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피서 여행 - 담양 대숲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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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을 가기 위해 광주행 버스를 탔다.
아침 신문에 마침 ‘담양 대숲’ 기사가 있어서 가지고 나와 대충 노선을 익혔다
전부터 대숲에 이는 바람 소리는 어떻게 울까 하는 동경으로 담양을 그리다가
드디어 결행을 하게 되었다.
긴 굴들을 여럿 지난다. 이제는 전라도 쪽과 잘 소통이 된다.
길의 의미가 새삼 마음에 닿아 온다.
마음과의 길은 마음만 있으면 순간 이동이 되지만
현실은 길이 있어야만 연결이 된다.
두어 시간 지나니 차창에 비가 묻는다
부산에서 광주까지 3시간, 다시 담양까지 40분간
여기 떡갈비가 유명하다고해서 그것부터 챙기고
‘죽녹원’을 물어 가는데 비가 그쳤다.
숲속으로 들어가니 대숲길이 여러 갈래로 뻗어 있다.
창날 꽂히듯 쭉쭉 뻗친 푸른 대와 서걱거리는 댓잎 얼비치는 햇빛
색다를 정취를 자아낸다.
대숲 발치에 차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다. 의외의 느낌이다.
글쎄 이 반 그늘에서.
땅을 활용하는 의미는 있겠지만 귀한 나무에 대한 대접이 이래서 될까 싶다.
죽세공 공방에 들렀다.
지난 날 우리들이 썼던 채반 소쿠리 함지 등과 예술품으로 승화시킨 고운 제품들이 화사하다.
요즘 가정에서 저런 용구들은 플라스틱 제품으로 대체된 지 오래다.
어쩔 수 없는 시대적 추세라지만 우리 생활의 옛 자취들이
전시관 속에서만 존재되어 가는 것이 아쉽다.
너무 무더워 아이스케키 하나 씩 처리하고 길 건너 편 다리 건너 담양천 둔덕에 올랐다.
입구에 표지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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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방제림 官防提林’
조선 인조 때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둑을 쌓고 나무를 심은 것이
수령 200여년의 거목이 되었다.
팽나무 느티나무 푸조나무 개서어나무 들이 제방에 두 줄로 늘어서서
그늘 길을 만들고 있다.
입구 쯤에는 평상이 몇 개 놓여 어르신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훌륭한 조상들의 목민정신이 후손들에게 이리 넉넉한 행복감을 안겨 주고 있다.
문화유산이란게 참 묘한 생각이 든다
얼마전 경복궁 광화문 복원을 해서 온 국민이 감격했었는데 진작 대원군이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페허가 다 된 경복궁을 중건할 때 백성들을 얼마나 몰아부쳤는지
그 원성이 하늘을 찔렀다 한다
그게 또 한 번 반전을 해서 ‘경복궁 타령’이란 작품으로 남게 된다
「 남문을 열고 파루를 치니
계명 산천이 밝아온다
에~에헤~에이야 얼럴럴거리고 방아로다
………………………………………………… 」
1기에 연 30만 명이 20년 걸려서 완성했다는 피라밋이며 타지마할 궁묘며 대 사원들
착취와 피땀과 때론 목숨 위에 세워진 작품들이 후손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고
현실적으로도 먹여 살리고.
이런 역설을 꼭 공리적으로만 생각할 수 없을 것 같다
언덕 비알 교목들의 그늘 밑으로 옥잠화가 하얗게 빛나고 있다.
무더기 무더기로 단아하게 모여앉아 달이 뜨면 강강술레라도 할 참이다
언덕길을 계속 가다보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만나게 되는데
거리가 멀어 택시를 타고 에돌아 갔다. 기사가 기다려 주겠단다
하늘을 가린 길을 걷는 맛으로 작은 인간들이 바쁘다.
젊은이들은 대여 자전거로 신나게 달린다. 좀은 부럽다.
소쇄원을 향해 달린다
양 가로수로 목백을홍-배롱나무가 붉은 꽃을 달고 끝이 없다.
꽃이 피고 지기를 세 번 반복하면 햅쌀을 먹게 된다고.
이 쪽 지방은 대체로 가로수가 백일홍이다
지역마다 이렇게 특색이 있어야 여행 할 맛이 나지 않겠는가
우리 쪽 동네는 주로 벚나무가 어디라도 심어져서 이제는 구태여
진해나 쌍계사 쪽으로 가지 않더라도 춘사월 한 사나흘은 꽃구름에 그냥 자물시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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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은 1519 기묘사화로 조광조가 유배되고 그 문하생인 양산보가
고향 담양으로 내려와서 조성했다한다.
계곡을 끼고 여기저기 정자를 놓고 나무를 가꾸어서
공간과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운치 있는 곳이다.
입구 쪽 대숲에서는 토종닭과 오리가 한가롭고
길섶에 핀 봉숭아는 추억으로 이끈다.
송강 정철이 성산별곡을 노래했다는 ‘식영정’과
‘한국 가사문학관’을 가야겠는데 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다.
차로 올 때 먼저 들릴잘 걸 후회를 한다.
다음을 기약하고 귀로에 올랐다.
부산행 버스
올 때도 그랬지만 갈 때도 승객이 몇 안된다.
TV화면에서 기린이 긴 고개를 창문으로 드리밀고
음식을 받아 먹는 장면이 나온다.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의 주은공은?
학생 : 기린
어느 유머방에서 봤던 게 생각난다
J가 목이 길어서지.
아니지 모가지지
그 고고한 시인께서 모가지라 했을까 목이지.
아니 모가지야. 짐승은 모가지고 대가리고 주둥이지
고상한 님들이 돼지머리 멸치머리 개입이라 하는데
하기야 돼지는 제상에서 늘 인간들의 지극한 큰절까지
받는 존재니까 그러는지 모르지만.
나는 멸치머리를 딴다는 소리를 들으면 피가 연상되어 움찔해지더라
그리고 높임의 ‘-시-’도 그렇지. 너무 남용되지 않나 싶어. 옛날 학교 문법에는
뒤에 한 번만 쓰면 된다고 했는데 요즘엔 뚜렷한 기준도 제시되지 않은 것 같고.
그저 높여높여야만 교양인이 되는지.
자 봐 ‘시아버님께서 굴비를 사서 들고 오셔서는 나에게 내미시며 하시는 말씀이
내일은 네 시어머니 생신이니 상을 잘 차리라 이르시고는 방으로 들어 가셨다.’
어째 ‘시’가 생선 가시처럼 목에 걸리지 않나
너무 떠들었나 싶어 슬쩍 돌아봐도 몇 안되는 사람들이 잠을 자는지 눈을 감고 있다.
그래도 목인데
모가지라야 운율로도 자연스럽고
그 밑바닥에 깔려 있는 슬픔 고독 같은 것이 모가지를 통해 밀려오지 않나
시어는 잘 탁마된 품위 있는 어휘를 골라 써야지
끝이 없다
그럼 내기다
집에 가서 확인해 보고 진 사람이 영화 한 편 보여 주기다.
내일에다 낙싯줄 하나 던져 놓고
차츰 맑아지는 열이레 둥근 달을 안고
하루를 돌아온다.
첫댓글 담양 대숲 쭉 뻗은 죽길 사이로 순간이동 하고 싶습니다. 마음의 길을 믿기에 ...
선생님~~대숲으로 여름여행을 가셨군요 대숲에 이는 바람소리는 들으셨는지요^^
여행기에다 윗트가 있어 재미있게 읽었고....대숲은 우리나라 영화에 자주 나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