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대 이야기 (에헤라자데) Episode #2
* 조개야, 조개야
그렇게 첫번째 집결지에서 우리는 벌써부터 정해놓은 청사포의 어느 조개구이를 찾아가기로 결정을 하였으나,
광안대교를 가득 메운 차량행렬을 보니, 도저히 엄두가 나질 않은데다 필히 오늘같은 플레티넘연휴 첫날엔
청사포조개구이집은 커녕 청사포입구조차 지나기 어렵다는 나의 조언에 모든 친구들의 동의를 얻어 기장으로
목적지를 급선회하게 되었다.
기장초입의 월전마을이라면 틀림없이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고 주차하기도 훨씬 수월하리란
나의 다소 비경험적 추측에 근거한 무대포정신으로 우리는 조개를 찾아 길을 나섰을 뿐이고,
장거리 여행으로 인해 쌓인 피로와 허기에 지친 서울지방친구들의 의식속에서는 조개구이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길이 있어도 갈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앞에, 가다가 아무곳에서 저녁먹고 조개구이는 내일(10월10일 - 정모날)
먹자는 우리의 호프 워커친구의 강력한 주장에 흔쾌히 찬성하고는 시골밥상인가 뭔가하는 마당 널찍한 집앞에
차들을 세웠는데, 그집이 보기엔 시골집같아도 가격은 대도시급이란걸 내가 알려줬더니, 우리의 호프였던 워커가
갑자기 다른 곳으로 가자고 하였고, 우리들 병아리들은 또 엄마닭 좆듯 쪼르르 어디론가 몰려갔다.
한때는 불야성을 이루었던 곳! 동부산 일대에선 먹고놀자의 새로운 성지였던 이곳, 일명 연화리 횟집촌!
그러나, 그곳은 이미 내가 알던, 우리가 알았던 그런 곳이 아니었다. 아지매들의 호객으로 시끌벅적했던 천막들은
이미 닫힌지 오래였고, 그나마 횟집이라는 곳들은 조개구이대신 전복죽이 모든 간판에 말뚝메뉴로 씌여있었다.
이집 저집을 섭렵하며 조개를 찾았지만, 조개는 말이없고 주인들만 전복죽을 들이밀판이라, 밀려드는 허기보다는
횟집의 탈을 쓴 전복죽상가들의 획일화된 모습에 정나미가 떨어진 우리는 등떠밀리듯 그곳을 빠져나와 그 근처
멸치털이로 전국에 이름을 떨친 기장멸치의 본고장 대변항의 어느 한 음식점에 자리를 잡았다.
허기에 지친 우리들은 자리에 앉자마자 스키다시를 한입에 다 먹어치우고 그릇에 구멍이 날 정도로 빈그릇을 긁고 있었다.
'대체 이친구들은 그 긴시간 차안에서 무었을 했을까?'
물어보니 주전부리가 다였고 식사다운 식사는 한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참으로 무서운 향락에의 집념이었다.
보라! 향락에 눈이 먼 이 친구들을! 배부른 개미로 살기보다는
등가죽 배에붙은 베짱이로 놀겠다는 각오로 천리길을 꼭두새벅부터 내달렸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아~! 징한 넘들.
어쨌건, 절라비싼 - 물론, 어느정도의 바가지는 우리도 예상했었다.- 최대한 경제적논리에 입각해서
이것탕 저것탕을 메인으로 삼고, 이반찬 저반찬을 추가주문 - 여기에는 우리의 숨겨진 밤도깨비의
대횟집찬모이모전용 넉살이 크게 이바지 했었다.- 주린 배를 나름 포만으로 채운 뒤,
강원도로 도망가려는 밤도깨비를 포위협박해서 좀더 붙잡는데 성공한 우리 일당들은
초롱이와 평강친구를 집으로 태워다 주고 다시오마는 깨비와 ,왜 깨비를 따라갔는지 그이유를 알 수 없는
경수기를 깨비차에 태워 보내고, 민중이가 한사코 장모님이라 부르지만,
실재 딸이라곤 하나도 낳아본 적 없는 할매가 경영하는 굿모닝민박집으로 향했다.
