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버린 유월 불덩이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이하는 진녹색 잎사귀 타는 목마름 사람들 입장으로 어찌 견디어낼까
뜨거운 유월 볕에 데어버린 구름들도 서산 넘어가는 바람에게 부탁했을 것이다 쉬고 싶다, 빨리 어둠 속으로 데려가 달라고
숲 속 뜨거움 경험 많은 나무 더위에 지친 새끼 보호하는 어미 부엉이 어둠 찾는 소리 애처러워 빨리 어두워지려는 애씀
서산 넘어가는 바람도 진녹색 잎사귀 위에 어둠 던져 주며 피곤함 해결할 쉴 자리 찾는 유월 무더운 하루
이 볕은
학뫼 노치환
이 볕은 더운 그 해 등허리 괴롭혔던 유월의 볕이 아니다 함께 어울리면서 흘린 땀방울 손부채로 다독거렸는데 불바다에서 놀다 함께 왔나 등허리 짓누름 더 사나워진 볕이다
性이 다른 구름들 서로서로 못 본 체하지 말고 무서워도 괜찮으니 번쩍이는 번개 필요할 때마다 만들어 더 난폭해진 지금의 햇볕 겸손하게 타일러 주소
새벽은 더 빨리 눈뜨고 강에서 놀던 힘없는 지친 바람 물 섞인 더위 데리고 그늘까지 침범하여 우리들 인내 끊임없이 시험할 텐데...
많이 움직이지 않아 땀샘 차분하게 하는 조심이 여름날 현명함이라지만 그렇게 보낼 수 없지 않은가
이 여름 생의 한 페이지 기록할 큰 일 만들 수 없을지라도 의미 있는 땀 목욕하는 것은 주저하지 말지어다.
흔 적
학뫼 노치환
태양 볕 자꾸자꾸 情 없이 밟고 지나가는 메마른 땅 이름 없는 잡초 푸른 몸뚱이 서서히 메말라 가면서 친구 되어준 까닭은 서운하게 떠난 봄 원망하는 흔적 아니겠소
계절 경계 허물어진 것을 경험으로 분명 알지만 푸른 잎새 다시 돋아날 기적 바라는 老木의 오랜 날 그 자리 지켜온 뜻 보물같이 보호 한 西山 노을 同病相憐 마음으로 껴안은 모습 긴 그림자 되어 데려가라 손짓하니 그 心 너무도 감동한 老畵家 아름다운 자리로 옮겨주면 그때 그 모습 길이길이 전해지는 감동 흔적 아니겠소
방 황
학뫼 노치환
젊은 날의 강낭콩처럼 푸른 생각 세월 속으로 늘 푸름 일거야, 로 보내고 지혜 번뜩이는 초롱한 눈빛 이제는 없다
기억 속에 묶여있는 그 시절 생각하고 삶에 뒤엉킨 번뇌의 사슬 끊어 주기를 바라는 것이 지금에 몸살 앓는 어리섞은 마음 아니길 정신 허약함에 강한 채찍질 하고 한다 만은 따뜻한 피 차가워져야만 쇠보다 강한 삶에 울타리를 벗어난다
무더운 지천에서도 진녹색 가득한 綠香에 갖가지 잘난 악취들 침범하여 청춘시절 맑은 아카시아 향기 영영 찾을 수 없다
찢어 질대로 찢어진 종이우산 이제 뼈대만 유지하고 쓸모가 없어지는구나
큰 나무 밑 한돌 지난 나무 가엾게 힘들어하는 거 보는 탄생을 시킨 하늘과 거짓말하지 않는 땅은 얼마나 애가 탈까
그대를 보냅니다
학뫼 노치환
뜨거운 오후 그대 곁에서 붉은 장미 그대를 보냅니다.
그대 햇볕과 사랑 나누며 아름다움 만들었던 그 자리 힘 잃은 정열 芭片(파편)으로 고된 피로 묻어있는 붉은 몸 무더운 바람에 메말라 가는구려
함께 보냈던 젊은 유혹시절 지나고 조금 남아 있는 색 바랜 유혹으로 지금도 누굴 기다리는지 어정쩡한 모습 눈길 받음 포기 이어라
나는 이곳에서 그대에게 버림 없었음 알리고 더 보고품 있다는 속 마음 뜨겁게 뜨겁게 말하렵니다.
마음 바꾼 계절이여! 여름 데려 오는 것 좋소마는 붉은 장미 떠나보냄에 아쉽고 미안스러움 표현할 마지막 목 마름 해결해 주는 거 어떠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