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세상에 내가 살면서 ‘항상’ 찬송 부르다가
ㅡ 사랑하는 작은 헝, 늘 강건하소서! -
저의 작은형 이준원 목사님이 지난여름에 섬기던 교회를 자원 은퇴하는 형식으로 사임하고 아프리카 우간다 선교사로 새로운 길을 떠났습니다. 작은형과 저는 어렸을 적에 엄청 친했고 추억이 많았습니다. 어린 시절 제 모든 삶의 가치관과 취미와 패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죠. 부모님이 늘 심방 가셔서 집에 남은 형과 내가 서로 밥상을 안 차리려고 벌였던 치열한 투쟁사, 야전에 LP 빽판을 들으며 형이 좋아하던 음악을 나도 좋아했던 재미, 온돌 없는 방에서 겨울이면 차가운 이불 속을 함께 덥혔던 체온, 형의 무용담(썰)을 듣다가 추위를 잊고 잠들었던 밤들이 많았죠.
한번은 고딩이었던 형과 초딩이었던 내가 추운 겨울 안암동 큰누나 집에 놀러가는 길에, 삼양라면 봉지에 담아준 10원(100원?)에 10개짜리 만두를 먹으려다가 쉰만두임을 알고, 어쩐지 싸다 낙심했지만, 송창식의 ‘철지난 바닷가’를 고래고래 부르며 밤길을 즐겼고, 다음날 고대 뒷산으로 넘어오다가 제가 똥통에 빠져 짝발로 걷다 형이 업다 하면서 집에 왔던 겨울날도 있었죠. 밤새도 못다할 추억을 준 형이 이제 선교사가 되었습니다. 형은 그 큰 교회에 있다가 편히 은퇴하면 되는데 굳이 선교사의 길을 떠났습니다.
형의 카카오톡스토리를 통해 그곳 소식을 읽으며, 모기떼에 놀라고, 말라리아에 걸리는 등 이런저런 고생 이야기를 보다가, 엊그제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곳에 함께 있는 다른 선교사님이 매일 아침마다 ‘잠시 세상에 내가 살면서 항상 찬송 부르다가’라는 찬송을 매일 부른다는 겁니다. 우리는 이걸 장례식 때나 부르는데요. 그러나 그 가사를 새삼 보니, 매일 불러야 할 노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소개된 내용 중에서, ‘잠시’와 ‘항상’의 대비입니다. ‘잠시 세상에 내가 살면서’, 그렇죠! 인생은 ‘잠시’입니다. 벌써 10월, 가을 아닙니까. 요즘 새벽엔 춥기까지 해요. 얼마나 빠릅니까.
그런데 그 잠시 사는 세상에서 ‘항상’ 찬송 부르다가, 그렇죠! 성경이 가르치는 우리의 삶의 목적은 항상 주님을 찬송하는 겁니다. ‘찬송’이란 감사입니다. 잠시 세상 사는 것인데,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바라다 원망과 미움의 포로가 되어, 잠시 사는 세상을 엄벙덤벙 불행하게 소비할 때가 많습니다. ’날이 저물어 오라 하시면 영광 중에 나아가리!‘ 그날까지 ’잠시‘ 사는 세상, ’항상‘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찬송하며,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이 행복의 길입니다. 일상을 통해 우리 주님께 영광 돌리는 삶일 겁니다. 오늘도, 먼 나라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잠시 세상사는 동안 항상 찬송하며 살고 있을 작은 형의 건투를 빌며, 우리도 그렇게 살기를 소원합니다☺
(2022년 10월 2일 주일 주보에서)
첫댓글 목사님 올려주신 칼럼 감사합니다!!
훤칠하시고 준수하신 두 분의 외모와 인품 훌륭하신 부모님의 DNA를 이어받으셔서 의좋은 형제 목사님들의 지난시절의 깊은 추억담에 크게 은혜를 받습니다*^^*
우리목사님의 롤모델이신 이준원목사님 자원하셔서 헌신하시는 선교사역에 항상 강건하시길 비오며 강물같은 하나님의 은총을 부어주실 기도드립니다.샬롬~♡
안암동 큰 누나는 말합니다^^
이렇게 멋진 동생들이 있어서 행복하다고!
잠시~ 맡겨주신? 우간다 선교사의 사명을 잘 마치고 한국에 들어와
안암교회 큰 누나에게 두 동생이 왔듯이
멋진~ 이제는 흰머리까지 난 두 동생이
화성의 큰누나 집에 놀러 오기를 기다리겠습니다^^
이제 다들~ 수세식이니 동통은 없겠죠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