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깁슨 레스폴 기타와 마샬 앰프의 충격적인 컴비네이션,
지미 페이지와 로버트 플랜트의 금세기 최고의 조화이죠.
레드 제플린, 'Stairway to heaven'"
두번째 곡은 비틀즈의 'I wanna hold your hand'였고,
며칠 후 기말고사가 끝나는 날부터 시작해서 쭈우욱~
3년 후 입대하기 전까지 거의 방학에는 음악다방이라는 곳에서 살았던 것 같다.
덕분에 주워 들은 음악이 내 삶에 켜켜히 쌓여 갔으며,
수입 대비 음반 구매 비중은 날로 높아져 갔다.
Jethro Tull의 Elegy에 시 한편을 읊으며 헤비 메탈과 아트록으로 온 밤을 수놓으며 두근두근하게 했던,
KBS FM의 '전영혁의 음악세계'를 결코 잊을 수 없다.
또한 성시완의 심오한 음악세계도,
제임스 라스트 오케스트라의 Paintings로 인사하던 '김세원의 영화음악실'도.
Chuck Mangione의 멋진 트럼펫, 'Feels so good'과 함께 나타나는 노란 목소리, '황인용의 영팝스'도.
달포드레한 미성으로 꽈아악 채운 디스크 자키, 박원웅도~
그야말로 80년대, 한 시대를 풍미한 유행이며 선명한 추억이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쇼'가 있었다.
낮 2시에 나오던 김기덕의 '두시의 데이트'는 거의 듣지 않았다.
방송 시간대도 그렇지만 김기덕의 진행과 선곡이 너무 진부했다.
같은 시간대, 상대 방송국의 김광한과도 비교가 됐다고 기억한다.
군사독재의 억압적 상황이 횡행하는 시대에 시와 음악을 통하여 사유의 시간을 가지고 희망을 품을 수 있었던 일.
그래도 그건 참 흐믓하고 가상한 일이었다.
그래서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한 시대를 관통하며 치열하게 마이크 잡고 '설'을 풀었던 방송매체의 모든 이들에게.
박봉에도 굴하지 않고 판돌이의 과업을 묵묵히 수행한 나의 동료들에게도.
1980년대 중반쯤, 밤의 디스크쇼에서 들었던 노래를 한 곡 듣는다.
이 노래로써 클라우디오 빌라의 존재를 알려준 고 이종환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보내며 그의 명복을 빈다.
부디 하늘나라에 도착하면 다시 마이크를 잡고 디제이를 계속하기를..
구수한 엘피 음반 내려 놓지 말기를^^
클라우디오 빌라의 묘비명에 이런 말이 적혀 있다고 한다.
"삶이 즐겁다면 죽음은 아무 쓸모없다"
이종환, 그가 내게 틀어 준 '꽌도 라모레 디벤티아 포에지아(사랑이 시로 승화될 때)'를 다시 그에게 들려 준다.
첫댓글 일찍 가셨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