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 한 잔 나누시지요]
/ 李 洋 燮
보슬비가 무채색 장막을 열고 뿌리는
은가루가 흩날립니다.
빈 가지 떨던 나무들과 덜 깨어난 흙이
부스스 일어납니다.
물빛 내음은 봄의 손짓이면서 겨울의
알싸한 미련이겠지요.
뒷산 기슭 재잘재잘 개울물을
소리까지 반짝반짝 투영하던
고드름 살얼음은 할 일을 다했는지
슬그머니 사라졌습니다/.
버리고 비웠던 겨울 끝과 새 약동을
부추기는 봄의 시작은
꽃샘바람과 봄비의 포옹으로 대자연의
순리를 보여 줍니다.
아쉬움과 설렘이 시작도 끝도 없는
나날에 묻혀 흘러갑니다.
계곡을 굽이쳐 내려온 시냇물은
강으로 흘러 바다로 갑니다.
되돌아갈 수 없는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나요?
잠시도 머묾 없이 바뀌고 변해가는
세상살이, 함께 가는 삶
시공(時空)에 매달려 길을 찾는 우리는
다 길벗(道伴)입니다.
동녘이 환해지고 쨍쨍하다가 금새
서녘에 노을이 지는 사이
앞가림만 하다가 누가 떠나고 밤새
서리 내린 줄 몰랐더라도
더러는 삶터를 벗어나 산과 강의 흐름
따라 길 떠나야지요.
돌아온 계절 맞아 수줍은 여린 가지에
움이 돋는 개울가
그에 전하지 못한 그리움 놓인 찻상(茶
卓) 하나 있습니다.
시름 어린 옷 한 겹 벗고 이리 와서 차
한 잔 나누시지요.
지난 예기 부질없거들랑 마주 보고
그냥 웃어도 좋으리오.
스치는 새 소리 바람 소리야 엇갈린
인연의 소식이겠지요.
위 詩는 나의 방송대 중어중문학과 지계 후배(2015삭번)이며 학과 총학생회장을 역임한 이양섭군의 자작시이다.
며칠 전 내게 습작하듯 두어 차례 수정했노라며 보내 온 것을 아껴(?) 두었다가 오늘쯤 하늘이 흐리고 겨울과 봄이 공존하는 듯한 이런 시절 분위기에 제법 맞겠다 싶어 선별하여 지인 수 천 여 명에게 일괄 발송하여 공유하였다.
반향들이 뜨겁다.
오늘은 여러 모로 기념할 일이 많은 날이다.
큰딸 정혜 프란치스카 로마나의 영명 축일이어서 우리 소가정 공동체 단톡방에 아침마다 내가 올리는 인사 글에서 밝히며 축하의 뜻을 전하였다.
그리고 오전 10시 미사에 참레하며 큰딸의 영명 축일을 기억하며 다시금 기도를 바치고는 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오늘은 아들 규화 예로니모와 인연이 각별한 B 양이 혈액암으로 투병 중, 제3차 항암 치료를 모두 마치고 6개월간의 병우너 생활을 하다 말다 하던 것 조차도 마무리 짓는 퇴원날이라고 하여 특별히 기억하며 축하의 뜻을 전하며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잘 살아 가기를 기도 바친다고 멘트를 남겼다.
그리고 지난 한 달 반 가얄 무단히 쉬었던 한문 .고금소총>반에 복귀하는 날로 정오 무렵 식사를 하고 설거지를 해 놓은 다음 모처럼 가방을 울러 매고 길을 나선 것이다.
비 예보가 있어 가방에 작은 우산 하나 챙겨서 나갓지만 끝내 비는 내리지 않앗다.
이 강의 반은 수강생이 워낙에 적어 한 명만 결석하여도 썰렁할 정도로 수강 인원 부족이 최대의 굴칫거리인데 오늘도 나를 포함하여 달랑 세 명만 대상으로 강의가 진행되었던 것이다.
실제로 나는 순전히 2014년 9월부터 J 교수와 맺어 온 인간 관계가 더 중요하다며 우정 출석하곤 하는데, 오늘도 그 런 의리(?) 같은 것을 염두에 두었기에, 가계 사정이 형편없어 고통중에 있으므로, 가급적이면 그런 수업은 안 듣는 것이 좋지 않겟는가 하는 아내의 강력한 저지선(?)을 뚫고 집을 나서 강의실이 있는 남부터머날역 부근으로 간것이다.
세 시간 동안의 강의 시간 중 깜박 조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로 달포 가량 결석했던 몸이 영 수업 받는 태\도가 아닌 것 같아서 민망ㅎ스럽기도 하였다.
초등ㅊ학교 교장 출신 L 씨는 주말에 속초에 내려가 아동 한자를 지도한답시며 6시에 ㄷ오서울터미날에서 시외버슬 ㄹ타야 한다며 5시경에는 파하도록 하자는 제안을 받아 들여 그 시각에 수업을 마쳤다.
L 교장은 가고 남은 세 명이 신의주 참쌀 순댁구집에 가서 식사와 소주 두 병을 시켜 먹었는데, 내가 오래간만에 왔다고 총무인 박선생이 밥값을 지불해 주는 바람에 고맙ㅁ기도 하였고, 미안하기도 하였다..
기실은 내가 사야 했던 것인데 말이다.
식사 후 박총무는 가고 나와 J 교수가 남아 오래간만에 당구 게임을 즐겼ㄴ는데, 3전 2승 1팰르 길고하고 더치페이로 게임비를 지불한 다음 밤 10시부터 하는 [미스터트롯2] 방송을 시청해야 한다며 서둘러 헤어져 귀가한 것이다.
어제만 해도 덥기 조차하던 날씨가 밤이 되니 바람도 차고 아직 겨울의 잔재가 ㄴ마아 있는 듯해 보인느 밤 거리를 걸으며 집에 도착하였다.
내일은 아내의 생일인데 하필이면 방송대 L 후배와 덜렁 점심 식사 약속을 잡는 바람에 아내로부터 비난을 바가지로 얻어 먹고 말았다.
내일 아침에 조정할 수 있으면 다시 해 봐야지 싶기는 하다.
내일은 금육에 한 끼 단식을 해야 하는 금요일이어서 낮에 추어탕이라도 한 그릇 사먹으며 생일ㅇ르 축하해 줘야지 싶어서 말이다.
[미스터틋2]는 오늘이 준결승전이었는데, 톱10 중 3명이 탈락하는 톱7을 뽑는 날로 매우 치열한 장면을 시청하면서 가슴을 졸이고는 하였다.
그러나 결국 그리 최종 결정이 났다.
ㄱ구민들의 문자 투표의위력이 얼마나 대단하였는질르 ㄱ그명하게 알게 해 준 서바이블 게임, 치가 다 떨린다 할 터이다.
살아 남은 일곱 명이 다음 주에 최종 결승전을 펼치며 영에의 1위 眞이 누가 되느냐 최종 걸정이 난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이 방송을 다 시청하고 나나 새벽 1시경.
그제서야 모바일로 하는 복음쓰기를 마친 후 이렇게 일지를 적는다.
오늘도 천주님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