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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판적 사고의 개념
비판적 사고는 다양하고 복잡하고 난해한 주장, 견해, 이론, 정책, 제도, 행위 등 무수히 많은 언어적·비언어적 자료들에 대하여 어떤 것을 받아들이고 어떤 것을 거부하며, 어떤 부분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고, 또한 삶의 중요한 고비에서 어떤 행위가 최선인지를 결정하기 위하여, 신뢰성, 정당성, 적합성, 타당성 등을 판단하는 사고이다. 비판적 사고에서는 주어진 자료에 제시된 주장들이 어떤 이유 때문에 정당화되는지를 판단할 뿐만 아니라, 그 이유의 내용이 옳은 지까지도 판단한다. 그 판단이 적용되는 사고의 모든 과정에서 증거를 제대로 사용하였는지, 개념을 올바르게 사용하였는지, 방법을 제대로 적용하였는지, 여러 가지 관련 준거를 제대로 적용하였는지, 맥락을 잘 고려하였는지 등의 측면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비판적 사고는 주어진 자료의 형식만을 다루는 '형식 논리'가 아니라, 주어진 자료의 내용도 다루는 '형식/내용 통합 논리'인 것이다. 비판적 사고의 골간은 물론 형식 논리이다. 그러나 형식 논리만으로는 언어적·비언어적 자료 즉 텍스트를 이해하고 평가할 수 없다. 이는 마치 물리학의 이론만으로는 비행기를 날게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비행기가 날 수 있기 위해서는 물리학의 법칙을 응용하는 공학이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언어적·비언어적 자료를 이해하고 평가하기 위해서는 형식 논리를 응용하는 논리 공학, 즉 비판적 사고가 있어야 한다. 비판적 사고는 타인의 진술이나 기타 표현에 대하여 판단을 내릴 때뿐만 아니라 자신의 사고 과정에도 적용시키는 것이다. 자신의 사고 과정에 이 사고를 적용시키는 것은 곧 자신의 사고에 대한 자기규제적인 평가를 의미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보면 비판적 사고는 주관적 사고와 판단을 객관적 시각에서 검토하고 검증하여 가능하면 올바른 세계관과 가치관을 정립하고자 하는 자아창조적 사고이다. 지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성숙한 인간은 비판적 사고에 따라 내린 판단에 근거하여 무엇을 믿을지 또는 행할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고, 또 그런 이유로 인하여 객관적으로 인정받고 환영받는 견해와 행위를 통해 인류의 문화와 역사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비판적 사고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비판적 사고의 과정에 관여하는 요소들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비판적 사고의 핵심 행위인 판단을 하는 과정에는 어떤 요소가 작용할 것인가? 이 질문은 비판적 사고에서 판단을 잘 하려면 즉 비판적 사고를 잘 하려면 어떤 점이 좋아야 할까하고 묻는 것과 동일하다. KICE의 비판적 사고 개념 모형에서는 비판적 사고의 과정에 적어도〔그림 1〕에 제시된 바와 같이 관련 지식, 사고 성향, 사고기능의 세 요소가 관여하는 것으로 본다(김명숙, 박정, 김광수, 2001).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비판적 사고의 과정에는 사고기능, 사고 성향 및 관련 지식이 함께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비판적 사고의 과정에는 성향 및 인지적 사고 기능과 더불어 지식의 역할도 중요하다. 인지적 사고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사고의 대상인 진술 및 다른 형태의 표현이나 행위에 대하여 그 내용과 구조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지식이 있어야 하며 사고 기능을 적용하는 규칙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있어야 한다. 특히 논리적 사고에서는 주장의 구조나 논리적 규칙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지만 비판적 사고에서는 주장의 내용까지도 판단해야 하므로 지식이 중요하게 작용하게 된다. 또한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배경 지식은 텍스트를 다르게 해석하거나 평가하여 다양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이처럼 개인의 지식은 비판적 사고에서 내리는 판단의 질과 방향에 대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 자체가 비판적 사고력은 아니므로 비판적 사고력을 평가할 때는 개인의 배경 지식에 따라 판단의 수준이 달라지거나 판단의 방향마저도 바꾸어 놓는 문항은 최대한 배제해야 할 것이다. 또한 비판적 사고는 인지적인 사고 기능과 더불어 태도,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데는 많은 학자들(에니스, 1996; 미국철학회, 1990)이 동의하고 있다. 즉 비판적 사고를 잘 하려면 인지적인 측면에서의 비판적 사고 능력(ability)인 비판적 사고력과 더불어 비판적 사고를 중요하게 여기고 적용하고자 하는 성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판적 사고 성향은 비판적 사고를 하려는 마음가짐이나 태도에 관한 것이다.
