 1박을 하고 내일 마켓에
들러 생필품을 사고 내 차 오일 교환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는다.(라오스에서 사는 것 보다 싸고 질이
좋고 물건이 다양하기에 모든 사람들이 태국에 갈 때는 생필품들을 사재기 한다)
아이들은 편의점과 햄버거 가게를 지나칠 때 마다 연실 “오…세븐
일래븐, 오….버거킹, 와
할아버지다”를 외친다. “태국은 좋은 나라야” 라오스에서 살다 보니 작은 것에 감사하는 것을 배운 걸까? 아니면
촌스러워 진 걸까?
점심 때가 가까워져서 무얼 먹을까 물어보니 당연히 햄버거란다. ‘이런 !@$#!@%#%&#$%’
고속도로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국도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달리기에는
아주 좋다. 신호등도 없고, 과속 단속도 없고, 카메라도 없고, 차량 소통도 많지 않고, 요금소도 없다. 운전자에겐 천국 같은 최상의 조건이다. 나도 모르게 시속 100km를 훌쩍 뛰어 넘는다. 올 때는 야간 운전이라 보지 못한 광경들이 눈에 들어 온다. 엄청난
규모의 대학교, 엄청난 규모의 시멘트 공장과 석산, 다양한
화물차들 그리고 댐.
태국의 도로는 생동감이 있다. 경제가 살아 숨쉬고 있었다. 인도 차이나 반도의 경제 대국인 태국의 힘이 보인다. 곳곳에 외국
자본의 공장들이 보이고 그들의 움직임이 보인다. 태국은 관광의 나라가 아니다. 인도 차이나 반도의 경제를 이끄는 나라임을 알 수 있다. ‘정신
차리자 대한민국이여’
쉬지 않고 달려 오니 갈등이 생긴다. ‘오늘 국경 통과가 가능하겠는걸? 폐쇄 시간이 오후 8시 인가?’ 콘켄에
도착하니 욕심이 생긴다. ‘에라 통과 못하면 농카이에서 1박하면
되지’ 그렇게 생각을 먹으니 더 조바심이 난다. 그래서 그대로
콘켄을 통과하고는 우돈타니로, 농카이로 달린다.
국경에 도착하니 오후 7시 45분.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하면서 물어보니 오후 10시에 문을 닫는단다. 라오스에 도착하여 라오스 도로를 달리니 마음이 편하다. 먼지가 풀풀
날리고 도로가 깨져 있어도 내가 사는 라오스가 편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내 가족을 품어 주는 집이
있어서 일 것이다. 내 직원에게 도착 전화를 하니 그 녀석 하는 예기 “사장님
미쳤어요? 후아힌에서 비엔티안까지 10시간에 오다니…얼마나 달린 거예요?”
‘그래 녀석아. 나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