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꽃 / 천상병 (1930~1993)
까닭 없이 마음 외로울 때는
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
애처롭게 그리워지는데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에
그대 조용히 나를 찾아오느니
사랑한다는 말 이 한마디는
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 것
잊어버린다. 못 잊어 차라리 병이 되어도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그대 맑은 눈을 들어 나를 보느니
가족 / 천상병 (1930~1993)
우리 집 가족이라곤
1989년 나와 아내와
장모님과 조카딸 목영진 뿐입니다
나는 나대로 원고료를 벌고
아내는 찻집 '귀천'을 경영하고
조카딸 영진이는 한복제작으로
돈을 벌고
장모님은 나이 팔십인데도
정정하시고...
하느님이시여!
우리 가족에 복을 내려주시옵소서!
자화상 / 천상병 (1930~1993)
내 자화상은 이렇습니다
신장은 1m 78cm이고요
몸무게는 28,9년 전부터 지금까지
53-54kg을 넘지도 내려가지도 않고요
가슴둘레는 81cm인데요
내가 알고 있는 의사들은 하나같이
의학적으로 비정상적인 몸이라 하더군요
이런 몸으로 살아가는 이것이
어쩔 수없는 나의 자화상입니다
***********************************************
"나의 시는 비교적 수월케 씌어진다.
그것은 평소에 머리속에 시 생각이 가득차 있어서,
펜을 들면 수월케 시가 되는 것이다.
평소가 문제다.
나는 사시사철 시를 생각하고 있으므로 그런 것이다.
시는 언제나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 천상병 시인
천상병 시인 (1930~1993)
고등학교 3년 때 처녀시 '강물'로 문예지에 추천 받음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2학년(1952년) 추천 완료 등단
시집
<새>
<주막에서>
<천상병은 천상 시인이다>
<저승 가는 데도 여비가 든다면>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