〔그림 1〕비판적 사고 과정의 3요소 모형
비판적 사고 성향은 비판적 사고의 인지적인 능력 및 지식과 함께 비판적 사고를 가능케 하는 주요 요인이 된다. 비판적 사고 과정에 작용하는 3요소 모형을 이해하는 것은 KICE 비판적 사고력 검사 개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이 모형은 KICE 비판적 사고력 검사 개발에 있어서 사고기능과 성향 및 지식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틀을 제공한다. 이 모형에 의하면 어떤 개인이 훌륭한 비판적 사고를 하는 사람인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의 인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성향에 대한 측정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비판적 사고의 인지적 능력과 사고 성향이 인위적으로 분리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점에 따라 이 두 가지를 따로 따로 측정하는 검사를 제작해야 할지 또는 이 두 가지 요소를 한 검사에서 측정할 수 있도록 제작할지가 결정된다. 선행 연구에서는 이 두 가지 요소의 분리된 측정이 어느 정도 가능한 것을 보여주고 있다. 대체로 비판적 사고력 검사 자체에서는 비판적 사고의 인지적 능력만을 재고 비판적 사고 성향에 대한 측정은 분리되어서 별도의 검사도구로 개발된다. 이번에 개발되는 KICE 비판적 사고력 검사는 바로 비판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인지적인 능력을 평가하는 데에 국한되어 있다. 그러나 비판적 사고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보다 온전하게 구별할 수 있도록 사고 성향을 측정하는 검사도구도 별도로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이 모형은 비판적 사고력 검사 개발에 있어 비판적 사고의 과정에 개인의 배경 지식이 개입하는 수준을 조절하는 데도 사고의 틀을 제공한다. 검사제작자의 의도에 따라 교과영역의 지식이 많이 개입되는 형태의 비판적 사고력 검사를 개발할 수도 있고 교과영역 또는 기타 전문 지식의 개입을 최대한 억제하는 검사를 개발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판적 사고력 검사를 개발할 때 개인의 배경지식에 따라 판단의 수준이 달라지는 문항은 좋은 문항으로 간주되지만 판단의 방향마저도 바꾸어 놓는 문항은 최대한 배제될 것이다. 3. 비판적 사고와 논리적 사고 및 창의적 사고와의 관계 앞서 비판적 사고의 개념과 비판적 사고 과정의 3요소를 살펴보았다. 이러한 비판적 사고의 개념은 이 개념과 이웃하고 있는 유사 개념들과의 비교를 통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날 수 있다. 실제로 우리에게 비판적 사고의 개념은 그렇게 익숙한 개념이 아니며, 어떤 의미에서 영어의 'critical thinking'과 우리의 '비판적 사고'는 어감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비판적 사고 개념과 아주 밀접히 연관되어 있는 '논리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의 개념은 비교적 우리에게 익숙한 개념이다. 그러나 이 '논리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 개념 역시도 그 적용 범위가 하나로 확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하자면, 표준적 의미 이외에도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의 '논리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 개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표준적 의미의 맥락에서, 비판적 사고와 논리적 사고 및 창의적 사고의 관계는 어떤 것일까? 우선 비판적 사고와 논리적 사고의 관계를 개략적으로 살펴보고, 이어서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의 관계를 개략적으로 살펴보자. 영어의 'critical thinking'과 가장 가까운 우리말 용어를 들어보라면, 아마도 '논리적 사고'(또는 '합리적 사고')가 될 것이다. 