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 오지 팀 산행 계획에 따라 '성구사 → 산불감시 초소 → 오봉산 → 옥수골 갈림길 → 국수봉 → 적석산 → 구름다리 → 칼봉 → 음나무재 갈림길 → 음나무재 → 선동치 → 528봉(깃대봉 정상석) → 522봉(준봉산/깃대봉) 왕복 → 382봉 → 임도 → 적석산 공영주차장'의 11km 구간을 5시간 30분 동안 탐방할 예정이었다.
1
적석산[積石山]
높이: 497m
위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깃대봉에서 남쪽으로 흘러내린 산릉이 다시 동쪽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거대한 암봉을 치받고 솟아난 곳이 적석산이다.
마치 돌을 쌓아 올린 듯 보인다고 하여 붙인 산 이름이지만 그저 적산(積山)으로 부르기도 한다.
커다란 암반으로 이루어진 정상 주위는 급경사를 이루고 있지만, 대부분의 산능은 단순한 흐름과 더불어 부드럽다. - 한국의 산하
2024년 4월 마지막 주 목요일은 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과 창원의 적석산에 다녀오기로 했다. 적석산(積石山)은 한자에 표현되어 있듯이 돌을 쌓은 듯한 모습이라는 '한국의 산하' 소개에 따라 암릉과 암봉을 즐길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그 주에 딱히 다른 대안이 없어 참여를 결정했다. 지난 3월 28일 창원 인성산에 오르기로 했다가, 폭우로 산행지를 변경해 고성 운봉산을 다녀왔었다. 그런데, 그 인성산 소개를 보면, 마주 보고 있는 적석산의 명성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 산이라는 글이 여기저기 보이는 것도 물론 참고했다. 그래봐야 실제 달려봐야 정확한 건 알겠지만, 실망할 수준은 아닐 거라고 기대 중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폐기했으나, 몇 년 전 산림청에서 발표한 '숨겨진 우리 산 244'에 포함된 산이라는 것 또한 망설임 없이 산행을 신청하게 했다.
목요 오지팀 산행에 마가 끼었는지, 매번 비 때문에 가슴을 졸였는데, 이번에는 화요일 저녁부터 비가 내려 수요일 오전까지 조금 내리고, 오후부터 개기 시작한다는 예보다. 그리고 산행 당일 종일 맑고, 기온은 영상 21~23℃, 바람은 1~2m/s로 다소 더울 전망이다. 당일 새벽에나 알 수 있으나, 전날 비가 내린 만큼 미세먼지가 조망을 방해하지는 않을 거라고 기대 중이다. 산행 준비는 더위에 대비해 차가운 물을 많이 준비하고, 체력 유지를 위해 연서시장표 김밥도 사 간다. 다만, 목요 오지팀 특징인 하산주를 위한 맛집에는 가지 못한다. 이번 산행은 큰 원을 그리는 A 코스와 중간에 내려오는 B 코스가 있는데, 중간에 내려오는 B 코스는 탈출이 아니라, 소위 맛집으로 가기 위함으로 보인다. 주객이 전도되는 우려했던 상황이다.
하산주를 좋아하고, 미나리 삼겹살이 당기기는 하나, 코스를 자르면서까지 술을 마시는 술꾼은 아니다. 언제든 갈 수 있는 산이라면 또 모를까?! 그렇다고 하산주를 포기할 수는 없어, A 코스 날머리이자, 산악회 버스 대기 장소인 적석산 공영주차장에서 인솔 대장이 맛집이라고 선정한 식당까지의 거리를 확인했다. 1.3km, 20분 거리다. 당연히 하산주를 마시고 버스가 기다리는 주차장으로 돌아와야 하니, 왕복이다. 그럼, 식당까지의 왕복 시간과 하산주 마시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11.5km 거리의 산행을 3시간 30분 만에 마치면 되는데, 못할 건 없다. 다만, 지도로 거리 등을 확인하다가, 주차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또 다른 식당이 있는 걸 발견했다. 물론 평일에 영업하는지는 모르나, 영업한다면 굳이 술 한잔하기 위해 걸어서 1.3km를 올라갈 이유가 없다. 해서 하산주는 당일 상황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2 - 1
4시 50분경 기상해 볼일을 보며, 밤새 변동 사항이 있는지 확인하니, 기상 예보는 변함이 없고,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는 '좋음'이라, 조망을 기대할 만할 듯했다. 이후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고, 미리 준비한 배낭을 둘러메고, 5시 50분경 집을 나서, 버스로 연신내로 갔다. 그리고 연서시장에 들러, 김밥을 산 후 역으로 내려가, 6시 11분 오금행 열차를 타고, 양재로 향해, 6시 57경 도착했다. 산악회 버스가 정차하는 국립외교원 앞으로 가기 위해 12번 출구로 나가, 서초구청에 들러 마지막으로 볼일을 본 후, 외교원으로 내려가, 인솔 대장을 비롯 안면 있는 일행에게 인사 후 하산주 식당에 가는 방법에 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예상대로 인솔 대장이 해결책을 제시했는데,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게 아니라, 그 직전 갈림길에서 연화사라는 절로 하산하는 거로, 전날 오지 전문 등산 앱 지도에서 확인한 것과 같다. 정확히는 오진 전문 등산 앱의 지도는 연화사로 가는 길이 유일한 하산로다.
