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자꾸 깨닫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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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자꾸 깨닫는 것이 있다.
인생이 헛된 것이라는 것을 아는 일,
그런 인생을 두고 월리엄 포크너는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세월의 느릿느릿한 잠식에 의해서 여윈 노인네들과도 같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찬란했던 젊은 시절엔
순간순간이 다 아름답고 희망에 차서 경탄했던 것과는 달리
나이가 들수록 시큰둥해지고, 경탄의 횟수가 줄어드는 것,
그것이 삶의 무게에서 나오는 것임을 깨닫는 순간,
다시 펴드는 책이 <전도서>이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사람이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자기에게 무엇이 유익한고,
한세대가 가면 또 한 세대가 오지만 이 땅은 영원한 그대로이다.
떴다 지는 해는 다시 떴던 곳으로 숨 가삐 돌아가고....
.바람은 남으로 불다가 북으로 돌이키며,....
만물의 피곤함을 사람이 말로 다 할 수 없나니,
눈은 보아도 족함이 없고, 귀는 들어도 차지 아니하는 도다.
지금 있는 것은 언젠가 다시 있을 것이요....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람이 하늘 아래서 하는 모든 일을 나는 보았노라.
그러나 모든 것은 헛되고 마음 아픈 것임을 나는 알았노라.”
<전도서> 1장 2·8절에 실린 글을 마디마디 바라보며 내 쉬는 한숨,
그래, 이것이 바로 인간의 숙명이로구나.
왜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일까?
“마음이 헛되면 예의가 헛되고,
예의가 헛되면 헛되지 않은 것이 없다는 말이다.
자신에게 헛되면 남에게도 헛되고,
남에게 헛되면 천하에 헛되지 않은 것이 없다.
도학道學의 미혹迷惑은 반드시 천하를 어지럽히는 것이니
그대가 그것을 아는가?“
홍대용의 <의신문답>에 실린 글과 같이
마음이 헛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꽉 찬 충만이 아닌, 어딘가 빈, 그래서 허전한, 인생,
그래도 살아나가야 할 인생,
“내 아들아, 또 경계를 받으라. 여러 책을 짓는 것은 끝이 없고,
많이 공부하는 것은 몸을 피곤케 하느니라.”
전도서 12장에 실린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배운 것은 그것 밖에 없고,
할 일은 그것 밖에 없는데,
어쩌란 말인가? 생각하며
쉬지 않고 지나가는 시간을 ?음쳬求?내 마음 속에
지나가는 어둡고 긴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