실제로 창의성과 관련된 많은 책들에서 이 둘을 상호 대치 가능한 개념으로 다루고 있다. 연구자들도 비판적 사고와 논리적 사고가 대체로 같은 외연을 지닌 개념이라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논리학하면 우리는 보통 형식논리학을 머리에 떠올리므로 논리적 사고는 주로 형식논리/수리논리적인 뉘앙스가 강한 용어인 반면, 비판적 사고는 비형식논리학을 기반으로 한 일상언어/비형식논리적인 뉘앙스가 강한 용어이다. 보다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여 말하자면, 논리적 사고는 타당성(validity)을 그 준거로 가지는 사고인 반면, 비판적 사고는 건전성(soundness)을 그 준거로 가지는 사고라고 구분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논리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 모두 수리논리적 측면이나 언어논리적 측면의 어느 한 측면에 대한 강조를 넘어서서 양자 모두에 통합된 적용력을 가진 사고 유형에 대한 연구와 훈련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지향점이 같다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일단 비판적 사고와 논리적 사고를 혼용해서 써도 큰 무리가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실제로 창의성 연구가들은 비판적 사고와 논리적 사고의 핵심은 둘 다 수렴적 사고(convergent thinking) 또는 수직적 사고(vertical thinking)에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는 어떻게 다른 것인가? 그것에 대한 답은 비판적 사고는 창의적 사고의 핵심인 발산적 사고(divergent thinking) 또는 수평적 사고(측면적 사고, lateral thinking)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발산적 사고를 그 핵심으로 가지고 있는 창의적 사고와는 달리, 비판적 사고는 그 핵심에 수렴적 사고(convergent thinking)를 지니고 있어, 발산적 사고는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Guilford에 따르면, 발산적 사고의 범주에는 유창성(fluency), 융통성(flexibility), 독창성(originality), 정교성(elaborativness) 등의 요소가 포함된다. 유창성이란 생성해낸 아이디어의 수를 말하며, 융통성이란 아이디어들이 속하는 범주의 수 즉 다양성을 말하며, 독창성이란 남들이 생성해내지 못한 비범한 아이디어를 생산해 내는 것을 말하며, 정교성이란 아이디어를 상세하게 잘 발달시키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벽돌과 같은 물건의 용도를 주어진 시간 내에 가능한 한 많이 나열해 볼 것을 요구하고, 그 요구에 대한 반응의 수가 많고(fluent), 다양하고(flexible), 독특하고(original), 정교한(elaborative) 것일수록 창의적이라고 본다. Torrance의 창의성은 이 발산적 사고의 네 요소에다 결점과 문제에 대한 민감성(sensitivity) 및 재정의 하기(redefinition)와 같은 능력을 추가한다. 재정의 하기란 통상적이고 기존에 사용하던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들여다보고 지각하기를 말한다. 이러한 이해를 토대로 그는 창의적 사고와 발산적 사고가 같은 것은 아니라고 결론 내린다. 그것은 창의적 사고에는 발산적 사고에는 없는 '문제를 재정의하는 능력'과 '문제에 대한 민감성'도 포함된다고 그는 믿기 때문이다. 재정의 능력이란 사상의 변형, 재해석 그리고 기능적 고착에서 벗어나 독특한 해결을 생성해 내는 것 등이 포함된다. 문제에 대한 민감성은 괴리나 결손 등을 민감하게 관찰할 줄 아는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의문'과 '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창의적 사고 과정을 움직여가게 하는데 특히 중요한 것처럼 보인다. 결국 비판적 사고와 논리적 사고 및 창의적 사고의 관계를 간략히 요약하여 말하자면, 비판적 사고와 논리적 사고는 대체로 같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의 차이의 핵심은 발산적 사고의 포함 여부에 있다는 것이다. 