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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일(토)
한국 불교의 정신, 봉암사
봉암사에 가지않겠냐는 뜻밖의 전화에 의아해했다.
문경 봉암사...
초파일 아니고선 들어갈수 없다는것을 아는데 어찌...
봉암사라는 이름만으로도 벌써 가슴은 쿵쾅 거리고 떨린다.
며칠 일에 파묻혀 지내다보니 피곤은 쌓일대로 쌓여 당일도 일에 벗어나지 못할지경인데도 약속을 잡고 새벽까지 일을 마무리하고 나선다.
어떻게 나한테 이런 행운이...
행운이라고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밤잠 설치면서 떨리는 마음으로 약속시간에 교장선생님을 만나고 모교 후배를 만나고... 봉암사로 향한다...
사진촬영도 가능하다고하여 밧데리, 메모리카드를 점검 또 점검해서 나선 길...
멀리 희양산 암봉이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가까이 다가올수록 봉암사도 가깝다.
희연 커다란 암봉... 석양이 질땐 황금색으로 보인다는 희양산 암봉...
참 우람하고 멋진 모습이다.
후배는 저 희양산 암봉을 볼때마다 가슴이 뛰고 설레인다고 한다.
젊을때부터 숱하게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그 심정이 저 희양산 암봉으로부터 전해지는듯했다.
아... 봉암사...
멍........
무엇부터 어디서부터 담을까...
사실 사진찍는것도 아깝고...
마음속으로만 간직하고픈 내 마음속 풍경으로만 담아두고싶었다.
유명선사 선승들의 숨결이 곳곳에 묻어있는 봉암사...
깊은 숨 부터 들어마시기를 몇번...
먼저 답사 전문가이신 선과님의 숙제, 부도탑비부터 찾기로 한다.
봉암사(鳳巖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 직지사의 말사로 경북 문경시 가은읍 원북리 485번지 희양산(曦陽山)에 자리하고 있다.
봉암사는 조계종 종립선원으로 일반인들은 물론 신도들의 출입도 엄격히 통제되고 있는 특별 수도원이다. 봉암사 선원의 역사는 신라 말 지증대사 도헌스님이 구산선문의 하나인 희양산문을 이곳에서 개창하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1947년 성철스님을 필두로 청담, 자운, 향곡스님 등 젊은 수좌들이 “전체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일시적인 이익 관계를 떠나서 오직 부처님법대로 한번 살아보자.”는 원을 세웠던 봉암사 결사가 이곳 봉암사에서 이루어졌으며 오늘날까지 그 서슬 푸른 정신이 이어져 오고 있다. 봉암사 결사는 한국 전쟁으로 인해 아쉽게도 중단되었으나, 정신적으로 오늘날 조계종의 종풍을 이루는 뿌리가 되었으며, 이때 제정된 가사ㆍ장삼ㆍ발우 등은 현 조계종 스님들의 의제의 바탕이 되었다.
출가 수행하는 스님들을 가리켜서 청정대해중(淸淨大海衆), 대해(大海)와 같이 청정한 무리라고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살고자 봉암사에 모여들었던 서슬 푸른 수좌들은 당시 붉은색 비단으로 만들었던 가사와 장삼을 모두 불 지르고 누더기의 괴색 승복을 만들어 입었다. 괴색은 버리지 않으면 얻어지지 않는, 색 없는 색이다. 이 괴색이 지닌 정신이야말로 당시 계율을 지키지 않으면 상대를 가리지 않고 사정없이 몽둥이를 휘둘렀다는 성철스님을 중심으로 젊은 수좌들이 지키고자 했던 부처님의 가르침일 것이다.
천년 전, 그리고 지금 이 순간까지 깨침을 위한 선승들의 용맹정진이 느껴지는 도량...
월봉스님 부도(석종형)
함허당스님 부도.
환적당스님 부도.
서암스님 부도.
지금, 정진대사 부도를 만나러간다.
봉암사 제일 위에 위치해있는 부도탑...
정진대사 부도.