일단, 민중친구 말에 의하면, 저거 장모님께서 선발대로 오는 대여섯명의 친구들에게는 방두개를 주기로
이미 약속했으며, 문제는 여섯명을 초과하는 나머지 인원의 거취문제였는데,
이 시점에서 우리의 민중군의 비상한 머리가 얍삭하게 회전하기 시작하였는 바,
우선 남녀 친구 섞어서 6명을 선발대로 도착한 듯 장모님께 눈도장 찍어 방을 2개 배정받은 다음,
나머지 친구들은 어디서 놀다가 시간간격을 두고 부산친구들인척 등장한다는 시나리오 였다.
민중이가 천역덕스럽게 허당문희친구와 나를 부산친구부부A로 만들기를 필두로 해서 - 우리는,
아니 적어도 나는 이사건이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복선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부산말이 어리버리한 부산친구들이 졸지에 여럿이 생겨났다.
잠시 놀다가 잠은 다들 집으로 돌아가서 잘거라고 주인할매한테 선수를 치고,
각자 여장을 푼 다음, 여친둘을 집까지 모셔다 주고 온다던 깨비와
왜 깨비를 따라갔는지 여전히 그이유를 알 수 없는 경수기를 기다리며
나름 친교의 시간을 도란도란 나누는 중 깨비와 경수기가 도착하고,
광란의 몸풀기를 위하여 근처 노래방을 찾아들어갔다.
사이키 같지 않은 빈약한 사이키조명이 나름 열심히 빛을 발하는 지하 노래방.
노래방관계자가 보아서는 결코 좋을 리가 없는 비공인 불량 음료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와
탁자위에 자리를 잡기 시작하고 부어라 마셔라를 몇차례...
노랜지 고함인지 경계없는 즐거운 소란들이 노래방을 가득메운다.
생김새가 다르듯 성격이 다르듯 노래방에서 노는 행태 역시 제각각인지라,
피아구분이 힘들었고, 누가 들어가고 누가 나가는 지는 전혀 관심밖의 일이었음을 밝혀두는 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행중 가장 알콜섭취가 없었던 나의 눈으로 대충 훑어본 바, 아래와 같더라.
-아래-
고민중 - 노래방에서의 그의 활약은 어느 노래방 마스터 뺨치는 립 에드립을 보유하고 있으며,
노래도 곧 잘한다. 말로 뭔가를 주저리 주저리 하는데 그냥 재밋게 놀아라가 주 내용이다.
물론 좀 소란하긴 하다. 분위기, 오로지 분위기를 위해 온몸으로 봉사한다.
경수기 - 목소리가 크고 씩씩하다, 고음도 된다. 그러나, 그녀의 무기는 노래가 아니다.
노래방을 친구들 환호성으로 채우는 웨이븐지 웨이튼지 온몸 구불거리기가 주무기이다.
술도 쉽게 취하고 쉽게 깨는 모양이다. 자다가 일어나서 놀다가 또 잔다.
밤도깨비 - 노래보단 다리로 분위기를 띄운다. 여기저기 구석구석 섭렵하며,
청소도 하고 어질러진 탁자 정리도 하면서 자신이 필요한 곳엔 반드시 있다.
자신이 즐긴다기 보다는 친구들을 즐겁게 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보경 - 노래를 들은 기억이 없다. 그러고 보니 무척 긍금하네 노래소리가.
스카이워커 - 노래방에선 보기 어려운 희귀종이다. 아는 노래는 대따 많지만 부르는걸 들어본 기억이 없다.
노래방의 반항아 빌어먹을 떡코.
유진 -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술도 마시고, 할 수 있는건 다한다.
아니 최선을 다해서 노래방에 자신을 맞추는 스타일이다.
노는 모습을 보기만봐도 즐겁다. 온몸에서 귀여움이 풀풀거린다.
윤소양 - 무슨 노래를 했는지 기억에 없는 걸 보니 , 내가 없을 때 불렀거나, 아예 노래를 하지 않았다. 꼭 좀 들어보리라.
전종일 - 혼자서 알아서 잘논다. 노래도 차례지켜 잘 부르고 여기 저기 나비처럼 노래방을 돌아다닌다.