이제 이러한 개략적인 이해를 넘어서서 보다 상세하게 이들의 관계를 구명하여 보자. 다시 말해, '논리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를 표준적 의미뿐 아니라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로 이해했을 때, 비판적 사고와 논리적 사고 및 창의적 사고의 관계는 어떤 것일까? 이것에 답하기 위해서는 연구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사고력의 7범주(<표 1> 참조)에 대한 설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표 1>에서 볼 수 있듯이 연구자들은 단순 기억 능력이나 상기(recall) 능력과 같은 저차적 사고 능력을 제외한 고차적 사고 능력을 7범주로 구별하고 있다. 수리성 방향의 최고 능력으로 기호적 사고(Formal Symbolic Thinking)가 있으며, 예술성 방향의 최고 능력으로 상징적 사고(Material Symbolic Thinking)가 있다. 기호적 사고는 수렴적 사고/수직적 사고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으며, 상징적 사고는 발산적 사고/수평적 사고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 두 사고능력은 매우 중요한 사고능력이기는 하나, 보다 보편적이고 일반적 사고 능력인 비판적 사고에 관한 논의를 할 때는 그 차지하는 비중이나 관련성이 상대적으로 작다.
<표 1> 사고력의 7범주
수렴적 사고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기호적 사고의 대표적 예로는 형식 논리학이나 수리 논리학적 업적 등과 관련된 예들을 들 수 있다. 산술의 완전하고 일관적인 형식화는 불가능하다는 불완전성 정리를 증명한 괴델이나, 수학원리(Principia Mathematica)를 쓴 러셀과 화이트헤드, 그리고 디지털 컴퓨터의 이론적 automata인 Turing Machine을 고안한 알란 튜링 등이 모두 이러한 기호적 사고 능력을 잘 발휘하여 인류에 기여를 한 예들이다. 발산적 사고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상징적 사고는 실증적 방식의 사고와 대비되는 것으로서, 예를 들어, 형상화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세계, 내면(內面), 관념 등을 상징·우의(寓意)·표징 등의 수법으로 이미지의 매개를 통해 발전, 전개시키고, 전달하는 사고 기능을 말한다. 상징적 사고의 대표적 예로는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들 수 있다. 훌륭한 예술가들은 상징의 형태로 담겨있는 진선미성의 의미를 파악해내고 표현해 냄으로써 인류에 기여를 하는 것이다. 예술가들은 무절제한 상상력(단순한 발산적 사고)이 아닌 상징적 상상력을 통해 훌륭한 작품들을 창조해내는 것이다. 플라톤은 '창의성'을 상징하는 뮤즈 여신들의 후예인 시인이나 비극작가들을 자신의 이상국가에서 추방하였다가 후에 다시금 자신의 이상국가 속으로 받아들인다. 그것은 초기 플라톤의 예술관에 따르면, 예술(창의적 작품)은 한낱 임의적이고 통제되지 않은, 따라서 진리와는 동떨어진 무절제한 상상력의 산물일 뿐이었으나, 후기 견해에 따르면, 예술은 철학적 진리를 나타내는 상징적 상상력의 산물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플라톤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상징(symbolism)이 그 본성상 상상적 형식 속에 가려져 있는 진리를 파악해 내는 통로일 수 있음을 깨달았던 것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보다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수준의 사고 능력인 비판적 사고 능력에는 이 기호적 사고와 상징적 사고와 같은 특수 사고 능력은 포함되지 않는다. 물론 비판적 사고 능력에 대한 훈련과 계발이 기호적 사고나 상징적 사고 능력의 계발에 도움이 안 된다거나 무관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와는 반대로, 그러한 특수 능력들에 대한 훈련과 계발의 핵심적인 통로가 바로 비판적 사고 훈련과 계발일 것이다. 