정진대사(878~956)
본관 공주. 속성 왕(王). 시호 정진(靜眞). 탑호 원오(圓悟). 백암화상(伯巖和尙)이라고도 한다. 어려서 출가하여 남혈원(南穴院) 여해(如解)의 제자가 되었고, 또 서혈원(西穴院) 양부(揚孚) 밑에서도 수행하였다. 899년(효공왕 3)에 당(唐)나라의 곡산(谷山)에 가서 도연(道緣)에게 진성(眞性)의 이치를 배우고 삼매(三昧)를 닦았다.
924년(경애왕 1)에 귀국, 광주(廣州) 백암사(伯巖寺)에 머물면서 승려들을 지도했는데, 경애왕으로부터 봉종대사(奉宗大師)라는 호를 받았다. 그후 고려의 태조와 광종에게 법요(法要)를 가르쳐 존경을 받고, 951년(광종 2) 광종의 요청으로 개경(開京)의 사나선원(舍那禪院)에 있으면서 왕으로부터 증공대사(證空大師)라는 존호를 받았다.
정진대사 원오탑비(靜眞大師 圓悟塔碑)
중흥한 정진대사의 부도 탑비로서 고려초기의 조형미를 잘 나타내고 있다. 정진대사 긍양(兢讓)의 이 탑비는 965년(광종16)에 건립되었으며, 높이는 2.73m 이며, 너비는 1.40m, 두께는 26cm 로서 재료는 청석(靑石)이다. 귀부와 이수의 형식은 일반적인 방식을 취했으나, 비좌(碑座)가 두드러지게 큰 것이 특색이다. 그리고 정상에 화염보주가 뚜렷하게 조각되어 있다. 비문(碑文)은 문장가 이몽유(李蒙游)가 짓고 명필 장단열(張端說)이 썼다. 글씨는 2cm 정도의 해서로 구양순체를 바탕으로 부드러움을 더했다. 비문 내용중, '성조광덕2년(聖朝光德二年)'이라는 문구가 있어 고려시대 연호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다시 경내로 들어와 도량을 둘러보고 점심 공양을 한다.
대웅보전의 서쪽으로 봉암사에서 가장 오래된 법당인 극락전이 있는데 지붕은 두 겹 지붕을 올린 겹지붕이며 지붕 꼭대기에 돌로 만든 상륜부가 있는 독특한 건물이다. 임진왜란 때 왜군이 불이 붙은 장작개비를 던져도 불에 타지 않았다고 한다.
대웅보전에서 내려다 본 절 마당.
지증대사 부도.
봉암사(鳳岩寺): 지증대사 적조탑비 (智證大師 寂照塔碑).
지증대사 적조탑비는 봉암사를 창건한 지증대사의 공덕을 찬양한 부도탑비로서 신라 경애왕 원년(924)에 세운 것으로 귀부와 이수를 완전히 갖춘 석비이다. 귀두는 1개의 뿔을 장식한 용두형으로 되어 있으며, 앙련과 8마리의 용이 서로 얽히어 싸우듯 장식한 매우 섬세하고 특이한 이수를 비신 위에 갖추고 있는 통일신라 최성기의 석비이다. 비문은 신라시대 대문호인 최치원(崔致遠)이 글을 짓고 분황사 승려 혜강(慧江)이 썼으며, 비의 높이는 2.73m, 너비는 1.64m이다. 글씨는 2cm 크기의 행서로 왕희지 글씨의 영향을 받고 있으나 꾸밈없는 필획은 일가를 이룬 글씨이다.
삼층석탑(三層石塔).
아쉽게도 보수중이라 삼층석탑은 못봤다.
희양산을 배경으로 삼층석탑을 담으면 아주 멋진 풍경이라는데...
통일 신라 시대의 석탑은 이중 기단 위에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 탑은 단층 기단 위에 3층의 탑신부와 상부로 구성되어 있다. 탑신부는 탑신과 옥개석의 비례와 균형이 조화되어 보기 드문 아름다움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상륜부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한국 석탑 중에서 매우 귀중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탑의 높이는 6.31m이고 그중 상륜부의 높이는 2.38m이며 지대석의 너비는 3.24m이다. 이 탑의 조성 시기는 9세기로 추정된다. 정상을 배경으로 앉아 있는 3층 석탑의 균형 잡힌 모습의 우아한 아름다움은 희양봉의 장중하고 힘찬 기상이 휘몰아쳐 내려오다가 삼층석탑에 이르면 마치 영웅의 기개도 단아한 우아함 앞에서는 그 수줍음을 어쩌지 못하는 것처럼, 용트림으로 뻗어오던 기개는 일순 탑 앞에서 주춤하며 부드럽게 순화되어 부드러움과 굳셈의 절묘한 조화로 참배객의 발길을 묶는다.
