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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2. 8. 22. 월요일. 하늘이 그런대로 맑다.
'나는 미장원에 가요. 당신도 이발하세요.'
'나는 수요일에 갈게.'
아내가 나보고 이발하라고 재촉하는 이유는 있다.
며칠 뒤인 금요일에는 시골집으로 내려가고, 일요일(8월 28일) 친척들과 함께 선산에서 벌초행사에 참가해야 한다. 늙은이가 된 나는 머리카락이라도 단정해야 할 터. 하기사 지난 번 이발한 지도 한 달이 더 되었으니 지금은 머리카락이 자라서 부수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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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는 할일이 없는 나는 등신 머저리 바보 백수건달이기에 오늘도 컴퓨터를 켜서 사이버 세상으로 들어왔다.
인기 많아서 회원수가 무척이나 많아 활동성이 강한 어떤 중장년 카페에 방문했다.
그 카페에선 제3회 문학대회 개최 예정으로 문학글을 응모하고 있다. 상장과 상금이 있다.
- 시, 소설, 수필, 희곡, 평론, 시나리오, 시조 등
나는 이런 문학대회가 있는 줄도 몰랐다가 최근에서야 회원들이 응모한 문학-글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의문이 생겼다. 어떤 80대 노인은 35차례 응모했다. 놀랍다. 심사위원 4명 가운데 최고 연장인 본인이 포함된다. 혼자서 35차례나 응모했으며, 응모 마감일이 20여 일이나 남았기에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이 응모하려는지를 모르겠다.
심사위원 4명이 많은 응모 작품을 읽고, 이를 선정해서 수상자를 발표하려면 무척이나 시간이 많이 걸리고, 노력도 많이 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일인당 응모하는 숫자를 일정한 범위 안에서 제한했으면 하는 뜻으로 글을 올렸다.
내가 응모한다면 100건은 능히 할 수 있다는 억지도 곁들었다. 컴퓨터에 저장한 내 글 가운데 문학성을 띈 글을 복사해서 전송한다면 1건당 소요시간은 2분쯤 걸린다는 뜻으로 글 썼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그 카페에 들어갔더니만 내 글에 대해서 비난성 댓글이 오르기 시작했다.
위 문학상 노인 심사위원까지도, 활동을 많이 하는 회원도 댓글로 달았기에 나는 졸지에 나쁜 회원으로 추락당하는 사태가 생겼다.
나는 글을 빠르게 읽는다. 엄청난 속도로 한눈에 흝어서 읽는다. 그런데도 위 문학상 응모에 오른 글들은 무척이나 많기에 내가 읽기에는 숨이 벅차다. 그래서 1인당 응모하는 숫자를 제한했으면 하는 선의의 댓글인데도 미움을 받기 시작했다. 입이 바르고 지적질하는 내 못난 성격탓일 게다.
그건 그렇고...
내가 문학상이 있는 응모전에 글 하나를 전송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얼마쯤일까?
글 하나를 새롭게 써서 다듬으려면 무척이나 많은 시간이 걸린다. 새롭게 창작하는 글이 아니고, 기존에 써 두었던 글을 골라서 응모전에 전송한다면?
내가 보관 중인 컴퓨터에서 글을 뽑아서 문학상 응모전에 전송하는 시간은 1건당 2분으로 추정해서 하루에 100건 전송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실여부를 확인하려고 오늘 아침에 <한국국보문학카페>에 있는 내 글을 복사해서 내 고교 여자 친구 카페로 옮기면서(저장) 시간을 쟀다. 12분에 17건을 복사 전송했다. 문학글 1건당 1분이 채 안 걸렸다.
내가 1건당 2분 소요한다고 추정했는데도 실제로는 1분이 채 안 걸렸다!
그 중장년 카페에서 실시하는 문학글 응모전에 내가 참가한다면 아마도 하루에 100건이 아니라 200건도 발송할 수 있다고 본다. 마감 기일이 앞으로도 20여 일이 남았으니 최소한 2,000 ~4,000건쯤은 쉽게 전송할 수도 있겠다. 퍼서 옮기는 동작에 불과하기에....
나는 글 하나를 쓰려면 국어어문규정, 한국어맞춤법 등을 고려해서 보다 철저하게 다듬는다. 이런 생활이 습관이 된 지금에는 빠르게 다다닥해도 오탈자 숫자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지금은 늙고, 등허리도 굽고, 무릎연골이 닳아서 멀리 여행 떠나지 못하고는 고작 송파구 잠실 아파트 인근에 있는 석촌호수 쉼터로 어기적거리며 나간다. 이런 이유로 지금은 내가 글을 써도 아무런 글맛은 없다.
<한국국보문학> 월간지에 글 하나를 전송하려면 나는 예전에 썼던 글 가운데 하나를 고른다. 어머니와 관련된 내용으로 골라서 다듬는다. 오탈자가 적도록 최소한 30 ~ 50번쯤 다듬고 또 다듬기를 반복한다. 그래도 나중에 책으로 발간된 문학지에서, 내 글에서는 여전히 어색하고 틀린 곳이 눈에 띄게 마련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문학-글에 내는 글은 신중히 고르고, 글 다듬었으면 하는 생각을 지녔다.
그런데 어떤 인기 많은 중장년 카페에서 실시하는 문학상 응모전에는 어떤 회원(4인 심사위원 가운데 한 사람)은 35번이나 응모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방송에 나올 법한 일이다. 앞으로는 얼마나 더 많이 응모할 것인데?
문학-글을 심사하는 기준이 회원 각자가 응모한 횟수로 정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조차도 생긴다.
아닐 게다. 문학-글은 응모하는 횟수가 많은 것 위주로 선정하지는 않을 게다. 문학성을 지닌 내용으로 선정할 것이다.
* 문학상과 문학 공로상은 별개이다.
아쉽다.
내가 저장해 둔 고교 여자 친구의 카페에서 내 글을 골라서 위 문학상 응모전에 참가한다면 나는 하루에 100건, 아니 200건은 우습게도 전송할 수 있을 게다.
어떤 문학상에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이만 접는다.
내가 지금껏 가입했던 카페 숫자는 얼추 190여 군데. 댓글 잘못 달았다고 해서 강제퇴출과 접근금지 조치를 당하고, 장기간 활동이 없으면 카페 출입금지된 곳 등을 포함하면 40여 군데. 활동가능한 카페은 아직도 150여 군데나 남아 있다. 내가 활동할 수 없는 카페는 내 경솔한 일탈행위로 빚은 결과이기에 나는 이를 반성한다. 마음 아파하면서...
나한테는 문학활동이 활발한 <한국국보문학>카페가 있기에 오늘도 이런 생활글을 빠르게 올린다.
2022. 8. 22. 월요일. 최윤환
문학상 응모에 관한 뉴스를 검색하다가 아래 문구를 보았다.
공감이 가는 내용이기에 퍼서 여기에도 올린다.
' ....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 아무것도 도전하지 않으면 얻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도전하라! 그리하여 끼와 재능, 내재된 감성이 문학으로 승화되는 순간을 직접 경험하라!'
* 공무원노동문학상 공모…“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단숨에 다다닥했으니 오탈자가 많을 게다.
나중에 고치며, 더 보탠다.
잠시라도 숨 돌리며, 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