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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3주 화요일
아우구스티노 수사님(마산 가르멜수도원) 예수 탄생 예고
오늘 복음은 마태오가 전하는 예수 탄생 예고에 관한 복음 말씀입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약혼자 마리아로부터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조용히 파혼하기로 마음먹었던 요셉 성인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혜아려 보려 합니다. 요셉 성인은 정말 사랑하는 여인인 마리아란 소녀와 결혼을 하게 되는데, 그 마음이야 얼마나 설레였을까? 하지만 그 설레는 마음도 잠시, 날벼락도 유분수지 상식적으로 수긍이 되지 않는 일이 발생하게 죄죠. 결혼식도 올리기 전에 철석같이 믿고 있던 마리아가 아기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 허탈감이 오죽했을까?
아마도 마리아에 대한 배신감, 분노, 불신과 함께 이런 상황이 자신에게 닥친 것에 대한 불평불만이 가득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셉은 천사가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라고 하는 꿈을 꿉니다. 그 희미한 꿈 하나 믿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는 요셉 성인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모습은 무엇일까? 아마도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그리고 마리아에 대한 깊은 신뢰와 사랑, 그리고 성인의 깊은 침묵이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입니다.
성경에서는 요셉에 관한 내용이 거의 없습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는 모습, 그리고 예수님을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실 때, 다시 나자렛으로 돌아올 때, 이런 요셉 성인의 삶을 통해서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요셉은 불평불만하지 않고, 묵묵히 천사가 알려준 그 길, 한 평생 이해 못할 신앙의 여정을 걸어가신 분이라는 것입니다. 그저 묵묵히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들을 그대로 실천에 옮긴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요셉 성인은 과묵한 사람, 충실한 사람, 조용한 사람, 든든한 사람, 하느님을 신뢰하는 사람, 불평불만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타이틀이 떠 오릅니다. 한마디로 요셉 성인의 삶은 오로지 하느님께 순종한 삶을 사셨던 분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마치 아브라함이 늙은 나이에 하느님의 말씀대로 고향을 떠나듯이, 하느님에 대한, 전적인 신뢰와 순명, 여기에 요셉 성인의 위대함이 있지 않을까 생각 해 봅니다. 우리의 이성으로 이해 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은, 하느님의 은총이자 선물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과감하게 자신의 계획이나 의지를 접고 하느님의 뜻에 순응한 삶을 사셨던 요셉 성인의 모습에서, 이 대림 시기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잘 알려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예수님의 성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성탄은 우리 인간에 대 한 하느님 사랑의 가장 탁월한 표현이라고 합니다. 오늘 하루도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살 수 있도록 은총 청하는 하루 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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