그러나 비판적 사고 자체가 바로 기호적 사고나 상징적 사고를 의미하거나 포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사고력의 7범주 중 기호적 사고와 상징적 사고의 2개 범주를 뺀 나머지 5개 범주는 보다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수준의 사고 능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수준의 사고능력 5개 범주 중에서 발산적 사고(divergent thinking)를 뺀 나머지 4개 범주가, 즉 분석적 사고(analytical thinking), 추론적 사고(inferential thinking), 종합적 사고(synthetical thinking), 대안적 사고(alternative thinking)가 비판적 사고의 범주에 포괄되는 사고 능력이라 할 수 있다. 분석적 사고는 이해력과 분석력을 모두 포괄하는 사고기능으로 이해력에는 의미 파악능력, 번역 능력, 해석 능력, 외삽 능력 등이 포함되며, 분석력은 이해력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 있는 기능으로서, 자료를 그 구성성분으로 분해하고, 그 부분간의 관계와 그것이 조직되어 있는 방식을 발견해 내는 능력이다. 추론적 사고는 연역 추론 능력과 귀납 추론 능력으로 구성되며, 어떤 주장에 대한 정당한 근거를 제시하거나, 주어진 자료로부터 어떤 결론을 도출해 낼 줄 아는 능력을 말한다. 종합적 사고는 여러 개의 요소나 부분을 전체로서의 하나가 되도록 묶는 능력으로서 창의적 사고력과 유사한 능력을 말한다. 대안적 사고는 주어진 사태에 대해 발상전환적 접근을 하거나, 시야의 지평을 확대하여 문제에 접근을 하거나, 보다 나은 대안을 창안해 낼 줄 아는 능력을 말한다. Torrance가 말하는 창의성 개념 중의 '재정의'가 바로 이 대안적 사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종합적 사고와 대안적 사고는 창의적 측면을 부분적으로 그 자체 속에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나로 묶일 수 있으며, 앞으로 우리가 제시할 하위 분류에서는 변증적 사고 영역이란 이름으로 하나로 묶이게 될 것이다. 변증적 사고의 핵심이 종합과 새로운 대안 추구라고 볼 수 있으므로 종합적 사고와 대안적 사고를 변증적 사고의 이름 하에 묶는 것은 적절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표준적 의미뿐 아니라 광의나 협의의 논리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가 무엇인지를 말할 수 있는 지반을 마련하였다. 가장 좁은 의미의 논리적 사고는 기호적 사고와 더불어 분석적 사고와 추론적 사고가 포함되며, 표준적 의미의 논리적 사고는 여기에 종합적 사고가 더 추가되며, 넓은 의미의 논리적 사고는 여기에 대안적 사고가 더 추가된다. 아무리 논리적 사고의 개념을 넓게 잡아도 여기에는 발산적 사고나 상징적 사고의 개념은 포괄되지 않는다. 가장 좁은 의미의 창의적 사고는 상징적 사고와 더불어 발산적 사고를 포함하며, 표준적 의미의 창의적 사고는 여기에 대안적 사고가 더 추가된다. 또 넓은 의미의 창의적 사고는 여기에 다시금 종합적 사고가 추가된다. 이것들은 모두 비판적 사고와 대비되는 개념으로서의 창의적 사고의 3가지 스펙트럼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창의성' 개념의 아주 다른 한가지 사용에 대해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창의성 개념이 아주 포괄적으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단순히 비판적 사고능력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 사고 능력을 포함하여 전체 고차적 사고 능력을 대표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그것은 비판적 사고 능력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고서는 제대로 창의성도 발휘될 수 없기 때문에, 즉 창의성 개념에는 비판적 사고 개념이 필수적으로 요구될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다시 말해, 창의성 개념이 매개되지 않은 비판적 사고 작업은 충분히 가능하나, 비판적 사고 능력이 매개되지 않은 창의적 작업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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