7시 10분 내포 문화 숲길 버스를 선두로 속속 버스가 도착해 배낭을 짐칸에 넣고, 보조 가방을 들고 차에 탄 후, 등산화를 벗고 슬리퍼로 갈아 신은 후 책을 보다가 잠이 들어, 깨어 정신을 차리고 보니, 8시 51분경이다. 거의 1시간 반가량 잤다. 사당 기준 두 시간 가까이 달렸으니, 고속도로가 막히지 않았다면, 대전 부근을 지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지도로 확인했다. 맞다. 그럼, 금산에서 휴식한다는 얘기다. 그것도 맞아, 9시 5분경 인삼랜드 휴게소로 들어가, 20분간 휴식했다. 급하지는 않았으나, 가야 할 길이 멀어, 볼일을 보고, 늘 그렇듯이 인삼랜드 작은 동물원을 잘 있는지 확인하고, 버스로 돌아가, 자리에 여유가 있어 배낭을 짐칸에서 꺼내 들고 차에 탔다. 만약에 대비해 넣고 다니는 여분의 옷가지가 든 보조가방을 산행 준비할 때 꺼내 선반에 올려놓기 위해서다. 그리고 패드로 책을 보며, 휴식이 끝나고 차가 출발하기를 기다렸다. 20분 휴식이 끝나고, 차가 출발하자 인솔 대장이 마이크를 잡고 이번 산행의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시작했다.
이번 산행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가, A 코스 낙남정맥 깃대봉으로 528m, B 코스는 적석산이 497m에 불과하고, 기복도 심하지 않은 쉬운 산행이나, 조망은 최고로 좋은 산이라는 게 대장의 설명이다. 그리고 이정표나, 길도 좋아, 길을 잃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좋다고 했다. 그래도 혹시 미덥지 못하면 산악회 자료 게시판에서 트랙을 내려받아, 그걸 따라가라고 했다. 맛집으로 알려진 미나리 농원식당으로 가는 방법에 관해서도 설명했으나, 어차피 그건 선두가 길을 찾아 내려가면서 방향 지시를 바닥에 깔면 되는 거라, 선두에게 따로 알려주고 설명을 끝냈다. 그리고 실내등이 꺼졌으나, 계속 책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 깨어 보니, 진주를 지나고 있어, 슬리퍼를 벗고, 등산화로 갈아 신고, 바람막이를 벗어 배낭에 넣었다. 물론, 배낭에 들어 있던 여분의 옷이 든 가방은 꺼내 의자 위에 놓았다. 과거 선반에 올려놓았다가, 그냥 두고 내린 뼈아픈 기억이 있어, 버스에 타자마자 배낭에 넣기 위해서다. 어쨌든 그걸로 산행 준비를 마치고 조금 지난, 11시 22분 들머리인 일암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2 – 2
이번 산행에는 대중적인 두 개의 등산 앱에 실망해, 산꾼이 주로 사용한다는 등산 앱을 테스트해 보기로 했다. 이 앱은 GPS를 사용자가 설정할 수 있어, GPS를 잡기 위해 뜸을 들일 필요가 없어, 배낭을 둘러메고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산행 준비는 끝난 거나 다름없다. 그래도 주변을 둘러보고, 기록을 남긴 후 바로 선두를 따라, 산행을 시작했다. 그러자, 선두에서 앞서가던 주당 선수가 약간 놀라며, 매번 후미에서 시작해 선두로 나서더니, 오늘은 웬일로 시작부터 선두인지 물어, 씩 웃고 말았다. 그런데, 산행 시작 후 5분가량 지나고 들머리의 고도를 확인하지 않은 걸 깨달았으나, 테스트 중인 앱은 고도를 어떻게 확인하는지 몰라, 비탐방 전문 등산 앱으로 확인했다. 67m, 그럼, 들머리인 버스정류장은 그보다 낮다! 결과적인 얘기나, 산행 후 테스트 중인 앱의 기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고도 보는 법을 발견하고 확인한 들머리의 해발 고도는 20m다.
