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가 저에게 옛날 옛적 호랑이가 꽃으로 여우를 꼬시던 때에
저에게 돈을 빌려갔습니다.
빌려가선 안줬습니다.
안주니 못받지요.
포기한 지 오래됩니다.
아우....잘나갈 때는 어마어마했습니다.
비싼 서울 아파트도 으리번쩍한 성남 아파트도 서울 중심지에 단독주택까지 몇 채씩 있고...
자동차가 벤츠는 기본이고
이상민이 말마따나 고급음식점 들어갈 때 가격표 안보고 시키는 식이었습니다.
저요? 저는 싸구리 국숫집 들어가 추가반찬 시킬 때도 무료인지 유료인지 살핍니다.
그리 잘나갈 때는 다른 사업한답시고 돈을 안갚더군요.
안주는 데는 장사없습니다.
안주는 데 무리를 하면 탈납니다.
제가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 지혜롭지 않더라도
성질머리가 드러워서 더 더러워질까봐 잊었습니다.
이제는 아우도 늙었습니다.
아우가 늙는데 형이야 더 말해 뭘합니까?
잊을 바에야 깡그리 잊어야지요.
죽은 자식 불알만지기나 첫사랑 그녀 타령이나 상장폐지된 거액의 주식타령이나 그게 그것 아니겠어요.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통장에 아우 이름으로 백만원이 입금되었습니다.
전화를 했지요.
'야!!! 이게 뭐냐?'
'형....늦었지만 조금씩이라도 갚아 갈께요 미안합니다'
.............염병할 놈....사람 변하면 죽는다는데 이놈 디질까봐 갑자기 겁납니다.
잘나갈 때 지가 가지고 있던 아파트 한 채 값도 안되는 금액인데 그때나 갚지......아주 죽을 수를 골라서 둬요.
그리고 매달 입금이 반복되었습니다.
이번 달에는 금액이 백만원이 채안됩니다.
아우가 상황이 안좋은 것 같다는 느낌이 매우!! 많이!! 베리베리!! 따블로 듭니다.
아우하고 나눴던 메시지 대화창을 열어 보니 다행히 아우 계좌번호가 있습니다.
보내온 돈의 2/3를 뚝 떼어 다시 아우 계좌번호로 보냈습니다.
아우가 핸드폰만 들여다 보고 있었는지
득달같이 전화가 왔습니다.
'형!! 이게 뭐요?'
'어.... 날씨가 딱 맛난 거 먹기 좋응게(좋으니) 맛난 거 사묵으라고...'
'아...그래요 고맙습니다. 안그래도 돈이 좀 쪼들렸는데.....'
망할 놈....역시나 쪼들리고 있었나 봅니다.
있을 때에 두루두루 주변 돌아봅시다~~~
저는 아직 있다고 할 정도는 못되니까....제 입 주변만 돌아 볼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저녁은!!!
흑석동 동네맛집 영심이솥뚜껑삼겹살로!!
많이 먹고 힘내세~~~~~ 그라세~~~
첫댓글 내도 3분의 1만 보내 주쇼 잉 ㅎ
그때 안갚고 지금에서 갚는것은
아마도 깊은뜻이 있어서 그럴겁니다
예를 들어
젊을땐 멋모르고 칠랑팔랑 다써버릴까봐서..
나이들면 돈이 필요헝께 딱 맞춰서 갚는것이랑께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