봉암사 경내와는 독립되어 서쪽으로 태고선원이 자리하고 있다. 봉암사는 구산선문의 하나인 희양산문이 개창된 곳으로 선원의 역사가 깊은 곳으로 조계종 종립선원으로 납자들이 용맹정진하는 수행도량이다. 결재시엔 100여 명의 스님들이 정진한다고 한다.
봉암사가 있는 희양산은 문경새재에서 속리산 쪽으로 흐르는 백두대간의 줄기에 우뚝 솟은 암봉이다. 이곳은 주택, 도로, 문화시설 등이 시골풍경 그대로 보존된 전형적인 산간벽지이다. 험한 산세 탓에 구한말에는 의병의 본거지였다고 전해지는 산으로 정상 일대에는 암릉으로 이루어진 난코스가 많아, 일반인들이 겨울에 산행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반면 전문 산악인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봉암사가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특별 수도원이라 희양산에 오르기 위해서는 연풍의 은티마을에서 시작해야 한다. 희양산은 20년 이상 출입이 금지되어 온 덕분에 국립공원에 버금가는 생태의 보고가 되었다. 녹색연합과 조계종이 공동으로 20년 이상 출입이 통제된 희양산의 생태조사 결과 국내 최대의 고란초 군락지를 비롯, 숨겨진 야생 동·식물의 보고임을 확인했다. 봉암사와 희양산의 이런 모습은 2003년 KBS 자연 다큐멘터리 '봉암사의 숲'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방영되기도 했다.
저들의 이야기소리가 사뭇 궁금하다...^^
한참을 저러고 계시는 모습들이 천진난만하게 보였다...
점심공양 하는곳엔 수행중이신 스님들의 바루가 인상적이게 눈에 띄었다.
봉암사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백운대의 마애불을 만나러간다. 지금...
온화한 모습의 백운대 마애여래좌상.
그야말로 청정지역에 위치해있다.
봉암사 마애보살좌상은 환적 의천선사의 원불이라고 전해오며, 연대는 고려말기로 추정된다. 높이는 4.5m, 폭이 4.4m 로 불두(佛頭) 주위를 약간 깊게 파서 감실처럼 만들었으며 광배(光背)를 겸하는 듯하게 처리하였다. 불두는 두드러지게 표현하였으나 몸체로 내려오면서 선각으로 얇게 처리하여 불두의 조각수법과 다르게 하였다. 머리에 쓰고 있는 보관의 중앙에는 꽃무늬가 있고, 오른손은 들고 왼손은 가슴에 얹어 연꽃을 들고 결가부좌한 자세이며 무릎은 넓고 높아 안정감이 있다.
마애불앞에서 한참을 머물다 선승들의 수행도량 토굴을 가기위해 저 물을 건넌다.
전날 여름 장맛비같이 내린 비로 수량이 많다.
모레가 입춘이라지만... 겨울속 계곡물은 어찌나 차던지... 바늘로 콕콕 찌르는듯 아팠다...ㅠ
한여름에 다시 찾고싶은 계곡이다.
시름도 다 잊을듯 고요한 봉암사 계곡...
건너와서 바라본 마애불 모습...
토굴 만나러 가는길의 작은 암자...
토굴 만나러 가는길은 그리 쉽지가 않았다...
간간이 눈이 녹지 않은 곳엔 얼음이 얼어 몇번을 넘어진다.
희양산 턱밑 자락.
그곳엔 백운대라는 자그마한 암자 백운암이 있다.
너무 예쁜 풍경이라 마치 드라마 촬영을 위해 만들어 놓은듯한 그림같은 암자...
댓돌엔 스님 신발이 가지런히 있는데 너무 고요해서 살며시 아니온듯 지나간다...
토굴가는 곳곳엔 기이한 바위들이 많다.
모두 어떤 사연 의미가 있음직한 모습...
연리지...
토굴을 향해 가는 길...