적석산의 높이는 497m에 불과하나, 들머리가 20m니, 고도차는 477m에 달해, 고도차 489m인 점봉산보다 10m 정도 낮을 뿐이다[기사]. 528m로 이번 산행 최고봉인 깃대봉 기준으로는 고도차 519m인 부산 금정산보다 10m가량 낮아, 무시할 만한 높이가 아니다. 어쨌든, 녹음이 우거진 숲길로 들어서, 5분가량 가자, 갑자기 경사가 급해진다. 그리고 급경사 등산로로 올라가는데, 종아리가 뻐근하다. 일요일 청계산행이 힘들었나? 뭐 이런 생각 하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급경사를 오르다가, 현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등산 앱의 지도를 봤다. 그런데, 내 위치가 아니라 엉뚱한 곳이다. 지도에서 내 위치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산행을 지속할 수 없어, 가던 길을 멈추고 등산로에서 벗어나, 대략 3분 정도 앱 사용법을 익혔다. 물론 그사이 뒤에서 따라오던 일행 서넛이 추월해 갔다. 그리고 다시 길을 재촉해 급경사를 3분가량 오르자, 하늘이 열리고, 등산로 뒤로 산불감시 초소가, 그 앞에는 바위 전망대다. 당연히 그 바위에 올라, 보이는 모든 걸 기록으로 남겼다.
11시 50분경 산불 감시 초소를 떠나, 첫 번째 봉우리인 오봉산으로 향해,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감이 드는 순간 지도를 봤다. 이 앱은 고지 반경 50m 내라고 메시지로 알려주는 시스템이 없어, 감이 오는 순간 지도를 확인하는 방법밖에 없다. 친절도 면에서는 대중적인 등산 앱과 비슷하다. 어쨌든 지도의 등고선을 보면 남은 거리는 100m가 채 안 되고, 급경사를 오른 후 완만한 경사로 이어진다는 걸 알 수 있다. 해서, 동영상을 찍으며 완만한 경사를 따라가, 정상이라 생각되는 곳에 도착했으나, 정상석은 바라지도 않았지만, 하다못해 표지조차 찾지 못해, 혹시나 더 가야 하나 해서 더 가자, 봉우리가 아니라 고개로 내려가는 게 정상을 지나쳤다. 그리고 오른쪽에 바위 전망대가 있어 그리로 가 보이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고, 앱의 지도로 정상 부근이라는 걸 확인했다. 현재 시각 12시, 점심시간이라, 배낭에서 연서시장표 김밥을 꺼내, 허기를 채우며 계속 전진해, 12시 20분 옥수곡 갈림길을 통과했다. 정상까지 남은 거리는 0.9km!
옥수곡 이정표에서 100m가량 가니, 이번에는 옥수골 갈림길 이정표다. 정상까지 남은 거리는 0.8km, 그 직전 국수봉까지는 0.4km! 이정표 상태로 봐서는 세운 주체가 다른 건지, 시기가 다른 건지 모르나, 같은 계곡을 먼저 본 건 한자에서 온 옥수곡(玉水谷)으로 다른 건 우리말의 옥수골로 표기했다. 두 번째 옥수골 갈림길을 지나, 300m가량 가자, 갈림길이다. 왼쪽은 편한 길로 정상을 우회하고, 오른쪽은 전망 좋은 길로 암봉으로 올라간다. 분위기로 봐서는 국수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그럼, 왼쪽은 국수봉조차 우회? 둘 다 정상, 즉 적석산까지 남은 거리는 0.5km로 같다. 당연히 볼 것도 없이 직진해 전망대로 올라갔다. 그런데, 갈림길에서 10m가량 올라가자, 바위 전망대라, 거기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경치를 기록으로 남겼다. 이후 길을 재촉해 다시 10m가량 내려가자 우회한 등산로와 만난다. 그걸 보고 아니 고작 이 높이를 피하려고 우회로를 만들다니,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혀를 찼다.
