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갈수록 아파트가 빈틈없이 지어진다. 내가 사랑했던 동네도 아파트로 채워졌고 마을과 산을 이어주었던 넓은 밭도, 넓은 하늘도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핀터레스트라는 앱에 들어가면 다양한 사진들이 올라오는데 나는 아름다운 자연이 담긴 사진들을 자주 찾아 본다. 그것으로 마음을 해소하곤 한다.
어제는 학교에서 새만금에 대한 다큐를 보았다. 그곳엔 수만마리의 철새들이 쉬었다 가는 곳이었는데 그 수만 마리의 새들 속에서 있으면 정말 황홀경이었댔다. 하지만 지금은 갯벌과 바다를 갈라놓고 갯벌을 흙으로 메워 놓았다. 그곳은 더 이상 철새들의 쉴 곳이 아니게 되었다.
사람과 자연이 점점 더 단절되어간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특히 한국은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의 자리가 사라져간다. 그런 현실에 많이 아팠지만 지금은 체념에 가까워진 것 같다. 더이상 이 나라에서 자연을 기대하기란 어렵구나.. 하지만 어제 본 다큐에서는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매일 희망을 걸고서 변화시켜나가려고 분투하고 있었다.
‘멀리서 온 새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내 조국의 강토가 자연으로부터 버림받지 않았다는 안도감을 느낀다. 한강과 아무르강, 서울과 바이칼호수가 생명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고, 부지런한 새들이 이 행복한 인연을 매개해주고 있다.’
그 갯벌에 더 이상 수만 마리의 철새들이 날아오진 않지만 아직 이 갯벌로, 이 터로 돌아오는 새들이 있다. 아직 저 멀리 자연과 이어져 있는 것이다. 더 많은 새들이 날아 들어오길, 자연이 다시 이 땅에 들어서길 포기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