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찾아 삼만리`라는 이야기를 텔레비전 혹은 책을 통해 한 번쯤은 접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탈리아에 살고 있는 꼬마 마르코가 멀리 타국에서 일하고 있는 엄마를 찾아가는 모험 여행 이야기는 아직도 나의 기억에 생생하다. 보통 아이 같으면 감히 도전하지 못할 일이지만 어린 마르코는 그 당시 교통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에서 남미로 대륙을 옮겨가는 도전을 실행했다. 그리고 결국 사랑하는 엄마를 찾아 고향으로 돌아오는 해피엔딩의 이야기이다.
현재 울산 동구에는 일자리에 관한 많은 이슈가 있지만, 동구의 주력산업인 조선업의 인력 부족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울산 조선업은 지난 수년간 불황을 겪은 뒤 이제 수주 호황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불황기 동안 떠나버린 인력이 돌아오지 않고 있는데다 신규 채용도 어려워 인력 부족이라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해 있다.
2016년 조선업 불황으로 인해 많은 퇴직자가 발생되고 고용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조선업희망센터`가 개소되어 작년까지 운영되었으나 고용위기지역 재연장 불가 방침에 따라 올해 문을 닫게 되었다. 이에 동구는 다른 기관들과 협심하여 정부공모사업에 참여해 주력산업인 조선업을 지원하기 위한 조선업도약센터를 동구에 유치해 최근 개소하게 되었다.
이전의 조선업희망센터가 퇴직자의 전직을 지원하기 위한 고용서비스 사업이었다면, 새롭게 선보이는 조선업 도약센터는 회복되는 조선업의 도약을 위해 인력을 모집하고 기술을 가르치는 복합적인 고용서비스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12일, 마르코가 엄마를 찾아 떠났던 삼만리 만큼의 먼 거리는 아니지만 울산에서 삼백리 떨어진 대구를 기업담당자와 조선업도약센터 직원들과 함께 방문하였다. 방문 목적은 대구에 소재한 직업전문학교를 방문하여, 조선업에 대한 안내 및 여러 정책에 대해 설명을 하기 위해서였다.
직접 방문한 직업전문학교는 생각보다 규모도 크고 많은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수업에 참여 중이였다. 학교 관계자를 통해 학생들이 많을 때는 천명도 넘었는데 이제는 저출산으로 인해 학생 수가 육백여명 정도 밖에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저출산 문제가 분야를 막론하고 우리사회에 많은 곳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에 새삼스레 충격을 받았다.
학원에 대한 소개를 듣고, 담당 교수님의 소개로 조선업에 관심이 있는 학생 30여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조선업 취업설명회`를 현장에서 개최하였다. 회사 관계자가 현재 조선업의 수주현황과 회사의 복지혜택 등 기업에 대한 설명을 하였고, 울산시와 동구청에서 지원하고 있는 이주정착금 및 취업정착금 등 다양한 지원금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참여자들은 매우 집중해서 설명을 들었다. 특히나 대학생 자녀가 있으면 몇 명이든 학비를 지원한다는 설명에 두 귀를 쫑긋하기도 하였다.
그동안 조선업 저가 수주로 인해 근로자들의 임금을 충분하기 보상하지 못한 것이 조선업에 등을 돌리게 된 주요 요인이었기에,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조선업 급여가 얼마가 되는지에 제일 궁금해 하였다. 회사 관계자는 일하는 분야가 다양해서 일률적으로 얼마라고 말할 수 없지만 본인의 기술이 있고 열심히 하면은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분야가 조선업이라고 설명을 하였다.
우리는 조선업에 관심이 있고, 일을 하고 싶다 하는 한 명의 구직자라도 있으면 전국 어디라도 달려가서 모셔 와야 한다는 마음으로 조선업도약센터의 취업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 역시 이런 설명회를 개최하더라도 관심 있는 사람은 몇 명 되지 않겠지만, 그래도 단 한명의 지원자를 위해서라도 어디든 간다는 의지를 가지고 임하고 있다.
2017년 조선업 위기를 겪으며 우리 지역은 `소 잃은 뒤의 외양간`을 고쳐가고 있다. 외양간을 고쳐가는 중에 또 다시 소를 잃는 위기를 겪을 순 없다.
조선업은 우리나라와 우리 지역의 중요한 삶의 터전이다. 선박은 계약부터 인도까지 수많은 작업을 거치며 많은 사람들의 기술과 노력이 들어가는 건조과정을 거친다. 다시 울산 경제와 동구의 조선업 호황을 일으키고, 근로자들이 찾아오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동구청과 울산조선업도약센터는 선박을 건조하는 과정의 한 부분에 참여하고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전국 방방곡곡을 힘차게 다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