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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내내 단 한번의 태풍도 없더니만 평년과는 달리 10월, 뒤늦게 찾아온 태풍 차바, 초속 60m에 가까운 강한 바람과 함께 우리나라 남부지방에 많은 피해를 남겼다.
제주도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그나마 사람들이 활동하지 않는 시간인 2일 새벽 5시 경 지나간 탓에 인명 피해가 적었던 것이 다행.
바람이 어찌나 세던지 밤새 창문을 덜컹덜컹 두드리는 거친 바람 소리에 한 숨 못자고 숨죽이며 초긴장 상태로 밤을 지샜다.
엊저녁은 잠자리에 누워 있자니 풀벌레 소리가 다시 들려 귀를 기울였다.
사람도, 자동차도, 집도, 나무도 떠내려가고 부서지고 뿌리 채 뽑혀가는 상황에서 풀벌레들은 휩쓸려가지 않고 어찌 견디어냈을까.
생각할 수록 참으로 신기하고 대견하고 반갑더라는. 그래서 평소와는 달리 그 소리가 더욱 정겹고 고맙고 안쓰럽기까지.
태풍이 할퀴고 간 제주에 오늘 또 비가 내린다. 그간의 이상 고온 현상을 태풍이 몰고가 제법 쌀쌀해진 탓에 그야말로 '찬비' 가. 모쪼록 추가 피해가 없어야 할 텐데 걱정.
태풍이 지나가는 당일 새벽은 나갈 수 없어 그 상황을 사진에 담을 수 없었으나 그 직후부터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늘은 맑고 쾌청해져 다시 제주의 아름다운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마치 태풍이 남기고 간 선물 같은 제주의 모습을 이 곳에 올려본다. 짧은 시간 동안 주어진 선물이라 그 모습이 더욱 아름답고 그래서 감사한 마음과 함께.
큰 비 올 때만 만날 수 있는 서귀포의 엉또폭포. 태풍이 지나간 2일날 오전에 찍은 사진인데 태풍이 몰고 온 폭우로 장관을 이룬다.
태풍이 오기 바로 전날인 10월 1일 오후, 태풍 차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가운데 여행 손님들과 함께 아끈다랑쉬오름을 올랐다.
'아끈' 이란 말은 제주어로 '작은' 이란 말로 다랑쉬오름 건너 편에 위치.
제주의 가을은 억새로 대표될 만큼 지금 온 섬이 억새로 출렁인다.
억새로 유명한 산굼부리는 인위적인 분위기, 새별오름은 많은 관광객들로 인해 망가진 것에 반해 이 곳의 억새는 아직 자연의 모습 그대로.
태풍의 영향으로 바람이 거센 가운데 키가 넘는 억새를 헤치며 분화구 능선을 한 바퀴 돌며 제주의 가을을 만끽했다.
억새와 함께 제주의 가을을 대표하는 하얀 꽃, 나도샤프란
태풍 직후의 월령리 해변 풍경
태풍으로 물이 많이 불어난 안덕계곡, 안타깝게도 나무들이 뿌리 채 뽑히거나 가지들이 많이 부러져 있더라는
모슬포에 있는 유명 밀면집인 산방식당
산방식당의 비빔 밀면
태풍이 물러난 뒤 이시돌목장의 평화로운 풍경
이시돌목장 안에 있는 테쉬폰(Cteshphon), 목동들의 숙소나 창고로 쓰였던 건물인데 이 곳이 젊은이들의 관광 명소가 될 줄이야
테쉬폰 바로 옆에 있는 이시돌목장에서 직영하는 카페, '우유 부단' 그 이름도 우유팩 모양의 벤치도 참 재밌다.
전복물회로 유명한 제주시 도두동의 순옥이네명가
순옥이네명가의 전복물회. 새콤달콤 육지식 물회가 15,000원. 맛도 좋지만 전복의 양도 푸짐하다
엊저녁 도두봉에서 바라본 일몰의 모습이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답다.
첫댓글 태풍이
휩쓸고 간
흔적은 군데군데 보이지만
또 다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 제주의 풍경이
맑고 션하게
눈에 들어 오네요
훈장님은
태풍피해는 없는거죠?^^
네, 유화님 밤새 거친 바람이 유리창을 두드려 잠을 못이룬 거외엔 태풍 피해 없네요.ㅎㅎ제주는 다시 평온을 찾았지만 아직 태풍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은 상태.
억새보러,
숲길걸으러,
지난번갔던 횟집과 맥주집 가고파서
또 뱅기타야겠습니다.^^
까르미나님 휴식이 필요하고 제주가 그리울 땐 언제든 오세요.횟집, 맥주집 뿐 아니라 두루치기 집도 가야니께.^^
@훈장(박훈종) 소문난 동태찌게를 먹어봐야 하니까 꼭 다시 내려가겠습니다
비빔 밀면 옆으로 보이는 막갈리 잔에 시선이 머무는 건..^^
그렇잖아도 훈장님 염려를 했더랬습니다.
별 피해는 없으시지요?
지기님 눈썰미가 대단하시다는.ㅎㅎ 개인적인 태풍 피해는 없지만 아직 상처는 그대로네요. 하루빨리 복구가 되었음 좋겠어요.
제주에 가면 두어달 머물다 와야 겠네요.
구석구석 댕기면서 고운 풍경을 모두 담고 싶어요.
요즘 제주 한 달 혹은 두 달 살기가 유행이랍니다. 마음 편히 여유를 갖고 대중교통 이용해 잠시 제주도민이 되어보는 거죠.^^
하도 마린시티만 떠들어 제주는 별 탈 없나 싶었는데....
아~자연재해 너무 무서워요.
요즘 전 세계 지진이나 쓰나미 동영상들 찬찬히 훑어보니...
과연 앞으로 어떤 일이 세계에서 벌어질는지...
작은 태풍 돌풍 무섭단 건 몇 번 느끼긴 했지만 나이 들수록 더 와닿네요.
서울 오늘도 남쪽에서 바람 많이 불어오는데...혹 또 다른 태풍이 오는건가요?ㅠㅠ
우리가 안주할 품은 결국 자연인데 자연의 일부인 사람이 자연을 훼손하는 건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마 태풍도 그에 대한 자연의 몸부림이 아닐까 싶다는.^^
@훈장(박훈종) 정말 지구입장에서는 우리 인간이 몹쓸 바이러스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자연친화적인 개발이나 관리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