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놀이로 하자면,
헛개나무로 만병통치약을 그려내려는게
의도에서 벗어났습니다^^
만병통치약으로 정인들을 그려봅니다.
계속 수정해 나가겠습니다
만병통치약
끝자리가 2일, 7일인 담양 오일장에 갔답니다.
만병통치약 이라고 상자 깍대기에 삐투름히 써진 헛개나무 앞 자기 소개서를 읽다가 슬며시 웃음이 터집니다. '만병통치약'이라니 놀랍지요. 누가 저 위대한 소개서를 써 주었을까요.
어디 그뿐인가요? 제가 알고 있는 헛개나무의 진짜 자기소개서를 소개하자면 이렇답니다.
중국 명나라 때 이시진이 쓴 <본초강목> 에 기록된 바에 의합니다.
"헛개나무는 가을이 되면 열매 대궁이 비대해지면서 산호모양이 된다. 이것을 약으로 쓰며, 맛이 달아서 사람들이 먹는다. 열매는 숙취를 덜게 하고 간을 보호해주는 약효가 있다. 나무 조각을 술독에 넣으면 술이 물로 된다."
참으로 훌륭한 '헛개나무'지 아니한가요?
그렇다면 주저할 게 뭐 있겠는지요?
만병통치약 헛개나무 열매를 사 들었답니다. 술과 친한 남편의 간을 保해 주리라 생각하니 벌써 흐뭇하게 웃음이 나고 고맙기조차 합니다.
기억에도 어린 저를 무조건 낫게 하는 만병통치약이 있었답니다.
박카스, 까스 활명수, 뇌신, 바셀린,
호랑이 연고, 설탕 탄 물, 그리고
처방전 없이도 매번 나를 부활케 하신 엄마의 손길과 음식들이랍니다.
녹두죽, 호박죽이 그랬고 김치전이 그랬으며 콩나물 국이 그랬지요. 모두 그리운 것들입니다.
지금 제 만병통치약은 판피린과 태반입니다. 초기 감기 몸살에 판피린만한 약이 없습니다. 판피린은 수필 스승님이 챙겨주시며 권한 약이랍니다. 반드시 잠자리 들기 전에 마시고 따뜻하게 자는게 약효에 좋습니다. 그리고 태반은 큰언니가 떨어지기 전에 늘 구해주는 큰 병 앓은 막내 동생을 위한 비상약 입니다. 10년 넘게 구급약이 된 이들은 틀림없이 저의 만병통치약이 아닌가요? 이들은 또 어느 길에서 사무친 그리움으로 남으려나 싶으니 눈물이 핑 돕니다.
마음이 전해질 수 있을 때 표현 해야겠습니다.
"고마워요 사랑해요 미안해요 용서해요."
상처난 사람에게 어디 이만만한 만병통치약이 있을 것인가요? 그리워도 어쩌지 못하기 전에 왕진 가는 의사처럼 만병통치약을 구급상자에 넣어 부지런히 찾아가야겠습니다. 꾸물대지 말고 고마운 나의 정인들에게 달음박 쳐 만날 일입니다.
[헛개나무 열매]
첫댓글 <이것저것 놀이>를 잘 만들면 주제가 훤해집니다. 이렇게 쓰다가 설계 변경을 할 때는 거기에 맞춰 변경된 <이것저것 놀이>가 내비게이션이 됩니다.
만병통치약으로 쓰니 들어오는 문이 깁니다.
헛개나무와 만병통치약, 둘을 따로 쓰려 네비게이션 주소를 찾고 있습니다. 고오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