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물 찻집에 가다
참으로 허름한 건물이 몇 채 있었다. 산골 벽촌에. 오래되어 낡은 건물들이 가난함을 느끼게 하였다. 헛간 같은 이 건물도 차를 마시는 곳이다.
긴물 찻집 본 건물이다. 어제(2021. 03. 18) 주지스님이 상락행을 불러 절에 오게 하고 운전을 하게 해 드라이브를 가게 되었는데, 상락행의 딸 찬휘양이 추천해준 긴물 찻집을 찾아가게 되었다. 전북 장수군 천천면의 산골 벽촌에 있는 그야말로 허름한 찻집이었다.
이곳도 차를 마시는 공간인 것 같았다. 낡은 집 마루에 나무 의자가 두 개 있고 가운데 탁자가 하나 놓여 있다.
좁은 찻집 안에 들어가 세 사람이 차를 마셨다. 차가 세 종류가 나왔다. 긴물차, 연잎차, 화과차이다. 긴물이라는 단어의 뜻을 처음 알았다. 사투리인지도 모르지만 봄에 새로 나오는 새싹의 새순을 긴물이라고 한다 하였다. 이 새순들을 말려 여러 종류를 합해 차를 우려내는 것을 긴물차라고 한다 하였다. 말하자면 일종의 약초차인 셈이었다. 차가 정말 향기롭고 맛있었다. 처음 긴물차를 맛보았는데 세 사람이 맛이 매우 좋다고 품평하였다. 두번째 연잎차를 맛보았다. 내가 맛을 보고 놀랐다. 맛이 일품이었다. 지금까지 나는 연잎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맛이 내 비위에 맞지 않아서였다. 내게는 좀 느끼한 냄새가 나고 그랬다. 다산 정약용과 베트남의 호치민이 그렇게 즐겨 마셨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나는 연잎차를 사양해 왔는데 여기서 마셔본 연잎차 맛은 전혀 달라 먹을만 하였다. 화과차도 시음해 본 결과 다 같이 '좋다'였다. 차값이 얼마였냐고 상락행에게 넌지시 물어보았더니 두번 세번 다시 우려 먹을 수 있도록 해주고 한 종류에 4천원 모두 만2천원이라 하였다. 매우 쌌다. 내가 만원을 팁으로 보태주었다.
찻집의 낡아 보이는 문을 숟가락을 꽂아 잠궈 놓고 문 위에 어린 왕자상을 올려 놓았다. 이 집 주인이 보통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처음 이 찻집 앞에 차를 멈추고 내렸을 때 60쯤 되어 보이는 거사 한 분이 우리를 보고 반갑게 맞아 주면서 안내를 해 주었다. 스님이 오셔서 너무 반갑다 하였다. 이내 부인을 불러 차를 준비하게 하였다. 어투가 경상도 말씨라 물어보았더니 부산에 살다가 20년 전에 도시의 가난을 못이겨 벽촌을 찾아 온 곳이 여기라 하였다. 찻집을 연지는 12년이 되었다 하였다. 돌아오면서 주지 스님이 검색해 알아보더니 장수에서 이름난 찻집 카페로 인터넷에 널리 소개되어 있다고 하였다.
창밖에 자두나무가 서 있었다. 수령이 꽤 오래 된 것 같았다. 주인은 100년이 넘은 나무라 하였다. 꽃이 피면 참 경치가 좋다고 하면서 아직 꽃이 피지 않은 걸 몹씨 아쉬워 하였다.
주인은 같이 사진을 찍자 하여도 극구 사양하였다.
주지스님이 부탁하여 서툴게 한 판 눌러주기는 하였다.
수령 100년의 자두나무 밑에 서 보라 권하여....
화장실 안내판에 분필로 쓴 글씨가 명언이다. 누구의 시구인가? "내 한 몸이 꽃이면 온 세상이 봄이리라." 찻집 안에는 시집들이 꽂혀 있고 식물, 꽃에 관한 책들이 여러 권 꽂혀 있었다.
아궁이에 불을 땔 장작들이 쌓여 있는게 정감을 불러 일으키고 옛날의 향수를 느끼게 하였다.
벽촌이라 별로 많은 사람이 찾아올 것 같지는 않아 보였는데 그래도 안내판이 검소하게 서 있었다.
벽촌의 자연과 더불어 안빈낙도(安貧樂道)하고 사는 것 같았다. 등잔에 얹어 불을 밝히던 종지를 오랫만에 본다. 내 어릴 때 저 종지불에 책을 읽었다.
장독대도 검소하다.
화장실 풍경도 인상적이다. 긴물 찻집 매우 인상적인 곳이었다.
첫댓글 _((()))_ _((()))_ _((()))_
눈과 마음으로 긴물 찻집 여행 덕분에 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_()()()_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소소한 행복이 느껴지네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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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_()()()_
감사합니다.
자연속에서의
거치면서도 소박한 곳
세상에는 아름다운 것이 많고
사연도 많다.
안빈낙도
긴물찻집.
아름답습니다.
긴물이 새싹을 말하는군요.
스님도 일행도 모두 긴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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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소박한 정이 깃든곳 마음으로 차맛을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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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