사실 앞으로 남은 거리는 어떤지 몰라도, 여기까지 오는 동안은 들머리인 버스정류장에서 산불감시 초소까지가 힘들었지, 나머지는 대체로 완만한 경사로 과히 힘든지 몰랐는데, 그 구간조차도 우회로가 있을 정도라 약간 의외였다. 그런데, 계속 앞으로 가자, 다시 갈림길이다. 이정표는 없으나, 그냥 봐도 왼쪽은 편한 우회로 오른쪽은 암봉 전망대라,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전망대로 직진하다, 감이 이상해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랐다. 그리고 정상에 도착하니, 남해를 향해 튀어 나간 바위가 오른쪽에 있다! 당연히 바위를 뛰어 건너 전망 바위에서 남해와 섬, 그리고 이번 산행 최고의 목표인 적석산의 모습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남겼다. 당시만 해도 이게 국수봉 정상이라는 걸 깨닫지 못하고, 그저 바위 전망대 정도로 생각했다. 어쨌든 정상에는 일행 중 두 명이 각자 자리를 잡고 앉아,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들을 뒤로하고 앞에 보이는 적석산의 모습을 다시 기록으로 남기며 아래로 가니, 우회로 합류 지점이다. 나름 체력을 요하는 국수봉에 올랐다가 내려오자, 편한 길 우회로의 용도가 이해됐다.
녹음이 우거진 숲길로 조금 전 국수봉 정상에서 보고 감탄한 적석산을 향해 가자, 선두의 목소리가 앞에서 들린다. 고로 선두를 거의 따라잡았다. 그런데, 분명 여기까지 오는 동안 적석산까지 남은 거리를 추정하기 위해 지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적석산 직전 갈림길이 있는 걸 봤는데, 엎어지면 적석산 정상인데, 갈림길이 보이지 않아, 혹시 무언가 착각했나 의심이 들어 비탐방 전문 등산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갈림길이 있다. 그리고 도착하려면 조금 더 가야 한다. 그걸 확인하고 적석산 바로 아래 도착하자, 이정표가 없는 갈림길이다. 적석산이 돌을 쌓은 듯한 암벽이라, 그걸 두려워하는 등산객을 위해 왼쪽은 정상으로 향하는 우회로, 직진은 암벽이다. 당연히 동영상을 촬영하며 암봉을 오르기 시작해, 어느 정도 오르자, 왼쪽으로 전망대가 있어 동영상 촬영을 중단하고, 조금 전에 있었던 국수봉의 모습과 남해를 사진으로 남겼다. 이후 다시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2시 40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 일암저수지 갈림길에 도착했다. 정상까지 남은 거리는 0.1km!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동영상을 촬영하며 철계단을 오르기도 하며, 정상으로 향해 12시 43분 두 명의 일행이 서로의 인증을 남기고 있는 적석산에 도착했다. 그 둘이 나를 보더니, 선두가 ‘왜 이제 도착했냐?’고 물어, 딴짓하다가 늦었다고 답했다. 사실 새로 사용하기 시작한 등산 앱 사용법을 익히느라 늦었다. 그리고 두 노년의 산꾼이 인증을 찍는 동안, 이 동네 최고의 전망대이기도 한 정상에서 주변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겼다. 이후 그들에게 부탁해 인증을 찍고, 정상을 떠나 고개를 향해 가다가, 정상에서는 보지 못한 진행 방향의 모습도 기록으로 남겼다. 저 앞에 보이는 능선이 낙남정맥으로 우리 코스 중 선동치에서 깃대봉까지는 그 위에 있다. 그 능선을 보며, 지리산 영신봉에서 시작한 낙남정맥 끝을 찾고 있는데, 앞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선두다! 분위기로 봐서는 그늘에 앉아 점심을 먹고 있다. 전망대를 떠나, 20여 미터를 가자, 예상대로 산꾼으로 참여한 여성 인솔 대장을 포함 선두 그룹이 점심을 먹고 있다가, 나를 보더니, 여성 대장이 집에서 부쳐온 듯한 부추전을 먹으라고 준다. 해서 술은? 하고 물어, 대장의 점심인 막걸리도 한 모금 얻어 마셨다.
