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간히 방송출연을 통해 비춰졌던 그 유쾌한 이미지는 결코 '방송용'이 아니었나보다.
연예인 보다 더 연예인 같은 끼로 무장한 한우전문점 '노사봉家 아리랑'(서울 소공동)의 노사봉 대표는 시종일관 유머러스하고 호탕한 모습으로 주변까지 밝게 물들였다.
인기가수 노사연의 언니라는 꼬리표를 떼고, 자신의 장점을 적극 살려 활력 넘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경영인 노사봉'을 만났다.
"사업 동기요? 외할머니부터 어머니까지 손만 닿으면 음식이 기가 막히게 맛있어졌죠. 음식솜씨도 유전인지 별 것 없이 음식을 만들어도 맛있다고 주변에서 난리더라고요. 노사연도 음식 잘하냐고요? 걔는 맛만 볼 줄 알아요. 모니터 요원이죠."
유쾌하고 활력 있는 이미지로 방송에 종종 얼굴을 비추던 노사봉 대표는 6년 전 한우전문점을 오픈했다. 그녀의 이미지를 빌어 같이 사업을 하자는 사람이 많았겠지만 그녀의 선택은 다소 예상외였다. 일부 연예인들처럼 이름만 빌려주는 일명 '바지사장'도 아니다. 본인의 이름을 정면에 걸고 사업을 할 만큼 막중한 책임감에 비례해 규모도 크다.
외할머니부터 모친까지 손맛 유전 '행운'
좋은 한우만 고집하니 "원산지 표시 쌩큐"
프랜차이즈 사업도 준비 글로벌화 야망
"6년 전에 아리랑 음식점을 개업하고, 2년 전 본격적인 노사봉가를 설립 했어요. 정착까지 초기 3년여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지금은 130석 규모의 3층 건물에 하루 500명의 손님이 다녀갑니다.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이 저를 알아보고 반가워 할 때 가장 보람 있어요. 그게 다 맛으로 인정 받았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홈쇼핑 런칭 성공, 무조건 맛으로 승부
노사봉가 아리랑 매장의 성공적인 운영과 동시에 지난 2006년에는 '노사봉가 갈비찜'을 홈쇼핑에 런칭했다. 노사봉가의 맛을 전국적으로 공유하겠다는 의도였다.
이 갈비찜이 소위 대박을 친 이후 2007년에는 'LA갈비'와 '사골보신세트'도 선보였다. 고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노사봉 대표의 사업계획도 더욱 명확해졌다.
홈쇼핑이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상대하는 유통방식인 만큼 기대에 못 미친다는 소비자들의 클레임도 적지 않았다. 노사봉 대표는 그런 반응도 달게 받아들였다. 그는 소비자들이 질책할수록 더욱 힘이 솟는다고 말한다.
"이상한 음식 한 번에 왕창 팔고 어디 숨어 살 거 아니지 않습니까. 음식장사가 다 그렇지만 유독 홈쇼핑은 맛이 없으면 재구매가 일어나질 않아요. 입소문도 그만큼 빠르고요. 맛으로 승부하지 않으면 일회성 돈벌이에 불과합니다. 노사봉가에서 파는 음식이라면 믿고 구매해 주시는 고객들께도 고맙지만, 이런저런 사항을 지적해주시는 고객분들은 더 감사해요.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니까요."
그는 바쁜 매장운영과 더불어 홈쇼핑에 나가는 제품의 조리에도 직접 관여하고 있다. 좋은 재료임에도 불구하고 유통과정이나 기타 조리법 등에서 맛의 차이가 생기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완제품 음식을 제공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좋은 재료와 정성이 맛의 비결
노사봉가 아리랑은 특등급 한우 전문점이다. 당연히 가격도 비싸다. 비싼 돈을 주고 식당을 찾는 손님들은 까다롭기 마련이다. 지불하는 비용만큼의 대접을 받길 원하기 때문이다.
고급 한우전문점에 유명세가 있는 인물이 운영하는 식당이라면 고객들의 기대치는 높기만 할 터. 조선호텔, 롯데호텔과 접해있는 A급 상권의 특성상 일회성 손님이 많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노사봉가는 단골손님이 더 많다.
지속적으로 방문하는 고객이 많은 이유는 단연 음식의 맛에 있다. 노사봉 대표는 그 맛의 비결에 대해 특별할 것이 없다고 손사래를 친다. 맛있는 음식은 맛있는 음식일 뿐 그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는 것.
"먹거리를 다루는 사람일수록 진실 돼야 하고 또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음식의 본 재료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이나 비법이나 노하우 운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맛은 정직합니다.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다해 준비한다면 맛은 당연히 보장되는 것 아닌가요."
노사봉 대표는 원산지 표시제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고 한다. 마치 '우리 노사봉가는 이렇게 좋은 한우고기를 써요'라고 자랑하는 기분이었다고. 노사봉가는 맛깔나는 한상차림으로도 유명하다.
계절별로 그 철에 나오는 재료는 모두 반찬거리가 된다고 보면 된다. 튀김이나 전 같이 손이 많이 가는 음식도 매일 재료를 달리해 등장한다. 무한 리필이 가능하지만 애초에 푸짐한 차림에 고객들은 남기기가 일쑤라고 한다.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를 목표로 전진
노사봉 대표는 최근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6년간 쌓아올린 노사봉가의 명성과 노하우를 프랜차이즈화 할 계획인 것. 그는 "좋은 육질의 소 한 마리를 들여와도 노사봉가 아리랑의 경우 특수부위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쉬웠다"며 "좋은 농가의 질 좋은 소 한 마리를 다 소진할 수 있도록 저가형 매장과 고가형 매장으로 분류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노사봉가는 경남농협의 한우 브랜드 '한우지예'와 체인점 양해각서(MOU)를 체결, 우수한 고기를 안정적으로 공급 받으면서 매출확대를 노린다는 전략도 세웠다.
노 대표는 "수입산 고기로 인해 한우농가가 힘들어하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얼굴이 조금이라도 알려진 내가 경남농협 한우 홍보대사로 나서 서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봉 대표의 최종 목표는 노사봉가를 글로벌종합식품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6년전 미약했던 시작은 점차 결과물을 드러내고 있다.
"제 좌우명은 '꿈꾸는 사람이 세상을 얻는다'입니다. 오래 전부터 글로벌종합식품회사를 만들기를 꿈꿨고 이제 그 절반정도 왔다고 생각합니다. 노사봉가가 자리잡기까지 피나는 노력을 해왔지만 늘 웃음만은 잃지 말자고 다짐했어요. 그 어느 때보다 바쁜 2009년이 될 것 같지만, 노사봉답게 웃으면서 즐겁게 사업할 계획입니다. 저 노사봉, 기대해주세요!"주변까지 밝게 만드는 해피 바이러스, 노사봉 대표의 유쾌한 전진이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