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용 시인 소식입니다.

[허호행]

 

조영관 노동자시인의 뜻을 세운다

2월 19일, 추모비 제막식 및 1회 창작기금 수여식

남양주뉴스

 © 조영관 추모사업회

노동자시인 조영관 추모비 제막식이 2월 19일(토) 오후 2시 마석 모란민주열사 공원묘역에서 열린다. 조영관 추모사업회와 서울시립대 민주동문회가 개최하는 이번 추모비 제막식은 노동자시인 故 조영관(1957∼2007) 4주기를 맞아 개최하는데, 조영관 노동자 시인의 뜻을 기리어 제정된 1회 조영관 창작기금 수여식도 함께 열린다. 
 
함평 출신의 조영관 노동자 시인은 서울시립대 영문학과를 졸업, '노나메기' 창간호에 시 '산제비'를 발표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2년 '실천문학' 가을호 신인상을 수상해 문단에 데뷔했다. 인천에서 노동운동을 시작한 후 요절할 때까지 제관용접공으로 지냈던 조영관 노동자 시인은 죽는 날까지 펴낸 시집이 없었고, 실천문학사에서 유고시집 '먼지가 부르는 차돌멩이의 노래'가 출간된 바 있다. 

일정은 다음과 같다.
추모비 제막식 : 19일(토) 14:00-15:00 (마석 모란민주열사 공원묘역)
창작기금 수여식 : 19일(토) 15:00-16:30 (마석 큰가마 장작불)

임성용 시인 '하늘공장' 1회 조영관 창작기금 수혜

'리얼리스트100'과 조영관 추모사업회가 공동주관 제정한 제 1회 조영관 문학창작기금 수혜자로 임성용 시인의 시집 <하늘공장> 이 선정되었다. 심사 경위와 수혜 소감은 다음과 같다.

[심사 경위] 고양된 작품성과 예민한 현실감각을 높이 평가

조영관 문학창작기금 심사위원회는 제1회 수혜자로 임성용 시인을 선정하였다. 지난 2010년 12월 31일까지 투고와 추천 절차를 걸친 총 11명의 문인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하였다. 심사 대상자를 장르 별로 보면 시 7명, 소설 2명, 르포 2명이었다. 이들의 면면은 조영관 시인의 삶과 정신을 추모하고 기리는데 손색이 없었다. 전국 곳곳의 300여개가 넘는 문학상이나 창작기금과 비교하여 이제 걸음마 단계에 있는 조영관 문학창작기금에 경향 각지에서 관심을 두고 투고를 아끼지 않은 문인들에게 고 조영관 시인을 대신하여 머리 숙여 고마움을 전한다. 

 복된 작품을 대하며 편편이 모두 소중하였다. 심사숙고 오래도록 올리고 내리고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임성용 시인의 시집『하늘공장』을 기금수혜자로 선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심사대상 작품 중 소설은 장편의 긴 호흡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박진감이 넘쳤고 작가들의 이력이 빛났다. 르포의 경우 본 기금의 취지를 십분 살릴 수 있는 문학형식으로 거론되었고, 대상자들이 최근 발군의 역량을 발휘했던 터라 선정의 영예를 안겨도 무방하였지만, 조영관 시인의 시인으로서의 상징성과 대상자들의 전도양양함을 생각하여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였다. 시의 경우 최근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대상자들이 다수 있어 고민이 컸다. 바닷가 삶의 치열성과 생동감이 넘치는 작품이 있었고, 농촌 현실을 새로운 시각에서 여유와 넉넉함으로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이 물망에 오르내렸다. 

임성용 시인을 조영관 문학창작기금의 수혜자로 선정하며 우리는 서슴없이 고 조영관 시인과 임성용 시인의 시와 삶의 성과를 공유하고자 한다. 임성용 시인은 어느 곳에 갇힌 시인이 아니다. 1992년 『삶글』에 시와 소설을 발표한 이후 2002년 제11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한 경력을 우리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 첫 시집 『하늘공장』이후 멈추지 않고 왕성하게 펼치고 있는 고양된 작품성과 예민한 현실감각을 높이 평가하였다. 그의 존재가 이 세상에서 절대 망각돼서는 안 될 이유가 우리에게 충분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의 두 번째 시집이 나오기 전에 그에게 수상의 영예를 안기려는 뜻은 다시금 그를 밝히고 떠올림으로써 고 조영관 시인의 시와 삶을 재조명하려함이며, 우리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고자 함이다. 