그들이 점심 먹기를 기다렸다가, 같이 길을 재촉하며 보니, 암봉을 내려가는 암릉의 재미는 물론이고, 금상첨화로 곳곳이 바위 전망대고 절경이라, 그걸 감상하고 사진 찍느라 진행이 잘 안될 정도였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구름다리! 분명 산악회 코스에 구름다리가 있음에도 주의하지 않아, 구름다리에 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 그 구름다리 또한 탁월한 전망대라, 가던 길을 멈추고 좌·우의 절경을 사진에 담았다. 물론 구름다리를 배경으로 인증도! 그리고 동영상을 촬영하며 다리를 건넜는데, 그 건너가 적석산 칼봉이다. 물론 정상석이나, 정상 표지 같은 건 없다. 어쨌든 칼봉을 넘어 진행 방향을 바라보니,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바로 아래 바위 군락이 만든 굴, 그 건너 너럭바위, 그 위에서 자라는 나무! 감탄을 연발하며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다른 선수들이 바위굴을 통과할 때 그 위로 반대편으로 건너가, 당연히 너럭바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보이는 모든 걸 기록으로 남겼다. 물론 같이 오른 선수들의 인증도 찍어 주고!
12시 59분 구만면 주평 이정표를 지나자, 누군가 작은 마른 나무를 이용해 조각한 대장군이 서 있어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위로 가자 또 전망대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앞과 좌·우는 열심히 찍었으니, 이번에는 뒤, 즉 칼봉의 모습만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 50m가량 내려가니, 앞이 돌문이라, 당연히 통과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남겼다. 이후로도 곳곳의 절경을 기록으로 남기며 암릉을 내려가, 1시 11분 일암저수지 갈림길에 도착했다. B 코스는 여기서 저수지 방향으로 하산해 식당으로 가면 된다. 거기서 조금 더 가자, 다시 저수지 방향 갈림길이 나오자, 같이 가던 산꾼으로 참여한 인솔 대장이 우회전하면서, 밑에서 만나자고 한다. 당연히 B 코스만 하고 식당으로 가는 거로 생각하고 그러자고 답하고 전진하니 이번에는 낙남정맥 선동치 갈림길이다. 당연히 선동치 쪽으로 좌회전했다. 그리고 100m가량 가니, 철책이 앞을 막고 있고, 그 앞 이정표에 의하면 좌는 우리의 주요 코스 중 하나인 '음나무재', 오른쪽은 '등산로 없음'이다.
당연히 좌회전해 철책을 따라 위로 가고 있는데, 먼저 출발한 산행 대장을 포함 두 명이 위에서 돌아가라고 고함친다. 이게 길이 아닌가? 해서 다시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돌아와 지도를 확인했다. 애매해, 능선을 살펴봤다. 산세로 봐서는 철책을 따라 능선으로 올라가는 게 맞다. 어쨌든 선두의 둘이 돌아와 이번에는 등산로 없음의 오른쪽으로 갔다. 하지만, 왼쪽과는 달리 오른쪽은 아예 길이 없다. 해서 다시 지도를 보니, 철책 안 시멘트 포장 임도가 등산로다. 말인즉 과거 등산로를 사유지라 철책으로 막았다. 그걸 확인하고 셋은 철책을 넘는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되돌아왔던 길로 가는 게 맞아, 나는 철책을 따라 위로 갔다. 역시 예상대로 능선에 올라서자, 철책도 능선을 따라 90도 우회전한다. 그리고 그 능선을 따라, 계속 가니 앞에 이정표가 있는 주평리 갈림길 임도고, 그 입구에 식당으로 갔다고 생각했던 여성 대장이 서 있다. 결과적인 얘기나, 여성 대장이 내려간 길이 네이버 지도의 등산로고, 내가 간 길은 지자체에서 새로 만든 길로 아직 지도에 등록되지 않았다. 그리고 철책 너머 임도는 과거 등산로다.
