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거대한 대륙입니다.
곳곳에 형언할 수 없는 비경과 다양한 인종, 문화가 광활하게 펼쳐져 있으며
그 문화의 넓이와 깊이 또한 탄식을 금할 수 없게 합니다.
한국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장가계, 백두산, 계림, 황산, 소주항주도 아름답지만
쓰촨(四川) 주자이커우(구채구), 윈난(云南) 리지앙(려강), 우루무치 사막, 내몽골 초원 등은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가득합니다.
패키지여행이라면 가능할 수 없지만
중국여행 즐거움 중 하나는 단연코 장거리 기차여행입니다.
오래전 지인과 둘이서
쓰촨 청두(성도成都) - 윈난 쿤밍(곤명昆明 ) - 광서 꾸이린(계림桂林)에 이르는
장거리 열차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베이징(北京)에서 비행기를 이용해 쓰촨성 성도인 청두로 간 후 쓰촨성 일대를 돌아보고
열차로 윈난성 쿤밍으로 이동하여 리지앙과 스린, 따리 등을 돌아보고
다시 쿤밍에서 류저우, 난닝(남녕)을 거쳐 광서 꾸이린에까지 이동하는
20일정도의 꽤 긴 여정이었습니다.
일부러 보통열차(잉쭈오라고 한다)의 3층짜리 침대칸을 예약하였습니다.
중국의 서민 승객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그들의 삶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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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만나는 중국인들은 대부분 매우 순박하고 친절하며
특히 한국인에게 호의적이며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쓰촨에서 중국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관광지 구채구(九寨溝)와 황룡사(黃龍寺)를 돌아보고
청두에서 유비 제갈공명의 무후사(武侯嗣)와 시인 두보의 두보초당 등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쓰촨은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 중 유비의 촉나라 지역입니다.
파촉이라 불린 이 땅은 후한의 정통을 이었다는 자부심으로 인해
소설을 넘어서는 하나의 문화적 기질로서의 자부심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가는 곳마다 촉이라고 쓰여진 깃발들이 나부기고
삼국지 관련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촉의 글자나 문양들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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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4C58455D43B1F61C)
<유비와 제갈공명의 사당인 무후사와 도원결의 비>
또한 쓰촨은 중국 양대 시인인 이백과 두보와 인연이 있습니다.
시선(詩仙) 이백은 청두에서 구채구 가는 길목의 장밍현 출신이고
시성(詩聖) 두보는 허난성(河南省) 궁현 출신이지만 이곳에서 가장 활발히 詩作활동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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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시인 두보의 두보초당(완화초당) 내 동상>
대나무 가득한 두보초당에 가면
안록산의 난 중 포로가 되었다가 겨우 탈출하여
장안에서 고향의 어린아이와 아내를 그리워했던 시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쓰촨(사천)의 산세는 거칠고 험악합니다.
4-5000m 설산이 대부분이고 좁고 험난한 낭떠러지 길을 가야하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수백미터 낭떠러지 계곡 위에서 달리는 창밖을 내다보는 일은 심장이 쫄깃할 정도입니다.
때로는 고산지대라서 산소부족으로 힘들기도 하고
높은 산에서 흘러내리는 돌, 자갈 폭포가 금방이라도 머리 위로 쏟아질 듯 아슬아슬하기도 합니다.
차마고도의 아름다운 영상은 TV에서나 즐길 일입니다.
그러나 그런 고통(?)을 참아내고 찾아가는 주자이커우(구채구)나 황롱스(황룡사)의 비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연의 신비로 가득하여 입을 다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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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채구의 장호와 오화호의 장엄함과 신비로운 물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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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사 오채지의 석회다락논형 연못 물빛>
지세(地勢)가 그래서 그런지 쓰촨성 일대의 자연과 인간의 기질은 투박하고 용맹스럽습니다.
산은 송곳처럼 날카롭고 높으며 사람들, 특히 소수민족들의 표정은 무덤덤합니다.
특히 그곳의 소수민족 장족(藏族)들은 생활력이 강하고 용맹하기로 유명합니다.
논밭을 얻기 어려운 그들의 삶은 비록 대부분 가난하고 힘겹지만
높은 자존심과 자연에의 도전과 조화력이 뛰어납니다.
구채구 관광호텔에서 보았던 장족의 완청공주(文成公主) 공연은
티벳의 중국화와 불교화에 지대한 명향을 미쳤던 당나라시절 국혼의 희생양이던
문성공주의 대담함과 현명함을 칭송하는 무대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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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채구 호텔 디너쇼에서의 문성공주>
첫댓글 아름답습니다.
대부분은 좋은곳부터 다니는데...
여행의 찐한 맛을 느끼셨군요.
늘 이렇지는 않지만 가끔 혼자나 둘이서 자유롭게 떠나는 여행이 좋을 때가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