일반인들은 커녕 재가 불자들도 드나들지 못하는 이 산길을 저 아래 수행정진하는 스님들의 포행 길이리라...
그 길을 걷는다 생각하니 또 너무 아까운 마음의 길...
옛님의 숨결에 흠뻑 취해 걷는다...
토굴이다...
예쁜 모습의 그림같은 토굴...
기이한 형상을 한 바위아래를 이용해서 만든 마치 요새와도 같은 암자...
마냥 그 모습이 신기해서 한참을 넋을 잃고 쳐다만 본다...
월봉스님 성철스님 서암스님이 수행했던 도량이다...
지금 수행중이신 스님은 출타중이시고 빈 법당만이...
나도 삼배를 올리면서 찰나나마 느껴보고자 한다...
지금 이순간의 마음을...
무어라 표현할수없는 감동...
떠난다...
언제 또 올수있을지 모를 기약없는 마음이 한없이 아리다...
다시 내려온 봉암사 경내 모습들...
고마운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다시 내려온 봉암사 경내 모습들... 아쉬움 담기...
봉암사를 떠나고 내려오는 길에 고향집 아주 가까운곳에 위치한 또다른 님을 만나러 갔다.
봉서리에 있는 봉서사지 삼층석탑.
그리멀지않은 세월엔 절 흔적도 많았다는데... 오롯이 홀로 서있는 저 탑이 웬지 마음이 짠해져왔다.
길 끝나는곳이라 일부러 작정하고 아니면 아무도 찾는이 없는 탑이다.
전문 답사가 선과님의 안타까운 설명을 들어본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저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신 세분, 김경식 교장선생님이자 선배님... 그리고
울 예쁘고 친절한 후배 우담바라님... 그리고
동행한 선과님...
모두 모두 감사드립니다... 꾸벅...
오랜만에 들러 답사기 한편 올려놓고 갑니다...
넘 미안스럽고 죄송하네요...
뭐가 그리도 바쁜지...
날마다 좋은날 되시길 바랍니다...
2월 2일 연화향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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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구석구석 찬찬한 발걸음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봉암사의 수수한듯한 매력
토굴 부도탑,그리고 더 반가운 연화향님
답사기 잘 읽었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되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_(())_
우째이래 가심이 찡한지요...
출입을 통제한다는 말로만 듣던 봉암사...
디기 가고싶긴 하지만 출입통제한다는데 가면 또 뭐하겠읍니까요...
반가운 연화향님,선과님,,, 모습과 함께 덕분에 너무 잘 보고 갑니다.
봉암사는 출입이 통제되지만......
조위에 산은 통제가 풀렸는가예
연화향님 덕분에 좋은 구경 했심더..
사진 몇장 담아 갑니데이..고맙구요^^()
근데 물 건너와 바라본 마애불
..앞에 노란 빛..방광인가예
봉암사 구석구석 가슴에 조심스레 담아봅니다,,,^^
선과님의 힘이 였나요??ㅎㅎ 어찌 이렇게 귀한걸 담을수 있었는지,,,,
좋은구경 합니다,,,오랜만에 답사기 잘 읽어 봅니다,,,감사합니다,,()
불교대학 다니던 시절 인드라망 회원들과 다녀온 봉암사 다시 꼼꼼히 봅니다..
감회가 새롭네요..
토굴까지 다녀오셨네요 . 그때 아쉽지만 못 보고온 곳인데..
연화향님 선과님과 같이 다녀오셨군요.. ^^*
오랫만에 연화향님의 향기가 가득합니다.^^
더 이뻐지셨어요~~~~^^
봉암사 정말 가보고 싶어집니다
왜 통제를 하는지 알수가 없네요..
누구나 다 들려볼수 없는가요?......
일년 내내 수좌님들이 정진하는 맑은 도량이지요.
몇년 전 우리가 갔을땐 여름이었고, 마애불 계신 계곡엔 열목어가 산다고 했었지요.
산죽 우거진 길을 걸었던 기억도 있네요.
연화향님 덕분에 봉암사를 다시 보게돼 반갑습니다.
잘 계시지예?^^*
눈푸른 납자의 구도행이 절절이 묻어있는곳
연화향님의 마음으로 보는 모습이 진하게 다가 옵니다
이번 설에도 몬가는 아쉬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