선동치 갈림길 입구에서 여성 대장과 철책을 넘은 세 명을 기다려, 1시 26분 그들이 도착하는 걸 보고 임도로 선동치로 향해, 1시 36분 도착했다. 선동치는 낙동정맥 고개 중 하나로 좌는 음나무재, 우는 깃대봉이다. 그리고 직진하면, 선동 마을회관인데, 사유지라고 이정표를 훼손하고 마른나무로 길을 막았다. 어쨌든 이번 산행에서 528m로 가장 높은 깃대봉까지 남은 거리는 0.7km로 마지막 깔딱이 남았다. 먼저 산행 대장과 또 한 명의 선두 조가 좌회전 깃대봉으로 향하고, 그 뒤를 내가, 내 뒤는 여성 대장과 다른 한 명의 선두 조 순으로 가는데,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깔딱이라 쉽지 않다. 해서 등산로 주변에서 마른 나뭇가지를 주워, 지게 작대기를 만들어 짚고 올라가, 1시 53분경 그나마 완만한 경사에 도착해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거기서 숨을 고른 후 위를 보니, 이정표가 보인다. 그걸 보자, 깃대봉에는 정상석은 없고, 이정표 기둥에 깃대봉이라고 적혀 있는 게 다라는 대장의 말이 기억났다. 고로 정상이 멀지 않아 동영상을 찍으며 올라가, 1시 56분에 도착했다.
내가 막 정상에 도착하는 순간 앞서간 두 명이 왼쪽, 즉 이번 산행 A 코스에서 유일한 까만 소 인증 봉우리인 낙남정맥 깃대봉으로 가는 모습을 언뜻 본 듯해, 그들을 불렀으나, 듣지 못했는지 대답이 없다. 그리고 바로 따라 올라온 여성 대장이 배낭을 내려놓고, 그들을 따라 깃대봉을 향해 갔다. 인증과 낙남정맥에는 관심 없고, 무엇보다 1km가 넘는 거리는 왕복하지 않는다는 산행 원칙을 고수하는 인간이라, 애초 왕복할 계획이 없었다. 해서, 다른 한 명의 선두 조와 상부상조로 인증을 남기고, 둘이 미련 없이 우회전해 능선을 따라, 날머리인 적석산 공영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나마 좌회전하는 낙동정맥은 요즘 한참 인기라, 오가는 대간꾼이 있어, 길도 좋고 지도에 등산로 표시라도 있는데, 우회전한 적석산 코스는 그야말로 오지로 길도 희미하고, 사용 중인 앱의 지도에는 아예 등산로가 없다. 반면 비탐방 전문 앱의 지도에는 등산로 표시가 있다. 해서 산꾼이 많이 사용하는 앱에 실망했다가, 대중적인 등산 앱 포함 업데이트가 늦는 네이버 지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 반면 비탐방 전문 앱은 자체 지도를 가지고 있다.
어쨌든 그 길로 가다가, 바위 전망대가 보여, 그리로 올라가 왼쪽으로 보이는 낙남정맥을 기록으로 남기기도 했다. 그리고 이대로 계속 가면, 미나리 삼겹살이 기다리는 식당을 지나칠 수 있어, 수시로 비탐방 전문 앱으로 연화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확인해, 2시 20분경 마침내 아래로 꺾이는 갈림길이 멀지 않은 지점에 도착했다. 오지 산행이 늘 그렇듯이 혹시 그냥 지나칠 수 있어, 진행 속도를 조금 늦추고 앞과 오른쪽을 주시하면 가자, 저 앞 직진 방향에 누군가 마른 나뭇가지를 가로로 놓아 길을 막은 게 보인다. 갈림길로 연화사로 가려면 우회전하라는 얘기다. 해서 후미를 위해 차단이 더 잘 보이게 나뭇가지 서너 개를 주워다 보충하고, 우회전해 급경사를 내려가, 2시 27분 울창한 녹음 사이로 기와지붕이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연화사다. 그런데, 등산로는 연화사로 가지 않고, 연화사에서 벗어나고 있어, 등산로에서 벗어나 사찰 경내로 뛰어내렸다.