향비 - 시끄러운 노래도 조용하게 부른다. 발라드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부른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열심히, 열심히 부른다.
허당문희 - 노래도 곧잘 부르는데, 문제는 화면으로 쫒아 들어가려 애쓰는데 있다.
대체 그 안에 뭐가 있는지, 우리 눈엔 아무것도 없는데 꼭 누군가가 자기를 애타게 부르는 듯이
헤집고 들어가려 용을 쓴다. 참 보기드문 친구다. 부르스도 잘 추는 모양인데,
하필이면 몸치인 나를 잡고 시루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나.ㅋㅋㅋ
해운도달 - 노래방에서 부를 수 있는 노래가 거의 없음. 부르는 것보다 듣는 것을 더 좋아함.
노래방에선 주로 정리정돈, 템버린 흔드는 것이 고작임. 참고로 우리집는 주상복합 4층인데,
1층이 노래방이지만, 이사온 이래 6년간 한 번도 간적이 없음. 그럼에도 노래방 사장님과는 아주 잘 지냄.
- 2015.10.13 -
@경수기 잉
장흥은 언재여?
@밤도깨비 송년회 거기서 한대~
@밤도깨비 때론 강렬 하게
때론 부드럽게
강약 조절법 익히는 중~ㅎ
@경수기 니 따라했다가 온몸뼈가 우드득하드라.ㅋㅋ
존경한다~~^^
@경수기 낸 또 피곤해지겠군 ㅋㅎ
@경수기 그려 욜심히 연습해서
장흥에서 보여줘 ㅎ
@향비 고러다 보믄 다시 지자리 찾아와~
지금 보다 아름다운
허리 라인을 위해서
그정도는 감수 해야혀~ㅎ
@향비 기름치고 ㅋ
나사 조이고 ㅋㅎ
@경수기 너가 분해해서
기름치고
다시 조립해주라 ㅋㅎ
@밤도깨비 기사는 아무나 하는것이 아녀~ㅎ
싫음 술을 마시던지~ㅋ
@밤도깨비 내몸도 조립 불가여~ㅋ
@경수기 헐
하긴
너그덜 셋만빼면 ㅋㅎㅋㅎ
@경수기 니몸은 향비헌티 맡기고 ㅋㅎㅋㅎ
@밤도깨비 우리 셋은 깹펜 맴버라
뺄수가 읍징~
@경수기 넹
팔자라 생각하고
받아 들여야지 ㅋㅎ
@밤도깨비 이뽀~
@경수기 ㅋㅋㅋ
다른 이모티콘으로 바까줘 ㅎ
저 이모티콘은 쭁일이주고 ㅋㅎ
@밤도깨비 왜?
겁닌 이쁘구먼ㅋㅋ
@향비 겁나 구엽징?
@밤도깨비 딱 니스타일이잖아~ㅎ
@향비 너 가져라 ㅋㅋㅋ
@경수기 NO
쭁일이 스따일 ㅋㅎㅋㅎ
@평강이 향비가 드디어 원정행각에 재미붙인것같아. 매주 내려오면 우리 거들난다.
@경수기 사실이니까, 열심히 성의껏 부르잖아
@해운도달 열심히 물고기 잡아서 팔자
@해운도달 얘들이 얘들이~
아무리 내가 독특한 취향이라도 건 아니지~~
구렛나루만 깍으면 모를까ㅋㅋㅋ
@평강이 그렇게라도 해야겄지?
조용 열심 일하고있는 종일이가..먼죄여???이것뜰아 귓구녕 가려 죽껐써~~~~
집중을 못 하는구낭~
걍 땡땡 쳐~
궁금혀서 일이 안되지 ㅋ
너 도와주는겨 ㅎ
퇴근해라 생산성없는 날은 땡땡이가 최고야
@해운도달 퇴근했다...조만간 부산갈테니 벵에랑 한잔하자
@전종일 그랴 그랴 ^^
친구들과의 일과를 섬세하게를 위해
거운 추억으로 잘 남겠구려 화이팅
제법 글을 잘 쓰네
이번 부산
애를 많이 썼구나 수고많았고
해운도
하이~ 솨라있네 !
@해운도달 좋은날~~멋진 나날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