끝으로 어렵게 투고와 추천을 해 주신 분들에게 그에 걸맞는 결과를 내주지 못해 송구스럽고 미안할 따름이다. 그 외 조영관 문학창기금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여러분 또한 심사결과에 이견이 있을 수 있음을 겸허히 받고자 한다. 어느 때라도 어떤 말이든 달게 받고자 하니 오늘의 심사 결과를 너그럽게 받아주어 우리 모두 기쁘게 하나가 되었으면 한다. (심사위원 : 이시백, 정우영, 이민호)

[수혜 소감] 벌거벗은 희망을 부끄럽지 않게 내보이고 싶습니다

조영관 시인! 저는 생전의 그분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돌아가시고, '먼지가 부르는 차돌맹이의 노래'라는 유고 시집을 통해 그분을 만났습니다.

.....돌더미 눈길 위로
시린 발 동동 찍으며
우린 날쌘 노루처럼 작업장으로 달려간다

'1998년 겨울, 영종도'의 한 구절입니다. 이 시에서 보듯 눈앞에 아리웁게 그 모습이 그려지는 조영관 시인은 돌더미 눈길을 시린 발로 터벅터벅 걸어간 사람입니다. 그분이 남긴 발자욱 위로 '물새들은 참으로 멀리 쫒겨나고 겨울 안개는 정말 너무 깊구나' 하는, 슬픈 독백 한마디가 희디 흰 눈가루처럼 흩날리고 있습니다.

시인의 연보를 읽으면서, 저는 단단하게 조여맨 그분의 작업화 끈을 생각하고 철골처럼 강고한 정신을 가슴에 담습니다. 왠지 모를 말갛게 떠오르는 물 한 그릇의 슬픔을 마십니다. 그분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허공에 뜬 교각의 난간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시가 노동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노동이 시를 자연스럽게 따라가고자 했던 그분은 혹독한 노동의 꿈을 무슨 각오처럼 안겨주었습니다. 온전히 그 삶을 어느 한구석에라도 새겨넣을 수 없는 저는, 무척이나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럼에도 조영관 시인, 그분의 이름으로 제가 호명되었습니다. 난감할 따름입니다. 흔히 겸양이 미덕이라지만, 단순히 제 몸을 낮추지 않고 당당하게 "그래! 난 이 상을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어!"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아무래도 저는 그런 자신감이 눈꼽만큼도 없습니다. 심지어 저는 현장에서 노동조합 활동조차 해보지 못했습니다. 잡다한 공장을 수시로 들락거렸고 늘 불성실했고, 그 어떠한 의지도 전망도 빈약했습니다. 누구나 다 그러하듯이 그냥 밥 먹고 살기 위해서 수입이 보잘 것 없는 일을 다니고 심심풀이로 별볼 일 없는 글을 쓰거나 술을 마시고 살았습니다.

조영관문학창작기금은 그분의 동지들이, 그리고 그분과 함께 했던 노동형제들이 서로의 호주머니에서 전해주는 따뜻한 선물입니다. 더구나 이것은 개인의 영예이기에 앞서 피나는 노동과 시에 대한 채찍질이고 생동하는 삶에 대한 담금질임을 압니다. 수상자로 선정된 저는, 제 생애에서 이보다 더 큰 영광이 없습니다. 이 고마움을 진심으로 받들어 제 마음의 나태함, 행동의 나태함을 일깨워야겠습니다. 시뻘겋게 달구어진 분노만 살아가는 제 몸 어딘가에 물꼬를 터야겠습니다. 살아갈수록 갈망과 갈증만이 울대 끝까지 차오르는 목마른 생각에 마침표를 찍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벌거벗은 희망을 부끄럽지 않게 내보이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다시 팽팽하게 긴장된 실천의 날이 온다면! 나날이, 새롭게, 제 언어와 시와 행동과 몸짓, 모든 것을 담금질해야겠습니다. 불먼지가 날리는 풀무 앞에서는 아마도 제가 생전에 뵙지 못했던 조영관 시인, 그분의 햇살에 그을린 얼굴과 환한 미소를 분명코 만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사입력: 2011/02/08 [11:47]  최종편집: ⓒ 남양주뉴스

[허희행]

주말이라서 모란공원에 가서 오랫만에 성용이 얼굴이나 볼까했는데,
그날 다른 일정이 있어서 못가겠구나...
마음으로 축하하며 성용이의 더 알찬 도약을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