암(庵)이 아니라 사(寺)라고 부르기에는 대웅전과 요사 달랑 두 채의 전각이 있는 연화사지만, 따로 주차장과 접근 임도가 있을 정도로 이 부근에서는 알아주는 절이다. 해서 먼저 본존불에게 신고하고, 혹시 산신각이 있나 찾아봤으나, 안 보여 산을 바라보며 산신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이후 수도에서 나오는 감로수로 목을 축이고 소원돌로 가, 소원을 빌며 돌을 들었다. 아주 잘 들린다. 소원돌 안내문을 보면, '안 들리면...소원 성취/반쯤 들리면...노력 부족/돌이 들리면...기도 부족'이라 했는데, 잘 들리는 걸 보면 기도가 부족하다. 하긴 애당초 신을 믿지 않으니, 진실한 기도를 했을 리가?! 어쨌든 연화사를 떠나, 급경사 임도로 내려가, 2시 33분 임도 아니 지방도에 도착했다. 좌는 하산으로 날머리인 공영주차장으로, 우는 하산주가 기다리는 미나리농원 식당으로 간다. 당연히 우회전해 식당으로 향하다가, 왼쪽을 보니, 구름다리가 보여, 그걸 기록으로 남겼다. 왼쪽이 적석산, 오른쪽이 칼봉이다.
미나리농원 식당을 향해 지방도를 따라가는데, 계곡에서부터 계속 멀어져 산으로 올라가는 게 싸하다. 해서 아래 계곡을 보니, 마을이 보이고 식당이라 생각되는 건물도 보인다. 해서 등산 앱이 아니라, 교통 앱을 꺼내 ‘길찾기’로 현 위치에서 식당까지 가는 코스를 확인했다. 우리가 있는 위치와 식당은 직선거리로 400여 미터에 불과하나, 앱이 알려주는 길로 가면 1.9km에 28분 거리다. 그리고 직선 주로에는 길이 없는 거로 나온다. 하지만, 8282의 민족 한국인이 지름길을 놔뒀을 리가 없어, 아래를 유심히 살피며 가다 보니, 묘가 보인다. 그럼, 묘로 가는 길이 있을 거라 멈춰서 매의 눈으로 길을 찾았다. 있다! 묘 아래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 당연히 지방도에서 묘로 내려가, 과거 마을간 통행로라 생각되는 포장 임도에 내려섰다. 물론 현재 지도에는 없는 길이다. 그리고 그 길로 200여 미터를 내려가니, 건너편에 식당으로 생각되는 건물이 보인다.
최단 코스로 가장 빠르게 저 건물로 가면 된다. 애초 목표가 3시까지 식당 도착이었고, 현재 시각 2시 44분이라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런데, 지름길이라고 따라온 과거 도로도 식당이 바로 앞임에도, 계속 계곡을 향해 내려간다. 말인즉 빙 돈다. 해서 도로에서 과거 미나리꽝으로 내려가, 길을 만들며 식당을 향해 가자, 사유지 주택으로 들어간다. 계곡을 뒤로 한 마당에는 주인과 그 친구로 보이는 중년의 두 남자가 팬에 무언가를 구우며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이렇게 된 마당에 걸음을 돌리는 게 더 민망해, 당당히 그들에게 다가가 혹시, 식당으로 올라가는 지름길이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주인이 우리가 온 길을 가리키며 조금만 돌면 식당이라고 알려준다. 해서 알고 있지만, 땡볕에 지쳐 그 잠깐 도는 것도 못 할 거 같아 지름길로 가려는 거라고 사정 조로 얘기했다. 그러자, 주인장이 따라오라며, 계곡에 놓인 작은 다리를 건너 식당으로 올라가는 지름길을 알려준다. 현재는 사용하지 않아 잡목이 터를 잡은 과거의 지름길로 50여 미터를 올라갔다. 그리고 도착한 밭의 왼쪽 위로 보이는 건물이 우리가 찾던 식당이다.
3
2시 51분 '한국인의 밥상'이 전면에 붙어 있는 '적석산 미나리농원 식당'에 도착해 안으로 들어가자, 인솔 대장을 포함 B 코스를 달린 일행이 반갑게 맞아주며, '벌써 도착했냐?'라며 놀라워한다. 해서 같이 온 일행이 더위 먹을 거 같아 깃대봉 왕복은 포기했다고 얘기하고, 나는 낙남정맥 인증에는 관심이 없고, 왕복 1km가 넘으면 안 가는 게 내 산행 원칙 중 하나라라고 얘기했다. 깃대봉에서 깃대봉까지 왕복 1.3km 정도 되는 거리니, 시간상으로는 25분 정도 다른 선두보다 일찍 도착한 거다. 그리고 식당 뒤 수도로 가 웃통을 벗어부치고, 올 들어 처음 등목했다. 물론 상부상조! 그리고, 벗어 놓았던 러닝을 깨끗이 빨아 꼭 짠 후 다시 입고 식당으로 돌아가, 인솔 대장과 같은 식탁에 앉아 먼저 소맥으로 무사 산행을 기념했다.
미나리 삼겹살이라면, 당연히 영남알프스 부근 식당처럼 당연히 불판에 미나리도 구워 먹는 거로 생각했는데, 이 지역의 특징인지, 이 식당의 특징인지 모르나, 굽는 게 아니라, 샐러드 또는 생이라, 생소했다. 예상대로 깃대봉 왕복에 25분, 연화사 임도에서 빙 돌아오느라 10분, 해서 총 35분 정도 늦게 A 코스로 산꾼들이 속속 도착해 우리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본격적인 하산주를 마시기 시작해, 미나리 동동주는 세 항아리, 지역 소주인 '화이트'와 맥주는 몇 병이나 마셨는지 기억이 안 난다. 와중에 노년의 산꾼이 가져온 위스키까지. 그리고 입가심으로 잔치국수를 한 그릇씩 비우고 마감 20분 전인 4시 40분경 자리에서 일어났다.
임도가 아니라 숲길로 적석산 공영주차장으로 향해, 마감보다 6분 늦은 5시 6분 버스가 기다리는 주차장에 도착했다. 덕분에 술을 마시지 않고 버스에서 기다린 몇이 늦게 왔다고 뭐라고 하는 바람에 인솔 대장이 수없이 사과해야 했다. 20분이 충분한 거리라고 생각했고, 지도 길 찾기에도 그렇게 나오는데, 아니었다. 고로 기억은 나지 않으나, 중간에 딴짓하며 노닥거린 시간이 있다. 어쨌든 버스에 타자마자 잠이 들어, 깨어보니 인삼랜드 휴게소다. 상행, 하행 모든 인삼랜드 휴게소는 처음인 거 같다. 어쨌든 볼일을 보고 차로 돌아와 다시 잠이 들어 죽전에서 승객이 내릴 때 잠에서 깨, 슬리퍼를 벗고 등산화로 갈아 신는 등 하차 준비하며, 여분의 옷이 든 가방을 찾았으나, 안 보인다. 그럼, 기억은 나지 않으나, 주차장에서 차에 탈 때 의자에 있던 보조 가방을 배낭에 넣고, 그 배낭을 짐칸에 넣었을 거로 생각했다.
9시 13분 버스가 양재 국립외교원 앞에 도착하자, 버스에서 사용한 것들이 들어 있는 보조 가방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 그리로 짐칸에서 배낭을 꺼내 여분의 옷이 든 가방이 있는지 확인했다. 없다! 두 번째 분실이다. 의자 위에 올려놓은 가방이 버스가 들머리에서 날머리로 이동하는 하기 위해 몇 개의 과속 방지턱을 넘는 와중에 바닥에 떨어져 의자 밑에 숨은 게 아닐까? 어쨌든 두 번째 분실이다. 이제 와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깨끗이 포기하고 집으로 향해, 10시 20분경 집에 도착해, 깨끗이 씻은 후 해장라면을 끓여 먹는 거로,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목요 오지 팀 산행 계획에서 깃대봉 왕복을 뺀 '성구사 → 산불감시 초소 → 오봉산 → 옥수곡 갈림길 → 옥수골 갈림길 → 국수봉 우회로 → 국수봉 → 적석산 우회로 → 일암저수지 갈림길 → 적석산 → 구름다리 → 칼봉 → 음나무재 갈림길 → 음나무재 → 선동치 → 528봉(깃대봉 정상석) → 382봉 → 연화사 → 임도 → 적석산 미나리농원 식당'의 11.41km(산길샘) 구간을 3시간 29분 동안 즐겼다. 이동 3시간 20분, 휴식 9분!
무더위로 더위 먹을 뻔했지만, 화창하게 맑은 날씨에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시야를 방해하지 않아, 오랜만에 탁월한 조망을 즐긴 산행이다.
비록 높지는 않으나, 암봉인 적석산 또한 오르는 재미를 만끽하게 했다. 조망은 덤!
이동 거리에 비해 코스가 짧아 가성비가 좋지는 않지만, 날씨 좋고 미세먼지가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날, 한 번쯤은 오를 가치가 있는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